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Review후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 마블 보아라! 니네 이런 영화 만들 수 있니?
제목의 어그로성 가득한 질문에 대해 셀프로 대답하겠습니다. 물론, 마블에도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같은 영화가 있습니다. 19금의 자극적인 난장판이 벌어지는 영화라면 '데드풀'이 있고, 제임스 건 감독의 똘기 넘치는 유쾌한 오락성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바로 제임스 건 본인이 감독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있죠.
데드풀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확실히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유사한 방향성과 매력을 가진 영화입니다. 거기에 완성도 높고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블에 이런 영화들이 ‘방어력’으로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마블을 향해 날리는 DC의 강력한 일격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19년에 ‘조커’가 이루었던 업적의 반복입니다. 또 다시, DC가 해냈습니다. 어벤져스 프렌차이즈를 대히트 시키고 기세등등하던 마블의 뒤통수를 아주 제대로 후려갈겼습니다. 데드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그래요, 그 영화들 재미있고 훌륭하죠. 하지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그 영화들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훌륭합니다. 이 영화는, 걸작입니다.
크루엘라에 이어 올해 영화관에서 받은 두 번째 기분 좋은 충격입니다. 사실 크루엘라를 보고 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할리퀸의 시대는 끝났다.’ 사실 크루엘라가 같은 디즈니이긴 하지만 마블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매력적인 빌런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하더라도 ‘마블 vs DC’의 전쟁 상황(그런 게 있나?)과는 무관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력적인 여성 빌런 캐릭터가 영화판에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할리퀸은 관짝에 못을 박아 버린 셈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크루엘라의 삼일천하... 아니 석달천하 인가요.(정확히는 두 달 하고 열흘 정도네요) 제임스 건이 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할리퀸을 화려하게 부활시켰습니다. 할리퀸 안 죽었습니다. 버즈 오브 프레이 때 관에 들어간 건 맞지만 못이 박히기 전에 관뚜껑 뚫고 뛰쳐 나왔습니다. 그것도 이거 뭐 디아블로2 레저렉션 발매 기념 이벤트인 겁니까. 할리퀸이 ‘자벨마’가 되어 자벨린 들고 설치잖아요. 그것도 붉은 드레스를 입고요! 어라라... 이 드레스... 크루엘라가 남작 부인을 처음으로 엿 먹일 때 입었던 그 드레스랑 너무 비슷한 거 아닙니까. 물론 우연이겠지만. 대놓고 할리퀸이 크루엘라한테 한판 붙자고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면 이에 대해 디즈니... 아니 엠마 스톤의 대답은 뭡니까. 당연히 크루엘라와 MCU 콜라보를 해야합니다. 솔까 지금 MCU에 크루엘라보다 매력적인 여캐가 누가 있는데요? 크루엘라 데려와야지 겨우 DC의 무적 삼각 여캐 편대(할리퀸, 원더우먼, 메라)와 밸런스가 맞는 거 아니에요? 자, 당장 크루엘라를 MCU에 콜라보로 불러들입시다. 안 그러면 마블 너네들? 진짜로 DC한테 털리게 된다니까?
크루엘라를 마블로 데려오고, 그 다음은, 모든 영덕후들이 꿈에 그리던, 마블 and DC 콜라보를 가는 겁니다! 바로 할리퀸 vs 크루엘라! 그야말로 꿈의 프로젝트 아닙니까! 수천만 영화 덕후들을 성불시킬 수 있는 궁극의 프로젝트!
죄송합니다. 빨간 드레스 입고 자벨린 휘두르는 할리퀸을 보고 너무 흥분해서 잠시 헛소리를 지껄였습니다. 이제 제대로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얘기를 해볼게요.
지금은 마블과 DC라는 영화 산업의 최대급 프렌차이즈 시리즈를 오가며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감독이지만 제임스 건의 근본이자 대표작은 역시 초저예산 히어로무비인 ‘슈퍼’입니다. 샘 레이미의 근본이자 대표작이 ‘이블데드’인 것처럼 말이죠. 슈퍼는 제작비가 고작 250만 불 입니다.(윤여정 씨가 제작비 열악하다고 툴툴 거렸던 ‘미나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여자이던 시절의 엘렌 페이지(현 엘리엇 페이지)의 귀엽고 똘기 넘치는 매력과 제임스 건의 미친 재능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영화예요. 그런데 그 제임스 건의 미친 재능이 곧 코믹스 원작 히어로 무비 프렌차이즈 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었죠.
우리는 제임스 건의 미친 재능이 초거대 자본과 만나 대폭발을 일으키게 된 결과물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충분히 놀라운 결과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제임스 건의 미친 재능이 보여줄 수 있는 100%의 결과물이 아니었어요. 19금이 아니잖아요. 19금은 고사하고 15금도 아닌 무려 국내 등급 12세 관람가인 영화입니다. 애들(도) 보라고 만든 영화에서 제임스 건의 재능이 100% 발휘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MCU라는 제약도 있죠. MCU 영화들이 개별적인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큰 틀의 방향성과 추구하는 재미의 취지는 통합된 유니버스에 묶여 있습니다. 물론 그 유니버스가 탄탄하고 완성도 높게 구축되어 있으므로 이제 MCU 영화들은 평균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재미는 보장해주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안정된 환경 안에서 각 작품의 감독들은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100%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대하고 탄탄한 유니버스에 묶여 있는 한 감독도 작가도 완전한 방임 상태는 아닌 것이죠.
DC는 상황이 다릅니다. 저스티스 리그 말아먹고 난 후 될 대로 돼라 느낌으로 감독 방임주의 노선으로 과감하게 갈아탔습니다. 그 결과로 토드 필립스의 ‘조커’가 어마어마한 사고를 쳤고 이제 제임스 건이 ‘더 수어사이트 스쿼드’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다음 차례는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이겠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제임스 건의 모든 역량이 발휘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건은 감독 데뷔를 하기 전에 원래 각본가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 왔고 이 영화에서도 직접 쓴 각본은 거의 완벽한 수준입니다. 아, ‘거의’는 빼야죠. 그냥 완벽입니다.
그리고 감독으로 거대 자본의 지원을 받아서 하고 싶은 거 다 했습니다. ‘슈퍼’와 ‘슬리더’가 블록버스터 버전으로 완벽하게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사실 대작 영화에서 이런 느낌을 보여준 감독들이 기존에 있기는 합니다. 소위 ‘B급 정서’의 블록버스터 버전이랄까요. 피터 잭슨과 샘 레이미가 대작 블록버스터를 연출하기 시작했을 때 그랬고 특히 스파이더맨2에 나온 닥터 옥토퍼스의 수술대 장면이 굉장히 완성도 높고 유명합니다.
사실 제임스 건 이전에 ‘선수를 쳤다’ 싶은 느낌의 감독은 매튜 본입니다. 킥애스로 요란하게 한방 날리고 시작하더니 킹스맨으로 정말 어마어마한 걸 보여주었죠. 이 영화들이 나왔을 때도 영화팬들은 난리가 났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건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이 영화들을 훌쩍 뛰어넘어 버립니다.
슈퍼에서 엘렌 페이지의 얼굴이 날아가는 장면을 스스로 오마쥬 하며 유쾌하게 시작하더니(제임스 건은 사람 얼굴을 터트리는 걸 정말로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각양각색의 능력을 지닌 메타 휴먼들에 의해 각양각색의 유쾌한 살육 장면들이 영화 내내 펼쳐집니다. 이런 난장판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정말 놀라운 건 영화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를 완성도 높게 구축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각본과 캐릭터입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이 작품의 각본은 완벽합니다. 뭐랄까, 그냥 허점이 없어요. 각본이 그냥 빈틈이 없고 완벽한 정도가 아니라 끝내주게 재미있는 방향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마치 타란티노가 쓴 각본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발한 반전 전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루나의 사망 장면은 타란티노의 ‘바스터즈’의 오마쥬처럼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멜라니 로랑도 붉은 드레스를 입었었죠.) 그러면서도 영화의 재미 면에서는 최선이라 할 만한 선택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대작 상업 오락영화로서 완벽한 각본상의 선택이 이루어졌는데 최종적으로 완성된 결과물은 ‘B급 정서의 블록버스터 버전’의 완전판입니다.
영화의 후반부가 그야말로 기가 막힙니다. 괴수 난동 시퀀스라니. 고질라 같은 영화들로 메인스트림 블록버스터 소재로 들어오긴 했지만 원래 이런 소재는 8~90년대 B급 호러 영화의 주력 소재였잖아요. 스티브 맥퀸의 '블롭'을 리메이크한 ‘우주생명체 블롭’이나 ‘나이트 크리프스’, ‘크리터스’ 같은 영화들.
사실 이런 소재를 때깔 좋은 블록버스터로 만들면 B급 정서를 즐기던 감흥은 많이 줄어들게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전혀 안 그래요. 제가 이 영화에 가장 큰 감동을 받은 포인트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실 할리우드 메인스트림에서 이런 시도는 길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를 비롯해서 여러 차례 있었고 그런 작품들이 비교적 좋은 완성도로 나올 때마다 저는 크게 기뻐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런 기쁨들을 뛰어넘는 최고의 기쁨을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솔직히 저에게 있어서 2021년 최고의 영화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거의 확정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를 2021년 남은 기간 동안 극장에서 만나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기대되는 작품들이 꽤 있기는 하고 그 중에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만큼, 혹은 더 재미있는 영화가 나온다면 정말 행복하겠지만.... 현실은 대체로 으아아아~~ 나는 햄보칼수가 업서... 니까요.
이 영화는 각본과 함께 캐릭터도 정말 대단합니다. 사실 이런 팀업 무비에서 각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작품인 데이빗 에이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DCEU를 수렁으로 빠뜨린 실패작 ‘저스티스 리그’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아는 대로 수어사이스 스쿼드는 망작에 가까운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흥행은 대박이 터졌습니다.(아이러니하게도 훨씬 잘만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코로나 시국과 상영등급의 영향으로 흥행은 훨씬 저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대박이 터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그냥 할리퀸이 하드캐리한 거라고 결론 내리겠습니다.(물론 실제로는 아닙니다) 당시에는 정말 할리퀸의 신드롬이었고 기세등등한 MCU도 움찔할 정도로(MCU에는 할리퀸 정도의 아이코닉한 여캐가 없으니까요!) 할리퀸의 기세는 굉장했습니다. 그런데 버즈 오브 프레이의 할리퀸은 정말 실망스러웠고 영화가 폭망하면서(어찌어찌 적자는 면했다고 하지만) 할리퀸도 같이 관짝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별 상관없지만)크루엘라가 못을 박아버리려던 찰나에 제임스 건이 할리퀸을 화려하게 부활 시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도 할리퀸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보여준 아찔하게 섹시한 장면들은 없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19금으로 제대로 판이 깔렸음에도 마고 로비의 몸값이 올라서인지 그다지 과감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더군요. 하지만 똘기와 섹시함은 여전하고 특히 할리퀸이 메타 휴먼으로서 뛰어난 전투력을 지녔음을 제대로 보여준 것은 좋았습니다. 진작부터 그랬지만 이 영화로 할리퀸은 조커의 부속물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완전하게 DCEU를 대표하는 최강 매력의 여캐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할리퀸의 부활은 DCEU의 최강의 무기가 될 것입니다. 할리퀸, 원더우먼, 메라의 섹시 여전사 삼각 편대는 결국 현재 DCEU의 가장 강력한 라인업이니까요. 스칼렛 요한슨이 떠나버린 마블이 ‘섹시력(?)’으로는 도무지 DC를 당해낼 수 없잖아요.
할리퀸도 좋지만 이 영화의 나머지 캐릭터들도 밸런스가 좋습니다. 결코 ‘수어사이드 스쿼드’처럼 할리퀸이 단독으로 하드캐리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다니엘라 멜시오르의 랫캐쳐(2세)는 할리퀸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여캐로서 이 영화에서도 할리퀸 못지 않게 종횡무진 활약하며 DCEU의 최강 여캐 라인업에 당당히 합류하였고 이드리스 엘바가 연기한 ‘리더’ 블러드스포트와 애매한 평가를 받았던 전편과는 달리 영웅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조엘 키너만의 릭 플래그 또한 영화의 중심에서 확실한 무게감을 잡아 주며 영화를 잘 이끌어 갑니다.
마블에게 ‘고작 말하는 너구리(로켓)정도로 깝치냐’ 하고 당당하게 시비걸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함의 극치를 보여준 킹샤크와 폴카도트맨은 그야말로 이 영화 최고의 씬스틸러입니다. 폴카도트맨의 결말이 좀 안타깝긴 하지만 킹샤크는 앞으로 DCEU를 대표하는 최고의 캐릭터가 될 수 있는 자질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마블의 너구리 따위 한입거리라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최고의 캐릭터를 꼽자면 역시 존 시나가 연기한 피스메이커입니다. 이거이거, 존 시나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드웨인 존슨, 데이브 바티스타에 이어 WWE 출신 배우로서 또 한 번의 대박 사례가 나오는 겁니까. 아니, 이미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존 시나가 연기를 너무 잘하잖아요! 원래 프로 레슬러라는 직업이 운동 선수이기도 하지만 현란한 마이크웍과 연기력이 필요한 종합 엔터테이너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레슬러 출신으로 배우로 대성한 사례가 거의 없어서 레슬러가 연기를 잘한다는 게 그다지 당연한 일로 인식되지는 않았는데요. 그런데 드웨인 존슨, 데이브 바티스타에 이어 존 시나까지!! 그야말로 레슬러 출신의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한 일가를 이루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거기에 이 배우들은 (그들의 재능과 캐릭터성에 맞게)주로 대형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드웨인 존슨은 이미 할리우드 최고 몸값의 배우 중 하나가 되었고 데이브 바티스타와 존 시나도 머지않아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이 배우들의 기세가 정말로 심상치 않습니다.
더 수어사이트 스쿼드에서 존 시나의 피스메이커는 정말 훌륭합니다. 영화 배우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존 시나가 벌써부터 인생 캐릭터를 만난 느낌입니다. 캐릭터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존 시나가 찰떡같은 연기력으로 너무 잘 소화했습니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서부터 느꼈지만 존 시나가 생각보다 너무 잘 합니다. 드웨인 존슨과 데이브 바티스타가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무렵보다도 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머면 유머, 연기면 연기, 액션이면 액션. 존 시나의 피스메이커가 앞으로 DCEU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보일지 정말로 기대가 됩니다.(피스메이커의 드라마가 현재 제작 중입니다)
자, 이렇게 DC가 또 한 번 사고를 쳤습니다. 그럼 이제 모두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제 어떻게 될까?” 위기에 처했던 DCEU가 꿈틀꿈틀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MCU가 독주하던 대작 영화 프렌차이즈 산업 판도에 드디어 막강한 라이벌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포스트에서 내내 마블을 디스하고 DC 편을 들고 있는 거 같은데 저는 어느 한 쪽을 편애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모든 영화팬들이 다 그렇겠죠. 둘 다 잘되고 둘 다 대박 영화들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팬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상황입니다. 마블도 요즘 엄청납니다. 드라마 ‘로키’로 멀티버스 세계관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으로서 대형 프렌차이즈 콘텐츠의 차원이 다른 영역으로까지 나아가고 있어요. 솔직히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로키의 내용을 보고 ‘이거 좀 무리수 아닌가’ ‘이거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러지’ 라는 생각을 했을 텐데 지금까지 마블이 쌓아온 업적과 탄탄한 유니버스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저 곧 다가올 엄청난 무언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면 되는 것이죠.
네, DC가 조커니 수어사이드 스쿼드니 할리퀸이니 하는 성과들로 기세를 올리는 동안 마블은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DC도 결코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파편화된 성과들을 잘 수습해서 통합하고 다시 한번 메인 팀업 무비-저스티스 리그의 속편으로 다크사이드와 제대로 결판을 내야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 다른 차원으로 도약한 MCU의 뒤를 쫓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할 건데? 조커, 아쿠아맨,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저스티스 리그, 원더우먼... 거기에 현재 제작 중인 더 배트맨과 플래시 단독무비까지... 이걸 어떻게 정리하고 안정된 유니버스를 확립할 것인가요. 감독 방임주의로 단독 작품들이 엄청난 성과를 올리는 건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저스티스 리그를 다시 만들 거잖아요? 결국 유니버스 통합은 해야 할 거 아닙니까. 이 파편화된 세계를 통합시키는 과업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룰 수 있을까요?
결국 관건은 현재 제작 중인 ‘더 플래시’입니다. 코믹스에서도 난장판이 된 세계관을 정리하고 리셋하는 역할은 늘 플래시가 했으니까요. 결국 플래시가 모든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본인은 로이스가 열쇠라고 외쳤지만) 결국 DCEU가 유니버스를 정립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은 안드레스 무시에티의 ‘더 플래시’에 달려 있습니다. 이거 잘 되면 다크사이드 까지 직선 통로가 바로 뚫리는 겁니다. 반대로 플래시가 망하면 또 다시 DCEU는 답도 없는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거고요.
부디 ‘더 배트맨’도 ‘더 플래시’도 모두 대성공을 거두고 DCEU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모두 뭉쳐 다크사이드와 결판을 내러 갔으면 좋겠습니다. 시기적으로 그 즈음에 MCU의 히어로들은 ‘정복자 캉’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되겠죠. 저스티스 리그가 다크사이드와 최종 결전을 벌이는 팀업 무비와, 어벤져스가 정복자 캉과 최종 결전을 벌이는 팀업 무비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다면 영화팬들에게 얼마나 꿈과 같은 일일까요! 간절히 바라면 소망은 이루어질 것이다.... 부디 이 꿈이 실현되기를! 모든 영화팬들이 한 마음이 되어 기원합시다.
대서즐라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즐기는 라이프
트위터 @dsz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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