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의 속편이 제작된다는 소식은 아주 오래전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수도 없이 ‘개봉 연기’ 소식을 듣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아바타의 속편을 만나게 될 날이 까마득히 먼 미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날이 오긴 오네요.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 한 달 반 정도 뒤면 드디어 ‘아바타: 물의 길’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 초에 2022년에는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올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스팅을 썼었는데요. 2022년에는 극장가가 코로나를 극복하고 서서히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었고 개봉을 미루던 대작 영화들도 더 미루지 않고 2022년에는 개봉할 거라는 소식이 들려왔으니까요. 그리고 단연 가장 주목했던 ‘천만 관객 기대’ 영화는 ‘한산: 용의 출현’과 ‘아바타: 물의 길’이었습니다.
물론 예상을 못했던 ‘범죄도시 2’가 먼저 천만 관객을 찍어버리는 바람에 코로나 이후 첫 천만 관객이라는 상징성은 더는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한산: 용의 출현’과 ‘아바타: 물의 길’의 흥행 성적에 대한 특별한 기대감은 계속 존재했습니다. 바로 두 영화의 전작들이 이룬 성과 때문입니다.
‘범죄도시 2’ 천만 관객 – 엔데믹 시대의 상징적인 사건
두 영화의 전작들은 모두 개봉 당시에 대한민국 박스오피스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명량의 경우는 그 최고 기록이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고요.
명량과 아바타는 한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가장 특별하다고 할만한 ‘흥행 현상’을 보여준 영화들입니다. 그런 특별한 영화들의 속편이 같은 해에 연달아 개봉을 하니 어떤 흥행 결과를 거둘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천만 관객 영화의 후속작들은 아주 높은 확률로 전작의 뒤를 이어 연속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습니다. 겨울왕국의 1편과 2편이 연속으로 천만 영화가 되었고 신과 함께 또한 1,2편 연속 천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어벤져스는 1편은 700만 관객이었지만 2편에서 천만 관객을 처음 기록한 후 그 뒤에 나온 3편과 4편이 계속 천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다만 부산행의 속편인 ‘반도’는 천만 관객에 실패했는데 코로나로 인한 극장 침체기의 직격탄을 맞은 경우라서 예외로 볼 수 있고요.(물론 영화 자체의 반응을 보면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도 천만은 어려웠을 거 같긴 하지만요.)
이런 상황이니 그냥 천만 영화도 아니고 개봉 당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아바타와 명량의 속편이라면 천만 관객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도 무리는 아니었죠. 그런데 ‘한산: 용의 출현’은 결국 천만 관객에 실패하고 전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2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습니다. 솔직히 ‘범죄도시 2’와 ‘탑건: 매버릭’의 성적을 보면 극장가에 코로나 시국이 완전히 종결된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그래도 아직은 코로나의 영향이 극장가에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수의 히트작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평균적인 극장 관객수는 아직 코로나 이전 시대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코로나의 영향이 전혀 없었더라면 ‘한산: 용의 출현’도 720만보다는 더 흥행했을 가능성이 높겠죠. 하지만 그래도 천만 관객을 넘겼을지는 의문이긴 해요. 명량이 워낙 대단한 흥행을 해서 속편이 나오면 천만 관객은 당연하다고 예상했던 적도 있었지만 사실 이순신 장군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드라마틱한 내용이 바로 명량이고 그 외의 전투는 명량보다는 임팩트가 약하다는 점, 그리고 출연 배우들이 모두 교체되는 등 시리즈의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점 등 속편이 나와도 명량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거둘 개연성은 분명히 존재했으니까요.
‘한산: 용의 출현’이 720만 명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 것이 딱히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전작과 비교해서 절반도 안 되는 성적’이라고 하면 뭔가 충격적인 결과인 것 같지만 코로나의 영향이나 영화에 대한 평가와 관객 반응을 봤을 때 720만 관객은 ‘무난하게 성공한 정도’의 성적으로 보입니다. 극장 수익만으로도 손익분기점은 넉넉히 달성했고요.
다만 역시 대한민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고 흥행작의 속편이니 천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한 것이 이변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 타자는 ‘아바타: 물의 길’입니다.
‘아바타: 물의 길’도 여러모로 ‘한산: 용의 출현’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전작이 개봉 당시에 대한민국 박스오피스 역사에 남을 특별한 ‘흥행 현상’을 보여주었고 오래전부터 속편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습니다. 특히나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상업영화감독으로 꼽히는 제임스 카메론의 능력이라면 ‘아바타: 물의 길’의 재미와 완성도에도 큰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만든 ‘터미네이터 2’는 역대 가장 뛰어난 속편 영화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한산: 용의 출현’과 마찬가지로 ‘아바타: 물의 길’ 또한 전작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거둘 개연성은 많이 존재합니다. 극장가에 코로나의 영향은 여전히 남아 있고 아바타 1편이 기술적인 성취에 비해서 내용은 평범하다는 지적이 많았기에 2편 또한 내용에 대한 큰 기대감은 그다지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내용보다는 어느 정도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줄지가 큰 관심사인데 지난 십수 년간 온갖 대단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경험해온 관객들에게 ‘아바타: 물의 길’이 얼마나 충격적인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안경 없이 보는 3D’를 목표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안경 없는 3D’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다를 배경으로 출중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3D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확실히 이전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각적 체험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요. 그래도 아바타 1편이나 명량 때와 같은 거대한 ‘흥행 현상’을 만들어낼 만큼 관객에게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확신하기가 어렵습니다.
거기에 영화의 상영시간이 3시간이 넘을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타이타닉’도 3시간이 넘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게 볼 요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긴 상영시간은 역시 흥행의 난이도를 올려버리는 느낌입니다.
사실 타이타닉과 아바타 1편이 개봉할 때도 부정적인 예상이 많았는데 두 영화 모두 이런 예상을 깨뜨리고 영화 역사에 남을 대성공을 거두었었죠.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 물의 길’로 그런 놀라운 현상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요? 솔직히 지금 단계에서는 어떤 예측도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그저 눈으로 직접 보고 결과물을 확인하게 될 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겠죠. 물론 그리 긴 기다림은 아니고, ‘그 순간’은 이미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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