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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

[배우 이야기] 토마신 맥켄지 Thomasin McKenzie

by 대서즐라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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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신 맥켄지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초반 여배우입니다. 그녀는 2018년에 개봉한 인디 영화 ‘흔적 없는 삶’을 계기로 이름을 알렸고 2020년에 개봉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을 통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토마신-맥켄지

 

대세로 거듭나는 젊은 여배우라면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과 예술적 재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사람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을 만큼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작품을 남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바로 ‘조조 래빗’이 토마신 맥켄지에게 그런 작품이 되었습니다. 조조 래빗은 영화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토마신 맥켄지라는 생소한 신예 여배우가 너무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것으로도 저의 인상에 강하게 남게 된 작품입니다.

 

‘매력적’이라고 했지만 조조 래빗에서 토마신 맥켄지는 예쁘게 꾸민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연기한 ‘엘사’는 2차 대전 시대에 나치의 학살을 피해 어느 가정집의 벽 뒤에 숨어 사는 유대인 소녀입니다. 입장과 상황을 보면 로만 폴란스키의 홀로코스트 영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 슈필만과 비슷합니다. 애드리언 브로디가 연기한 슈필만은 피아니스트에서 완전히 거지꼴을 하고 나왔었죠. 조조 래빗의 엘사는 거지꼴은 아니지만 숨어 사는 처지대로 꾀죄죄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조조-래빗-엘사
조조 래빗

 

하지만 겉모습은 꾀죄죄해도 이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인 10살 남자아이 ‘조조’와의 남매 케미와 쌍방 츤데레 케미가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그야말로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조조는 나치즘을 신봉하는 히틀러 유겐트 단원이고 유대인은 괴물이라고 교육받았기에 처음에는 엘사를 싫어하고 두려워하지만, 제가 볼 때는 그냥 순식간에 조조가 가진 마음의 벽을 엘사의 인간적인 매력이 허물어버렸습니다. 엘사는 17살로 거의 성인이 다 된 여성이고 조조는 10살 꼬맹이에 불과하지만 결국 조조는 엘사에게 이성적으로 푹 빠지게 됩니다. 꼬맹이이긴 하지만 엘사를 향한 조조의 마음은 찐사랑이에요. 엘사는 조조가 너무 꼬마라서 그냥 동생처럼 좋아하는 마음이지만 종전 후 달리 가족도 없는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지내다가 결혼도 하고 평생 함께 하는 것은 뻔하게 예상되는 미래입니다.

 

엘사의 캐릭터가 텍스트만으로도 굉장히 매력적인데 토마신 맥켄지라는 배우의 재능이 더욱 더 이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벽 뒤에 숨어 사는 꾀죄죄한 소녀인데도 묘하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풍기죠. 토마신 맥켄지는 개성적인 타입의 미녀이면서 동시에 고전적인 정통 스타일의 미녀 느낌도 품고 있습니다. 아무리 10살 꼬마라도 이런 신비로운 미소녀가 한 집에 산다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엘사-토마신-맥켄지
조조 래빗

 

토마신 맥켄지가 가진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은 외모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가 가진 또 하나의 특별한 개성은 바로 목소리입니다. 개성있고 기억에 남는 목소리는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강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저 평범한 목소리와 구분되는 ‘독특함’ 뿐 아니라 그 목소리 자체가 아주 듣기 좋다면 더욱 금상첨화겠죠. 토마신 맥켄지의 목소리가 바로 그렇습니다. 아니,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들어도 좋아할 만한 목소리인지는. 일단 제 귀에는 굉장히 좋게 들립니다. 그런데 너무 ‘아기 목소리’ 같아서 조금은 호불호가 갈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토마신 맥켄지는 아직 나이가 어린 배우예요. 조조 래빗에서도 17살 소녀를 연기했고 2021년에 개봉한 M.나이트 샤말란의 ‘올드’에서는 불가사의한 원인에 의해 겉모습만 성장한 어린이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아기 같은 목소리가 전혀 위화감이 없고 캐릭터에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이를 먹고 성숙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올드-스틸컷
올드

 

다만 저로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그녀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목소리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과 개성을 더욱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소리고 그렇고, 독특한 억양 또한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제가 영어 원어민은 아니지만 그녀의 발음과 억양이 굉장히 좋게 들립니다. 뭔가 중독적이랄까요. 그녀의 대사 음성 파일만 따로 만들어서 자주 듣고 싶을 정도입니다.

 

토마신 맥켄지는 조조 래빗으로 큰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의 필모 선택은 꽤 신중히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소위 말하는 ‘대세 여배우의 광폭 행보’ 같은 것은 보여주지 않고 있달까요. MCU 같은 초거대 상업 콘텐츠 프랜차이즈에서 요즘 젊은 여배우 수집에 안달인데(헤일리 스타인펠드, 캐스린 뉴튼 같은) 저는 사실 토마신 맥켄지도 이런 대형 상업 프랜차이즈에 꽤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안야 테일러조이도 최근에 슬슬 이쪽으로 간을 보는(?) 분위기이고 결국 토마신 맥켄지도 몇 년 안에 대형 상업 프랜차이즈 쪽으로 합류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일단 아직까지는 다소 조심스럽고 얌전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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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래빗 이후 토마신 맥켄지가 출연한 유명한 작품은 M. 나이트 샤말란의 ‘올드’, 에드가 라이트의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제인 캠피온의 ‘파워 오브 도그’ 등입니다. 이 중 파워 오브 도그가 가장 평가도 좋고 명성도 높지만 이 영화에서 토마신 맥켄지는 비중이 그다지 없는 조연이었죠. ‘올드’에서는 주인공 캐릭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캐릭터는 다양한 연령대를 세 명의 배우가 나눠서 연기하는 데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비슷비슷한 비중으로 많이 등장하는 영화라서 토마신 맥켄지의 비중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파워 오브 도그’와 ‘올드’는 토마신 맥켄지의 대표작으로 꼽을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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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면 에드가 라이트의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조조 래빗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토마신 맥켄지의 확실한 대표작으로 자리 잡을 작품입니다. 작품 자체의 평가와 명성은 조조 래빗과 비교하기가 조금 애매합니다. 사실 저도 두 영화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 정하기가 어려워요. 영화 자체로도 그렇고, 토마신 맥켄지의 대표작으로서도 그렇습니다. 거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보는데, 좀 더 깊이 생각하면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쪽으로 아주 약간 더 마음이 기울어지긴 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명성으로 보자면 확실히 조조 래빗 쪽이 더 높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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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신 맥켄지가 여전히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이고 얼굴도 아직 앳되어 보이지만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서는 그래도 꽤 성숙해 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특히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짙은 눈 화장을 한 모습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아주 다른 성숙하고 매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성숙한 모습으로 등장하다 보니 더욱 그녀의 독특한 ‘아기 목소리’가 강렬하게 귀에 박히더군요. 조조 래빗 때 느낀 신비로운 분위기의 미소녀가 더욱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습니다.

 

라스트-나잇-인-소호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는 토마신 맥켄지 외에 또 한 명의 현 시대 최고의 대세 여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바로 안야 테일러조이입니다. 둘 다 20대 배우이지만 나이는 안야 테일러조이가 네 살 더 많죠. 최고의 대세 여배우 두 명이 출연하니 서로 매력과 아름다움을 대결하는 상황이 될 것 같았지만, 그냥 상호 간에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두 배우 모두 윈-윈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두 배우의 서로 다른 개성이 맞물리는 비주얼 조합이 그야말로 예술적인 광경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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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토마신 맥켄지의 연기와 캐릭터 폭을 더욱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큰 작품입니다. 그녀가 이 정도로 관능적인 연기를 잘 소화할지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아니, 사실 어느 정도 알기는 했죠. 조조 래빗보다 먼저 나온 ‘켈리 갱’에서 토마신 맥켄지는 아주 어린 나이에 이미 과감한 노출 연기(전신 뒷모습 누드)를 선보인 적 있습니다. 켈리 갱의 노출 연기와 올드에서의 수영복 차림으로 드러났듯이, 앳되 보이는 얼굴에 비해서 토마신 맥켄지의 몸매는 매우 글래머러스합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성숙한 매력을 드러낼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던 셈이죠.

 

사실 이런 특성들을 종합하면 토마신 맥켄지가 진정으로 활약할 장르는 ‘시대극’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조조 래빗, 켈리 갱, 라스트 나잇 인 소호, 파워 오브 도그 등 출연작들이 대부분 시대극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훨씬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도 그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캐릭터들에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여성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다양한 삶의 풍파를 겪게 되는 시대를 배경으로 왕족이나 어린 귀족 부인, 아니면 그냥 평민 여인 역할까지도 완벽하게 소화하지 않을까 싶네요.

 

트루-히스토리-오브-켈리-갱
켈리 갱

 

물론 토마신 맥켄지의 매력은 장르의 제한이 없는 전천후의 매력입니다. 아직 어린 나이이니만큼 그녀가 앞으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기회는 넘칠만큼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아직까지 그녀의 행보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언젠가는 대형 상업 영화에도 출연할 것 같지만 현재 촬영 중인 두 편의 차기작은 모두 지금까지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과 방향성이 유사한 영화들입니다. 하지만 감독이나 내용을 보면 두 편 모두 상당한 기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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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앤 해서웨이와 함께 출연하는 ‘아일린’이라는 작품은 플로렌스 퓨를 일약 대세 여배우로 올려놓은 영화인 ‘레이디 맥베스’를 만든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의 신작입니다. 1960년대의 한 소년원이 배경인 미스터리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장르와 시대적 배경은 ‘라스트 나잇 인 소호’와 유사한데 감독의 성향을 보면 스타일은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오겠죠.

 

또 한 작품은 유명한 여배우이자 최근에 감독으로도 데뷔한 올리비아 와일드가 연출하는 미국 체조 선수 케리 스트럭의 전기 영화 ‘퍼펙트’입니다. 케리 스트럭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해 멋진 뜀틀 연기를 선보여 팀에 단체전 금메달을 안겨준 선수입니다. 토마신 맥켄지가 당연히 주인공인 케리 스트럭을 연기할 예정이고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10대 여배우 중 하나인 맥케나 그레이스도 출연한다고 합니다.

 

대세-여배우-토마신-맥켄지

 

이런 차기작의 면모만 봐도 토마신 맥켄지가 최정상급의 여배우로 성장하기 위한 빌드업을 차근차근 서두르지 않고 진행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녀는 분명 현명하게 판단하고 옳은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재능과 매력도 충분합니다. 토마신 맥켄지가 지금처럼 좋은 연기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차근차근 앞날을 개척해나가면 멀지 않은 미래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최고의 여배우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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