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31일 오전, 미국 시각으로 3월 30일에 할리우드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할리우드 최고의 남자 배우 중 한 명이자 액션스타였던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가 실어증 진단과 인지 능력 감퇴가 원인으로 배우 활동 은퇴를 발표하였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는 1955년생으로 현재 60대 후반의 나이인데 노년이 되어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70세가 되기 이전의 은퇴는 상당히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라고 해도 5~60대 때부터 건강이 악화되어 일상적인 생활에 어려워지는 케이스도 여전히 많으니 브루스 윌리스의 나이라면 병이 원인이 되어 은퇴하는 것도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은퇴를 하는 것이고 그 이상으로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앞으로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테지만 더 이상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를 보지 못하게 된 건 영화팬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어증은 어떤 병인가?
실어증은 간단히 말해서 말을 잘 하지 못하게 되는 병을 말합니다. ‘언어 기능 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언어의 동물이고 ‘언어’라는 소통 도구 자체가 고도의 두뇌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머릿속에서 개념을 정리해 단어를 끄집어내고 문장으로 구성해 발성 기관을 통해서 내뱉는 것이 ‘언어 활동’인데, 인간의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이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실어증을 일으키는 뇌손상은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흔히 생기게 되는 혈관 관련 질환이 원인입니다. 인간이 병으로 사망하게 되는 양대 원인이 암과 혈관 질환이죠. 혈관 질환 중에서도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은 발병하는 순간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병입니다. 유명인 중에서도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이나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례가 굉장히 많습니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 중 하나가 말을 더듬거나 어눌하게 하는 언어 장애 증상입니다.
특수한 병을 앓고 있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대표적인 성인병인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의 영향으로 혈관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이 원인이 되어 뇌 기능 장애가 발생하게 됩니다. 브루스 윌리스도 60대 후반의 나이이니 결국 뇌혈관의 문제로 실어증, 인지 능력 감퇴,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당장 목숨이 위험한 심각한 뇌 질환의 증세는 아닌 듯 하고 앞으로 잘 관리하면 충분히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대사를 암기해 카메라 앞에서 언어적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기에 정상적인 언어 활동이 불가능한 뇌의 상태라면 당연히 일은 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배우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직업들이 정상적인 뇌 활동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에 뇌 기능이 나빠진 상태에서는 일을 은퇴하는 것 외에는 거의 선택지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액션스타이자 명배우, 브루스 윌리스
브루스 윌리스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할리우드 남자 배우 중 한 명입니다. 전성기 시절에는 할리우드에서 인기와 명성의 정점을 찍었던 배우예요. 물론 그 전성기 시절이 90년대와 2000년대까지라서 2020년대가 된 요즘에는 젊은 층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배우일 수도 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는 1988년에 나온 액션 영화의 전설적인 명작 ‘다이하드’에 출연하면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이후 다이하드 시리즈의 후속작들과 마지막 보이스카웃, 스트라이킹 디스턴트, 라스트 맨 스탠딩, 제5원소, 아마겟돈 같은 액션 영화들에 주로 출연하며 당대 최고의 액션스타로 활약했습니다. 물론 그저 액션스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할리우드의 최정상급 남자 배우로서 죽어야 사는 여자, 펄프 픽션, 컬러 오브 나이트, 12몽키즈, 식스 센스 같은 다양한 장르의 화제작들에도 많이 출연했습니다.
2010년대까지도 5편까지 제작된 다이하드 시리즈와 지아이조, 레드 등 대작 액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오다가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A급 메이저 영화가 아닌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영화들에 많이 출연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때부터 뇌 기능 장애의 전조 증상이 있어서 수준 높은 연기와 많은 대사의 소화가 필요한 메이저급 영화가 아닌 간단한 대사와 단순한 연기로 소화할 수 있는 비주류 영화들 위주로 출연한 것이라고 합니다. 배우 활동이 가능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은퇴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영화를 찍어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이죠. 브루스 윌리스는 2번의 결혼을 했는데 첫 번째 아내인 데미 무어와 3명의 딸을 낳았고 두 번째 아내인 엠마 헤밍과는 2명의 딸을 낳아서 아들이 없이 딸만 다섯을 둔 아버지입니다.
브루스 윌리스의 대표작들
브루스 윌리스가 얼마나 대단하고 유명한 배우였는지는 엄청나게 많은 그의 대표작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스타이자 명배우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대표작 10편을 소개하고 이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이하드 시리즈 (1988~2013)
브루스 윌리스가 ‘존 맥클레인’이라는 이름의 경찰로 등장하는 다이하드 시리즈는 액션 장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리즈 중 하나이며 단연 브루스 윌리스의 최고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보이스카웃 (1991)
8~90년대 최고의 액션 영화 감독이었던 토니 스콧의 작품 ‘마지막 보이스카웃’도 브루스 윌리스의 초창기 액션 장르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죽어야 사는 여자 (1992)
액션스타이던 브루스 윌리스가 성형외과 의사 역할로 출연해 색다른 이미지 변신을 보여준 흥미로운 공포-코미디 장르의 영화입니다.
펄프 픽션 (1994)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세계적인 거장이라는 명성을 안겨준 걸작 펄프 픽션에서도 브루스 윌리스는 인상적인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줍니다.
12 몽키즈 (1995)
타임슬립 소재의 SF 장르이자 전염병 아포칼립스 장르의 명작 중 하나로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제5원소 (1997)
뤽 베송 감독이 만든 SF 액션 대작으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의 대표작임과 동시에 최고의 액션 여배우인 밀라 요보비치의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아마겟돈 (1998)
소행성 충돌 소재의 SF 재난 블록버스터로 마이클 베이와 브루스 윌리스의 최전성기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식스센스 (1999)
‘브루스 윌리스가 OO이다’라는 반전 스포일러가 아주 유명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대표작입니다.
언브레이커블 (2000)
M. 나이트 샤말란 식 슈퍼히어로 영화로 이 작품의 후속작 격인 2019년 작품 ‘글래스’가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마지막 A급 메이저 영화입니다.
씬 시티 (2005)
프랭크 밀러의 명작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브루스 윌리스가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너무도 멋지고 강렬한 액션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몇 년 전에 본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이가 어린 아이돌 출연자(트와이스)들이 케빈 코스트너와 브루스 윌리스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서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고, 모든 좋은 것들은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원할 것입니다(아마도).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영화광들도 계속 등장할 것입니다. 이제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지만, 그의 대표작들과 캐릭터, 연기들은 후대의 영화 팬들에게도 계속 이어지며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 연기자로서의 삶을 내려놓게 된 브루스 윌리스가 앞으로 건강 관리를 잘 하면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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