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치야 타오 土屋太鳳
츠치야 타오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20대 여배우 중 한 명입니다. 저는 자주 써오던 ‘인기 있는’ 이라든가 ‘핫한’ 이라는 표현 대신 ‘왕성하게 활동하는 배우’라고 츠치야 타오의 현재 위치를 정의내렸습니다. 제가 일본 배우나 일본 영화에 대한 포스팅을 많이 쓰기는 하지만 사실 일본어를 잘하는 편도 아니고 일본 내 연예계 소식에 항상 빠삭한 것도 아닙니다. 한국에서 정보를 얻으려다 보니 역시 한계가 있고 그런 연예계 상황에 대한 해설 보다는 작품 자체에서 받게 되는 저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인상 위주로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정확하게 츠치야 타오가 현재 일본에서 어느 정도 위치의 배우이고 어느 정도로 인기가 있고 잘 나가는지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을 수 있을 만큼 데뷔 후 엄청나게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녀의 출연작을 제가 많이 보기도 했으니까요.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전체 필모를 살펴보니 제가 본 작품들은 일부일 뿐이었습니다. 츠치야 타오의 작품을 이미 충분히 많이 봤다고 생각하고 포스팅을 쓰려고 했는데 필모를 다시 확인하니 제가 안 본 작품이 너무 많아서 추가로 세 작품을 더 보고 난 후 현재 포스팅을 쓰는 중입니다. 물론 드라마까지 보는 건 시간이 너무 걸려서 엄두를 못냈습니다. 어떤 배우의 경우는 영화 출연작이 별로 없어서 포스팅을 쓰려면 뭐라도 봐야겠다 하는 마음에 드라마까지 챙겨보게 되는데, 츠치야 타오는 영화만 봐도 차고 넘치다 보니 드라마를 안 보고도 충분히 쓸 수 있겠더라고요.
자, 그런데 이렇게 많은 작품들에 출연하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인데도 저는 왜 잘 나간다, 인기 있다, 핫하다 라는 표현을 쓰기를 망설이는 걸까요. 미리 밝혀두지만 저의 주관적 생각일 뿐 명확한 근거는 없습니다. 최근 여러 작품들에서 자주 보게 되는 일본의 젊은 여배우들의 경우 한국의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글을 종종 보게 되고 나무위키 항목 내용이 충실하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근거들을 바탕으로 아 이 배우가 잘나가는구나.. 핫하구나 하는 인상 내지는 느낌을 받게 될 수가 있습니다. 또 결정적으로는 작품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배우의 매력이나 포텐셜, 아우라 등도 (객관적이지는 않지만)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적어도 개인 블로그에 부담없이 ‘잘나가는 배우’라는 언급 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츠치야 타오의 경우는 그런 판단을 거침없이 내리기에는 근거들이 뭔가 조금씩 부족합니다. 일단 이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 기준으로는 나무위키 항목도 굉장히 부실하고, 국내 커뮤니티 언급량도 매우 적어요. ‘네이버 영화’에는 배우의 이미지 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배우임에도 이 배우에 대한 정보(와 관심도)가 생각보다 (한국)넷상에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제가 이 배우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스스로 잘 모른다고 인정도 했으니.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역시 제가 이 배우의 출연작을 보고 받게 된 인상과 느낌입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면서 매력적인 일본 여배우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특히 왕성한 활동으로 여러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대부분 왜 이 배우가 요즘 여러 작품들에서 많이 보이는지, 어떤 매력과 재능이 있는지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특히 그런 매력들이 절정으로 잘 표현된 작품들이 대부분의 배우들에게 한 두 작품씩은 있어요. 그러니까.. ‘이 작품을 보게 되면 반드시 이 배우의 팬이 될 수 밖에 없다’ 싶은 그런 작품들. 그런데 츠치야 타오는... 제가 여러 작품들을 봤지만 그런 느낌을 받은 작품이 없습니다.
이건 단순히 제 취향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츠치야 타오 같은 타입의 배우(혹은 여성)에게는 제가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는 취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저는 츠치야 타오의 외모가 작품마다 기복이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타일링과 역할에 따라서 외모와 매력의 편차가 다소 심해지는 배우인 거죠.
사람의 외모가 어느 정도는 다 그렇지만 츠치야 타오는 특히 카메라에 잡히는 각도에 따라서 인상이 많이 달라지는 외모입니다. 정면에서 볼 때와 대각선 또는 측면에서 볼 때 뭔가 다른 느낌이 나는 거죠. 그리고 헤어스타일의 영향도 굉장히 커요. 이런 점들 때문에 같은 작품 안에서도 예쁘게 보이다가도 별로 매력 없게 보이기도 하고 보다 보면 좀 혼란스러워지기도 합니다.
많은 작품들에 출연했기 때문에 그녀의 필모에는 매우 훌륭한 작품부터 해서 그저 그런 작품과 도저히 보기 힘든 망작 수준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 수준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배우를 탓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역대급 재능으로 유명 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고 톱배우 대우를 받으며 시작하는 케이스라면 모를까... 여배우가(사실 배우 뿐 아니라 모든 연예인이) 젊은 나이부터 일을 가려가면서 하기는 어렵잖아요. 히로세 스즈 정도의 배우도 말도 안 되는 망작 영화들이 필모에 적지 않게 있을 정도니까요.
츠치야 타오는 하이틴 영화에 많이 출연한 편입니다. 사실 하이틴 장르는 젊은 여배우가 배우로서 성장해나가는 당연하고 일반적인 코스입니다. 젊은 여배우가 왕성하게 활동한다면 필모에 하이틴 영화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가 굉장히 많이 제작되는데(그 중 상당수가 순정만화 원작입니다) 사실 이 장르의 영화가 많이 제작되는 것은 그만큼 젊은 여배우들이 활약할 기회가 많은 것이기 때문에 별로 부정적으로 볼만한 현상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영화의 평균적인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게 문제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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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츠치야 타오의 하이틴 영화는 오렌지, 푸른하늘 옐, P와 JK, 옆자리 괴물군 입니다. 네 작품 모두 순정만화 원작입니다. 작품 자체의 수준으로 평가하면 ‘오렌지’는 꽤 좋은 작품입니다. ‘옆자리 괴물군’은 무난하게 볼만한 정도는 되고요. ‘P와 JK’와 ‘푸른하늘 옐’은 다소 아쉬운 작품입니다. 특히 ‘푸른하늘 옐’은 제가 원작을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에(전자책으로 전권 소장 중입니다) 영화를 엄청 기대를 했는데 그야말로 절망적일 정도로 실망해버렸습니다.
‘푸른하늘 옐’이 실망스러웠던 가장 큰 이유는 영화가 말도 안 되는 각색을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실력도 재능도 없이 오로지 열정 하나로 취주악부에 들어간 초짜 신입 여학생이 좋아하는 야구부 소속의 남학생과 서로를 응원하며 열심히 노력한 끝에 3학년 때 레귤러 멤버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학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로 시작해서 3학년 때 당당한 레귤러 멤버로 활약하기까지의 과정이 무척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그려지는데, 당연히 고교 3년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내용이 긴 편이고 영화 한 편에 담아내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엉터리로 각색할 건 아니지 않았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계속 듭니다.
사실 각색이 엉터리라기 보다는 원작에서 좋았던 에피소드를 많이 생략해 놓고는 정작 별로 재미없고 감동도 없는 에피소드를 꽤 긴 분량으로 넣은 점이 큰 문제였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원작에서는 1학년 때 나오는 에피소드를 영화에서는 3학년 시점에 넣어버리는 바람에 3학년인 주인공이 1학년 처럼 어리버리 타는 모습이 나오는 게 참 안타깝고 실망스러웠습니다. 그 여주인공 역할이 츠치야 타오였단 말이죠. 제가 이 배우에게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는 이런 아쉬운 작품들로 인해 전부 날아가 버린 겁니다.
츠치야 타오가 출연했던 하이틴 영화들을 보면 여주인공 캐릭터가 대부분 아쉽습니다. 사실 순정만화 여주인공이 원래 대체로 그런 편이긴 합니다. 순정만화 속 남자 주인공은 엄청 잘 생기고 자신감도 넘치고 공부 혹은 운동(+싸움 실력)을 먼치킨 수준으로 잘하는 등 그야말로 세계관 최강자 급의 잘난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상대적으로 여자 주인공은 성격도 뭔가 우물쭈물 꾸물꾸물 거리고 평범하고 눈에 띄는 거 없는 설정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이런 하이틴 영화들을 계속 보면서 제 머릿속에 남게 된 츠치야 타오의 인상은 전형적인 순정만화 여주인공 스러운 우물쭈물 꾸물꾸물 거리는 평범하고 눈에 띄는 거 없는 배우였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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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이 똑같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유독 츠치야 타오는 그런 여주인공 캐릭터만 주로 연기를 하게 된 거예요. 이런 작품들을 굳이 가리지 않은 것은 배우의 탓이 아니라고 앞에서 언급했지만, 막상 이런 캐릭터를 연기해도 그런 전형적인 순정만화 여주인공 캐릭터성의 한계를 배우의 재능과 매력으로 뛰어 넘어버릴 수도 있거든요. 물론 그런 사례가 결코 흔치는 않고 저도 막상 그런 예를 떠올려 보려고 해도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츠치야 타오는 남배우 복도 없었습니다. 이건 함께 출연한 남배우가 엉터리였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얘기입니다. 제가 순정만화를 읽으면서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괜찮다고 느끼는 건 아주 드물지는 않지만 그렇게 흔한 경우도 아닙니다. 그런데 츠치야 타오가 출연한 작품의 원작은 ‘P와 JK’를 제외하면 모두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심지어 영화에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물론 이 남자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매력과 재능 때문이겠죠.
오렌지의 남자 주인공은 야마자키 켄토. 옆자리 괴물군의 남자 주인공은 스다 마사키. 푸른하늘 옐의 남자 주인공은 타케우치 료마입니다. 셋 다 일본에서 정말 잘 나가는 배우들이고 이 중 스다 마사키는 특히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예요. 오렌지에서 야마자키 켄토가 정말 괜찮았고 푸른하늘 옐의 타케우치 료마도 좋았지만 옆자리 괴물군은 그야말로 스다 마사키의 원맨쇼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도 좋고 거기서 더 나아가 원작을 뛰어넘는 매력과 캐릭터성까지 보여주더군요. 스다 마사키는 대단한 배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출연한 남배우들을 칭찬하면 할수록 츠치야 타오가 상대적으로 아쉽게 느껴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적고 보니 순정만화 원작인 하이틴 영화에서 여배우가 매력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순정만화의 주 독자층은 여성이니 당연히 작품 내에서 여주인공 보다는 남주인공을 매력적으로 그리는데 공을 들이게 되고 영화에서도 남주인공의 매력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츠치야 타오에 대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인상 중 하나는 그녀가 꽤나 커리어 욕심이 많은, ‘야망이 강한 여배우’라는 느낌입니다. 물론 저의 주관적인 느낌이고 실제로 생각이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실 이 배우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이런 속마음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어려울 겁니다. 야망이 크다고 한들 그것을 대놓고 드러내는 것이 연예인에게 아주 유익한 결정은 아닐 테니까요. 하지만 확실히 그녀의 배우로서의 행보를 보면 내면에 강하게 키우고 있는 야망의 존재가 언듯언듯 보이게 됩니다.
그녀는 또 다른 하이틴 영화 ‘봄을 기다리는 우리들’을 찍고 나서 이제 교복은 졸업하겠다고 선언하며 하이틴 영화를 더 이상 찍지 않으려 한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30대 배우가 고등학생 역할을 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는 업계에서 이제 겨우 20대 중반인 여배우가 더 이상 하이틴 영화를 안 하겠다고 대놓고 선언한다는 건 확실히 범상치 않은 행보입니다. 뭔가.. ‘때’를 기다린 느낌이랄까.
확실히 그 시점에 츠치야 타오는 고등학생 보다는 성인 배역의 출연을 점점 늘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8년을 뛰어넘은 신부’과 ‘카사네’가 상당한 호평을 받았죠. 작품도 좋았고, 츠치야 타오의 연기와 매력 역시 작품 내에서 상당히 돋보였습니다.
‘8년을 뛰어넘은 신부’는 츠치야 타오의 인생 커리어로 꼽을 만한 작품이긴 합니다. 애초에 작품 자체가 화제성도 좋고 실화 바탕의 내용도 훌륭하기에 캐스팅만 되도 여배우로서는 커리어에 큰 득이 될만한 배역이었는데, 츠치야 타오가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고 잘 해냈습니다. 여배우들이 욕심낼 만한 배역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여배우에게 득만 되는 배역이었던 건 또 아니거든요. 상영시간의 절반 가량을 전신마비 환자의 모습으로 등장해야 하니까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처럼 예쁘게 잠들어 있는 모습도 아니고 의식이 있고 눈은 뜨고 있는데 다른 신체는 못 움직이는 연기를 해야 하니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츠치야 타오의 연기력과 열정, 그리고 (저의 주관적인 인상으로)야망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훌륭한 배역이었습니다.
카사네는 작품 자체가 아주 뛰어나다는 평가는 못하겠습니다. 사실 영화를 10분 정도 보고는 ‘이 영화는 망했다’라고 까지 생각할 정도였어요. 영화의 내용상 츠치야 타오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엄청난 미녀’라는 설정인데, 츠치야 타오가 예쁘기는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각도에 따라, 헤어스타일에 따라 어느 정도 기복이 있는 외모라서 이 역할이 과연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영화를 끝까지 보니까 이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츠치야 타오는 정말 기대이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많은 출연작을 보고 나서 이제서야 이런 느낌이 왔어요. ‘츠치야 타오는 이런 배역이 어울리는 배우로구나!’
그리고 카사네를 뛰어 넘는 최고의 배역이 츠치야 타오에게 찾아왔습니다. 바로 넷플릭스의 화제작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여주인공 우사기 역입니다. 사실 저는 아리스 인 보더랜드를 내용이나 캐스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봤기 때문에(미요시 아야카가 출연한다는 것만 알았습니다) 실제 작품을 보면서 출연 배우들을 확인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주인공인 야마자키 켄토에 대해서는... 반가우면서도 이런 화제작의 주연으로 야마자키 켄토라면 당연하지, 하는 느낌이었고, 츠치야 타오에 대해서는 좀 더 복잡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츠치야 타오의 이미지는 그 동안 제가 봐온 그녀의 작품들 속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는 것! 하지만 그것이 츠치야 타오에게 너무나도 찰떡같이 어울렸다는 것입니다.
이제야 츠치야 타오의 매력을 100%... 아니 120% 발휘하는 배역을 만나게 된 느낌이었습니다. 츠치야 타오는 이런 배우였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이 배우의 인상과 이미지가 각인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 동안 이 배우가 그렇게 많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도대체 뭘 했던 거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그녀의 출연작을 전부 본 것은 아니니 찾아보면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우사기와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준 캐릭터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츠치야 타오가 배우 데뷔 후 주로 보여주었던 캐릭터와 이미지는 순정만화 속 우물쭈물하는 여주인공 이었고 안타깝게도 이런 역할이 일본에서 라이징 하려는 젊은 여배우들의 당연한 코스이기도 합니다. 히로세 스즈나 니카이도 후미 같은 배우조차도 이런 배역을 피해갈 수 없었고 제가 최근에 아주 관심 있게 보고 있는 2000년대생 라이징 여배우 중 하나인 모리 나나도 최근에 순정만화 원작의 실사 영화를 찍게 되었어요.
물론 순정만화 실사 영화의 여주인공 역할이 무조건 안 좋다는 건 아니고 이런 역할로 자기 매력을 100% 보여준 여배우들도 많고 실제 젊은 여배우들이 라이징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배역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츠치야 타오에게도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분명 도움이 되기는 했을 거고요.(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꽤 있으니)
하지만 그런 하이틴물을 졸업하고 나서야 진짜 츠치야 타오가 배우로서의 본 모습을 찾게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에서의 모습을 보면 그녀가 앞으로도 이런 강단 있고 올곧으며 에너지 넘치는 여성 캐릭터로 당당하게 활약해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게 만듭니다.
네, 하이틴 영화들에서 봤을 때는 그녀가 어떤 배우인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츠치야 타오라는 배우가 어떤 배우인지 제대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역시 저의 주관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그녀는 야망이 있고, 당당하며, 열정과 에너지가 넘칩니다. 우물쭈물 하던 순정만화 여주인공 캐릭터의 껍질을 벗고 나와 일본 최고의 여배우를 목표로 도약하는 츠치야 타오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서즐라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즐기는 라이프
트위터 @dsz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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