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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이슈와 기획

걸스플래닛 999 첫화감상 – 조작없이 최적의 멤버구성이 가능할까

by 대서즐라 202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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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플래닛 999 첫화 감상 – 조작 없이 최적의 멤버 구성이 가능할까

CJ의 새 오디션 ‘걸스플래닛 999’의 첫화가 방영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올림픽 여자 배구 경기에 화제성이 완전히 먹혀 버리며 시청률도 폭망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의 언급량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안 그래도 망했을 방송인데 여자 배구 때문에 망했다는 핑계를 댈 수 있으니 여자 배구에 감사해야 한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이른바 ‘명예로운 죽음’의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올림픽 아니더라도 어차피 망할 방송인지는 올림픽이 끝난 2화 방송의 반응으로 확인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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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이 망한 건지 아닌 건지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망이 매우 어두운 것은 사실입니다. 프로듀스 48을 할 때와는 넷상의 반응이 달라도 너무 다르죠. 그런데 반응도 다르지만 방송 자체도 프로듀스와는 많이 다릅니다. 프로듀스가 얼굴에 점 찍고 걸스플래닛으로 돌아왔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지만 1화에서 공개된 방송의 진행 방식이나 가장 중요한 멤버 선발 방식에서 분명 프로듀스와는 차별화된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차이점들 때문에 프로그램의 성패 자체를 온전히 프로듀스의 상황과 비교해서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방송 전부터 공개되었던 이 프로그램의 핵심 정체성, 바로 참가자의 국적 구성입니다. 프로듀스 48은 한일 양국 구성이었지만 걸스플래닛 999는 한중일 삼국 구성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국가의 수가 2개에서 한 개 더 늘어난 3개가 되었다, 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인 참가자의 비중’ 문제입니다.

K-POP 아이돌 산업에 진출하는 외국인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멤버 전원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니쥬’같은 현지화 그룹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런 현지화 그룹의 방향성이 아닌 일반적인 한국 시장 주력의 K-POP 그룹을 만든다면 아무리 외국인 멤버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더라도 기본적인 멤버의 국적 비중은 한국인 멤버를 가장 높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트와이스의 경우 9명 중 일본인 3명에 대만인 1명으로 외국인 멤버가 다수 포함된 그룹이지만 나머지 5명이 모두 한국인으로 과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스파와 아이들은 외국인 멤버가 50%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각 국가 별로 한 명의 멤버 씩만 있어(에스파-일본1명, 중국1명/ 아이들-태국1명, 중국1명, 대만1명) 역시 한국인 멤버의 수가 가장 많습니다. 다국적 그룹이 될 경우 한국인 멤버가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하고 비율로도 최소 50% 이상은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인 멤버의 국적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듀스48의 경우는 한일 양국 구성이었지만 참가자 숫자 자체는 일본인 보다 한국인이 훨씬 많았습니다. 물론 따로 국가 쿼터 같은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 최종 합격 멤버의 국적 비율이 전체 참가자의 국적 비율과 동일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조작을 해버렸기 때문에 별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일체의 조작이 없이 순수 투표만으로 당락이 결정되었다면 최종 합격 멤버 중 일본인 멤버가 한국인 멤버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체 참가자 중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1.5배 가량 많았기에 단순히 확률적으로는 최종 멤버 중 한국인의 수가 더 많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죠. 


하지만 걸스플래닛 999는 중국이 추가되어 삼국이 되었고 참가자의 수도 각 국가별 33명씩으로 동일합니다. 한국:일본:중국이 각 1:1:1의 비중이지만 한국:외국으로 하면 1:2의 비중인 거예요. 한국인이 1.5배 많았던 프로듀스 48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돼버린 거죠.

거기에 최종 합격 멤버의 수도 프로듀스 때보다 줄어든 9명입니다. 프로듀스는 시즌3는 12명이고 나머지 시즌은 모두 11명이었습니다. 프로듀스와 비교해서 최종 합격 멤버가 2~3명 줄어든 것인데 이렇게 줄어든 TO를 세 개 국가로 나누면 한 명의 차이조차도 굉장히 큰 것이기에 이것은 상당히 큰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멤버를 11~12명 정도의 다인원으로 구성한 것은 그룹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거의 한계치까지 최대한 많은 멤버를 선발하려 한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최대한 많은 멤버를 선발하려 한 이유는 당연히 데뷔 시점의 팬덤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기 위함일 테고요. 그런데 걸스플래닛 999가 최종 합격 인원을 9명으로 축소해버린 것은 이미 그 자체로 프로듀스와는 상당히 다른 접근법으로 이 오디션을 기획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직 망했다고 확정하기는 이르지만 걸스플래닛 999의 첫화가 프로듀스 시리즈와 비교해 시청률이나 커뮤니티 화제성 등의 지표에서 압도적으로 저조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이 방송의 잠재적 시청층... 정확히는 CJ 서바이벌의 잠재적 팬덤층이 대거 이탈해버린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즉, 프로듀스 시즌1과 프로듀스 48까지 방송에 열광하고 최종 데뷔 그룹의 팬덤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오디션 걸스플래닛 999 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망해라 망해라 하며 프로듀스에 열광하던 때와는 정반대의 강렬한 적대감을 보이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스 48의 최종 데뷔 그룹인 아이즈원은 활동 당시 국내 걸그룹 팬덤 중 최대의 규모를 이루었고 CJ는 이런 거대한 규모의 팬덤을 고스란히 자사의 향후 아이돌 산업의 고정 팬덤 기반으로 끌고 갈 욕심을 당연히 품었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조작 사태가 터졌는데도 기어이 아이즈원의 활동을 강행 시켰고 심지어 계약된 활동 기간이 끝난 후 연장까지 추진하며 이른바 아이즈원 팬덤에 대한 ‘당근책’을 시행했죠. 


저는 아이즈원 팬덤의 존재가 CJ에게는 큰 딜레마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CJ는 아이즈원 팬덤(이 팬덤은 기본적으로 ‘프로듀스 시리즈’라는 서바이벌 방송 자체의 팬덤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 CJ 아이돌 서바이벌에 대한 고정적인 지지층이자 시청층으로 남아 있길 원했지만 새로운 오디션과 새로운 그룹은 만드는데 있어서는 기존 그룹(아이즈원)은 그 존재 자체가 딜레마가 되거든요. 만약에 조작 사태가 없었다면 프로듀스 라는 방송의 온전한 이미지와 가치를 유지한 채 아이즈원의 2년 반 활동 종료 후 프로듀스의 차기 시즌이 시작되어 자연스럽게 팬덤 계승이 이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작 사태가 터져 프로듀스라는 방송 자체는 사라져 버렸고 아이즈원이 조작 그룹의 오명을 뒤집어쓴 채 활동하게 되자 팬덤의 ‘기질’이 상당히 과격하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변형되어 버렸습니다. 즉 이 시점에서 더 이상 프로듀스라는 브랜드를 쓸 수 없게 된 차기 CJ의 걸그룹 오디션에 기존 프로듀스 팬덤층을 묶어둘 여력이 거의 사라져 버린 거예요. 

하지만 CJ는 어떻게든 이 거대 팬덤을 자사의 고정 지지층으로 남겨두고자 다양한 당근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 많은 우여곡절들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몇 달간 이상한 상황들이 이어지며 결국 최악의 결과가 나와버렸고 CJ는 아이즈원 팬덤의 분노를 뒤집어쓰는 상황을 맞아 버립니다. 사실 애초에 CJ 입장에서 명확한 해법이 있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걸스플래닛 999는 이미 기존 프로듀스 팬덤(아이즈원 팬덤)의 지지 없이 간다는 것을 전제하고 기획을 추진한 것 같고 다만 아이즈원 팬덤 쪽의 반응을 상황에 따라 적당히 간을 보면서 대응해나가는 방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결과적으로 걸스플래닛 999가 프로듀스 시리즈 처럼 방송 자체만으로 거대한 국내 팬덤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게 되었고 이것이 결국은 10명이 넘는 다 인원 데뷔조 구성을 포기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으로 팬덤을 키운다는 목적이 사라진다면 오로지 데뷔조의 퀄리티만을 생각하게 될 테고 퀄리티를 고려한다면 10명이 넘는 다인원은 결코 매력적인 옵션이 아니니까요. 


여러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걸스플래닛 999로 완성될 그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보다는 해외 팬층을 노리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비단 걸스플래닛 999 뿐 아니라 향후 데뷔할 신인 K-POP 그룹들 대부분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K-POP 산업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국내 시장의 팬덤 파이는 한정되어 있고 특히 대형 팬덤 몇 개가 자리 잡고 텃세부리는 상황에서 신인이 국내 팬덤을 키우기는 정말로 어렵습니다.

이 대형 팬덤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있는 여론 중 하나는 ‘국내에서 뜨지 못하면 해외에서도 못 뜬다’라는 것인데 저는 이것이 완전한 헛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형 팬덤들이 국내에서 다른 신인이 크지 못하도록 찍어누르면서 해외로 활로를 뚫으려고 하는 시도에 대해서도 저런 헛소리를 퍼트리며 계속 견제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헛소리이며 이제 나아가서는 아예 ‘해외가 아니면 답이 없는’ 상황까지 와버렸다는 것을 이 업계의 기획자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대형 팬덤의 텃세에 더해서 아이돌 자체가 국내에서 대중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니지 프로젝트 같은 현지화 기획이 생긴 것이고 CJ도 새로운 오디션을 해외 팬덤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죠. 걸스플래닛 999에서 외국인 참가자가 한국인보다 2배 많은 것이 이미 그러한 해외 공략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입니다. 


앞 문단에서 저는 ‘국내에서 뜨지 못하면 해외에서도 못 뜬다’라는 주장은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설령 국내에서 대중적인 히트롤 못하거나 팬덤을 모으지 못하더라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팬덤을 모을 수 있다’는 의미이지 처음부터 국내 인기는 필요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해외 인기가 많은 글로벌 히트 아이돌을 목표로 하더라도, 기왕이면 국내에서도 성공하는 것이 당연히 더 좋습니다. 니쥬와 같은 현지화 아이돌을 만드는 기획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걸스플래닛 999의 데뷔 그룹은 한국에서 앨범을 내고 한국을 주력으로 활동해야만 합니다. 이런 활동 목표라면 국내 팬덤이나 대중의 반응은 차치하고 일단 그룹 자체의 퀄리티를 위해서라도 한국인 멤버의 비중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멤버 간의 소통 문제가 있습니다.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K-POP 아이돌이라도 기본적인 소통은 당연히 한국어로 이루어집니다. K-POP 아이돌로 데뷔하는 외국인 멤버들은 대부분의 경우 한국 회사에서 몇 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며 한국어를 마스터하기 때문에 데뷔 시점에는 언어와 생활 등이 한국인 멤버들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걸스플래닛 999는 한국 회사 소속이 아닌 참가자가 많아서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 참가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 데뷔 멤버에 한국인 멤버가 소수만 발탁된다면 이 그룹 자체가 한국어 의사소통이 어정쩡한 상태로 한국 활동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데뷔 후 한국어 실력이 느는 속도도 그룹 내 한국인 멤버의 비율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나게 될 테고요. 이런 멤버 간의 소통 문제는 고스란히 그룹의 퀄리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 노래를 부르는데 있어서도 당연히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부를 수 있는 멤버가 많아야 좋은 퀄리티가 나옵니다. 이런 퀄리티 문제에 더해 국내 대중의 반응까지 고려하면 역시 데뷔 그룹에서 한국인 멤버 수가 몇 명이 되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물론 외국인 멤버의 수도 중요합니다. 국내에서도 성공하면 좋겠지만 걸스플래닛 999는 일단 무조건 해외 팬덤, 특히 중국과 일본의 팬덤 확보를 목표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여러 기반 상황들을 놓고 봤을 때 걸스플래닛 999는 국내에서는 망하는 걸 충분히 각오하고 방송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망하더라도 해외 팬덤을 구축하면 그것으로 이 방송은 실패는 아니게 됩니다. 하지만 해외 반응마저 망한다면 진짜로 끝장이라고 할 수 있죠. 때문에 중국과 일본 멤버도 해외 팬덤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어느 정도는 뽑혀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종 데뷔 멤버 9명 에서 한중일 멤버 구성은 어느 정도 비율이 가장 적당할까요?

일단 한국인이 50% 이상이거나 가장 많아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 멤버도 너무 적어서는 안됩니다. 이 두 가지 조건만 고려한다면 최적의 멤버 구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5 일본2 중국2
또는
한국4 일본3 중국2

일본과 중국 멤버를 1명은 너무 적으니까 최소 2명 이상 넣는다고 봤을 때 역시 한국인 5명에 일본과 중국이 각 2명이 들어가는 게 베스트가 됩니다. 여기서 한국보다 좀 더 해외 팬덤에 치중한다면 한국인은 4명으로 하고(과반수 이하가 되지만 어쨌든 수는 가장 많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멤버를 한 명 추가하면 되는데 역시 중국보다는 일본이 나아 보입니다. 모두가 아는 대로 현재 K-POP 산업에서 중국인 멤버 리스크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중국인 멤버는 최소한이 되는 게 좋고 결국 2명 보다 많은 중국인 멤버가 뽑히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포스트를 쓰는 와중에 듣게 된 소식인데 걸스플래닛 999의 영상이 일본 유튜브에서 인동 1위를 했다고 합니다. CJ의 바로 직전 오디션인 ‘아이랜드’가 국내에서 시청률도 저조하고 사실상 망한 오디션이었는데도 일본에서 반응이 터져서 데뷔 그룹인 엔하이픈의 일본 데뷔 싱글의 초동이 무지막지하게 나오는 등 현재 일본은 K-POP 아이돌 오디션에 대한 관심의 열기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역시 현실적으로 걸스플래닛 999가 성공할 활로는 일본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스크가 큰 중국의 비중을 더욱 축소하고 일본의 비중을 키우는 방향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5 일본3 중국1
또는
한국4 일본4 중국1

이런 구성도 괜찮을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한국5 일본3 중국1의 구성은 쯔위가 중국이 아닌 대만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트와이스의 구성과 완전히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적 구성이 되면 역시 중국 쪽의 불만이 클 것이고 중국 팬덤은 고사하고 역풍으로 중국에 안티 팬덤만 생기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감수하고라도 중국 쪽을 완전히 손절하거나 최소화 하고 가는 것이 국내 활동을 위해서는 현명한 판단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최적의 멤버 국적 구성을 구상해본다고 하더라도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 일본인 멤버는 1~2명의 소수만 뽑히고 중국인 멤버가 다수가 되는 상황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조작이 마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엠넷이 미치지 않고서야 설마 또 조작을 하지는 않겠죠. 그런데 어떻게 조작이 없이 최적의 멤버 국적 구성을 맞출 수 있을까요? 최적을 맞추기는 고사하고 최악을 피할 수나 있을까요? 최악이라면 한국, 일본 다 떨어지고 중국인만 9명이 되는 상황이겠죠. 조작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개연성도 제로는 아니게 됩니다.

엠넷은 나름의 시스템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전장치란 것이 1화에서 공개가 되었습니다. 바로 셀(CELL) 시스템입니다.

걸스플래닛 999에서 새롭게 도입된 셀(CELL) 시스템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서 전우조입니다. 걸스플래닛 999에서는 합격과 탈락이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셀 단위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셀은 한중일 멤버가 각각 한 명 씩 들어간 3인 구성입니다. 즉 합격 인원수과 탈락 인원수가 언제나 한중일 동일하게 1:1:1이 되게 만드는 시스템인 거죠.

만약 이 시스템이 최종 데뷔 멤버 선정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최후에 3개의 셀이 남게 되고 멤버 국적은 한중일 3:3:3으로 이미 확정인 것입니다. 하지만 1화의 내용만 봐서는 이 셀 시스템이 최종 단계까지 유지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엠넷이 말한 대로 ‘안전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했듯 최적의 멤버 구성이 되려면 한국인 멤버가 가장 많고 중국인 멤버는 가장 적어야 합니다. 셀 시스템이 최종까지 이어져서 완성될 3:3:3의 구성은 절대로 최적의 멤버 구성이 아닙니다. 한국인 멤버가 너무 적고 중국인 멤버가 너무 많아요. 관점에 따라서는 망했다고 볼 수도 있는 구성이에요.

하지만 조작도 없고 셀 시스템도 없이 온전히 개인 투표 순위로 최종 데뷔조를 만든다면 이보다 더 최악의 구성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앞에서 최악의 경우로 예를 든 중국인만 9명이 뽑히는 상황도 나올 수 있고 꼭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한국인이 1~2명만 뽑히거나 중국인 4~6명 정도로 최다 구성이 되는 경우도 그야말로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와 비교하면 3:3:3 구성은 선녀입니다. 


말했듯이 절대 3:3:3도 최적의 구성은 아니에요. 최적은 고사하고 이것도 망한 구성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쁜 구성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에 최악을 막고자 하는 안전장치로 셀 시스템이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중간단계까지 셀 단위 집계를 하면서 당락을 결정지을 테지만 그와 별개로 개인별 집계도 당연히 할 것입니다.(아마 개인 순위도 공개를 하겠죠) 그런데 중간까지의 집계 추이가 중국 쪽이 강세를 보이고 최종 데뷔조 구성에 대참사가 벌어질 거 같다 싶으면 마지막 최종 멤버를 셀 시스템을 적용해서 3:3:3으로 확정해버리면 되는 것입니다. 즉, 나올 수 있는 최악의 경우가 3:3:3이고 이보다 나쁜 경우는 반드시 막을 수 있는 것이죠. 제가 3:3:3이 좋지 않다고 했지만 국내 인기를 다소 포기하고 철저히 해외 인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아주 나쁜 구성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은 멤버 구성을 위해서는 역시 3:3:3 보다는 한국인 멤버 수가 더 많고 중국인 멤버수가 적게 뽑힐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프로그램의 중간단계까지의 집계 상황이 중국 멤버는 저조하고 한국과 일본 멤버가 강세를 보인다면 최종 데뷔 멤버 선발에서는 셀 시스템을 포기해버릴 수 있습니다. 즉 개인 순위로 선발을 하게 되고 의도한 대로 중국인 멤버가 저조한 득표를 하게 되면 3:3:3보다 나은 구성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대책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최종 투표 이전까지는 분명 중국인 득표가 저조했는데 최종 득표에서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거든요. 때문에 최종 득표에서 셀 시스템을 포기하는 것은 매우 큰 모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아마 제작진이 엄청난 고민을 할 거 같아요. 끝까지 셀 시스템으로 선발한다면 3:3:3 확정으로 최악의 경우는 피하게 되지만 3:3:3보다 나은 구성을 위해서 셀 시스템을 포기하면 역으로 더 안 좋은 구성이 나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조작이 없는 순수 투표만으로 선발하는 시스템의 무시무시한 리스크인 겁니다. 만약 셀 시스템을 포기한다면 걸스플래닛 999의 최종화는 역대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선발식이 될 것입니다.

걸스플래닛 1화의 반응을 보면 생각보다 일본인 참가자들의 실력이 굉장히 좋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인 참가자들의 수준이 기대 이상이기도 하지만 방송에서 확실히 중국 보다는 일본을 밀어준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역시 제작진도 아는 것이죠. 걸스플래닛 999가 성공할 수 있는 활로는 일본에 있다는 것을. 


어찌되었든 여러 논란 속에 방송이 시작되어 버렸습니다. 1화의 저조한 반응을 반전시키고 차츰 국내에서도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국내에서 (모두의 예상대로)망하더라도 처음부터 목표로 삼았던 해외를 공략하며 중국의 리스크를 극복하고 일본의 활로를 잘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인지. 걸스플래닛 999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내게 될지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서즐라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즐기는 라이프
트위터 @dsz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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