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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이슈와 기획

수십개국 동시개봉한 재난영화 ‘문폴’, 한국은 왜 늦게 개봉?

by 대서즐라 202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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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빨리 개봉하는 걸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인구수 대비 극장 관람 영화 시장의 규모가 크기도 하고 이슈와 입소문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한국 대중의 특성상 한국 개봉 후의 반응과 성과가 차후 다른 국가나 2차 시장을 공략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뿐 아니라 이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빨리 개봉하는 편입니다. 규모 있는 대작 상업영화의 전 세계 수십 개국 동시 개봉은 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풍경이 되었죠. 물론 예외적으로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늦게 개봉하는 국가가 있기도 한데, 한국의 경우는 이런 예외적인 케이스를 거의 보기가 어렵습니다. 어지간한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빨리 개봉하면 했지 더 늦게 개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문폴-포스터

 

재난영화 전문 감독으로 명성이 높은 롤랜드 ‘지구뿌셔’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문폴’은 2월 초라는 이른 시기에 개봉하게 되어 사실상 2022년에 개봉하는 첫 번째 블록버스터 영화로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은 작품입니다. 물론 그렇게 기대치가 높은 영화는 아닙니다. 진정으로 영화팬들을 열광시킬 초특급 블록버스터 대작이라면 3월에 개봉할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같은 영화를 들 수 있습니다. 문폴은 더 배트맨에 비하면 블록버스터 기대작으로서는 한없이 급이 낮은 영화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감독입니다. 롤랜드 에머리히가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같은 재미있는 재난 블록버스터를 많이 만들어서 ‘재난영화의 대가’로 명성이 높지만 이제는 이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요즘 트렌드에서 벗어난 낡은 것이 되었고 최전성기 시절에도 비평적으로는 아쉬운 점을 많이 지적받은 감독이었거든요. 재난영화의 대가라고는 해도 오히려 최근 작품 중에서는 재난영화가 아닌 작품이 더 볼만합니다. ‘미드웨이’ 같은 전쟁 영화는 꽤 괜찮은 완성도로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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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명성과 위상이 최전성기 시절에 비해 많이 내려온 상태다 보니 이런 대작을 만든다고 해도 자본이 잘 모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물간 감독이나 한물간 스타 배우들의 작품은 최근에는 중국 자본을 많이 투자받아서 제작되는 추세입니다. ‘문폴’ 역시 중국의 ‘화이 브라더스’가 투자한 영화입니다. 우리가 경험으로 알고 있듯이 중국의 자본(과 영향력)이 들어간 영화는 어째서인지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역시 예상대로 문폴은 개봉 후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현재 포스팅 작성 시점 기준으로 로튼토마토 평점이 40%인데 최악의 망작까지는 아니어도 단점이 아주 많은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정도는 다들 예상했잖아요?

 

문폴-로튼토마터-평점

 

감독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영화의 소재와 스토리입니다. 달이 지구로 떨어진다...라는 정말 황당무계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든 스토리입니다. 상식적으로 달이 지구로 떨어지면 지구가 박살 나고 다 죽는 거지 무슨 내용이 있겠어요? 그런데 영화가 설마 그런 내용 일리는 없고 뭔가 인간들이 괴상한 과학 기술을 사용해서 결국 어떻게든 사태가 해결되거나 '2012'처럼 일부의 인간이 생존하는 식의 내용이 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달이 지구와 충돌하는 상황을 해결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생각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같은 상황 전개와 설정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내용인 겁니다. 확실히 이 영화에 대한 혹평의 주된 반응이 시나리오가 정말 바보 같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바보 같은 내용의 영화일지라도 볼거리는 충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감독 이름과 소재만 봐서도 대단한 걸작이 나올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극장 큰 스크린에서 달이 지구와 충돌하는 말도 안되는 스펙터클을 구경하는 재미만이 이 영화를 보러 가는 목적의 전부일 것입니다. 중국이 투자한 덕분에 어찌 되었든 1억 5천만 불이라는 빵빵한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니까요.

 

달이-지구로-떨어지는-재난

 

그런데 앞에서 저는 이 영화가 ‘개봉 후’ 평가가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네, 이 영화는 이미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 한국의 극장에서는 이 영화를 볼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다른 수십 개국보다 한 달이나 늦은 3월이 되어서야 한국 극장에 개봉하게 됩니다.

 

처음에 언급한 대로 한국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빨리 개봉하기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왜 문폴은 다른 나라들보다 한 달이나 늦게 한국에 개봉하는 것일까요?

 

물론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 세계 동시 개봉 일정에서 한국만 제외되고 개봉 날짜가 늦게 잡히는 경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드물지만 늦게 개봉하기도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사정이라면 경쟁 상영작의 상황이나 성수기 등 극장가의 흥행 환경과 관련된 것입니다. 모두가 아는 대로 극장가에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고, 사실 영화 흥행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바로 영화의 개봉 시기입니다. 관객이 극장으로 많이 몰리는 성수기 시즌에 개봉할수록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밖에 너무 강력한 경쟁작을 피해서 개봉을 미루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늦어지는 경우가 아주 가끔은 생깁니다. 그런데 정말 가끔, 극히 드문 케이스이고 왜 개봉이 늦어지는가의 사정도 대부분은 뻔히 보입니다.

 

하지만 문폴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영화가 다른 수십 개국에서 동시 개봉할 때 한국은 한 달이나 늦게 개봉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우주에서-사태를-해결하려는-주인공

 

보통 연초의 극장가는 설 연휴가 지난 후 비수기에 접어듭니다. 이 비수기가 보통 4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4월 말에 어린이날 대목을 노리는 영화들이 개봉해 포문을 연 후 5월 가정의 달과 학교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나들이 시즌이 시작되며 극장가에 다시 활기가 돌게 됩니다. 그러다 7월 말 여름 성수기에 절정을 이루게 되고요.

 

즉 개봉 시기를 생각해보면 3월이 2월보다 유리한 점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3월에 ‘더 배트맨’ 같은 강력한 경쟁작이 있는 반면 2월 극장가는 완전히 무주공산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나일강의 죽음’과 ‘언차티드’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상업 영화 라인업도 없는 데다 이 두 작품도 한국에서 그렇게 큰 흥행이 기대되는 영화는 아닙니다. 문폴이 정상적으로 2월에 개봉했다면 단연 2월 개봉작 중 최고의 화제작이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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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문폴이 전세계 동시개봉한 주간은 한국의 설 연휴가 있는 주간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신작 영화들이 보통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개봉하는 반면 한국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수요일 개봉이 일반적이고 그보다 당겨서 화요일에 개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2년 설연휴가 수요일까지 였기에 문폴이 수요일이나 화요일에 개봉했다면 휴일에 개봉하는 특수를 충분히 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나 영화의 평가가 안 좋을 걸로 예상한다면 입소문이 퍼지기 전인 개봉 초기에 바짝 당겨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설연휴 중인 휴일 개봉을 노려야만 합니다. 흥행을 위해서라면 연초의 한국 극장가에서는 그야말로 최적의 개봉 시기였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 최적의 개봉 시기를 포기하고 3월 개봉?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저는 이 포스팅의 제목에 ‘한국은 왜 늦게 개봉?’이라는 의문문을 썼지만 제가 명확한 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사나 수입사의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고 그저 궁예나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죠. 더군다나 만약 문폴의 한국 개봉이 늦어지게 된 사정이 ‘공식적으로 밝히기가 난감한 내용’이라면 더더욱 우리는 그 진실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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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알란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으로부터 시작된 모든 추리 소설의 명제-‘불가능한 가정들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남아 있는 것이 진실이다.’

 

문폴의 한국 개봉이 늦어지게 된 사정에 대한 여러 가지 가정 중에서 정말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딱히 제거할 논리가 없는 가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대통령 선거’입니다.

 

정말 황당하게도 ‘문폴’이라는 제목은 한국 한정으로 특정한 정치적 상황을 연상시킵니다. 문폴의 의미는 ‘달이 떨어진다’입니다. 그냥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거대한 재난을 두 단어로 요약한 제목이지만, 한국에서는 이 두 개의 단어가 ‘시국’과 맞물려서 아주 민감한 의미를 갖습니다.

 

영화-제목-MOONFALL

 

‘문(Moon)’은 현직 한국 대통령의 이름(last name)입니다. 그리고 ‘폴(fall)’은 ‘떨어진다’는 의미인데 이게 선거 상황에서는 패배를 의미합니다. 즉, 한국의 시국에 맞물려서는 문과 폴이라는 단어를 붙여 놓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물론 한국은 중임제가 아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에 나올 일은 없고,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당의 후보가 패배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즉, ‘문폴’이라는 영화 제목이 현재 한국의 시국에서는 대단히 민감한 정치적 메시지를 품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저 달이 지구로 추락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제목일 뿐이고 이런 것에 정치적 메시지 어쩌구 하면서 신경 쓰는 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하지만 원래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특히나 지금 대한민국 대선 판도는... 뭐라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난장판과 대혼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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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가정을 증명할 방법은 절대 없을 겁니다. 다만 제가 궁금한 것은 이 영화의 정확한 개봉 날짜입니다. 3월에 개봉한다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3월 9일입니다. 만약 3월 9일 전에 이 영화가 개봉한다면, 대통령 선거를 ‘피해서’ 개봉하는 것은 아닌 셈이 됩니다. 이 경우는 오히려 선거를 피한 것이 아니라 노린 것이 되겠죠. 즉,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피해서 개봉일을 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이슈가 가장 뜨거워질 시점(3월 초)을 개봉일로 잡아 더욱 큰 흥행을 노리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3월 9일이 수요일이고 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는 한국에서 수요일에 개봉하니 딱 문폴의 개봉일을 3월 9일로 잡으면 어그로 끄는 걸로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겁니다.

 

문폴-전세계-개봉시기

 

하지만 정말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사정으로 한국에서의 개봉이 늦어지는 거라면 역시 대통령 선거를 ‘피하는’ 쪽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로 개봉 날짜를 잡을 것입니다.

 

물론 애초에 대통령 선거와 전혀 무관한 상황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아무리 제목이 문폴이라도 대통령 선거 때문에 한국 개봉이 늦어진다는 발상은 너무 터무니없고 음모론 적입니다. 애초에 증명할 방법도 없는 가정이고요.

 

다만 저는 문폴이 전 세계 수십 개국과 동시 개봉으로 한국에서도 2월 초에 분명히 개봉할 거라 예상하고 기다려왔기에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하는 지금 상황이 조금 난감합니다. 영화의 평가가 안 좋기는 하지만 저는 대체로 평가가 엄청 나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라도 극장에서 대부분 재미있게 봤습니다. 달이 지구로 떨어지는 영화라는데 이런 종류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난-블록버스터-스펙터클

 

저는 사실 저런 음모론 적인 발상이 처음 떠올랐을 때 최악의 경우 이 영화를 한국 극장에서 못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주 좋지 않은 징조가 하나 있었는데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예정작들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네이버 영화’ 사이트에 그 영화의 제목과 정보들이 등록이 되는데 문폴은 제작이 완료되고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까지도 네이버 영화에 등록이 안되어 있었습니다. 이때 뭔가 한국에서 문폴이라는 영화의 존재 자체가 지워져 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후 3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공식 국내 포스터가 공개되고 나서야 네이버에 이 영화가 등록이 되더군요. 롤랜드 에머리히 같은 유명한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이렇게 늦게 등록된 경우는 과거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개봉이 늦는 것도 그렇고 문폴의 한국 개봉은 여러 가지로 ‘평범하지 않은’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늦게라도 개봉을 하니, 개봉하면 바로 극장으로 달려가서 즐겁게 감상할 것입니다. 3월에는 ‘더 배트맨’이라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도 개봉해서 2월보다는 훨씬 극장에 갈 맛이 날 것 같습니다. 거기에 대통령 선거까지 있으니, 여러가지 의미로 참 ‘스펙터클한’ 대한민국의 3월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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