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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이슈와 기획

‘범죄도시 2’ 천만 관객 – 엔데믹 시대의 상징적인 사건

by 대서즐라 202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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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의 천만 관객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 아직 천만에 도달한 건 아니지만 지금 흥행 추이라면 천만 관객은 100% 확정입니다. 갑자기 소행성이 충돌하거나 해서 지구가 멸망하지만 않는다면요.

 

범죄도시-마동석

 

코로나 시국으로 극장가가 절망적인 침체에 빠진 후, ‘천만 관객 영화가 언제 다시 나올 것인지’가 저를 비롯한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사였습니다. 제 블로그의 여러 포스팅에서 관련된 언급도 많이 했습니다. 아예 ‘2022년에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올까’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쓰기도 했고요.

 

2022년에는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올까 (아바타 2,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현)

 

2022년에는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올까 (아바타 2,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현)

2021년까지 한국 박스오피스 역사에서 천만 관객 영화는 모두 27편이 나왔습니다.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2003년에 나온 실미도이니 2003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4편의 천만 관객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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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22년에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여름 성수기나 아바타2가 개봉하는 연말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천만 관객을 노릴 만한 주요 대작들의 개봉 시기를 근거로 한 예상이지만, 코로나 상황 또한 앞으로 몇 달 동안은 더 확실하게 진정된 후에야 관객들이 극장으로 안심하고 몰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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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상보다 빨리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습니다. 일단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범죄도시 2’의 재미와 완성도였죠. 천만 관객은 아직 이르지.. 싶은 생각도 범죄도시 2를 본 순간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원래 영화 리뷰를 쓸 때 흥행 예상 같은 건 되도록 언급을 안 하는데, 범죄도시 2의 리뷰에는 천만 관객을 예상한다는 내용을 적었었죠. 그런 확신을 줄 만큼 영화가 압도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범죄도시 2 – 진짜 욕 나오게 재밌네

 

범죄도시 2 – 진짜 욕 나오게 재밌네

재미있습니다. 무진장 재미있습니다. 너무 재미있으니까 진짜 더럽게 재미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1편도 정말 재미있었죠. 인터넷의 반응을 보니 1편이 낫다, 2편이 낫다 하며 의견이 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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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예상 밖의 일은 세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확진자 추이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리고, 중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빠르게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주말 번화가에 사람들은 넘쳐나고, 극장도 관객들로 붐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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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줄곧 ‘천만 관객 영화가 다시 나온다면 그것이 코로나 시국이 종결되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습니다. 물론 확실하게 ‘종결’이라고 선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길고 긴 암흑과도 같았던 극장가 코로나 시국을 뚫고 다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히 상징적인 의미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범죄도시 2 이전 마지막 천만 관객 영화는 2019년 11월에 개봉한 ‘겨울왕국 2’입니다. 한국 영화 중 마지막 천만 관객 영화는 2019년 5월에 개봉한 ‘기생충’입니다. 2020년 1월에 한국의 첫 코로나 환자가 나왔고 그렇게 극장가 암흑기가 2년 이상 이어졌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었죠. 하지만 다행히 3년을 넘기지는 않고 극장가의 암흑기는 종결되었습니다.

 

겨울왕국-기생충

 

범죄도시 2 이전까지 천만 관객 영화는 총 27편(한국영화 19편, 외국영화 8편)이 나왔고, 범죄도시 2가 28번째 천만 관객 영화입니다. 코로나 시국 직전인 2019년은 역대 가장 많은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온 해인데, 한 해 동안 무려 다섯 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습니다.(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겨울왕국 2)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매년 여러 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는 상황이 이어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2022년부터 범죄도시 2에 이어 천만 관객 영화가 연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 어마어마한 대작 라인업이 개봉 예정이고, 연말에는 아바타 2도 개봉할 예정이니까요. 과연 몇 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2022년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가 부활한다 (한산, 외계+인, 영웅, 비상선언)

 

2022년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가 부활한다 (한산, 외계+인, 영웅, 비상선언)

2022년 여름 개봉 예정인 한국영화의 라인업을 보면 그야말로 ‘쏟아져 나온다’라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역대급으로 쟁쟁한 대작 영화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의 영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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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의 최종 흥행도 궁금합니다. 이제 범죄도시 2의 천만 관객 소식이 언론에서 꽤 크게 다루어질 텐데, 이렇게 되면 2차 흥행 웨이브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역대 TOP 10의 흥행까지는 노릴만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현재 역대 흥행 10위의 영화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로 관객수 기록은 1298만 명입니다.

 

코로나 암흑기를 보내는 동안 ‘극장의 종말’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OTT 산업이 성장하고 여러 극장들이 문을 닫았죠. 하지만 극장이라는 공간은 역시 특별합니다. 그저 영화를 본다는 것 이상의 특수성을 갖춘 문화 공간이기에 아주 긴 세월이 지나도 극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범죄도시-손석구

 

오히려 극장 산업과 영화 산업은 코로나 암흑기를 전화위복 삼아서 더욱 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시국 동안에 요금이 엄청나게 올랐죠. 관객 입장에서 좋은 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영화 산업이 부흥한다고 해도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성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이기에 티켓 요금이 올라 전체 매출이 오른다면 영화 산업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극장들이 인력 감축도 엄청나게 했으니 비자발적 구조조정도 확실히 끝낸 셈이 되었고요. 아마 여름 성수기까지 극장들이 엄청난 수익을 낼 거 같습니다.

 

‘전화위복’이라는 의미는 스스로가 의지를 가지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문화 산업이 글로벌한 영향력을 확장해가는 중요한 시점에 코로나 시국이 터져 버렸지만, 팬데믹에 억눌렸던 한국의 문화 에너지는 엔데믹 시대가 되면 폭발하듯 솟아오를 것입니다. 케이팝 아이돌이 코로나 이전 시대를 월등히 뛰어넘는 규모로 해외투어를 돌기 시작했고 칸 영화제에서는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경쟁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으며 범죄도시 2는 천만 관객으로 극장가 암흑기를 완전히 종결지었습니다. 한국 영화 산업은 부활했고, 코로나 이전 시대보다 더 크게 성장하고 세계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범죄도시 2의 천만 관객은 바로 그런 선언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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