본문 바로가기
유튜버 이야기

[유튜버 이야기] 박가네 ぱく家

by 대서즐라 2022. 7. 21.
728x90
반응형

 

언제부턴가 국제커플이 등장하는 채널도 유튜브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국제커플’이라는 것이 콘텐츠의 장르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죠. 국제커플이 등장하는 채널이 많은데 모두 다양한 장르와 분야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거든요. 다만 역시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등장해서 콘텐츠를 만든다면 ‘나라’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고 특히 조회수를 위해서 국뽕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박가네는 한국인 남편 ‘오상’과 일본인 아내 ‘츄미코’가 등장하는 국제커플 채널입니다. 오상과 츄미코는 별명이고 실제 이름은 채널명 그대로 박씨 부부죠. 일본은 결혼하면 아내가 남편 성을 따르기에 아내도 박이라는 이름(성)을 쓰고 있고요. 두 사람은 아내의 나라인 일본에 거주 중이고, 주로 일본과 관련된 콘텐츠를 찍어 올립니다.

 

박가네-오상-츄미코

 

기본적으로는 토크 방송입니다. 두 사람이 일본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의 썰을 푸는 식으로 방송이 진행되고요. 일본 관련 주제라도 한국과 엮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들을 주로 선택하는 편입니다.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오상이고 츄미코는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거나 부연 설명을 해주는 역할입니다. 이게 또 일본이라는 나라가 한국보다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보니 남편이 메인이 되고 아내가 옆으로 빠져주는 것이 일본스러운 느낌이다 싶기도 하지만, 사실 이 채널 자체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로 진행되는 방송이기에 아직 한국어가 미숙한 츄미코가 애초에 많은 말을 할 수가 없죠. 남편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온 케이스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일본어로 만남을 가졌을 테고, 츄미코는 한국어를 나중에 배웠습니다. 그래도 한국어가 많이 늘어서 지금은 꽤 유창한 편입니다.

 

728x90

 

굳이 언어 문제가 아니더라도 오상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오래 살아본 경험이 있고 두 나라의 문화를 모두 잘 알기 때문에 주제를 선택하거나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는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방송을 만들어 나가는 역할의 90% 정도를 오상이 맡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도 오상 혼자 나오는 것과 츄미코가 함께 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방송의 재미나 몰입도 면에서요. 역시 일본과 관련된 내용에서 일본인인 츄미코가 한두 마디 짧게라도 부연해주는 것이 큰 효과가 있고 남자가 혼자 나오는 것보다 남녀가 함께 나오는 것이 방송을 좀 더 편안한 분위기로 즐기는데 도움이 됩니다.

 

츄미코의-부연설명

 

앞에서 제가 이 채널을 구독하고 즐겨보는 핵심 이유를 말해버렸는데요. 저는 이 방송을 ‘편안하게’ 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다지 몰입해서 집중해 보는 것이 아니라, 별 생각 없이 그냥 틀어 놓는 방송이라는 거예요. 청소나 집안일을 할 때 틀어놓기도 하고, 뭔가 머리 쓸 일은 없는 작업을 할 때 틀기도 합니다. 밖에서 혼밥을 자주 하는 편인데 이때도 밥 먹으면서 스마트폰에 박가네 채널 영상을 틀어 놓습니다.

 

박가네 채널의 콘텐츠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아요. 모든 장면과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는 느낌으로 몰입해서 보게 되는 방송이 아니죠. TV 시사 프로그램을 듣는 것처럼 별 생각 없이 편안하게 보기에 적합한 방송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내용들에 전혀 관심이 없는 건 아니고요. 제가 평소에 흥미가 있고 관심이 있는 내용들을 다루기 때문에 이 채널을 보는 겁니다. 제가 사는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역시 흥미로운데, 일본은 특히나 저에게 흥미로운 나라거든요. 일본에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영화, 드라마, 만화 같은 콘텐츠를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의 사회나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그 ‘어느 정도 안다’는 기반 인식으로부터 여러 가지 호기심과 흥미 요소들이 파생되어 나오는 거죠. 가까운 나라이기도하고 슬슬 일본 여행을 한번 가봐야겠다... 하는 시점에 코로나가 터져서 아직 못 가고 있는데... 기회를 봐서 조만간 다녀올 생각입니다.

 

반응형

 

그런데 일본과 한국을 엮는 내용이라면 특히나 유튜브에서는 극단적인 국뽕 성향으로 빠지는 채널이 많은데요. 박가네는 일본에 대해 다루는 국제커플 채널이면서도 방송 내용에서 국뽕은 거의 느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최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내용들을 전달하고 있고, 이런 절제된 방향성이 제가 이 채널을 편안하게 느끼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래도 저 역시 한국인인지라 한국인의 국뽕을 충족시키는 내용들이 들어가면 좀 더 재미있고 몰입이 되긴 합니다. 특히 한국과 비교해서 일본의 미흡한 부분이라든가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일본의 반응 등을 다루는 내용들이 확실히 이 채널 영상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긴 해요. 조회수도 높고요. 그런데 그렇게 국뽕스러운 내용이 들어간 영상이 이 채널에 많지는 않아요. 사실 유튜브를 운영하다 보면 어떤 영상을 사람들이 선호하는지 감이 딱 올 텐데, 그냥 내가 다루고 싶은, 혹은 다루어야 할 것 같다 싶은 주제들만 뚝심 있게 선택하는 느낌이에요. 별로 조회수가 안 나올 거 같은 주제의 영상도 꽤 많이 올라오는 편입니다.

 

츄미코가-좋아하는-한식

 

그다지 재미있는 영상이 많지 않은 채널인데 그럼에도 구독자도 많은 편이고 조회수도 나쁘지 않습니다. 뭔가 뚝심 있게 소신을 가지고 운영하는 채널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이것도 좋은 느낌이고, 편안한 느낌이기도 하죠. 사실 저도 블로그에 별로 검색 유입도 안 되는 포스팅을 많이 쓰고 있어서(지금 쓰고 있는 이 포스팅이 바로 그렇죠) 이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동질감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이 채널의 핵심은 편안함인 것 같아요. 심지어 두 사람의 외모까지도 그렇습니다. 이 두 사람의 외모에 대해 설명하라면, 봉준호 감독의 명작 ‘살인의 추억’에 나온 명대사를 인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평범해요.” 오상과 츄미코 모두 평범한 보통 사람 같은 외모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범생이 사무직종 계열의 외모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칼 같이 스마트한 인상은 아니고 어딘가 허술하면서 호방해 보이는 인상도 있고요. 그냥 정말 부담 없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인상입니다. 그리고 오상은 목소리도 방송으로 듣기 좋은 편안한 목소리입니다. 츄미코는 아직 한국어가 자연스럽지 않아서 발성을 세게 뱉는 편이지만 그래도 듣기에 부담되는 건 딱히 없고요. 뭔가 전체적으로 편안함의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지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시대가 되면서 우리가 즐기는 방송 콘텐츠의 종류나 성격이 다양해진 것이 큰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상황과 목적에 맞는 방송이 언제나 유튜브에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박가네 채널의 영상이 제 삶에 엄청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밋밋한 순간들에 적당한 활력을 제공해주는 역할은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이 삶에서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들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좋은 채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에 한해서만요. 박가네는 물론, 좋은 유튜브 채널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