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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이슈와 기획

모가디슈/방법/싱크홀/인질, 여름 기대작 흥행전망

by 대서즐라 2021.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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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방법/싱크홀/인질, 여름 기대작 흥행전망

2021년 여름 성수기 극장가의 흥행 제왕을 노리는 한국 영화계 텐트폴 영화들의 라인업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롯데 배급의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CJ 배급의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 쇼박스 배급의 ‘싱크홀’(감독 김지훈), NEW 배급의 ‘인질’(감독 필감성)입니다. 개봉일은 모가디슈와 방법이 7월 28일이고, 싱크홀과 인질은 각각 8월 11일과 18일입니다.

매년 여름 시즌은 1년 중 극장가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최대의 성수기 시즌입니다. 한국 극장가 역사상 천만 관객 영화가 가장 많이 나온 시즌이고 국내 주요 배급사들도 이 시기에 그 해 최고 기대작인 라인업을 배치시킵니다. 언젠가부터 이런 영화들을 ‘텐트폴 영화’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텐트폴은 텐트를 받치는 지지대를 의미하는데 텐트폴 영화는 말 그대로 한국 영화산업을 (수익적으로)지탱하는 영화라는 의미입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국 영화 산업은 (한국의 다른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고 수익은 고사하고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하는 많은 실패작들의 손실을 초대박 흥행을 터트리는 소수의 성공작들이 보전하며 산업을 유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이기에 특히나 성수기 흥행이 정말 중요합니다. 한국 극장가도 시기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심해서 성수기 시즌에 극장을 찾는 관객의 숫자가 연간 총 관객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름 성수기 시즌은 한국 영화 산업의 한해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시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영화 산업은 큰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 시국 때문입니다.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흥행 소식은 완전히 끊어져 버렸습니다. 200만 관객 이상 동원한 한국영화가 작년 8월에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후로는 한 편도 없는 실정입니다. 100만 관객 이상 동원한 한국영화도 작년 11월에 개봉한 ‘도굴’이 마지막입니다. 올해는 아직 어떤 한국 영화 개봉작도 백만 관객 돌파를 못한 것입니다. 5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조차 ‘발신제한’ 단 한 편 뿐입니다. 

발신제한


원래 매년 이맘때 여름 텐트폴 영화들의 라인업이 공개되면 ‘어떤 영화가 천만 관객을 찍을까?’ 라는 예상과 기대가 영화팬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주제였습니다. ‘여름 텐트폴 영화’는 ‘천만 관객을 노리는 영화’와 사실상 동의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시국. 작년 11월 이후 무려 8개월 동안 100만 관객을 넘긴 한국 영화도 한 편도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마지막 천만 관객 영화는 2019년 12월에 개봉한 ‘겨울왕국2’ 입니다. 한국영화는 2019년 5월에 개봉한 ‘기생충’이 마지막이고요. 다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는 건 코로나 시국이 종결되지 않는 한 힘들어 보입니다. 한국 극장가에서 다시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온다면 그것이 ‘코로나 시국이 완전히 종결 되었다’ 라는 일종의 선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겨울왕국2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성수기는 성수기입니다. 천만 관객은 절대 무리일 테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 흥행작이 참으로 오랜만에 나올 수 있을 거라 기대되는 시기입니다. 사실 올해 한국 영화의 흥행이 절망적이긴 했지만 외화는 200만 이상 흥행작이 상반기에만 세 편이나 나오면서(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소울)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저도 작년까지 전혀 극장에 가지 않다가 올해부터 다시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성급하지만 다시 관객이 조금씩 극장을 찾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시킬 수 있는 것이 다가올 여름 성수기 시즌입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하지만 아주 낙관적인 전망은 하지 않겠습니다. 코로나의 일일 확진자가 천명 대를 돌파한 상황이고 백신 수급 역시 암울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여름 성수기라도 현재의 심각한 코로나 상황이라면 기대보다 훨씬 저조한 관객이 극장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예 성수기 특수란 것 자체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국내 메이저 4대 배급사는 오랜만에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는 나름대로 쟁쟁한 라인업을 출격시키려고 합니다. 성수기 특수니 뭐니 해도 결국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건 ‘시기’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니까요. 그렇다면 이 라인업들이 어느 정도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그 면면을 한 작품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모가디슈 (배급 롯데, 감독 류승완, 개봉일 7월 28일)


올 여름 텐트폴 영화 중에서 단연 가장 화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모가디슈 입니다. 베테랑으로 1300만 관객의 초대박 히트를 터트린 흥행 감독 류승완의 신작이고 김윤석, 조인성을 투톱 주연으로 내세운 캐스팅도 화려한 편입니다.

영화의 소재나 내용을 보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벤 애플렉 감독의 ‘아르고’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르고’는 정말 끝내주게 재미있는 영화인데 탈출 상황의 긴박감을 엄청난 스릴과 서스펜스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모가디슈가 추구하는 영화적 재미도 ‘아르고’와 유사한 방향일 것입니다. 아르고의 압도적인 스릴과 서스펜스는 벤 애플렉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모가디슈에서 류승완 감독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아르고의 서스펜스를 따라갈 수 있을지가 이 영화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대사관 직원들이 협력해서 탈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또 뭔가 민족주의적인 신파 요소가 상당히 들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민족주의적 요소가 작품 내에서 강하게 그려진다면 흥행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몇 년 전 남북 정상 회담을 하고 한창 분위기가 좋았던(?) 때라면 모를까... 요즘은 한국 대중들에게 북한(+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최악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물론 그런 요소가 있더라도 아르고 처럼 끝내주게 스릴 넘치는 영화로 완성이 된다면 그것이 흥행을 결정지을 가장 확실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과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2. 방법: 재차의 (배급 CJ, 감독 김용완, 개봉일 7월 28일)


‘국내 4대 메이저 배급사’라고는 하지만 단연 국내 영화 산업을 이끌어가는 최대의 배급사는 CJ입니다. 영화 산업 뿐만이 아니죠. 방송이나 음악 등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서 CJ의 영향력은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당연히 성수기 개봉 라인업에서도 영화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CJ의 라인업입니다. 그런데 CJ가 이번 여름 성수기에 내놓은 작품은 2020년에 방영되었던 tvN의 드라마 ‘방법’의 극장판 스핀오프 영화입니다. 드라마의 극장판이 무조건 흥행에서 불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1년 중 최대 성수기 시즌에 내놓은 라인업으로는 조금 의아한 게 사실입니다.

만약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CJ는 절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겠죠. 물론 CJ는 2019년에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라는 드라마 극장판으로 450만 명이 넘는 상당한 흥행 성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원래 여름 성수기는 천만 관객을 노리는 영화를 라인업으로 배치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으로 천만 관객은 고사하고 500만 관객조차도 거의 불가능의 영역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CJ는 ‘방법: 재차의’라는 의외의 라인업을 이번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게 된 것입니다.


솔직히 이 영화의 흥행이 어느 정도일지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시청률 기록을 보니 케이블 드라마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성공은 분명 극장판의 흥행에는 긍정적인 사인입니다. 애초에 드라마가 성공했기 때문에 극장판이 나오게 된 것이겠지만요. 그런데 저같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 영화가 얼마나 당길 수 있는지는 좀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 같은 경우는 마동석의 우람한 덩치가 포스터에 떡하니 박혀 있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를 안 본 사람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됩니다. 내용이나 소재도 한국 상업 영화에서 익숙하게 봐 온 것들이고요. 그런데 방법은 그렇게 쉽게 대중적인 어필이 되는 내용이나 소재가 아닙니다. 제가 드라마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예고편만 봤는데, 그냥 혼란스럽더군요. 무슨 내용인지, 어떤 스타일의 작품인지도 전혀 모르겠고 별로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더군요. 

이 드라마의 인기와 인지도가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면 예상 밖의 흥행을 할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올여름 개봉하는 4대 배급사의 텐트풀 영화 라인업 중에서는 흥행 전망이 가장 어두워 보인다는 관측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 싱크홀 (배급 쇼박스, 감독 김지훈, 개봉일 8월 11일)


올 여름 개봉하는 4대 배급사의 텐트폴 라인업 중에서 제가 가장 보고 싶은 영화는 ‘싱크홀’입니다.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직관적으로 받은 느낌이 그렇습니다. 그냥 포스터만 봐도 직관적으로 어떤 영화일지, 어떤 내용일지, 어느 정도로 재미가 있을지 파악이 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예고편을 보면 또 예상과는 다른 요소가 몇 가지 있더군요. 김지훈 감독의 전작 ‘타워’처럼 단순한 재난물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이 의문스러운 요소들은 대체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쪽입니다. 현재까지 이 영화에 대해 공개된 모든 정보들이 다 흥미롭습니다. 모가디슈와 방법은 극장에서 볼지 말지 아직 고민 중인데, 싱크홀은 어지간히 평이 안 좋지 않은 이상은 결국 극장에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개봉일은 8월 11일입니다. 원래 여름 성수기의 최대 대목 기간은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둘째 주까지의 3주간의 기간입니다. 여름 성수기에 개봉해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은 모두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개봉일을 잡았습니다. 가장 늦었던 개봉일이 베테랑이 개봉했던 8월 5일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마 도쿄 올림픽의 영향으로 4대 배급사의 텐트풀 라인업 중 두 편의 영화가 8월 10일 이후에 개봉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성수기 대목에 대한 기대치도 크지 않은 데다 도쿄 올림픽이라는 변수까지 고려하면 이런 선택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보통의 여름 성수기라면 8월 11일 개봉이 7월 말에 개봉하는 다른 텐트폴 영화들에 비해 흥행에는 불리한 조건이라고 해야겠지만, 올해 만큼은 의외로 이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면 알 수 있겠죠. 현재로서는 여름 성수기 흥행의 왕좌는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대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인질 (배급 NEW, 감독 필감성, 개봉일 8월 18일)


인질은 조금 독특한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의 내용과 장르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납치극입니다. 납치된 사람은 황정민입니다. 황정민이 ‘배우 황정민’ 본인 역할로 영화에 출연합니다. 

왜 주인공이 가상의 캐릭터가 아니라 굳이 ‘배우 황정민’ 본인 역할인 걸까요. 이유는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내용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 실화란 바로 2004년에 있었던 중국 배우 오약보 납치사건입니다. 사건의 타이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실제 중국의 유명 배우가 납치되었던 사건인데, 사건의 상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결국 납치된 배우는 무사히 풀려나거나 구조가 된듯 합니다. 이런 사실 자체가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실화를 영화화한다고 해도 반드시 영화 내용을 실화 그대로 만들 필요는 없으니 결말의 내용을 바꿀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사건은 이미 중국에서 먼저 영화화가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먼저 만들어진 영화의 제목은 ‘세이빙 미스터 우’입니다. 그래서 인질은 공식적으로 ‘세이빙 미스터 우’의 리메이크 영화입니다. ‘세이빙 미스터 우’에는 납치사건의 실제 피해자인 오약보가 출연했습니다. 본인 역할로 출연한 건 아니고(영화의 피해자 역할의 배우는 유덕화이고 영화 속 캐릭터도 오약보가 아닌 가상의 인물입니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 역할로 출연했다고 하더군요. 가상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원작과는 달리 인질은 황정민을 실제 본인 역할로 출연시키는 과감한 수를 두었습니다. ‘실제 배우 납치 사건’이라는 영화의 소재에 강렬한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함이겠죠.

‘세이빙 미스터 우’라는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황정민 주연으로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 정도라면 아마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영화를 리메이크한 ‘인질’ 역시 재미있게 잘 나왔을 거라 기대할 수 있겠고요. 그런데 막상 예고편을 보니 그렇게 막 ‘필’이 오지는 않는데요... 필감성이라는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라는데 역시 완성도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봉일도 여름 성수기의 끝물 시점이고 전반적으로 큰 흥행을 기대할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리


이렇게 네 편의 2021년 여름 텐트폴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앞에서 언급한 대로 올해 한국영화가 아직 한 편도 100만 관객 돌파를 못했습니다. 설마 이 네 편의 텐트폴 영화조차도 모두 100만 관객 돌파를 못하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만 관객이야 돌파하더라도 그 이상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현실적인 목표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네요. 솔직히 200만 부터는 꽤 만만치 않아 보이거든요. 일단 1차 적인 목표는 현재까지 2021년 개봉작 중 흥행 1위를 기록 중인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의 성적 228만 명을 넘기는 것이겠죠. 그 후에는 300만, 400만으로 목표치가 올라갈 텐데 솔직히 현재 코로나 시국과 극장가 상황으로는 300만도 까마득한 장벽처럼 느껴집니다. 뭐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영화가 개봉해 보면 알 수 있겠죠. 영화 흥행이란 언제나 예측하기 힘든 것이니까요.


대서즐라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즐기는 라이프
트위터 @dsz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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