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굉장히 이르게 옵니다. 여름이 끝나자마자 바로! 라는 느낌인데요. 그만큼 추석이 끝난 후 극장가 비수기도 빠르게 오겠지만 여름 성수기부터 추석까지 연결되는 흐름으로 9월 중순까지는 극장가로 관객들이 꽤 들 거라고 생각됩니다. 탑건과 한산 모두 결국 천만 관객 동원에는 실패했고 여름 기대작들의 흥행이 다소 아쉬운 편인데요. 가을 비수기가 오기 전 성수기의 마지막 불꽃(?)을 추석 시즌을 노리는 기대작들이 화끈한 흥행으로 보여주면 좋겠네요.
코로나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코로나 이전의 명절 시즌만큼 어마어마한 대작들이 몰려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추석 명절 시즌에도 흥미로운 개봉작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 외국영화들 라인업이 나름대로 탄탄하게 갖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
이번 추석 대목에 상영하는 영화들 중에서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통틀어서 독보적인 원톱의 기대작은 역시 9월 7일에 개봉하는 ‘공조2: 인터내셔날’입니다. 2017년 설 대목에 흥행 왕좌에 오르면서 718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 흥행을 터트렸던 ‘공조’의 속편입니다. 물론 이번에는 1편 정도의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도 이번 추석 연휴에 독보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의 흥행은 기대해볼 수가 있겠죠. 극장가가 어려운 현재의 상황에서 극장계와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 영화의 흥행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을 것 같습니다.
공조2보다 한주 앞서서 8월 31일에 개봉하는 이정현 주연의 스릴러 영화 ‘리미트’도 눈여겨봐야할 기대작입니다. 원래는 8월 중순에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개봉이 2주 정도 밀렸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추석 대목에 공조2 외에는 이렇다 할 국산 메이저급 상업영화의 개봉이 없다 보니 나름 ‘리미트’가 박스오피스 2위를 노리는 전략으로 명절 대목 극장가에 도전장을 던지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2위도 만만한 상황은 아니긴 하지만요. ‘스파이’의 이승준 감독의 작품이고 이정현이 아동 연쇄 유괴사건의 범인과 대결하는 경찰 역으로 나옵니다. 엄청난 기대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예상보다 평가가 좋을 경우 추석 대목 극장가의 흥행 복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초에 왓챠에서 공개되었던 화제의 BL 드라마의 극장판인 ‘시맨틱 에러: 더 무비’도 리미트와 같은 날인 8월 31일에 개봉합니다. 지금까지 음지의 문화로 취급되었던 BL이 최근 점점 양지의 콘텐츠로 나오고 있는데 ‘시맨틱 에러: 더 무비’가 극장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폭넓은 대중성을 가지기는 어려운 소재의 작품이지만 BL을 좋아하는 여성 관객들이 몰린다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석 2주 전에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육사오(6/24)'가 흥행 복병이 될 것 같다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미디가 명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이기도 하고 육사오가 시사회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추석과 2주 간격이라는 게 입소문이 충분히 퍼질 예열(?) 기간이 되어 준다면 추석 연휴 기간에 극장으로 이 영화를 보러 갈 관객이 많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 시즌에 맞춰서 개봉하는 영화들 외에 현재 상영 중인 영화들 중에서도 몇 편은 추석까지 극장에 걸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헌트’와 ‘한산: 용의 출현’이 추석까지 상영할 가능성이 있는데 위에 소개한 세 작품이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고 헌트와 한산을 보지 않은 상태라면 추석 때 이 영화들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헌트는 몰라도 한산은 추석 시기에 극장에서 거의 내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오히려 명절에 안방극장 공략을 위해 추석 시즌에 맞춰서 2차 시장에 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
외국 영화
추석에 극장에서 상영될 외국 영화들 중에서는 역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불릿 트레인’이 가장 규모가 있는 메이저급 상업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래트 피트 라는 톱배우의 무게감도 있고 마침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에 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내한해 있기도 하네요. 다만 영화의 개봉일이 추석 연휴의 2주 전인 8월 24일이라서 완전히 추석 시즌 흥행을 정조준하는 개봉 시기라고 보기는 어렵고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의 한계와 영화의 배경이 일본이라는 점 등 흥행에 악재가 될 요소도 많습니다. 추석 시즌에 공조2와의 흥행 대결에서는 전혀 상대가 안될 것이고 그 밖의 다른 기대작들과 2위 싸움을 하는 정도겠죠. 다만 영화 자체는 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입소문이 좋게 난다면 여러 흥행 악재에도 불구하고 나름 괜찮은 흥행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봉 시기로 본다면 공조2와 같은 날 개봉하는 스콧 데릭슨 감독의 공포 영화 ‘블랙폰’이 추석 시즌을 노리는 대표 외국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 공포 영화인 ‘컨저링’이 2013년 추석 시즌에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블랙폰도 그런 비슷한 포지션의 흥행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스콧 데릭슨은 공포 영화라는 장르에 있어서 믿고 보는 감독 중 하나이고 실제로 이번 작품 블랙폰도 평가가 엄청 좋습니다. 이미 국내 공포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는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고 추석 시즌에 소문이 많이 나서 관객이 충분히 들었으면 좋겠어요.
8월 17일에 개봉한 조던 필 감독의 ‘놉’도 추석 시즌까지 극장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영화가 개봉 후 평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기 때문에 2주차부터 관객수 드랍이 크다면 개봉 4주차가 되는 추석 시즌까지 걸려 있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 시점까지는 이 영화를 볼 사람은 거의 다 봤을 거 같기도 하고요.
그밖에 추석 2주 전에 일본 영화 ‘큐브’와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가 개봉하고 추석 1주 전에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노스맨’, 9월 7일에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다 잘된 거야’도 개봉하지만 아마 상영관은 매우 적을 겁니다. 특히 노스맨은 제가 극장에서 보려고 벼르고 있는 작품인데 과연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사실 저는 지난 설 연휴에도 영화관에 가서 극소수 상영관에 걸려 있던 ‘인어가 잠든 집’을 봤기 때문에 메이저급 영화가 아니라 이런 작은 규모의 개봉 영화들을 찾아서 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찾아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영화들이 극장에서 상영 중이거든요.
애니메이션
극장가 성수기에는 언제나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개봉을 하고 은근히 관객 수요도 꽤 있습니다. 당장 올여름 성수기에 ‘미니언즈2’도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명탐정 코난과 포켓몬스터 극장판도 5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며 나름 인기를 끌었죠.
9월에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이 많은데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 추석 시즌 개봉이 확정된 작품은 ‘쥬라기캅스 극장판: 공룡시대 대모험’과 ‘어쩌다 공주, 닭냥이 왕자를 부탁해!’입니다. 그 외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떡잎학교’와 ‘극장판 헬로카봇: 수상한 마술단의 비밀’도 9월 개봉 예정작으로 올라와 있는데 아직 정확한 개봉일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 작품들도 추석 시즌 개봉이 확정된다면 포스팅의 내용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이상으로 2022년 추석 시즌 극장 상영 영화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역시 ‘공조2: 인터내셔날’이 압도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것 같고 다른 기대작들의 2위 싸움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기대작들이 모두 재미있고 훌륭한 완성도로 나와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추석 연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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