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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이슈와 기획

방과후 설렘 ‘클라씨(CLASS:y)’ 데뷔 - ‘SHUT DOWN’의 훌륭한 완성도와 아쉬운 성적

by 대서즐라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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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방과후 설렘’을 통해 탄생한 그룹 ‘클라씨(CLASS:y)’가 데뷔 앨범 ‘CLASS IS OVER’를 발표하며 2022년 5월 5일에 정식 데뷔했습니다. 클라씨는 명형서(01), 윤채원(03), 홍혜주(03), 김리원(07), 원지민(07), 박보은(08), 김선유(08)의 일곱 멤버로 구성된 팀으로 포켓돌스튜디오의 자회사인 M25 소속으로 활동합니다.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은 걸그룹 다이아 출신의 조이현과 작곡가 라이언 전이 맡았습니다. 서바이벌 방송으로 데뷔한 그룹임에도 계약 기간은 일반적인 아이돌 계약과 같은 7년입니다.

 

 

데뷔 앨범 ‘CLASS IS OVER’에는 5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뭔가 발매 전에 ‘전곡 타이틀’이라는 이상한 방침을 내세워서 좀 의아했으나 실질적으로는 2번 트랙인 ‘SHUT DOWN’을 메인타이틀로 정해서 보통의 걸그룹처럼 활동하고 있습니다. 향후 다른 곡들의 뮤직비디오나 활동 일정이 추가로 공개될지도 모르지만요.

 

가장 중요한 얘기부터 해야겠죠. 데뷔곡 ‘SHUT DOWN’. 아주 좋습니다. 최근에 들은 걸그룹 노래 중에서 가장 제 취향인 곡입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 퀄리티도 너무 훌륭합니다. 좀비가 등장해서 트와이스의 데뷔곡인 ‘우아하게’의 짝퉁 느낌이 될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볼만한 뮤직비디오로 완성되었더군요. 요즘은 딱히 대형 기획사가 아니라도 뮤직비디오의 퀄리티는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멤버들도 좋았어요. 사실 방과후 설렘이 종영된 이후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생각했듯이 클라씨는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결과로 멤버가 뽑히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멤버들의 나이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현재 4세대 걸그룹의 중심 연령대라고 할 수 있는 04년생부터 06년생 라인까지가 전멸입니다. 방과후 설렘은 참가자들을 나이별로 분류해서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그룹을 나눠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연령대로 보면 3학년이 가장 걸그룹으로 데뷔하기에 이상적인 연령대였지만 최종적으로 3학년에는 한 명도 데뷔 멤버가 나오지 못했죠. 3학년 멤버 중에서 최애가 있었던 저에게는 특히나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중간 연령대가 텅 비어 버리고 언니들과 꼬맹이들로 구성된 언밸런스 그룹. 이래가지고서야 제대로 된 퀄리티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이런 상태로 준비를 해서 결국 데뷔를 했는데,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은 그림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여전히 뭔가 어색하게 언밸런스한 순간들이 보이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분명히 차츰 나아지고 적응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멤버 구성원의 언밸런스함과는 별개로, 뽑힌 멤버들의 매력과 역량은 매우 출중해 보입니다. 저는 걸그룹마다 뭐랄까- ‘보물’이라고 부르고 싶은 멤버들이 있는데요. 사실 방과후 설렘 방송 때는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데뷔 후에 정말 보물로 보이는 멤버가 이 팀에 두 명이 있어요. 바로 원지민과 박보은입니다.

 

 

원지민은 방과후 설렘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던 멤버죠. 그런데 방송의 중반까지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던 멤버였습니다. 초반에는 김현희, 김윤서, 최윤정 등 3학년 멤버들이 주목받다가 중반에는 윤채원을 앞세운 4학년이 치고 나갔고 2학년은 김리원의 인기가 독보적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2학년에서 원지민이 치고 올라오더니 최종에서 당당히 우승해버립니다. 지금 데뷔한 원지민의 모습을 보면 방송에서 특정한 버프 요인이나 서사가 없이도 그냥 자연스럽게 우승해버린 것이 당연한 결과였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비주얼과 무대의 포스까지. 정말로 어마어마한 아이돌력을 가진 완벽한 에이스 멤버입니다.

 

그리고 방송 내내 1학년 에이스였던 박보은. 방송 당시에도 ‘리틀제니’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데뷔하고 보니 정말 제니와 비슷한 느낌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고작 08년생의 어린 나이인데도! 블랙핑크의 제니는 현재 케이팝 걸그룹 멤버 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존재죠. 그런 제니와 비슷한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인재라는 의미입니다. 제니가 데뷔한 나이보다 5~6살이나 어린 나이의 데뷔인데도 말이죠.

 

 

원지민과 박보은. 확실히 제 눈에는 이 두 사람이 ‘보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학년별 의무 투표가 없어진 이후로는 이 두 사람에게 표를 준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최윤정, 미나미, 홍혜주에게 투표를 했습니다. 이 셋 중에서는 홍혜주만 데뷔를 했죠. 홍혜주도 거의 방송의 막바지까지 데뷔 가능성이 매우 낮은 멤버였는데 ‘극적인 역전’같은 상황을 보여주면서 데뷔에 성공했습니다. 박지민과 원지민이 보물로 느껴지는 지금, 만약 최윤정과 미나미까지 있었다면 정말 이 그룹에 푹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둘은 없고 대신 홍혜주가 있습니다. 홍혜주도 좋아요. 명형서와 윤채원이 있는데도 그룹의 리더는 홍혜주가 맡았습니다. 어라? 싶으면서도 뭔가 납득이 가는 발탁입니다. 홍혜주는 방송 종반까지도 거의 데뷔 가능성이 없다가 딱 한 방 임팩트를 만드는데 승부를 걸었고 결국 그 한 방이 먹혀서 데뷔까지 해냈습니다. 대단한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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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명 눈여겨보는 멤버가 김리원인데요. 눈여겨본다는 건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뮤직비디오나 무대를 보면 김리원이 뭔가 복잡한 의미로 정말 눈에 띕니다. 일단, 너무 어려 보입니다. 나이로는 더 어린 박보은과 김선유가 있는데도 김리원만 너무 꼬맹이처럼 보여요. 실제로 키도 가장 작고요. 얼굴도 너무 애기같아서... 물론 아직 중학생이고 한창 성장할 나이이기 때문에 1,2년 뒤에는 지금처럼 꼬맹이 느낌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아무튼 현재로서는 나쁜 의미로 눈에 띈다고 말해야 할 텐데, 그와 함께 좋은 의미로 눈에 띄기도 하는 멤버입니다. 오디션 방송 당시에도 마지막에 원지민이 치고 올라오기 전까지는 내내 부동의 2학년 에이스였고 그만큼 끼와 재능이 넘치는 멤버였거든요. 1,2년 뒤에 꼬맹이 느낌이 사라지고 좀 더 다듬어진다면 원지민, 박보은과 함께 최강 아이돌력을 뿜어내는 멤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머지 멤버인 명형성, 윤채원, 김선유도 다들 괜찮습니다. 모두 오디션 방송에서 봤던 것 이상으로 데뷔 후 훌륭한 능력과 끼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대로 전체 멤버의 밸런스도 우려한 만큼 나쁜 느낌은 아니고요.

 

무엇보다 데뷔곡과 컨셉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원지민이나 박보은 같은 보물을 발견한 것도 있지만 지금 제가 이 그룹에 끌리는 건 데뷔곡과 컨셉이 정말 제 취향대로 뽑힌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지금 좀 안타까운 심경이기도 합니다.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았는데, 막상 성적은 아쉬운 상황이거든요.

 

2021년에 2개의 걸그룹 오디션, 엠넷의 ‘걸스 플래닛 999’와 MBC의 ‘방과후 설렘’이 방송 예정이라는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 아이돌 팬층에서는 둘 중 어느 방송의 데뷔 그룹이 더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들이 오고 갔었죠. 일단 데뷔곡의 성적만 놓고 보면 걸스 플래닛 999의 완승이 되었습니다. 걸스 플래닛 999로 데뷔한 케플러는 음원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음판과 유튜브 조회수로는 좋은 성적을 냈거든요. 클라씨는 음원뿐 아니라 음판, 유튜브 조회수가 전부 부진합니다.

 

 

생각해보면 뻔히 예상되는 결과이기는 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중에서 성공한 방송은 엠넷의 프로듀스 시리즈뿐이고 공중파 아이돌 오디션은 그동안 전부 실패했었으니까요. 조작 사태로 프로듀스 시리즈가 망한 이후로는 사실상 아이돌 오디션은 실패만을 거듭하고 있는 셈입니다. 걸스 플래닛 999도 해외에서 팬덤은 모았지만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죠.

 

이렇게 되면 곧 방영될 예정인 하이브의 걸그룹 오디션 ‘아이랜드 2’도 불안한 상황입니다. 다만 하이브는 최근 미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을 영입해 기존 아이즈원 팬덤(과거 프로듀스 시리즈의 주 시청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썼기 때문에 상황이 달리질 수도 있습니다. 걸스 플래닛 999와 방과후 설렘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것도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청층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거든요.

 

아무튼 그나마 해외에서라도 인기를 끈 케플러와는 달리 클라씨는 그런 긍정적인 상황도 없습니다. 뭔가 오디션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미 일본 측과 계약을 맺고 일본 진출도 빠르게 진행하는 것 같은데, 좋은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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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존 프로듀스 시청층이 다 떠나간 상황에서)‘해외가 중요하다’는 엠넷의 판단이 옳았던 셈입니다. 걸스 플래닛 999는 전체 참가자 중에서 무려 2/3를 외국인 참가자로 구성하는 모험수를 뒀고, 막판에 외국인 참가자들이 줄줄이 썰려 나가는(?) 위기 상황이 있기는 했으나 마시로, 히카루, 샤오팅이라는 핵심 외국인 멤버 3인방을 건지는 데 성공해 해외 인기의 기세를 데뷔 그룹까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과후 설렘은 일본 측과 계약도 빠르게 하고 뭔가 해외 쪽 준비도 열심히 한 거 같은데 가장 중요한 참가자 구성에서 외국인이 너무 적었죠. 거기에 데뷔 멤버 TO도 고작 7명이라 외국인 참가자가 많았다고 하더라도 최종 데뷔 멤버로 1명 정도나 뽑힐까 싶은 까다로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그나마 유일하게 데뷔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 참가자는 미나미 한 명뿐이었고 그마저도 최종 데뷔에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결국 클라씨는 외국인은 한 명도 없이 멤버 전원이 한국인인 그룹이 되었습니다. 트와이스와 아이즈원 이후로 일본인 멤버의 중요성이 엄청 부각된 상황이라 대부분의 4세대 걸그룹은 일본인을 포함한 멤버 구성으로 데뷔하고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JYP의 ‘엔믹스’가 클라씨처럼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본래 탄탄한 해외 팬덤을 가진(특히 일본 기반이 탄탄한) 대형 기획사의 그룹이라 클라씨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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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데뷔하자마자 초동 기록을 갈아치우는 그룹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이런 상황이 당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원래는 데뷔 시점부터 앨범 수십만 장을 팔고 거대한 팬덤을 쌓아놓고 시작하는 경우가 비정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부터 이런 기현상이 생긴 것이지 그 전에는 최정상에 오른 그룹들도 모두 데뷔 앨범은 소소한 성적으로 출발했습니다. 트와이스의 데뷔 앨범 초동 성적이 고작 8000장이었으니까요.

 

원래 데뷔할 때는 팬도 없고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없는 게 당연. 데뷔 후에 활동하면서 인지도와 팬을 늘려가는 것이 아이돌뿐 아니라 모든 연예인이 성장해가는 과정이죠. 그래서 데뷔 앨범 성적을 놓고 망했다느니 뭐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4세대 그룹의 판도를 봤을 때 클라씨의 상황이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평범하게 ‘성장해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 여건 자체는 좋은 상황입니다. 특히 공중파 방송국 차원에서 푸시를 해준다는 게 어마어마한 메리트죠. 공중파에서 단독 리얼리티 방송까지 할 수 있는 기회는 일반적으로 아이돌에게 거의 주어지지 않으니까요. 그 외에도 MBC의 여러 예능 방송에 출연할 기회가 앞으로 꾸준히 주어질 테니 신인 그룹으로서 정말 좋은 여건을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녹록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4세대 걸그룹의 경쟁 판도가 너무 치열합니다. 아직도 하이브에서 민희진 걸그룹과 아이랜드 2까지 2개의 걸그룹이 더 데뷔할 예정이고 4세대 끝판왕이 될 수 있는 YG의 신인 걸그룹도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준비 중일 것입니다.

 

클라씨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팀에서 정말 보물 같이 느껴지는 멤버들을 발견했고 데뷔 곡과 컨셉도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더 인기를 끌고 성장해서 당당히 4세대 걸그룹 중 소위 ‘1군’의 한 축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멤버들에게 그런 잠재력과 재능, 매력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돌 세계에서 좋은 노래와 훌륭한 재능들이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버린 경우는 너무도 많이 있었죠. 지금도 있을 거고요. 당장 ‘SHUT DOWN’의 차트 순위만 봐도 뭐... 이렇게 좋은 노래가 어째서!

 

아무튼 그래도 클라씨는 대형 기획사나 성공한 오디션 출신의 그룹은 아니더라도 보통의 중소 기획사 아이돌보다는 훨씬 큰 기회를 (일단은)부여받은 상황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데뷔 때 성과가 저조한 건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서 성과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멤버들이 앞으로 경험치를 쌓으면서 더 완벽해지고 좋은 곡도 꾸준히 받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예전에 ‘방과후 설렘’ 마지막 방송에 관한 포스팅에서도 썼던 말이지만, 이번에는 좀 더 진심을 담아서, 신인 걸그룹 클라씨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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