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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영화사이

[만화와 영화사이] 은혼

by 대서즐라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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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원작영화 리뷰

 

은혼 銀魂 Gintama

일본 만화 원작의 실사 일본 영화들은 대체로 평가가 좋지 않습니다. 평범한 현대물이나 일상물이라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일본 소년 만화의 주류 장르, 즉 판타지나 액션, SF 등 화려하고 규모가 큰 내용의 만화들은 실사로 제작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죠. 잘 만든 좋은 대조 예가 있어서 이런 일본 영화들에 대한 평가는 더욱 혹독해 집니다. 그 좋은 대조 예란 바로 현시대 세계 최고의 문화 산업 프렌차이즈인 디즈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입니다.

MCU는 화려하고 거대한 상상력을 담은 만화 원작을 실사 영화로 만든다면 이렇게 해야한다! 의 모범 정답인 사례죠. 물론 그 방법론을 수억 달러의 제작비나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뭐 이런 걸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애초에 할리우드 말고는 그런 건 불가능의 영역이니까요.(뭐 제작비의 경우는.. 중국에서는 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긴 합니다만) 


물론 가능한 선에서 제작비를 많이 투입하는 게 좋긴 합니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영화 한 편에 제작비를 최대한 투입해도 어차피 할리우드의 1/10 수준이라. 이것 말고 MCU는 단순 명쾌한 해법 하나를 던져 줍니다. 바로 코스프레 금지! MCU 뿐 만이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모든 히어로 영화들은 캐릭터의 외형 묘사를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하죠. 물론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만화에 나오는 모습과 최대한 가깝게 표현해도 실사 영화에서 어색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게 문제죠.

MCU는 아니지만, 마블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울버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1편에서 울버린과 사이클롭스가 나눈 대사가 히어로 영화 팬들 사이에서 굉장히 유명하죠. 사이클롭스가 준 검정색 전투 수트를 입은 울버린이 옷의 디자인이 별로라고 불평하자 사이클롭스는 ‘노란 쫄쫄이 의상일 줄 알았냐’ 하고 받아칩니다. 이 노란 쫄쫄이가 원작 코믹스에서 울버린의 코스튬입니다. 이 대사는 실사 영화에서 입으면 영락없이 촌스러운 몰골이 나오는 원작 디자인의 코스튬은 입히지 않겠다, 라는 일종의 선언이었던 셈이죠.


MCU를 비롯 미국의 히어로 영화들은 영리한 선택을 합니다. 사실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죠. 원작 만화의 디자인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사화를 해도 그다지 우스꽝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 요소들만 살립니다.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도 괜찮을 정도라면 그대로 가져오기도 하고, 실사화를 했을 때 말도 안되는 몰골이 되는 디자인이라면 몇 가지 특징만 가져온 채 대대적으로 수정을 하는 거죠. 당연한 겁니다, 당연한 거. 이 당연한 걸 안 해서 일본 만화의 실사 영화들이 그렇게 엉망인 거고요.

작화의 차이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습니다. 물론 어느 나라나 작가에 따라서 그림체는 차이가 나고 작가마다 개성이 있지만, 대체로 미국 코믹스는 사실적인 그림체가 주류이고 일본은 일명 데포르메 라고 부르는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그림체가 주류입니다. 특히 소년 만화라면 인체 비율부터 해서 헤어스타일까지도 현실에서 있을 수가 없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헤어스타일이 문제예요. 일본 만화 산업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 중 하나인 드래곤볼의 손오공만 봐도... 그 말도 안 되는 헤어스타일을 실사로 표현하기란 너무도 난감한 일이죠.


그런데 일본 영화는 그 말도 안 되는 걸 그대로 실사에서 코스프레를 해버린 단 말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일단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 요란하고 현실성 없는 디자인들을 실사로 코스프레 해놓으니 작품의 진지한 맛은 전혀 살지 않고, 그냥 웃길 뿐입니다. 그 코스프레 몰골을 한 배우들이 심각하고 진지한 연기를 하면 더 웃기고요.

그런데 역으로 웃기면 웃길수록 좋은 장르도 있습니다. 바로 코미디죠. 그리고 일본 소년 만화에서는 코미디 역시 주류 장르 중 하나입니다. 사실 어떤 장르의 소년 만화라도 코미디 요소는 대부분 들어가 있고요.

그리고 일본 소년 만화 역사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코미디 만화 중 하나가 바로 은혼입니다. 동시에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 중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폭망해버린 다른 실사화 작품들과 비교해서 은혼은 매우 유리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했듯이 장르가 코미디인 것 자체가 가장 큰 메리트입니다. 그리고 다른 소년 만화 히트작들과 비교해서 은혼의 그림체는 상대적으로 과장이나 데포르메가 덜합니다. 물론 개그 씬에서는 한도 끝도 없는 과장과 망가짐을 보여주지만, 기본 그림체는 생각보다 수수한(?) 편이에요.

이러한 유리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은혼의 실사 영화판은 아주 괜찮은 완성도로 나왔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건 개그 만화라는 원작의 장르 본질을 매우 잘 살렸다는 점입니다. 영화가 아주 웃깁니다. 물론 만화 원작이라 좀 유치하긴 하지만. 그래도 원작 만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관건은 캐스팅이죠. 일단 주인공 3인방은... 뭐 이제는 단언할 수 있겠죠.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가구라 역의 하시모토 칸나.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정말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입니다. 연기도 어찌나 능청스럽게 잘하던지. 하시모토 칸나는 천년돌 소리 들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 시절에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더 대성하는 중입니다. 솔직히 그녀가 배우로서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거라고는 저 개인적으로는 별로 예상치 못했는데, 생각보다 연기도 너무 잘하고 다양한 역할의 소화력이 굉장합니다. 특히 은혼의 가구라 역을 너무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이 그녀의 연기 경력이 제대로 탄력을 받게 된 핵심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시모토 칸나에게 가구라는 거의 인생 배역이나 다름없는 수준입니다. 


신파치 역을 연기한 배우는 스다 마사키입니다. 저는 사실 은혼 1편과 2편을 모두 보고 난 후에도 신파치 배우가 스다 마사키 인 줄 몰랐습니다.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냥 배우 출연 목록에 스다 마사키가 있는 걸 보고 ‘오잉? 이 영화에 스다 마사키나 나왔었나?’ 했다가 곰곰 생각해 보고는 ‘설마 신파치였어?’ 하고 확인해 보고 이왜진? 했더랬었죠. 제 머리속에 스다 마사키의 이미지는 ‘물에 빠진 나이프’에 나온 모습과 같은 방황하는 청춘... 질풍노도의 시크함... 뭐 그런 거였거든요. 물론 배우가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건 자연스럽지만 신파치는... 솔직히 스다 마사키가 이런 역할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도 못했어서 더욱 놀라웠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기존의 스다 마사키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지고 완벽하게 원작 만화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신파치를 보여주었기에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가구라의 하시모토 칸나와 함께 완벽 그 이상의 캐스팅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긴토키 역을 연기한 배우는 오구리 슌입니다. 하시모토 칸나와 스다 마사키가 한창 젊은 나이의 배우들인데 반해 오구리 슌은 30대 중반의 배우입니다. 물론 원작의 긴토키도 30 언저리의 나이이니 오히려 원작 설정을 잘 살린 캐스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런 소년 만화의 주인공은 설정상 나이가 어떠하든 외모는 엄청 어려 보이게 디자인 된다는 데 있죠. 바람의 검심의 켄신이 대표적이고 은혼의 긴토키도 만화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로 보일 뿐입니다.(반대로 ‘크로우즈’처럼 고등학생을 3,40대 아저씨처럼 그리는 만화도 있긴 합니다. 그러고 보니 크로우즈 영화판의 주인공도 오구리 슌이네요.) 오구리 슌이 딱히 동안 배우가 아니고 딱 그 나이대로 보이는 외모라서(물론 잘생겼지만) 영화 속 긴토키의 모습은 가구라나 신파치처럼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은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소년 만화 캐릭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난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가구라나 신파치와는 달리 긴토키는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 중에서 거의 가장 튄다고 할 수 있는 은발 더벅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은발 머리가 만화 컬러 페이지나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멋지지만 실제 인간이 소화하기는 쉽지 않죠. 특히 30대 중반의 남자라면 더더욱 난감합니다. 당연하게도 오구리 슌이 은발 더벅머리를 그다지 잘 소화해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엑스맨의 스톰과 퀵실버가 은발인데 아무래도 굉장히 튀어 보여요. 할리우드는 원작 디자인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이라면 수정을 하는데, 은발 머리가 또 그렇게 비현실적인 건 아니라서 수정을 하기도 애매하죠. 은혼도 마찬가지. 특히나 긴토키는 주인공이고 은발 더벅머리가 그의 상징과도 같기에 그대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등장하게 된 은발 더벅머리의 오구리 슌의 모습이 이 영화도 결국 코스프레물이구나 하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죠.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말했듯이 장르가 코미디니까요. 애초에 첫 장면부터 어색한 동물탈을 씌워놓은 천인들을 당당히 등장시키는 판에 주인공의 은발 더벅머리가 무슨 큰 문제겠습니까. 나름 제작비도 많이 투입한 블록버스터인데도 허접한 CG티가 팍팍 나는 사다하루는 또 어쩔 것이며... 가츠라의 애완동물 엘리자베스까지 와 버리면... ‘자연스러운 실사화’는 애초에 불가능한 작품이었다는 것이 분명해져 버리죠.


은혼의 원작 만화는 다양한 개성의 매력적이고 코믹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채 펼쳐지는 캐릭터 코미디 활극입니다. 다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시리어스 파트라고 해서 코미디 보다는 전투 비중이 큰 내용도 종종 나와서 원피스나 나루토 같은 소년 배틀만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굳이 비중을 말하자면 코미디 7에 배틀물 3 정도로 볼 수 있죠.

단행본 77권 분량의 방대한 원작 만화에는 엄청나게 많은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상영시간의 제한이 있는 영화판에서는 이 중의 소수 에피소드만을 추려야 하죠. 은혼은 여기서 꽤나 대담한 선택을 합니다. 극초반부에 캐릭터들이 처음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모조리 생략해버린 겁니다. 물론 긴토키와 신파치의 첫 만남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이후 가구라, 타에, 가츠라, 신센구미, 사다하루, 엘리자베스 등 주요 레귤러 캐릭터의 등장과 만남 스토리가 전부 생략되요. 즉,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이 캐릭터들의 설정과 관계를 모두 알고 있다고 전제해버린 셈입니다.


이런 방식은 굉장히 무모하지만 은혼이 인기만화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강조하지만,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렇게 깊이 있고 복잡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 설명이 얼렁뚱땅이라도 별 문제는 없는 겁니다.

사실 요즘 시대에는 영화를 100%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당장 MCU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래서 어떤 영화를 보기 위해 필요한 사전지식(배경 설정이나 이전 내용들)을 정리해 놓은 유튜브 영상들도 많이 나오고 있죠. 완전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점점 수익성이 떨어지고 온갖 연관된 작품들의 파생 콘텐츠와 프렌차이즈화가 대세가 되다 보니 단지 영화 한 편에 담겨 있는 내용이 전부가 아니라 그 안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무수한 연결고리들을 다 파악해야지 그 영화 한 편을 완벽하게 즐겼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어벤져스 같은 어마어마한 흥행 대작조차 그 안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등장 스토리와 이전 내용들을 관객이 ‘안다고 전제하고’ 내용 전개를 하는 마당에 은혼도 ‘관객이 원작 내용을 안다고 전제하고’ 영화 스토리를 진행하는 게 뭐가 문제겠습니까. 다만 영화 제작진도 조금 민망하긴 했는지 영화의 도입부에 이런 ‘내용 생략조치’에 대한 뻔뻔한 변명을 패러디 영상을 통해 늘어놓았죠. 물론 이것도 코미디 장르라서 허용되는 방법이고요.


은혼은 1과 2편이 모두 동일한 스토리 전개 방식을 취합니다. 개그 에피소드로 소소하게 출발해서 중반부터 시리어스 에피소드로 전개. 원작과 비교하면 시리어스 파트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다만 시리어스 전개 와중에도 끊임없이 개그를 날려주는 건 잊지 않고요.

1편의 메인 에피소드는 홍앵편. 2편의 메인 에피소드는 신센구미 내란편입니다. 홍앵편이야 당연한 선택인 것 같고, 2편의 경우는 신센구미가 인기가 많다 보니 이 에피소드로 선택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신센구미를 메인 에피소드로 하면 주역 3인방의 비중이 약해지니 1편과 비교해서 개그 에피소드의 비중을 더 늘렸습니다. 특히 2편에서는 개그 에피소드 타율 100% 라는 쇼군 에피소드가 2개 연달아 등장합니다! 이건 거의 치트키죠. 그래서 개그 에피소드에 한해서는 압도적으로 2편이 1편보다 낫습니다.(거기에 ‘톳시’도 대활약!) 메인 에피소드는 1편이 좀 더 재미있고요.


주역 3인방 외에 다양한 캐릭터들의 캐스팅도 대체로 잘 된 편입니다. 하지만 가츠라와 신스케의 캐스팅은 좀 아쉬운 편이에요. 원작에서 둘 다 엄청난 미형 캐릭터인데 실사판 배우가 그 느낌을 별로 내지 못하거든요. 사실 만화의 미형 남자 캐릭터를 실제 남자 배우가 표현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죠. 남자 배우가 아무리 예쁘장(?)하게 생겨도 일반적으로 만화에서 표현하는 미형 느낌하고는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어쩌면 만화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코미디 배우인 사토 지로의 출연도 반갑습니다. 1편과 2편에 모두 출연하는데, 각각 다른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이 분은 정말 어디에 출연하든지 빵빵 터트려주는 배우죠. 1편의 캐릭터도 엄청 웃겼지만(자칭 페미니스트인 로리콘) 2편에서 캬바쿠라 점장 역할이 아주 진국입니다. 저는 은혼 1편과 2편 통틀어서 이 파트가 가장 웃겼습니다.


쇼군이 등장하는 원작의 레전드 개그 에피소드인 ‘전립선 브레이크’를 실사로 보기 위해서라도 3편이 꼭 나왔으면 하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1,2편 모두 흥행 대박을 터트렸으니 계속 시리즈로 만들 만한데 말이죠. 그런데 3편이 나오더라도 ‘전립선 브레이크’는 심의상 못 나올 수도 있...


아무튼 은혼의 실사 영화는 일본 만화 원작의 실사화 작품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입니다. 유치한 코스프레쇼로 보일지라도 원작의 캐릭터와 개그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잘 살렸고(특히 2편의 쇼군 에피소드는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원작처럼 한바탕 신나게 웃으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원작의 내용이 방대하니 만들 에피소드는 차고 넘치니까요.


대서즐라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즐기는 라이프

트위터 @dsz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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