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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

[배우 이야기] 야마자키 켄토 山﨑賢人

by 대서즐라 2021.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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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자키 켄토 山﨑賢人

야마자키 걘 또? 이 배우의 새로운 작품이 공개되면 늘 나오는 반응 중 하나입니다. 또 그거야? 하는 반응. 여기서 ‘그거’란? 네, 모두가 아는 대로 바로 만화 원작 실사 영화입니다.

언젠가부터 일본영화계에서 만화 원작의 실사 영화화 붐이 일고 있습니다. 그냥 쏟아지는 수준이에요. 만화 원작도 많지만 그 밖에 소설 원작 드라마 원작 게임 원작.... 오리지널 작품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영화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흥행의 성패는 단기간에 판가름이 나다 보니 관객이 제목만 보고, 혹은 포스터만 보고 영화를 볼지 말지 빠르게 결정내릴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제작되는 건 현시대 극장가의 당연한 추세 중 하나입니다. 일본 뿐 아니라 오리지널 영화들이 시장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는 건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만화 강국이고 매년 수많은 새로운 만화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중에 좋은 내용과 훌륭한 완성도를 가진 작품들은 인기를 끌어 성공을 거두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믹스로 제작됩니다. 그렇게 성공한 작품의 숫자만큼 매년 만화 원작 실사 영화들도 쏟아져 나오는 것입니다.

일본에 훌륭한 배우들이 많기는 하지만 인기와 연기력, 흥행성 등으로 따져서 탑급으로 분류되는 배우들은 소수이고(모든 분야의 탑급은 다 그렇죠) 이 소수의 배우들이 여러 작품들을 독식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해요. 그리고 현 시대에 그러한 탑급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하나가 바로 야마자키 켄토입니다.

이 배우는 정말 많은 만화 원작 실사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히로인 실격, 오렌지, 늑대소녀와 흑왕자, 4월은 너의 거짓말, 일주일간 친구, 죠죠의 기묘한 모험,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킹덤,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거기에 영화는 아니지만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 역시 만화 원작입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참 많습니다. 이 정도면 야마자키 걘 또? 소리가 나올 만도 합니다. 그런데 위의 문단에 나열한 작품들 중에서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를 제외하면 모두 제가 본 작품들입니다. 제가 야마자키 켄토의 팬이라서 그의 작품들을 샅샅이 알아보고 챙겨본 결과일까요? 아뇨, 그냥 제가 만화 원작의 일본 영화들을 많이 봤고 거기에 이 배우가 많이 출연한 것 뿐입니다.

저로서는 굳이 배우 때문에 영화를 본다면 남배우보다는 여배우 쪽이겠죠. 예를 들어 ‘늑대소녀와 흑왕자’는 니카이도 후미 때문에 본 것이고, ‘일주일간 친구’는 카와구치 하루나 때문에 본 것입니다. 물론 단순히 원작의 팬이라서 보는 경우도 있지만, 야마자키 켄토의 출연작 중에서 원작의 팬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킹덤’ 뿐이에요.

늑대소녀와 흑왕자


그래도 이 정도로 야마자키 켄토의 출연작을 많이 봤으니, 당연히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고 제 머릿속에 야마자키 켄토라는 배우의 카테고리 하나가 정리는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포스팅도 쓰고 있는 거고요. 정확히는 이 포스팅은 최근에 ‘아리스 인 보더랜드’를 봤기 때문에 쓰게 된 것이긴 하지만요.

아리스 인 보더랜드에 야마자키 켄토가 나오는 걸 보고 뭔가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본 것인데, 그냥 소문 자자한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예전부터 머리 한 구석에 ‘봐야할 작품’으로 저장되어 있었거든요.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에 보게 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 ‘댄스 위드 미’ 입니다. 이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미요시 아야카에 꽂히는 바람에, 그녀의 출연작들을 찾다보니 마침 아리스 인 보더랜드가 있어서 이참에 보게 된 거예요.

아리스 인 보더랜드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한국에서 간만에 핫하게 언급된 일본 드라마인데, 미요시 아야카가 나온다는 것 외에는 내용이나 다른 정보는 아무것도 없이 그냥 봤다가 야마자키 켄토나 츠치야 타오 같은 평소 좋아하던 배우들이 나와서 금방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언급한 세 배우가 모두 좋았습니다. 특히 야마자키 켄토가 지금까지 본 출연작들과는 다른 분위기라서 무척 새롭더군요. 거기에 ‘오렌지’ 이후 5년 만에 다시 남녀 주인공으로 합을 맞추게 된 츠치야 타오와의 케미도 엄청 좋았고요. 물론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미요시 아야카입니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


야마자키 켄토의 출연작들을 주욱 나열하고 보니, 그가 배우로서 작품 안목이 상당히 뛰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사실 만화 원작의 일본 영화 중에서 퀄리티가 지뢰급인 작품들이 꽤 많거든요. 그런데 제가 본 야마자키 켄토의 작품 중에서는 그런 지뢰급 퀄리티의 영화가 없...... 나? 일단 확실히 별로라고 생각한 영화는 없는 것 같아요. 그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 제가 상당히 괜찮게 본 영화들입니다.(한 두 작품은 아슬아슬하지만요)

일단 오렌지와 4월은 너의 거짓말. 이 두 작품은 원작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데다 영화도 제가 본 만화 원작 일본영화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려 놓을 수 있을 만큼 상당히 좋게 보았고요. 킹덤! 이건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요즘 최고로 재미있게 보고 있는 만화이고 영화도 너무너무 재미있었으며 하루 빨리 속편이 나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오렌지


앞 문단에서 ‘말할 것도 없다’고 했지만 킹덤 이야기를 좀 더 하겠습니다. 원작의 엄청난 팬이기 때문에 영화 제작 소식이 나오자마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기대를 했습니다. 캐스팅 명단이 나왔을 때 하료초 역의 하시모토 칸나, 양단화 역의 나가사와 마사미는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주인공 이신 역에 야마자키 켄토는 조금 의문스러웠습니다. 킹덤의 주인공 이신 이라는 캐리터는 초 단순 무식 열혈 바보 소년만화 주인공의 전형인 캐릭터거든요. 그런데 야마자키 켄토는 기존 대표작들도 그렇고 저에게는 전형적인 순정만화 남주인공 같은 이미지의 배우라서... 얼마나 이신 캐릭터에 어울릴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킹덤 영화를 보게 되니... 이신에 어울리는 정도가 아니라 이신 그 자체였습니다. 그저 잘 소화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를 보여주더군요. 순정만화의 꽃미남 주인공 이미지인 줄 알았는데 이 영화를 보니 오히려 소년만화 주인공에 더 어울리는 마스크로 보이더군요. 그리고 이 정도로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난 요인은 외모보다는 연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킹덤


연기를 잘해요. 사실 젊은 배우 중에는 인기와 영향력이 톱이라도 연기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케이스는 분명히 있거든요. 하지만 야마자키 켄토는 명백히 그런 케이스가 아닙니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에서도 유심히 봤는데 정말 이 배우는 연기를 잘 합니다. 거기에 연기 스타일과 이미지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습니다. 순정만화와 소년만화를 자유롭게 오가고 사이키 쿠스오 같은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도 놀랄만큼 자연스러운 소화력을 보여줍니다.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같은 경우는 사람에 따라서는 지뢰급 망작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상당히 괜찮게 보았습니다. 지뢰급으로 망가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영화였는데, 주인공인 야마자키 켄토가 의연하고 흔들림 없는 태도로 영화가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더군요.(물론 사이키 쿠스오 자체가 원래 그런 캐릭터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배우는 테루하시 역의 하시모토 칸나입니다. 하시모토 칸나 역시 야마자키 켄토 못지 않게 만화 원작 실사 영화에 많이 출연한 배우인데,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하니 어떤 정신 나간 만화 원작 작품이라도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작품으로 완성해내더라고요.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사실 진짜 지뢰급 망작에 근접한 영화는 역시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겠죠. 원작 만화부터 명성(?)이 자자한 작품인데 저는 사실 원작의 1부 밖에 안 읽었어요. 굉장히 마니악한 작품이고 나름 재미있는 건 확실하지만, 역시 실사 영화는 무리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야마자키 켄토라면... 야마자키 켄토라면 어떻게든 해 줄거야... 란 심정으로 캐스팅이 된 듯한데(설마)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한계는 있는 법. 그래도 전 역시 이 작품도 지뢰급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은근히 스토리가 흥미롭고(이런 부분이 원작의 명성을 입증합니다) 야마자키 켄토는 언제나 처럼 출중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야마자키 켄토의 ‘만화 원작 시리즈(?)’ 중에서 비교적 초기 작품인 히로인 실격도 제가 그의 출연작 중에서 다소 아쉽게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작품이 엄청나게 흥행을 했고 야마자키 켄토가 배우로서 입지를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야마자키 켄토가 배우로 대성하는데 히로인 실격과 오렌지가 연이어 히트를 한 것이 큰 작용을 했다고 해요. 오렌지는 매우 좋은 작품이지만 히로인 실격은.... 물론 망작은 아니지만 좀 그랬거든요. 원작도 읽었는데 원작과 비교해서도 영화의 완성도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뭐 하지만 흥행의 결과가 꼭 영화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로 결정되는 건 아니니까요.

히로인 실격


‘늑대소녀와 흑왕자’, ‘일주일간 친구’는 여배우 때문에 찾아본 영화이긴 하지만 야마자키 켄토도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 자체도 두 작품 다 괜찮았고요. 원작도 둘 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두 작품 모두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기대를 좀 했는데 야마자키 켄토가 전혀 스타일이 다른 두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각각 완벽하게 소화를 했더군요. 볼수록 대단한 배우입니다.

일주일간 친구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넓다고는 했지만 순정만화 주인공 캐릭터나 소년만화 주인공 캐릭터나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순수함’과 ‘내면의 선함’입니다. 대부분의 청소년 층 대상의 만화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남자 주인공이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마자키 켄토는 눈빛이 참 순수해 보이고, 엄청 잘 생겼지만 동시에 매우 선해 보이는 인상을 가지고 있어요. 거기에 출중한 연기력까지 바탕이 되니 순정만화든 소년만화든 만화 속 남자 주인공 역할로는 이보다 더 제격인 배우가 있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야말로 만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배우, 그것이 야마자키 켄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서즐라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즐기는 라이프
트위터 @dsz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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