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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

[배우 이야기] 톰 크루즈 Tom Cruise

by 대서즐라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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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톰 크루즈(Tom Cruise)를 ‘마지막 슈퍼스타’라고 칭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슈퍼스타’라는 표현 자체는 상당히 구식이라는 느낌인데, 최근 60이 다 된 나이에 액션 영화 ‘탑건: 매버릭’을 어마어마하게 히트시키고 2023년에 공개될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1’의 예고편에서 나온 어마어마한 바이크 낙하산 스턴트를 직접 소화한 일들을 보면 톰 크루즈 앞에 붙는 ‘슈퍼스타’라는 칭호가 너무도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슈퍼스타-톰-크루즈

 

톰 크루즈를 ‘마지막 슈퍼스타’라고 부르는 건 사실 그대로의 표현입니다. 물론 ‘등장’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마지막은 아니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있으니까요. 우리는 90년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할리우드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슈퍼스타 배우들을 기억합니다.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니 뎁 등...

 

그런데 어느 순간 ‘슈퍼스타’의 시대는 저물어 버렸습니다. 아마 기점이 된 것은 2000년대 초반에 스파이더맨,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들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일 겁니다. 이 영화들의 특징은 주연 배우들이 모두 전혀 스타가 아닌, 심지어 무명이거나 신인인 배우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가 성공한 후에는 주연 배우들 모두 유명해지긴 했지만요. 하지만 이렇게 유명해진 배우들이 이후에 대형 상업 영화에 단골 주연으로 출연하며 ‘슈퍼스타’의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닙니다. 이후에 대형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들은 대부분 슈퍼스타가 아닌 배우들을 오디션으로 캐스팅했습니다.

 

물론 이런 흐름이 생기고 나서 기존의 슈퍼스타 배우들이 망해버린 건 아닙니다. 그 반대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이런 배우들은 모두 ‘슈퍼스타 배우’를 졸업하고 그 이상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21세기 페르소나가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고(물론 진작부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브래드 피트 또한 스티븐 소더버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코엔 형제, 데이빗 핀처 등 거장 감독들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그저 눈요기용 섹시 상업 스타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물론 톰 크루즈도 스티븐 스필버그, 폴 토마스 앤더스, 스탠리 큐브릭 같은 위대한 감독들과 작업했고 할리우드 최고의 남자 배우라는 명성과 영향력은 언제나 유지하고 있었죠. 하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브래드 피트와 비교할 때 톰 크루즈의 필모가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강한 영화들에 비중이 더 쏠렸던 건 사실입니다. 뭔가 시대가 변했는데도 톰 크루즈만이 ‘슈퍼스타의 길’ 위에 남아서 구시대가 무너지는 풍화를 오롯이 견디는 느낌이었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는 진작에 다른 길로 (더 현명하게)빠져버렸고요.

 

스티븐-스필버그-우주전쟁
우주전쟁

 

톰 크루즈는 이렇게 마지막 슈퍼스타로 남았습니다. 다시 이 포스팅의 첫 문단으로 돌아가서, 지금 우리가 그를 ‘마지막 슈퍼스타’라고 칭한다면 앞에 이 말을 꼭 붙여야 합니다. ‘우리의’ 마지막 슈퍼스타라고. 아주 감동적이고 위대한 표현인 거죠.

 

하지만 그가 마지막 슈퍼스타로 덩그러니 남게 된 처음의 시점에는 이 슈퍼스타라는 표현이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슈퍼스타의 시대는 끝났고, 다른 배우들처럼 ‘그 이상이 존재’가 되는 것이 제대로 된 거물 배우의 행보인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톰 크루즈는 그런 이미지를 가지지 못했고 어느 순간 이 슈퍼스타는 일종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저지른 이상한 짓거리는 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짤방으로 박제되어 버렸고 사이언톨로지라는 수상한 종교에 빠진 괴짜라는 이미지도 강하게 굳어졌죠.

 

톰-크루즈-짤방

 

슈퍼스타 배우 따위는 전혀 필요도 없이 IP와 캐릭터 중심으로 새롭게 구축된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들이 10억 불 히트를 빵빵 터트릴 때 톰 크루즈의 상업 영화들은 물론 대부분 성공하긴 했지만 할리우드 상업 영화의 최고 수준이라고 할만한 위상에는 전혀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역대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100편 중에 톰 크루즈의 영화는 단 한 편뿐입니다. 그것도 96위라는 턱걸이 순위에 간신히 들었어요. 2018년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입니다. 물론 여기에 곧 ‘탑건: 매버릭’이 추가될 테지만... 그래도 겨우 두 편입니다. 21세기 대형 상업 영화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슈퍼스타’의 영향력은 고작 이 정도 수준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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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의 길을 뛰어넘어 다른 영역으로 나아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는 모두 아카데미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과거에 스탠리 큐브릭과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던 톰 크루즈는 더 이상 아카데미 수상을 노릴만한 영화에 출연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계속 ‘구시대의 유물’로 남아서 월드와이드 3~5억 불 정도 흥행하는 상업 영화들로만 2000년대 중반 이후의 필모를 채워나갔죠.

 

물론 이것이 폄하할만한 행보인 것은 아닙니다. 10억 불 초대박 흥행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의 영화는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고 재미도 있었으니까요. 상을 못 받아도,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해도 재미있는 영화를 꾸준히 만드는 것은 배우로서 가장 훌륭한 행보 중 하나입니다. 인정받기가 쉽지 않을 뿐이지.

 

톰 크루즈는 할리우드의 진보와 변화의 흐름에서 벗어난 채 자신이 원래 서 있던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영화 세상을 쌓아 올렸습니다. 유명한 거장 감독들이 그를 선택하지 않아도 톰 크루즈 스스로 재능 있는 인재들을 선택해 (거장 급은 아니지만)훌륭한 상업 영화 감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바로 조셉 코신스키와 크리스토퍼 맥쿼리입니다. 이 두 사람은 완전히 톰 크루즈가 키워낸 감독들이죠. 이 중 조셉 코신스키는 현재 ‘탑건: 매버릭’이 받고 있는 압도적 평가를 보면 다음 어워드 시즌에 감독상 트로피 몇 개는 들어 올릴지도 모릅니다.

 

탑건-매버릭-조셉-코신스키
탑건: 매버릭

 

그리고 톰 크루즈와 그의 영화들 또한... 앞에서 ‘인정받기 쉽지 않은 행보’라고 했지만 그렇게 오래 고고한 뚝심으로 밀어붙인 결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가 자신만의 ‘영화 세상’에서 이루어낸 것들을 인정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이 업적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로 인정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여전히 ‘슈퍼스타 톰 크루즈’라는 표현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톰 크루즈의 성과를 대단히 높게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일단 저부터가 그런데, 저는 할 수 있는 최고의 평가를 내려주고 싶습니다. ‘마지막 슈퍼스타’라는 의미를 더욱 확장해서 어쩌면 톰 크루즈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일지도 모른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오버한다고요? 글쎄요, 저는 이런 식으로 생각합니다. 아카데미나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배우는 영화 역사에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영화 역사에 톰 크루즈 같은 배우가 달리 누가 있을까요? 특히 그가 수많은 액션 영화들에서 보여준 그 어마어마한 스턴트 연기들...

 

전문 스턴트 배우가 아닌 최고 몸값의 슈퍼스타인 배우가 믿기지 않는 난이도의 스턴트 액션 연기를 경이로운 수준으로 소화했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수도 없이요. 적어도 톰 크루즈를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액션 배우’라고 칭한다면 동의하는 사람은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소화해낸 고난이도 액션 연기를 보면 유일한 맞수라고 할 수 있는 전성기 시절의 성룡을 이미 뛰어넘었습니다.

 

미션-임파서블-고스트-프로토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영화 역사에서 액션 배우로서의 위상으로 톰 크루즈 위에 놓을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톰 크루즈는 그저 액션에 특화되기만 한 배우는 아닙니다. 사실 톰 크루즈가 처음부터 액션 연기 위주로 명성을 쌓아온 것은 아니었죠. 톰 크루즈는 역사상 가장 잘생긴 꽃미남 배우 중 하나이고, 60이 다 된 지금 시점에도 여전히 뱀파이어 같은 수려한 외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모는 주연급 배우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주연급 배우로서 외모의 폼을 유지해온 것도 영화 역사를 통틀어서 톰 크루즈가 거의 원톱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톰 크루즈가 액션 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진 것은 중년 이후이고, 젊은 시절에는 레인 맨, 어 퓨 굿 맨,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제리 맥과이어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에서 압도적인 비주얼과 준수한 연기력으로 전천후의 역할 소화력을 보여준 배우입니다. 액션 장르 외에도 톰 크루즈의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무수하게 많습니다. 단순히 필모그라피의 액면만 본다면 톰 크루즈와 비등하거나 넘어선다고 할 수 있는 배우는 영화 역사에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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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고의 액션 배우인 것은 그냥 확정이고, 액션 외의 필모도 역대급이며 역사상 최고의 미남 배우 중 하나로서 오랫동안 최고의 폼을 유지한 것 등 이런 면모를 종합하면 ‘톰 크루즈 같은 배우가 달리 누가 있는가!’ 라는 말이 나오는 게 결코 억지스러운 주장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리우드의 대세 흐름을 벗어난 영역에서 고고한 뚝심으로 쌓아 올린 자기만의 영화 세계는 ‘탑건: 매버릭’과 앞으로 공개될 미션 임파서블 신작으로 드디어 최정상의 성과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저는 이 ‘뚝심’에 무엇보다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 뚝심과 함께 버텨낸 오랜 세월이 톰 크루즈를 결코 조롱의 의미가 아니라 너무도 자랑스럽고 위대한 의미로서 ‘우리의 마지막 슈퍼스타’라고 부를 수 있게 된 핵심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톰 크루즈는 특히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배우입니다. 톰 크루즈 또한 한국을 무척 사랑해서 이번 ‘탑건: 매버릭’의 홍보 내한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번이나 공식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런 면모만 봐도 이 말을 다시 할 수밖에 없죠. 톰 크루즈 같은 배우가 달리 누가 있는가!

 

톰-크루즈-내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로 좋아하는 톰 크루즈의 영화가 한 두 편 정도는 있을 겁니다. 사실 한 두 편 정도가 아니라 네다섯 편은 보통이겠죠. 저도 좋아하는 톰 크루즈의 영화가 무척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각별히 좋아하는 작품을 두 편만 언급하고 이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바로 ‘제리 맥과이어’와 ‘콜래트럴’입니다. 이 두 영화는 과장이 아니라 제가 수십 번은 본 영화들입니다. 좋아하는 몇몇 장면들은 대사마저 모조리 외우고 있을 정도예요. 이 중에서 순수하게 ‘영화로서’ 더 좋아하는 작품은 콜래트럴이지만, ‘톰 크루즈의 영화로서’ 더 좋아하는 작품은 제리 맥과이어입니다.

 

콜래트럴에서 톰 크루즈는 주인공이면서도 동시에 악역이었고, 더 비중 있는 선역 주인공인 제이미 폭스가 있었죠.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는 가장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보여주었습니다. 톰 크루즈가 악역으로 출연한 가장 유명한 두 작품은 ‘콜래트럴’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인데 두 작품 모두 톰 크루즈의 악역 연기 자체가 상당한 화제가 되었고 평가도 매우 좋았습니다. 저 역시 이 두 작품에서 톰 크루즈가 보여준 연기와 캐릭터를 정말 좋아합니다. 사실 콜래트럴은 저에게 거의 인생 영화나 다름없어서, 톰 크루즈 뿐 아니라 제이미 폭스 등 이 영화에 출연한 다른 배우(캐릭터)들과 영화의 모든 장면, 요소들을 다 사랑할 정도예요.

 

마이클-만-콜래트럴
콜래트럴

 

다만 확실히 콜래트럴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한 ‘빈센트’는 상당히 잔혹한 악역이기에 ‘톰 크루즈의 영화로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역시 그가 밝고 선량한 매력만점의 남자를 연기한 작품 중에서 고르게 되는데, 그중 ‘제리 맥과이어’가 저에게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도 콜래트럴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인생 영화 수준으로 좋아해서 엄청 자주 봤습니다. TV에서 콜래트럴보다 더 자주 방영되기도 한 것 같고요.

 

톰 크루즈가 역대 최고의 꽃미남 배우 중 한 명인 데도 의외로 달달한 로맨스 장르의 필모는 그다지 많지 않은데, 그래서 저의 기억에 톰 크루즈와 가장 케미가 좋았던 여배우는 제리 맥과이어의 ‘르네 젤위거’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레베카 퍼거슨이 새롭게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요. 아무튼 제리 맥과이어는 인생의 진정한 보람과 가치를 탐구하는 좋은 휴먼 드라마 장르의 걸작이지만 그와 함께 톰 크루즈 최고의 로맨스 영화이기도 해서 제가 각별히 톰 크루즈의 영화로서 애정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메론-크로우-제리-맥과이어

 

생각할수록 정말 대단한 배우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 이 포스팅을 쓰면서 톰 크루즈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라는 저만의 생각이 점점 확고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글은 아직 탑건: 매버릭을 보기 전에 쓴 글입니다. 어마어마한 평가를 받고 있는 탑건: 매버릭을 보고 나서는 톰 크루즈라는 배우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은 더욱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톰 크루즈의 영화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이제 최후의 두 편만을 남겨두고 있죠. 물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끝난다고 톰 크루즈의 배우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지만, 뭔가 위대한 종착지가 눈앞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시리즈가 최고의 마무리를 보여줌으로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인 톰 크루즈의 영화 세계가 ‘완성’이 될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다시 한번 선언하듯 외칠 것입니다. “톰 크루즈 같은 배우가 달리 누가 있는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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