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보더랜드 시리즈의 세계관과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롭고 완성도가 높으며, 이 세계에 살고 있는 NPC들 또한 아주 매력적이고 개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최고의 캐릭터라면 단연 목시(Moxxi)라고 생각합니다. 보더랜드 시리즈가 온갖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향연이지만 그중 목시의 매력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게임 보더랜드에 등장하는 가장 매력적인 NPC인 목시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코스프레 욕구 자극하는 섹시한 캐릭터 디자인
보더랜드는 카툰 느낌의 독특한 그래픽으로 표현된 흥미로운 디자인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독특한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디자인이 이 게임의 정체성이자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갖 다양한 디자인 컨셉의 캐릭터들 중에서 목시의 디자인이 게임 안에서 가장 눈길을 끕니다. 섹시한 술집 여주인이 기본 컨셉인데 당연히 매우 과감한 노출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가슴 라인이 깊게 파인 서양 고전 드레스 풍이 기본 상의 컨셉인데 때로는 어깨까지 모두 드러낸 란제리 스타일의 착장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가슴 라인이 매우 강조되어 있고 왼쪽 윗가슴에 하트 모양 타투로 포인트를 주었죠.
하의도 란제리나 수영복 같은 느낌으로 하체의 굴곡과 다리 라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깊은 트임으로 갈라진 상의의 천으로 살짝 하체를 덮고 있죠. 양쪽 다리에 서로 다른 모양의 스타킹을 신고 있는데 한쪽은 그물 스타킹, 한쪽은 스트라이프 무늬입니다. 스프라이프는 상의에도 깃이나 소매에 들어가 있고요. 목시의 또 다른 상징인 멋들어진 실크햇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거의 가부키 분장 수준으로 하얗게 떡칠을 한 과한 메이크업도 목시의 디자인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양 볼에 붉은 연지를 찍고 입술 위에는 애교점, 짙은 눈 화장은 의도적으로 화장이 흘러내린 것 같은 눈물 라인을 그려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목에는 아프리카 부족풍의 초커, 허리에는 탄띠, 그리고 양손에 가죽 반장갑과 높은 굽의 가죽 부츠를 착용하면 너무도 섹시하고 멋진 목시의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보더랜드에 등장하는 참신하고 개성적인 캐릭터 디자인 중에서 목시 만큼 코스프레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을 없을 것입니다. 섹시 컨셉의 코스프레로 매우 각광받을 만한 디자인이죠. 실제로 서양권의 코믹콘이나 오덕 관련 행사에 목시의 코스프레는 굉장히 흔하게 목격됩니다. 섹시함을 극대화했음에도 의상 자체는 타이트하고 견실한 데다 소품도 많이 달고 핵심적인 포인트 디자인들이 많아서 안정적이고도 눈에 띄는 코스프레 연출이 가능한 디자인입니다. 여성 코스플레이어들이 사고(?)의 위험 없이 섹시함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캐릭터인 것이죠.
이렇게 멋진 디자인의 캐릭터이다 보니 게임 플레이어들에게도 아주 인기가 좋고 팬아트도 많은 데다 서브컬처계에서 게임 NPC로는 상당한 인기를 끄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보더랜드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두는데도 나름 지분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근히 게임 내에서 역할도 많거든요.
보더랜드 세계의 인맥왕, 마성의 여인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 목시를 만나면 웬 섹시한 아가씨가 자기~ 자기~ 하면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예리하게 관찰하면 몸매는 소위 말하는 ‘폭탄 다이너마이트’ 몸매이긴 하지만 얼굴은 엄청 두꺼운 화장으로 떡칠해 있고 뭔가 묘하게 관록이 느껴집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조금씩 밝혀지는 목시의 실체는 아주 충격적입니다.
일단 목시에게는 다 자란 자녀들이 여러 명 있습니다. 그중에는 스쿠터, 엘리라는 게임 내에서 아주 비중이 큰 NPC들도 있고요. 뭐 스쿠터와 엘리가 얼굴이 아주 노안이라도 치고 최대한 나이를 젊게 본다면 20대 초반 정도로 볼 수 있으니 목시가 10대 때 둘을 낳았다면 아직 30대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죠. 하지만 계속 밝혀지는 목시의 사정들을 보면 아주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입니다.
보더랜드에 등장하는 온갖 캐릭터들과 끈적한 연애사로 얽혀 있는데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외모 취향 또한 일관성 따위는 없습니다. 정말 얼토당토않은 인물까지도 과거에 목시의 연인이었다는 설정이 붙어있습니다. 그냥 온갖 인간들을 다 홀리고 다니는 여인인 거예요. 정말 마성의 여인이라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목시와 연애사로 얽힌 대부분의 인물들은 목시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목시가 플레이어에게 하는 의뢰 중 상당수가 자신과 끈적한 과거사로 안 좋게 엮여 있는 인물들을 처단해달라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게임 내에서 사이드 퀘스트이기는 한데 목시의 이런 퀘스트들이 대부분 사이드 퀘스트 중에서도 비중과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보더랜드 세계의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도 때로는 목시의 개인사를 해결하는데 더 많은 노력과 고생을 한다는 느낌마저 들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플레이어는 목시의 의뢰를 거절할 수가 없습니다. 변변한 보상조차도 안 주지만 목시의 마성에는 넘어가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가 아니라 돈 주고 산 게임이니 당연히 게임 내 모든 퀘스트는 다 해결해야지요.
다만 퀘스트가 너무 빡세서 목시가 좀 짜증 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목시의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엄청나게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다 플레이어 또한 목숨이 오락가락하거든요. 뭐 실제로 게임 내에서 여러 번 죽기도 하고 그게 원래 플레이어의 운명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역시 목시는 매력적입니다. 보더랜드 3편부터는 한국어 더빙도 되었는데 한국 성우(이명희)가 목시의 매력을 잘 살려서 더빙을 매우 잘했더군요. 사실 클랩트랩을 제외하면 더빙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괜찮았죠. 게임을 하다 보면 내내 NPC들이 통신으로 떠들어대는데 역시 목시가 떠드는 목소리가 가장 듣기 좋고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보더랜드는 제 인생 게임 중 하나입니다. 디아블로 시리즈와 함께 제가 가장 많이 플레이한 시리즈 게임일 거예요. 1편과 2편은 엔딩을 수도 없이 봤고요. 3편은 사양이 너무 높아서 제 컴퓨터가 좀 버거워하는 데다(되기는 합니다) 최근에 게임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직 엔딩은 못 봤습니다. 나중에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한 후 제대로 즐기려고요.(그런데 코인 때문에 그래픽카드 가격이 너무 올라서 언제쯤 업그레이드가 가능할지...)
그리고 보더랜드는 최근에 실사 영화 제작도 확정되었죠. 그런데 캐스팅이 좀... 릴리스 역에 케이트 블란쳇, 테니스 역에 제이미 리 커티스, 목시 역에 지나 거손입니다. 뭔가 너무 나이 많은 배우들이 캐스팅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헤일리 베넷이 오리지널 캐릭터를 연기한다니 뭔가 이 쪽이 주인공인가 싶기도 하고...
목시 역의 지나 거손... 폴 버호벤의 ‘쇼걸’에 나오던 시절이라면 딱 맞는 캐스팅일 텐데 지금은 60을 바라보는 나이라... 뭐 목시가 사실 엄청 나이가 많은데 화장빨(?)로 저런 비주얼이 나오는 거라는 추측도 있으니 되려 적절한 캐스팅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아무튼 엄청 좋아하는 게임의 영화화라 기대는 많이 되는데 일라이 로스 감독의 연출로 어떤 영화가 나올지 잘 예상은 안 되네요. 목시를 비롯해서, 릴리스, 타이니 티나, 클랩트랩 같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멋지게 실사로 표현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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