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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사이] 천룡팔부: 교봉전 (김용 무협 소설 원작) ‘천룡팔부: 교봉전’은 신필 김용 작가의 장편 무협 소설 ‘천룡팔부’의 일부 내용을 각색해서 견자단 주연의 무협 액션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견자단은 이 작품에서 주연뿐 아니라 감독까지 맡았습니다. 영화는 나름 볼만하게 만들어졌고 견자단이 내한해서 아침마당, 런닝맨 등 공중파 방송들과 국내 유명 유튜브 채널에 많이 출연해 홍보도 열심히 했지만 흥행은 전국 관객 2만 명을 조금 넘기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저도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극장에서 봤습니다. 원래 원작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극장에서 무협 액션 장르를 본 지도 워낙 오래돼서 한 번쯤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이 글에는 본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룡팔부에 대한 포스팅은 예전에 한번 썼습니다. 천룡팔부의 주인공 중 하나.. 2023. 3. 14.
[소설과 영화 사이] 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실사 영화로 제작한 ‘인어가 잠든 집’은 원래는 2021년 10월에 국내 개봉 예정작으로 영화 정보 사이트에 등록되었던 영화입니다. 정확히 2021년 10월 7일에 개봉한다고 기사도 올라왔었습니다. 왠지 흥미가 동하는 영화라서 저는 별 고민 없이 리디북스 전자책으로 원작 소설을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이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전혀 읽은 적이 없다가 이 시기에 세 작품을 몰아서 읽었는데요. ‘라플라스의 마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인어가 잠든 집’을 읽었고 이 중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 인어가 잠든 집입니다. 책을 다 읽고 영화 개봉일을 기다렸는데 2021년 10월 7일이 다가와도 어떤 상영관에서도 예매가 열리지 않더군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홈페.. 2022. 2. 4.
[소설과 영화 사이] 남의 섹스를 비웃지마 /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야마자키 나오코라) 흔히 하는 말로 ‘제목 어그로 오지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제목 어그로가 오지는 건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글에서 자주 목격되는 현상입니다. 제목은 글의 ‘얼굴’이자 ‘이름’이죠. ‘여기에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에게 유익한 일이 될 것입니다.’라는 호소가 글의 제목에는 담겨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러한 호소에 반응해서 글을 읽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제목이 호소하는 메시지는 거짓말입니다. 많은 경우에 글을 읽었을 때 유익해지는 것은 글을 읽은 사람이 아니라 글을 쓴 사람입니다. 게시판에 올린 글이 조회수가 높고 댓글이 많이 달리면 글 쓴 사람은 만족감을 느끼죠. 물론 실제로 읽는 사람도 유익하게 되는 좋은 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2021. 12. 26.
[소설과 영화 사이] 라플라스의 마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실사화 작품 리뷰) 최근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세 편을 몰아서 읽었습니다. 이전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전혀 읽은 게 없었어요. 특별히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세 편을 몰아서 읽은 것은 아닙니다. 작품마다 제각각 이유가 있었습니다. ‘라플라스의 마녀’의 경우는 히로세 스즈가 출연한 실사 영화를 보기 위해서 소설을 먼저 읽은 거고요. 나머지 두 작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인어가 잠든 집’도 읽게 된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는 작가죠. 작품이 너무 많으니까요. 유명한 대표작들만 추려도 수가 어마어마해서 시간과 전자책 구입 비용 등 부담이 너무 큽니다. 물론 이번에 읽은 세 작품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면 대표작 몇 편.. 2021. 12. 5.
[소설과 영화사이]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요즘은 책을 거의 전자책으로 읽다 보니 읽고 있는 책의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종이책으로 읽을 때는 당장 손에 잡히는 책의 무게와 두께,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텍스트의 빼곡함 정도로 쉽게 파악이 가능한데 전자책으로는 이게 참 애매하더란 말이죠. 사실 역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전자책이 종이의 차이도 없고 자간, 장평, 줄간격이 모두 동일하게 사용자가 지정해놓은 설정대로 적용되기에 작품마다 딱 페이지 수만 가지고도 분량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도 몸에 기억된 책의 분량을 계산하는 메커니즘은 종이책을 기준으로 되어 있기에 이런 인식 기준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를 읽고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짧다고 느꼈습니다. 내.. 2021. 9. 3.
[소설과 영화사이] 노조키메 노조키메라는 작품에 대한 소개는 딱 두 문장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소설 노잼. 영화는 더 노잼. 물론 하고 싶은 말은 더 있습니다. ‘영화는 더 노잼’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 정도가 아닙니다. 그냥 절망적인 수준의 망작입니다. 나쁜 의미로 ‘안 본 눈 삽니다’ 급입니다. (이 글에는 본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러영화는 원래 호불호가 심한 장르라서 포털 사이트 평점은 대체로 낮게 나오기 때문에 호러 장르에 한해서는 영화를 선택할 때 포털 평점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의 평소 지론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포털 사이트 평점을 믿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는 걸 이번에 배웠습니다. 노조키메라는 영화를 보고 한 가지 교훈은 얻은 셈이네요. 저는 소설도 노잼이라고 했습니다. 즉 영화가.. 2021. 8. 31.
[소설과 영화사이]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구라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릴러 영화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은 제목만 봐서는 감독의 정체성에 딱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구로사와 기요시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절망 3부작(큐어, 회로, 절규)’으로 대표되는 호러영화들이 가장 유명하고 그의 호러·스릴러 작품들의 특징을 요약하는 단어로 ‘크리피’가 아주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는 본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피는 최근에 한국에서도 딱히 번역이 되지 않은 채 외래어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입니다. 포털 사이트의 사전에 검색해보니 “1. 오싹하게 하는, 으스스한 / 2. 기이한” 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사실 딱 들어맞는 한국어 표현이 마땅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크리피하다’ 라는 표현으로 .. 2021. 8. 26.
[소설과 영화사이]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키리시마가 동아리 그만둔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영화 중 하나입니다. 아마 제가 지금까지 본 일본영화 중에서 TOP5 안에... 아니 TOP3 안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이유는 두 가지인데, 영화가 예상을 뛰어넘게 너무 좋았기 때문인 게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영화의 결말 때문입니다. 결말에서 료야와 히로키가 나누었던 그 대화. 제가 본 모든 영화 속 대화 장면 중에서도 가장 잊을 수 없는 대화 장면이에요. 히로키가 던진 질문에 대한 료야의 대답.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에 히로키는 멍한 표정을 짓고, 저도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어요. 이 영화는 내.. 2021. 8. 25.
[소설과 영화사이] 악의 교전 소설원작영화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악의 교전 悪の教典 Lesson of the Evil ‘사이코패스’는 호러나 미스터리 장르의 창작물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사이코패스인 살인마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르물은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의 전형성은 일반적으로 정립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면 어떤 캐릭터를 꼽을 수 있을까요? 사실 창작물에 등장하는 유명한 살인마 캐릭터들은 사이코패스의 사전적 정의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이나 ‘할로윈’ 시리즈에 나오는 살인마 캐릭터를 사이코패스의 전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살인마들보다는 차라리 ‘공공의 적’에 나온.. 2021. 6. 21.
[소설과 영화사이] 온다 / 보기왕이 온다 소설원작영화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온다 / 보기왕이 온다 来る / ぼぎわんが,來る 나카시마 테츠야의 ‘온다’는 일본의 호러 작가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 ‘보기왕이 온다’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보기왕이라는 단어를 빼버린 건 한국 정식 수입판 제목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일본 개봉판에서도 동일합니다. 일본에서도 보기왕은 빼버리고 ‘쿠루(来る)’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죠. 나카시마 테츠야는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데 유명한 작품들이 거의 다 소설 원작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비롯해서 고백, 갈증 등 대표작들이 전부 소설이 원작이죠. 나카시마 테츠야가 만든 작품의 원작 소설들은 대부분 이야미스 계로 분류되는 작품들입니다. ‘..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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