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포스팅을 쓰기 시작하자마자 좀 놀랐는데 나가노 메이가 나이가 생각보다 굉장히 어리네요. 1999년생. 스기사키 하나와 이마다 미오보다 2살이나 어리다니. 영화 ‘내 이야기!!’로 주목받는 여배우가 된 게 7년 전인 2015년이고 NHK 아침 드라마 ‘절반, 푸르다’의 주연을 맡은 것은 4년 전인 2018년입니다. 이게 빠른 건지 적절한 흐름인 것인지 잘 파악이 안 됩니다. 저에게 나가노 메이는 꽤 오래전에 라이징을 했고 지금은 약간 호흡 조절을 하면서 상승세는 계속 타고 있는 여배우로 인식되어 있거든요. 지금 이 배우의 나이라면 앞으로 더 긴 호흡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만들어갈 흐름도 잘 그려지는 것 같네요.
첫 문단에서 언급한 대로 나가노 메이가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에 나온 만화 원작 실사 영화 ‘내 이야기!!’를 통해서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통해서 처음 이 배우를 접했습니다... 가 아니라 그전에 무려 극장에서 이 배우가 나온 영화를 보기는 했습니다. ‘바람의 검심’ 실사 영화에서요. 나가노 메이는 츠바메 역을 맡았는데 솔직히 어떻게 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바람의 검심 실사 영화는 내용의 각색도 많은 편이고 특히 제가 원작 만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야히코의 비중을 팍 줄여버려서(이것이 제가 이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야히코와 엮이는 츠바메의 비중도 그냥 공기 수준이었습니다. 얼굴 한 컷이라도 제대로 잡힌 순간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내 이야기!!’ 전에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이라는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저는 이 영화도 봤지만 역시 나가노 메이가 어떤 역할이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내 이야기!!’ 전까지는 거의 단역 수준의 역할에만 출연을 해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에 ‘내 이야기!!’가 딱 나왔는데, 이게 진짜 대박이었죠. 사실, (아주 많은 만화 원작 일본 실사 영화가 그렇듯이)영화의 완성도는 꽝입니다. 저는 당시에 이 만화를 너무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실사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 영화가 나오기를 엄청나게 기다렸습니다. 물론 일본에 개봉하고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되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지만 아무튼 가능한 빨리 영화를 구해서 봤고 너무 큰 기대를 산산이 무너뜨리는 실망감을 느끼고 말았어요. 이 영화에 대한 실망감은 이미 따로 포스팅을 써서 구구절절 적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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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앞 문단에서 저는 ‘대박이었다’는 표현을 썼죠. 영화는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나가노 메이는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전혀 과장한다는 기분이 아닌 채로, 저는 이런 표현을 쓰겠습니다. ‘천사를 보는 줄 알았다.’
그렇습니다. ‘내 이야기!!’에서 나가노 메이는 정말 ‘천사인가?’ 싶을 만큼 너무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영화도 내용 각색은 최악이었지만 화면은 정말 이쁘게 잘 찍었어요. 이 영화의 주인공인 타케오가 여주인공 야마토(나가노 메이)를 처음 만나자마자 ‘스키다~~~’ 하면서 푹 빠지게 되는데 영화의 화면 전체에 타케오의 ‘콩깍지 필터’가 씐 것 같은 상태로 나가노 메이가 등장합니다. 그냥 미치도록 예뻐 보이더군요.
여배우 포스팅을 쓸 때 너무 외모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것을 자제하려고 하는 편인데 나가노 메이의 외모에 대해서는 뭔가 할 얘기가 좀 많습니다. ‘내 이야기!!’를 볼 때는 천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지금에 와서는 나가노 메이의 미모가 그렇게 엄청나게 압도적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수수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타입의 미녀입니다. 물론 미녀인 건 확실하고요.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긴 하지만 나가노 메이는 머리 스타일이나 메이크업에 따라서 편차가 꽤 생기는 편입니다. ‘내 이야기!!’ 바로 다음에 찍은 ‘한낮의 유성’에서는 엄청 촌스러운 스타일을 하고 나오는데 이 모습이 굉장히 잘 어울렸습니다. ‘촌스러운 스타일이 어울리는 외모’라는 것이 딱 들어도 마냥 좋은 의미는 아닌 것 같죠. 저 스스로도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의미로 써버린 표현입니다. 그래도 ‘한낮의 유성’에서의 모습도 엄청 매력적이었던 건 사실이에요. 원작 만화를 ‘내 이야기!!’만큼 좋아하지는 않지만 영화는 ‘내 이야기!!’보다 ‘한낮의 유성’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나가노 메이의 매력 자체는 마치 천사처럼 느껴졌던 ‘내 이야기!!’가 더 위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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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 메이의 이목구비를 보면 어떤 부분은 정말 화려한 스타일의 미녀 같으면서도 어떤 부분은 수수하고 다소 촌스러운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수수한 쪽’의 자기주장이 더 강한 외모입니다. 그녀의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적인 부위는 역시 ‘코’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코봉이’라고 부르는 수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튀는 편이긴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코가 못생겼다’고 인식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다른 부위들이 워낙 예쁘고 전체적으로 묘하게 이목구비의 밸런스가 잡혀 있다 보니 코도 못생겼다기보다는 독특한 개성처럼 느껴집니다. 보통의 미녀 여배우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느낌을 만들어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나가노 메이의 외모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양쪽 광대에 선명하게 보이는 인디언 보조개입니다. 얼굴에 보조개가 있으면 확실히 귀여운 느낌이 들고 나가노 메이도 보조개 때문에 웃을 때 굉장히 귀엽습니다. 다만 보통의 보조개에 비해 나가노 메이의 인디언 보조개는 눈 바로 아래의 광대 부위에 굉장히 길게 파여 있어서 전체적으로 외모의 인상이 말끔하고 정돈된 느낌이 들지 않게 만들기도 합니다. 코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단점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이게 또 희한한 밸런스가 생기면서 특별한 개성으로도 느껴지는 거예요.
하여간 정말 독특하고 개성 있는 외모입니다. 말끔하고 정돈된 느낌이 아닌 반면 다양한 이미지를 변화무쌍하게 보여줄 수 있는 외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순수하고 착해 보이는 ‘눈’ 때문에 또 엄청 변화무쌍한 캐릭터까지는 보여주기 힘들겠지만요. 그래도 대체로 착하고 건전한 쪽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외모입니다.
그런데 나가노 메이가 착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었죠. ‘내 이야기!!’와 ‘한낮의 유성’처럼 순정 만화가 원작인 영화 ‘피치걸’에서 희대의 악녀 캐릭터 ‘사에’ 역을 연기한 것입니다. 이 캐릭터가 어쩌면 나가노 메이가 평생 여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유니크한 캐릭터일 거예요. 원작의 캐릭터 자체가 순정만화 빌런으로서 역대급인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사실 사에는 엄청 철두철미한 악녀라기보다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마구 행동하는 성향이 있는 다소 투박한 악역인데, 그래서 나가노 메이의 순수해 보이는 얼굴로도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한 역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이 캐릭터가 순정만화 독자들에게 엄청나게 미움받는 캐릭터인데(무슨 앙케이트에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악당 캐릭터’ 3위를 차지했다네요) 저는 만화를 볼 때도 뭔가 미우면서도 묘하게 정이 가는 캐릭터였고 영화에서는 나가노 메이가 연기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약간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레지나 조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물론 배우 이미지부터 캐릭터성까지 차이가 크긴 하지만.
그 외 제가 본 나가노 메이의 주연 영화는 ‘파크’와 ‘너는 달밤에 빛나고’가 있는데 둘 다 썩 재미있게 본 건 아닙니다. 사실 ‘파크’는 정말 재미가 없었는데 ‘내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나가노 메이가 ‘천사인가?’ 싶은 비주얼로 나와서 이 점만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나가노 메이가 흔히 하는 말로 ‘꾸안꾸’ 스타일로 나오는데요. 전혀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는데도 얼굴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특히 수수하게 대충 커트한 것 같은 머리 스타일이 지금까지 본 나가노 메이의 스타일 중에서 가장 잘 어울리더군요. 이렇게 수수한 느낌으로 극강의 비주얼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나가노 메이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도 영화 자체는 별로 재미없었지만 역시 나가노 메이는 참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영화 내용이 약간 SF 판타지 풍이 가미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필이면 남자 주인공도 키타무라 타쿠미라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딱 비교가 되더군요. 나가노 메이보다 한 살 어린, 현재 일본에서 극강의 비주얼 여배우로 평가받는 하마베 미나미와의 비교... 어떨까나? 이거 한 번 설문이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이네요. ‘너는 달밤에 빛나고’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연속해서 보고 어느 영화의 여주인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비슷한 내용에 남자 주인공도 같지만 하마베 미나미는 엄청 화려한 미녀 타입이고 나가노 메이는 수수한 느낌의 미녀.. 하지만 둘 다 극강의 비주얼입니다! 저는 물론 나가노 메이입니다. 이런 이야기도 나가노 메이의 포스팅을 쓰는 중이니까 굳이 꺼내 본 거예요. 하지만 정말로 무작위 인원으로 설문을 해보면 아마 하마베 미나미가 이기겠죠. 영화 자체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더 재미있기도 하고요.
이렇게 적고 보니 나가노 메이가 정말 천사처럼 느껴졌던(그래서 아마 ‘대표작’이라고 불러야 할) ‘내 이야기!!’를 비롯해서 나가노 메이의 출연작 중 제가 재미있게 본 작품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 중에서는 ‘한낮의 유성’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고요. 드라마는 별로 본 게 없네요.
나가노 메이가 NHK 아침 드라마 주인공을 맡았던 ‘절반, 푸르다’를 꼭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도 한국에서는 볼 방법이 없더군요.(아니면 볼 방법을 제가 모르는 것이던가) 아리무라 카스미가 주인공이었던 ‘당신을 울리는 사랑’도 봤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나가노 메이가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이었고요.
나가노 메이가 주인공인 드라마 중에서 완결까지 정주행한 건 ‘딸바보 청춘백서’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나가노 메이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여주인공이 없이 무로 츠요시가 단독 주인공이었던 작품이고 주인공의 딸로 나왔던 나가노 메이의 캐릭터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스타일링도 묘하게 안 어울리고 무엇보다 단짝 친구로 출연한 여배우가 이목구비가 엄청나게 화려한 이마다 미오였습니다. 그다지 매력 없는 캐릭터에 스타일링도 별로다 보니 원래는 극강의 비주얼인 나가노 메이가 이마다 미오의 화려한 이목구비에 좀 눌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는 나가노 메이가 일찌감치 여배우로서 매력의 정점을 찍은 후 이제 꺾이고 있는 건가 라는 섣부른 생각도 들었는데요. 그런데 처음에 언급했듯이 나가노 메이는 1999년생으로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이고(이마다 미오보다 두 살이나 어립니다) 아직 여배우로서 피크를 찍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지금보다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걸) 최근에 본 드라마 ‘유니콘을 타고’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유니콘을 타고’라는 드라마는 정말이지... 저는 이 작품이 나가노 메이의 진정한 대표작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청률이나 흥행적인 부분은 모르겠지만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가 너무 훌륭하고 나가노 메이가 ‘내 이야기!!’에서 천사인가? 싶은 느낌을 받았을 때처럼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으로 나왔던 시절과 달리 이 드라마에서는 무려 스타트업을 창업한 청년 기업가로 나오는데, 이런 멋있는 성인 커리어 우먼으로서 역할로 극강의 매력과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가노 메이의 주연 드라마 중 완결까지 다 본 작품은 현재까지는 ‘딸바보 청춘백서’ 하나뿐입니다.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유니콘을 타고’는 방영 중인 드라마라서 아직 완결까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전체 10화 분량 중 왓챠에 5화까지 공개된 걸 봤는데, 딱 절반만 봤지만 이미 확신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나가노 메이의 주연 작품 중에서 가장 재미있으며 그녀가 가장 매력적으로 나온 작품이라고. 그냥 완벽하게 나가노 메이의 대표작으로 제 마음속에 우뚝 섰습니다. 그만큼 제 마음에 쏙 드는 드라마입니다.
‘유니콘을 타고’를 보고 ‘내 이야기!!’를 처음 봤을 때처럼 또다시 나가노 메이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가노 메이의 포스팅을 쓰려고 오래전부터 마음먹고 있었는데 질질 끌다가 이 시점에 쓰게 된 게 정말 다행입니다. ‘유니콘을 타고’를 봤기 때문에 더욱 이 배우의 매력에 몰입한 상태로 즐겁게 포스팅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나가노 메이가 대세 여배우로 라이징 한 후 아주 살짝 기세가 가라앉는 시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21년부터 여러 좋은 작품들에 많이 출연하며 다시 강력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다섯 편의 영화에 출연했는데 제가 이 중 하나도 못 봤다는 게 어이가 없게 느껴지네요. 볼 수 있는 작품들은 하나하나 찾아서 다 챙겨봐야겠죠. 그동안 멍하니 놓쳐버린 작품이 많다는 게 나가노 메이에게 다시 푹 빠져버린 이 순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네요. 볼 작품이 많고, 앞으로도 나가노 메이가 출연한 좋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계속 나올 것입니다. 그녀의 매력과 재능을 즐길 기회는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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