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개봉할 ‘탑건: 매버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개봉한 미국에서 압도적인 찬사를 받으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 중이고, 한국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시사회에서 역대급 반응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역대급’이라는 표현은 언제부턴가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지만, 지금 ‘탑건: 매버릭’에 대해 나오고 있는 반응은 전혀 과장이 없이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물론 시사회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개봉 후 관객 반응까지 무조건 좋으란 법은 없습니다. 2021년에 ‘랑종’ 리뷰에서도 썼듯이, 개봉 전 시사회 반응은 점점 믿을 수 없게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사회에서 반응이 뻥튀기(?)된 영화들은 호평 속에서도 일부 좋지 않은 반응도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탑건: 매버릭’의 경우는 어떤 반응을 찾아봐도 압도적 찬사뿐입니다. 심지어 이미 미국에서 초대박이 난 상황이라 기대치가 엄청 올라간 상태인데도 그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개봉 전이지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탑건: 매버릭’의 재미와 완성도에 대해서는 완전히 물음표를 거두어도 될듯합니다.
범죄도시 2가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관객을 기록하며 극장가의 코로나 암흑기를 거의 종결시켰지만, 이렇게 흐름을 탔을 때 연타석으로 또 하나의 대박 흥행이 나오는 것이 필요합니다. 6월에 매주 쟁쟁한 기대작들이 개봉하는데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과 ‘브로커’는 기대만 못하다는 반응과 함께 흥행에서 별달리 힘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탑건: 매버릭’은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범죄도시 2’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초대박 흥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흥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입소문인데, ‘탑건: 매버릭’이 개봉 후 관객 평가도 압도적으로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입소문 흥행 탄력을 맥스치로 받을 것입니다.
거기에 주연 배우 톰 크루즈가 영화의 홍보를 위해 방한까지 합니다. 사실 ‘탑건: 매버릭’의 홍보를 위한 톰 크루즈의 방한은 일정 조율 과정에서 한번 무산되었었는데, 톰 크루즈가 반드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며 다시 일정을 조율했고 결국 방한이 성사되었습니다. 톰 크루즈는 그동안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9번이나 방한했고 이번이 열 번째 방한입니다.
이 정도면 ‘탑건: 매버릭’이 한국에서 초대박 흥행을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최소 500만 관객 이상은 무조건 찍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범죄도시 2에 이은 연타석 대박으로 코로나 침체기를 완전히 종결지었다고 선언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큰 대박 흥행이 필요합니다. 역시 가장 상징적인 숫자인 ‘천만 관객’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영화인 범죄도시 2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곧바로 이어서 외국 영화인 탑건: 매버릭이 천만 관객을 찍는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죠.
하지만 천만 관객은 역시 쉬운 목표는 아닙니다. 현재까지 한국 박스오피스 역사에서 천만 관객 영화는 모두 28편이 나왔는데, 이 중에서 외국 영화는 고작 8편입니다. 이 8편 중에서 어벤져스 시리즈가 세 편이고, 겨울왕국 시리즈가 두 편입니다. 나머지 세 편의 천만 외화는 아바타, 알라딘, 인터스텔라입니다.
이렇게 역대 천만 관객을 기록한 외국 영화의 면면을 보면 확실히 ‘탑건: 매버릭’ 같은 영화는 천만 관객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톰 크루즈 출연작 중 한국에서 최고로 흥행한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인데, 관객수는 757만 명입니다. 이 정도도 상당한 대박 흥행이긴 하지만 천만 관객급 흥행작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기록이죠.
역대 톰 크루즈 영화 국내 흥행 성적 TOP 5
1위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2011년) 757만
2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2018년) 658만
3위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2015년) 612만
4위 미션 임파서블 3 (2006년) 574만
5위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년) 470만
그리고 6월 개봉작 중에서 지금까지 한 편도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1년 열두 달 중에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지 못한 달은 3월, 6월, 10월입니다. 3월과 10월은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기간이지만 6월은 할리우드 대작도 많이 개봉하고 5월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한국 영화 기대작들도 개봉하는 시기인데 희한하게 아직까지 천만 관객급 대박 흥행작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역대 6월 개봉작 중에서 최고 흥행한 영화는 트랜스포머3인데 기록은 778만 명입니다.
역대 6월 개봉 영화 흥행 성적 TOP 5
1위 트랜스포머 3 (2011년) 778만
2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2009년) 750만
3위 트랜스포머 (2007년) 744만
4위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3년) 695만
5위 연평해전 (2015년) 604만
‘탑건: 매버릭’이 대박 흥행을 노린다면 일단 천만 관객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목표치가 톰 크루즈의 최고 흥행작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성적인 757만 명을 넘는 것이고, 그다음 목표는 6월 개봉작 중 최고 흥행 성적인 ‘트랜스포머 3’의 778만 명을 넘는 것입니다. ‘역대 톰 크루즈 영화 중 최고 흥행작’과 ‘역대 6월 개봉작 중 최고 흥행작’ 정도의 타이틀만 먹어도 어느 정도는 의미 있는 성과는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6월 개봉작 중 최초로 800만 이상의 흥행까지도 노려보면 좋겠죠. 지금까지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지 못한 달은 3월, 6월, 10월인데, 이 중에서 800만 이상의 흥행작이 한 편도 나오지 못한 달은 6월뿐입니다.
월별 역대 최고 흥행작
1월 극한직업 (2019년) 1626만
2월 태극기 휘날리며 (2004년) 1174만
3월 친구 (2001년) 813만
4월 어벤져스: 엔드게임 (2019년) 1397만
5월 알라딘 (2019년) 1272만
6월 트랜스포머 3 (2011년) 778만
7월 명량 (2014년) 1761만
8월 베테랑 (2015년) 1341만
9월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년) 1232만
10월 보헤미안 랩소디 (2018년) 994만
11월 겨울왕국 2 (2019년) 1374만
12월 신과 함께: 죄와 벌 (2017년) 1441만
즉, ‘탑건: 매버릭’이 천만을 넘지 못하더라도 800만 관객만 돌파하면 ‘역대 톰 크루즈 영화 중 최고 흥행’, ‘역대 6월 개봉작 중 최고 흥행’, ‘유일하게 800만 흥행이 나오지 못한 6월에 최초로 800만 흥행’이라는 세 가지의 업적을 세우는 것이기에 의미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천만 관객은 어려운 목표이기에 800만 관객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적절한 기대치가 될 것입니다.
물론 800만도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하지만 지금 ‘탑건: 매버릭’의 분위기를 보면 뭔가 크게 터질 조짐은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800만을 넘어 천만 까지도. 가능성은 (높지는 않아도)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톰 크루즈라는 배우에게 어떤 상징성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톰 크루즈가 그야말로 할리우드의 ‘슈퍼스타’로서 활약해온 행보를 보면... 그리고 이번 방한까지 해서 무려 열 번이나 방한할 만큼 톰 크루즈가 보여준 한국을 향한 각별한 애정, 그리고 한국 관객들의 톰 크루즈를 향한 애정을 생각하면 ‘천만 관객 영화’에 톰 크루즈의 영화가 한 편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앞으로 나올 미션 임파서블 7편과 8편도 가능성이 있지만 ‘탑건: 매버릭’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죄도시 2의 천만 관객 흥행으로 극장가에 흥행작이 터져 나오는 분위기는 만들어졌고 ‘탑건: 매버릭’의 평가는 역대 최고 수준이며 톰 크루즈가 홍보를 위해 방한까지 하는 데다 국내 배급사인 롯데가 원래 5월 말 개봉이던 일정을 한 달 연기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될 것 같은(결과적으로 범죄도시 2와 출혈 경쟁하는 상황을 피했기에) 분위기입니다.
조금 오버하자면 ‘우주의 기운’이 몰리고 있는 것 같은 상황입니다. 톰 크루즈의 열 번째 방한에 기념하여, 이 위대한 ‘슈퍼스타’ 배우의 최고의 걸작이 될 수 있는 영화 ‘탑건: 매버릭’이 꼭 한국 흥행에서 거대한 성과를 이루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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