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소속의 현역 걸그룹 멤버는 무려 30명? (트와이스/있지/니쥬/엔믹스)

 

4개의 그룹, 30명의 멤버. 대한민국의 대형 연예 기획사 JYP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현역으로 활동 중인 걸그룹과 멤버의 숫자입니다. 단 하나의 기획사에 이렇게 많은 현역 걸그룹 멤버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은 한국 엔터 업계 역사를 통틀어도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기획사에 30명의 현역 아이돌 걸그룹 멤버들이 소속되어 활동하는 모습은 수십 명의 다인원 그룹을 운영하는 일본 아이돌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죠. 하지만 JYP 엔터테인먼트는 케이팝의 대표 기획사이고 당연히 일본 아이돌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완전한 케이팝의 시스템으로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3세대 이후 케이팝의 시장이 기존 일본, 중국과 같은 아시아권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JYP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케이팝 산업의 대표 기업들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자본과 회사 규모를 갖추게 되었고 더 넓어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공격적인 확장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JYP 뿐 아니라 카카오와 CJ 같은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여러 엔터 기업들의 이른바 ‘공룡화’와 ‘몸집 불리기’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으로 엔터 사업의 거대한 성공 신화를 이룬 빅히트는 하이브라는 대형 플랫폼 기업을 설립하여 아이돌 사업을 다각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3세대 걸그룹과 4세대 걸그룹 (걸그룹 세대론)

3세대 걸그룹과 4세대 걸그룹 (걸그룹 세대론)

 

하이브도 3개의 걸그룹 런칭을 예고하고 있고 앞으로 대형 기획사들이 다수의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는 형태는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포스팅을 작성하는 현재 시점(2022년 3월) 기준으로 단일 기획사에서 4개의 걸그룹을 현역으로 운영하는 경우는 JYP가 유일합니다.

 

JYP의 걸그룹 현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한국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이 세 팀 있습니다. 트와이스(TWICE), 있지(ITZY), 엔믹스(NMIXX)입니다. 멤버 수는 각각 9명, 5명, 7명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이 한 팀 있습니다. 바로 니쥬(NiziU)입니다. 멤버 수는 9명입니다.

 

9(트와이스) + 5(있지) + 7(엔믹스) + 9(니쥬) = 30

 

이렇게 4개 팀으로 구성된 총 30명의 멤버가 JYP 소속의 현역 걸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위의 표는 이 30명의 멤버를 생년월일 순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트와이스의 나연은 1995년 9월생이고 가장 어린 엔믹스의 규진은 2006년 5월생으로 11살 차이입니다. 하지만 그룹의 데뷔 연도로 따지면 트와이스는 2015년 10월, 엔믹스는 2022년 2월로 6년 4개월 차이입니다. 6년 반이 안 되는 기간 동안에 JYP는 4개의 걸그룹을 런칭한 것입니다.

 

이 자체로 굉장히 놀랍고 대단한 일입니다. 트와이스의 대성공 이후 급격히 규모를 키운 JYP 엔터테인먼트의 ‘대형 기획사’로서의 역량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단기간에 이 많은 일들을 해냈다는 것이 신기하고도 놀랍게 느껴집니다.

 

트와이스

 

트와이스 이전에 JYP가 내놓은 선배 아이돌 걸그룹은 2팀이 있습니다. 바로 원더걸스와 미쓰에이입니다. 원더걸스는 2007년 2월에 데뷔했고 미쓰에이는 2010년 7월에 데뷔했습니다. 3년 5개월의 데뷔 텀입니다. 그런데 트와이스의 데뷔는 2015년 10월로 미쓰에이의 데뷔 시기로부터 텀이 무려 5년 3개월입니다. 원래는 미쓰에이 이후 4년 내의 텀으로 2014년 상반기에 ‘식스믹스’라는 걸그룹이 데뷔할 예정이었는데(트와이스의 나연, 정연, 지효가 식스믹스의 데뷔 예정 멤버였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엎어지면서 다소 시간이 걸려 트와이스라는 그룹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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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와이스 이후로는 새로운 걸그룹의 런칭 텀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있지가 2019년 2월에 데뷔해 트와이스와 3년 4개월의 텀으로 기존 원더걸스-미쓰에이의 3년 5개월 텀을 한 달 단축했습니다. 일본에서 데뷔한 니쥬를 제외하면 있지 다음 데뷔한 엔믹스는 2022년 2월 데뷔로 있지와 정확히 3년 텀입니다. 여기에 니쥬가 들어가도 동일하게 계속 텀은 짧아집니다. 있지-니쥬의 텀은 1년 10개월이고 니쥬-엔믹스의 텀은 1년 2개월입니다.

 

있지

 

물론 엔믹스 다음 걸그룹이 또 더 단축된 텀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있지와 엔믹스가 3년인데, 설마 3년 이내에 또 한국에서 걸그룹 런칭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 새로운 걸그룹이 나오더라도 아마 니쥬 같은 해외 시장 현지화 그룹을 미국에서 시도해서 런칭하거나(최근 JYP가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죠), 일본에서 니쥬의 후배 그룹을 만들어 일본 현지화 걸그룹 두 팀을 운영하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올해 니지 프로젝트의 남자 버전이 예정되어 있고 다음 시즌에 여자 버전을 한 번 더 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순서로 보자면 미국 현지화 걸그룹-일본 두 번째 현지화 걸그룹-한국 신인 걸그룹 순으로 진행될 거 같고 한국 걸그룹이 새로 나오는 시기는 빨라야 4년, 길면 5년 이상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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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트와이스 데뷔 이후 약 6년 만에 3개의 후배 걸그룹이 나오면서 JYP 엔터테인먼트는 ‘걸그룹 명가’다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역 4개의 걸그룹. 이 중 어느 한 팀도 허투루 운영하는 팀이 없고 모두 매년 2회 이상의 컴백을 하면서 훌륭한 퀄리티의 음악과 퍼포먼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운영을 보여주고 있는데 트와이스는 영어 싱글 발매와 최근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미국 투어의 성공으로 앞으로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것 같고 있지도 최근 일본에서 정식 데뷔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니쥬는 아예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지화 그룹이지만 향후 한국 데뷔나 영어 앨범 발매 등의 글로벌 활동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엔믹스는 이제 갓 데뷔한 만큼 국내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갈 테지만 선배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발 빠르게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할 것입니다.

 

니쥬

 

하나의 소속사에 4개의 걸그룹이 현역으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은 각각의 그룹 활동을 따로 보더라도 흥미롭지만 좀 더 다채로운 기획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만듭니다. 바로 그룹간의 유닛 콜라보입니다. 같은 케이팝 대형 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슈퍼 엠’과 ‘걸스 온 탑’이라는 콜라보 유닛 활동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JYP는 아직 시도하지 않았던 기획인데 이제 현역 4개 팀의 30명의 걸그룹 자원이 존재하는 만큼 콜라보 기획을 시도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데뷔한 신인 그룹 ‘엔믹스’는 그룹 이름에 들어간 ‘믹스’라는 단어의 의미를 선명히 드러내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2개 이상의 장르를 믹스시킨 데뷔곡 O.O는 기존의 JYP 걸그룹이 보여주었던 안정적인 대중 취향의 노선에서 한참 벗어난 파격적인 시도를 보여줌으로써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앞으로 JYP가 엔믹스를 중심으로 더욱 파격적인 기획들을 계속 보여줄 듯하고 그중 하나가 여러 걸그룹 멤버들을 믹스시키는 콜라보 기획이 아닐까 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엔믹스

 

엔믹스(NMIXX) 데뷔곡 O.O 소감 – 너무 충격받아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엔믹스(NMIXX) 데뷔곡 O.O 소감 – 너무 충격받아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런 거창한 기획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모든 연예 기획사에서 활발히 제작하고 있는 유튜브 자컨 기획으로도 흥미로운 콜라보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걸그룹 멤버가 30명이나 되니 이 인원만으로도 소규모 아육대를 찍을 수 있는 정도니까요. 다만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서 수십 명의 다인원 콘텐츠 기획은 지금 당장은 무리가 있겠죠. 차후에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아육대의 양궁 토너먼트 라든가 ‘트둥 엔터테인먼트’같은 상황극 콘텐츠를 여러 그룹 멤버를 섞어서 만들면 상당히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콜라보 기획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기존과 변함없이 4개 팀을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해나갈 가능성도 크긴 합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하나의 기획사에 무려 30명의 현역 걸그룹 멤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황 자체는 확실히 현재 케이팝 업계에서 상당히 눈에 띄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엔믹스로 너무도 파격적인 시도를 보여준 JYP가 이 특수한 상황을 활용해서 뭔가 새롭고 놀라운 기획을 시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큰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JYP의 걸그룹 운영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