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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이슈와 기획

블랙핑크 군대 갔나요? 완전체 컴백 소식 없는 공백기 19개월째

by 대서즐라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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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일. 블랙핑크의 마지막 완전체 앨범이 나온 날입니다. 완전체 앨범 공백기가 19개월에 가까워져 갑니다. 남자 아이돌이라면 단체로 군대 갔다 왔을 기간입니다. 한창 전성기를 누려야 할 최정상 인기 걸그룹이 남자 연예인의 군 복무 기간을 넘어설 정도로 컴백 소식 없이 완전체 활동의 공백기를 보낸다는 건... 도무지 이해 못 할 일까지는 아니어도 매우 아쉬운 행보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블랙핑크-정규-1집-앨범-티저-이미지

 

물론 이 기간 동안 블랙핑크 멤버들이 놀기만 한 건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걸그룹이니 만큼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죠. 특히 멤버 전원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를 맡고 있어 해외 각국을 오가며 다양한 광고 및 홍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 그룹 완전체 활동이 없었던 대신에 로제와 리사의 솔로 앨범이 나왔었고요. 지수는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으며 연기에 도전했습니다.

 

블랙핑크의 긴 공백기는 코로나 시국과도 어느 정도 겹쳐집니다. 워낙에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그룹이라서 이제 본격적으로 월드 투어 활동에 주력해야 하는 시점인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코로나가 터져버리며 투어 활동이 막혀 버렸죠. 물론 다른 케이팝 아이돌도 다 마찬가지의 사정이지만 블랙핑크가 최고 인기의 그룹이기에 투어가 막힌 상황의 손해도 가장 클 것입니다.

 

블랙핑크-미국-콘서트

 

하지만 이런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블랙핑크가 다른 정상급 케이팝 그룹들과 비교해서 활동을 너무 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코로나 시국 이전에도 블랙핑크는 완전체 공백이 1년 이상이었던 적이 있었고 코로나 시국에 투어 활동은 막혔어도 다른 그룹들은 앨범 발매는 비교적 정상적으로 진행하며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특히나 블랙핑크와 가장 비교가 되는 그룹은 트와이스입니다. 두 그룹은 데뷔 시기가 10개월 차이로 활동 기간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데, 그동안 발표한 곡 수를 보면 트와이스가 타이틀 곡의 수만으로도 블랙핑크의 수록곡 포함 전체 발표 곡의 수를 넘어설 정도입니다.

 

블랙핑크의 완전체 공백기 동안 트와이스는 한미일 세 나라에서 신곡을 꾸준히 발표하며 활동했고 2021년 말부터는 코로나로 막혔던 투어 활동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도쿄돔 공연을 3일 연속 매진시키고 미국 LA의 스타디움 공연도 이틀 치를 매진시키는 등 케이팝 걸그룹으로서 최초, 최고의 행보를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와이스,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

 

트와이스,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

현재 월드 투어 ‘Ⅲ’를 진행하고 있는 트와이스(TWICE)가 미국 앙코르 공연을 발표했습니다. 날짜는 2022년 5월 14일 토요일이고, 장소는 LA의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BANC OF CALIFORNIA STA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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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블랙핑크도 영영 쉬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올해 완전체 컴백을 무조건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컴백하거나 컴백에 대한 어떤 소식이든 들려올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월드 투어를 한다면 일본은 몰라도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트와이스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1년 반을 넘어서는 긴 공백기에 대한 보상이 될 만큼 임팩트 있는 활동을 보여주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다음 활동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주더라도 이미 지금까지의 공백기 만으로도 많은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큰 손실은 ‘시간’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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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이후의 아이돌은 1세대와 2세대보다 활동 수명이 길어진 편입니다. 아이돌뿐 아니라 현대의 인간 전체가 풍족한 영양 상태와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노화’와 ‘쇠퇴’의 시기를 늦추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의 40대는 20세기의 30대보다 더 젊어 보일 정도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이돌’이라는 활동은 너무 많은 나이까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특히 보이그룹보다는 걸그룹이 더 그렇습니다. 30대의 나이에도 현역 인기 걸그룹 멤버로 왕성히 활동하는 케이스가 없지는 않지만 소수이고, 그나마도 더 나이를 먹어 30대 중반 이상이 되면 현역 아이돌로서는 거의 아슬아슬한 한계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아무리 이전 세대보다 활동 수명이 길어졌어도 다른 직업이나 연예계의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활동 수명이 짧은 것이 아이돌이라는 직업인 것입니다.

 

블랙핑크-데뷔

 

그러므로 아이돌에게 있어서 ‘시간’은 너무도 중요한 것입니다. 트와이스가 데뷔한 지 6년이 지났고, 블랙핑크도 만 6년이 되는 날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룹의 연장자들은 이제 2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멤버들과 무려 띠동갑 나이 차이가 나는 신인들도 데뷔하고 있습니다. 물론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멤버들도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한해 한해가 이전보다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시기가 된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실 블랙핑크가 역대 케이팝 걸그룹 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둔 그룹이기에 공백기가 길어지는 아쉬움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이지, 이런 비슷한 사례가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YG 소속 아이돌’에게서는 ‘1년 이상의 긴 공백기’ 같은 건 너무도 흔하게 보아온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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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이전의 YG 최고의 성공 가수인 빅뱅만 하더라도 최전성기 시절에도 공백기를 매우 길게 가진 걸로 유명했습니다. 거짓말-마지막 인사-하루하루-붉은 노을 4연타로 인기의 정점을 찍은 이후에 다음 완전체 신곡인 ‘투나잇’이 나오기까지 무려 2년 3개월의 공백기를 보냈었죠. 물론 그 기간에 솔로나 유닛 활동은 했지만 최고 인기의 아이돌 그룹이 2년 이상의 완전체 공백기를 가지는 건 너무 비정상적인 일이긴 했습니다. 빅뱅뿐 아니라 투애니원, 위너, 아이콘 등 YG 소속의 다른 아이돌 그룹들도 한창 활동해야 할 시점에 1년 정도의 긴 완전체 공백기를 가지는 건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긴 공백기가 무조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앨범 작업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퀄리티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고(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문화 예술 창작 분야에서는 투자한 시간과 결과물의 질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거든요.) 멤버들의 신체와 정신 건강의 관리에도 이점이 있을 테니까요. 연예인이 너무 많은 활동이나 노출을 자제하는 것은 소위 ‘신비주의 전략’이라 하여 연예인이라는 상품을 고급 브랜딩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블랙핑크는 친근한 아이돌보다는 고급스러운 아이돌 이미지를 내세워 명품 앰버서더 활동 등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죠.

 

블랙핑크-명품-앰버서더

 

하지만 이런 이점과 함께 단점과 손실도 명확하기 때문에 공백기가 너무 길어지는 것은 되도록이면 피해야 합니다. 1년 반이 넘는 긴 공백기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위한 의도된 행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예전부터 YG는 앞으로의 일정이나 계획을 발표한 후에 실제 진행되는 결과는 계획보다 훨씬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너무 많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향후 플랜 발표를 거의 하지 않더군요. 대중들도 YG의 플랜에 대해서는 ‘실제 나와보기 전에는 모른다’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요.

 

최근에 케이팝 산업은 대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CJ, 카카오, 하이브 등 대형 자본들이 본격적으로 케이팝 산업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케이팝 대표 기업들의 경영 방식은 세계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서 나날이 진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팝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YG가 언제까지나 변화 없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블랙핑크도 그렇고, 현재 준비 중인 YG의 4세대 신인 걸그룹의 순조로운 활동을 위해서라도 YG는 달라져야 합니다.

 

3세대 걸그룹과 4세대 걸그룹 (걸그룹 세대론)

 

3세대 걸그룹과 4세대 걸그룹 (걸그룹 세대론)

SM의 걸그룹 에스파가 2021년에 ‘Next Level’로 초대박 히트를 터트린 후 본격적으로 걸그룹 4세대가 열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걸그룹 세대론’이라는 담론이 아이돌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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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정규 앨범의 일부 수록곡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발표한 모든 블랙핑크의 곡은 테디가 작곡한 곡입니다. 사실 2세대 아이돌까지는 이런 식으로 특정 아이돌이 특정 작곡가(프로듀서)의 곡으로만 활동하는 경우가 흔하긴 했습니다. 테디, 박진영, 유영진 등 기획사별 대표 작곡가가 꼭 존재했었죠.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국적, 출신 불문의 수많은 재능 있는 작곡가들의 곡이 케이팝 산업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YG가 변화하기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행보는 바로 이런 외부 작곡가들의 곡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아들이는 것은 소속 아이돌들의 앨범 공백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변화와 진보가 YG에는 필요합니다. YG 뿐 아니라 케이팝 산업 전체가 이제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JYP와 하이브는 미국에서 현지화 아이돌을 만들 프로젝트까지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케이팝 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블랙핑크 같은 케이팝의 대표 정상 그룹이 선두에 서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BTS와 트와이스가 하고 있는 것처럼요. 2022년에는 블랙핑크가 최고의 케이팝 걸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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