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여러 차례 개봉 연기 끝에 결국 해를 넘겨 2022년 설 대목으로 개봉 시기를 확정 지었으나 얼마 후 또다시 개봉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시국 이후 한국 영화 대작들이 극장가에 거의 자취를 감추고 가뭄에 콩 나듯이 간간이 개봉을 하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비상선언’이 마땅한 개봉 시기를 못 잡고 연기를 반복하고 있어 이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애가 타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21년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비상선언’이 결국 해를 넘기도록 개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들여다보고 그럼 결국 이 영화를 언제쯤 극장에서 볼 수 있을지, 개봉하면 어느 정도의 흥행이 가능할지에 대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상선언’은 어떤 영화인가?
한국 영화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메이저급 배급사(CJ, 쇼박스, 롯데, NEW)에서는 천만 관객 급의 초대형 히트를 노리는 블록버스터 대작 영화를 매년 몇 편씩 투자하여 배급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중에서 실제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는 1년에 한 두 편 정도지만요. 아무튼 과거에는 할리우드 영화의 전유물이었던 ‘블록버스터’라는 개념이 이제는 한국 영화 산업에서도 일반적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매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뿐 아니라 한국 영화 블록버스터에 대해서도 많은 영화팬들은 큰 관심과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영화 산업이 위축되면서 이런 블록버스터급 대작 한국 영화가 극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승리호’는 결국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스트리밍으로 공개되었으며 그나마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가 2021년 여름 성수기에 극장에 개봉해서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2021년 개봉작 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은 2위의 성적이고 한국 영화 중에서는 1위의 성적이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원래 성수기를 노리는 메이저 배급사의 주력 블록버스터 영화는 천만 관객을 목표로 만들어지는 영화들입니다. 모가디슈도 코로나 시국만 아니었다면 300만 보다는 훨씬 높은 흥행을 기록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 영화 대작들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메이저 배급사 ‘쇼박스’가 투자한 대작 라인업 중에서도 필두였던 ‘비상선언’은 2021년 개봉이 예정된 블록버스터 급 한국 영화 중에서도 가장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었습니다.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을 만든 한재림 감독의 연출작이고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출연 배우들도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거기에 영화의 장르는 ‘항공 재난 영화’입니다. 이 정도면 한국 영화의 한해 개봉작 라인업 중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베테랑 형사 인호(송강호)는 비행기 테러 공격에 대한 어떤 남자의 제보를 받고 조사하던 중, 용의자가 KI501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행기 공포증에도 불구하고 재혁(이병헌)은 딸의 건강을 위해 하와이에 가기로 결심한다. KI501기는 인천 공항을 출발하여 하와이로 향하지만, 곧 한 남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이에 공포와 혼란의 상황은 기내뿐만 아니라 지상에도 삽시간에 퍼져버린다. 국토교통부 장관 숙희(전도연)는 이 소식을 듣고 대테러 대책본부를 꾸려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KI501기의 착륙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시놉시스를 보면 비행기 테러범이 등장하는 내용인데 이 영화는 계속 장르를 ‘항공 재난 영화’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비행기를 장악한 테러범과의 대결을 다룬 영화라면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액션 스릴러 장르 쪽이겠죠. 할리우드 작품 중 ‘파이널 디씨전’이나 ‘에어 포스 원’ 같은 영화들처럼요. 그런데 계속 ‘재난 영화’라는 장르를 강조하는 걸 보면 제가 볼 때 테러범과의 대결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상을 해보자면 테러범은 초반에 제압당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장이 사망한다던가 뭔가 비행기의 정상적인 운항 및 착륙이 불가능해지게 된 치명적인 사태가 터지고, 이 위기를 극복하고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해 주요 인물들이 고군분투를 벌이는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파이널 디씨전’이나 ‘에어 포스 원’ 보다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일본 영화인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해피 플라이트’와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전혀 다를 테지만요. ‘해피 플라이트’는 ‘워터 보이즈’와 ‘스윙걸즈’를 만든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답게 굉장히 밝은 분위기의 코미디 영화인데 영화의 후반부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발생한 기체 결함으로 비상사태가 선언되고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의 노력이 그려지는 재난 영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거든요. 물론 코미디 영화라서 그리 심각하고 무서운 분위기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긴장감이 넘치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해피 플라이트에서 기장과 관제사, 스튜어디스 등 여러 인물들이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정말 흥미롭게 그려내는데, ‘비상선언’이 이보다 더욱 시리어스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이런 내용들을 그려낸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로 완성되었을 것이라고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영화이기에 저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 팬들이 오래전부터 ‘비상선언’을 가장 기대되는 ‘한국 영화 블록버스터’로 생각하고 개봉일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 왔던 것입니다.
계속되는 개봉 연기, 도대체 언제 개봉할까
사실 ‘비상선언’이 계속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고 말하는 것은 온당한 지적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확한 개봉 날짜를 확정 지은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원래 한국 영화 개봉의 관행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영화는 개봉 날짜를 확정하는 것이 매우 늦습니다. 개봉을 한 달 이상 앞두고 날짜를 발표하는 것은 빠른 경우예요. 한 달 이내로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만 정확한 개봉 날짜를 발표하는 게 보통입니다.
물론 정확한 날짜가 아니라 대략적인 개봉 시기는 일찍 공개하는 편입니다. 특히 블록버스터 대작 영화의 경우 확실히 개봉 시기를 빠르게 밝히는 편입니다.
비상선언은 정확한 개봉 날짜를 발표한 적은 없지만 쇼박스의 2021년 개봉 라인업에서 필두로 꼽혔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2021년 칸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을 하는 것은 진작부터 확정된 일정이었죠. 칸 영화제가 5월이니 그 후에 정식 개봉한다고 예상하면, 당연히 1순위로 꼽히는 개봉 예상 시기는 2021년 여름 성수기 시즌입니다. 원래 매년 천만 관객을 노리는 메이저 배급사의 최고 주력 블록버스터 영화는 여름 성수기에 개봉합니다. 1년 중에 가장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몰리는 시기이고 과거에 천만 관객 영화도 이 시기에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비상선언이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두 달 뒤 7월 말 즈음에 여름 성수기 특수를 노리고 개봉할 것이라고 모두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개봉하지 않았죠. 그럼 그다음 대목인 추석 연휴일까?라고 예상했는데 역시 아니었습니다. 그럼 2021년의 남은 극장가 대목 시즌은 연말 성수기뿐이니 이때 개봉하겠네!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그냥 멋대로 개봉 시기를 예상하고 개봉 안 하니까 연기네- 라고 멋대로 실망하게 되는 패턴이네요. 실제로 비상선언은 정확히 언제 개봉한다고 발표한 적은 없으니까요. 다만 분명 포털 사이트나 기타 영화 관련 정보 사이트에 내내 비상선언은 2021년 개봉 예정작 명단에 있었으니 결국 2021년에 개봉하지 못한 채 최근에 2022년 설 연휴에 개봉한다고 발표한 것은 확실하게 ‘개봉이 연기된’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설 연휴 개봉이 취소되고 또 연기되었으니 이 영화는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두 번 개봉 연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확실히 칸 영화제 프리미어 상영 일정 등의 시기적인 정황을 봤을 때 처음에는 2021년 여름 성수기에 개봉할 예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2022년 설에도 개봉을 못하게 되었으니 처음 목표했던 일정에서 상당히 연기가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비상선언은 도대체 언제가 되면 극장에서 볼 수 있을까요? 2022년 설 연휴에 개봉한다고 발표했다가 개봉을 연기한 상황인데요. 보통 개봉을 코 앞에 둔 영화가 연기를 발표했을 때 그 시기가 너무 지나치게 멀어지지는 않습니다. 보통 두세 달 이내로 개봉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설 연휴가 지나면 극장가는 당분간 비수기에 돌입합니다. 천만 관객을 노리는 한국 영화 블록버스터라면 이 시기에는 거의 개봉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설 연휴가 지나고 거의 반년 정도가 지난 7월 말 여름 성수기 시즌에 비상선언이 개봉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물론 그보다 빠르게 개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흥행을 노린다면 여름 성수기가 최고의 개봉 시기입니다. 결국 칸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을 한 이후 1년 이상이 지나서 국내에 개봉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 첫 천만 관객 노리나
한국 극장가에서 마지막으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온 지 만으로 2년이 지났습니다. 2019년 11월에 개봉한 ‘겨울왕국 2’를 끝으로 한국 극장가에서 천만 관객 영화는 자취를 감추었죠.
이유는 모두가 아는 대로 코로나 때문입니다. 그러니 한국 극장가에 다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온다면 코로나 상황이 종결되었다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가 종결되지 않아도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코로나가 상당히 진정되어 팬데믹 이전의 일상이 거의 회복되지 않는 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사실 은근히 한국 극장가에서는 연령대가 높은 관객층이 천만 관객 급의 초대박 흥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고연령대 관객층은 코로나 시국에 젋은 층보다 더더욱 영화관에 가는 것을 꺼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영화는 외화보다 더더욱 고연령대 관객으로부터 흥행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비상선언을 비롯한 한국 영화가 천만 관객을 노린다면 역시 코로나가 거의 수습이 된 시점이 아니면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비상선언의 개봉 시기로 예상되는 2022년 여름 성수기에 과연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먹는 코로나 치료제도 개발되었고 2022년 여름쯤이면 코로나 상황이 상당히 진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사실 예상이라기보다는 바람이죠), 반대로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몇 년은 더 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코로나가 계속 지금 같이 심각한 상황으로 오래도록 유지된다면 비상선언은 또 개봉 연기를 하거나, 아니면 승리호처럼 개봉을 포기하고 스트리밍 공개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역시 더 이상 연기하지 않고 늦어도 2022년 여름 성수기에는 개봉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많이 진정된다면 틀림없이 개봉할 테고, 코로나가 여전히 심각하더라도 더이상 미루거나 스트리밍 공개는 선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의 소망은 제발 내년에 코로나가 진정되어 수많은 관객들이 안심하고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가는 일상이 다시 도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겨울왕국 2’ 이후 나오지 않고 있는 천만 관객 영화가 다시 나와서 코로나 시국의 종결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그 기대를 ‘비상선언’에 걸고 있습니다. 비상선언이 안된다면 2022년 12월에 개봉할 ‘아바타2’가 해주겠죠.
2022년 개봉 예정 외국 영화 기대작 순위 TOP 30
‘비상선언은 언제 개봉할까?’라는 물음은 ‘코로나 시국이 언제까지 이어질까?’라는 물음과 이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 한 편의 개봉 예정 기대작을 기다리며,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우리에게 돌아오는 날이 가능한 한 빨리 오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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