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공개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는 모두 네 편입니다. 그 네 편은 개봉 순서대로 블랙위도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이터널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입니다. MCU의 영화는 모두 기대작이지만 이 네 편 중에서 독보적인 기대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당연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입니다.
최고의 기대작은 당연히 흥행의 기대치도 높습니다. 코로나 시국 이후 극장가의 관객이 엄청나게 줄어버린 상황이라 전 세계 극장업계과 영화업계의 종사자들은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관객이 극장을 꺼리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큰 흥행을 노리는 초대형 기대작들이 극장 개봉을 연기하거나 아예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스트리밍으로 공개하는 등의 선택을 하는 바람에 더욱 극장가의 관객 감소 현상은 심화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것이 어마어마한 관객 동원이 보장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기대작입니다. 2021년 개봉작 중에서 그런 초대형 블록버스터 기대작으로 단연 1순위로 꼽히는 영화도 역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크게 진정되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백신을 맞은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개봉을 미루던 대작 영화들도 하나둘씩 극장가에 걸리고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 개봉한 대표적인 대작 블록버스터인 ‘고질라 vs 콩’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각각 4억 6천만 불과 7억 불의 월드와이드 흥행을 기록하며 코로나 시국임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괜찮은 성과를 냈습니다. 물론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흥행인 것도 사실이고요.
한국 극장가도 미약하지만 조금씩 극장가 관객 추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달리 여전히 한국영화 대작들의 극장가 개봉은 뜸한 편이지만, 오랜만에 극장에 걸린 한국영화 대작인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훌륭한 완성도를 바탕으로 입소문이 돌아 비교적 괜찮은 흥행 성과를 올렸습니다. 물론 천만 관객 영화가 거의 매년 나왔던 여름 성수기의 흥행 1위작 치고는 매우 저조한 성적이긴 하지만요.
천만 관객! 한국 극장가의 상징적인 관객 숫자입니다. 2003년 12월에 개봉한 실미도가 최초로 천만 관객의 대기록을 세운 이후 2021년 8월 현재까지 한국 극장가에서 총 27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습니다. 실미도가 스타트를 끊은 이후로도 천만 관객 영화는 1년에 한 편이 나올까 말까할 정도로 드문 기록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국 극장가의 관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며 2019년에는 한해 동안 무려 천만 관객 영화가 다섯 편이나 나올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록이 되었죠. 천만 관객을 동원한 초대박 흥행 영화가 그해 전체 흥행 순위 5위 밖에 안된다는 것도(기생충) 참 신기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2019년에 무려 다섯 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지만 그 다음 해인 2020년은 천만 관객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습니다. 천만은 고사하고 5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조차도 없었죠. 이유는 모두가 아는 대로 코로나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본격적으로 심각해진 이후에는 11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초대박 히트작 ‘부산행’의 속편인 ‘반도’조차 겨우 38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435만 관객을 동원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한 편 외에는 어떤 영화도 한국 극장가에서 400만 관객조차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 상황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 포스트의 제목에 ‘천만 관객 도전’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썼지만 아무리 엄청난 대작이라도 우선 500만 고지부터 넘는 게 순서일 것입니다. 이 500만 고지조차도 2021년 남은 개봉예정작 중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외에는 도전할만한 작품이 없어 보입니다. 굳이 한 편 더 꼽자면 한재림의 ‘비상선언’ 정도일까요.
사실 500만은 고사하고 400만 관객을 넘긴 영화조차도 1년 이상 나오지 않고 있는데 천만 관객은 정말 무리수인 목표로 보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가능성 있는 목표치는 500만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아도 천만 관객 도전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논해볼 수는 있는’ 유일한 개봉예정작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인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확실히 천만 관객의 아주 미약한 가능성이라도 논해볼 수 있는 몇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근거는 바로 영화 자체의 기대치입니다.
사실 코로나 시국이 아니더라도 스파이더맨 신작 영화에 대해 ‘천만 관객 운운’하는 것이 뜬금없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스파이더맨 주인공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니까요. 지금까지 나온 스파이더맨 영화들의 한국 흥행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처럼 MCU 편입 전 영화들은 한 편도 500만 명을 넘기지 못했고 MCU 영화로 나온 후에도 최고 성적은 802만 명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MCU 영화를 모두 통틀어서도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어벤져스 2,3,4편 뿐입니다. 어벤져스가 아닌 단독 히어로 영화 중에서는 아이언맨3가 900만 명을 동원한 것이 최고 성적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스파이더맨의 신작이 천만 관객을 동원할 것이라는 기대는 코로나 시국이 아니더라도 살짝 무리수로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번 스파이더맨 신작은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기대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식해야만 합니다.
왜 이번 신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대치가 형성되어 있는 걸까요? 2019년에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국내 흥행 1393만 명, 월드 와이드 27억 불이라는 무지막지한 초대박 흥행을 터트리며 MCU를 전 세계 미디어 산업 프렌차이즈 콘텐츠의 정점으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전 세계의 수많은 MCU 팬들은 ‘넥스트 빅 이벤트’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타노스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빌런의 등장과 엔드게임을 압도하는 더욱 거대한 스케일의 빅 이벤트! 당연히 MCU는 이것을 준비 중일 것입니다.
하지만 엔드게임 급의 빅 이벤트 팀업 무비가 나오는 건 최소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고, 지금 나오는 MCU 작품들에 팬들이 기대하는 건 넥스트 빅 이벤트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떡밥 제공형’ 작품들이죠. 디즈니 플러스로 공개된 세 편의 드라마(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저, 로키)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떡밥이 풀렸는데 하나 같이 큰 기대를 품게 만드는 흥미로운 떡밥들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흥미롭고 핵심적인 키워드는 바로 ‘멀티버스’입니다.
드라마 로키를 통해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멀티버스는 엄청나게 흥미진진하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떡밥이었고 이제 이것을 MCU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신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통해 극장 관객들에게까지 선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 멀티버스 떡밥이 스파이더맨에서 정말 최상의 형태로 활용되는데 바로 기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샘스파)과 마크 웹의 어메이징스파이더맨(어스파)의 출연진과 캐릭터들이 모두 이 작품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 정도면 정말 역대급 블록버스터 기획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 동일한 스파이더맨 시리즈이긴 하지만 샘스파, 어스파, 홈스파 세 가지로 분화되어 이루어졌던 프렌차이즈 기획과 세계관이 한 편의 영화에서 결합되는 것입니다. 거의 어벤져스에 준하는 초대형 기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시리즈에 등장했던 빌런들이 모두 모여 최강의 빌런 연합 ‘시니스터 식스’를 이루고, 이들과 세 명의 스파이더맨의 연합팀이 대결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 내용이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시놉시스는 아닙니다. 예고편을 통해서도 현재까지 공개된 캐릭터는 샘스파 2편의 빌런이었던 닥터 옥토퍼스(배우 알프레드 몰리나) 뿐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풀린 정보들로 봤을 때 거의 저런 내용이 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 이제는 의문이 대부분 사라지고 온전히 기대감만 폭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의 예고편은 공개 후 조회수 증가 추이가 기존 MCU 영화 중 최고 기록이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 예고편의 조회수 추이를 압도적으로 넘어서고 있습니다. 예고편 조회수 추이만 가지고 단순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쯤 되면 사실상 어벤져스 급의 기대를 받고있는 상황이 맞고,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히어로 단독 주인공 영화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흥행이 확실히 보장되는 분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언맨3가 기록했던 국내 900만 관객의 기록보다는 더 높은 기대치를 가지게 된다고 볼 수 있겠죠. 이것은 곧 천만 관객 이상이 기대치라는 얘기인 거고요. 코로나 시국이 아니라면요.
다만 문제는 지금이 코로나 시국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천만 관객 가능성을 논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는 역으로 이 코로나 시국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 예정 시기는 2021년 12월입니다. 이 시기가 극장가의 연말연시 성수기 시즌이라 이 자체로 큰 흥행을 기대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코로나 시국과 연관지어서도 지금보다 나은 흥행 기대치를 가지게 만드는 근거가 됩니다. 현재 많은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하는 중이고 현재 추이로는 12월 즈음에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백신 접종을 끝마쳤을 것입니다. 물론 백신으로 인한 집단 면역의 달성이나 코로나 시국의 종결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상당히 나아진 상황을 연말 즈음에는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조금은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상황이 개선이 될 것인지가 관건인 셈입니다. 어쩌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 성적이 코로나 상황이 얼마나 진정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극장가에 천만 관객 영화가 다시 나오는 시점이 코로나 시국이 거의 종결이 된 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앞으로 나올 첫 번째 천만 관객 영화가 ‘코로나 시국의 종결’이라는 하나의 선언이 될 수 있을 거라고요.
하지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 12월에 나올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여 코로나 시국의 종결을 선언하게 되는 것은 역시 너무 이른 시점으로 보입니다. 올해 내로 코로나가 종결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며, 현실적으로 본다면 내년인 2022년 연말에 아바타2가 나오는 시점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바타2 라면 천만 관객은 무조건 동원할 테니까요.
그러나 이런 일들은 무조건 빠를수록 좋은 겁니다. 코로나가 진정되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든, 다시 극장으로 관객이 몰려 극장 산업의 암흑기가 종결되었다는 의미로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천만 관객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매우 긍정적인 지표이자 시그널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표이기는 합니다. 천만 관객은 무리더라도, 그래도 간만에 ‘대박 흥행’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록 정도는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소 목표치는 500만, 욕심을 더 부리면 700만 정도는 가능한 목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뛰어넘는 꿈의 천만 관객 까지도! 미약한 가능성이지만 작은 기대라도 품고서 이 영화의 개봉일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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