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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대중문화와 서브컬처 이슈

넷플릭스 샌드맨 원작 그래픽노블 내용 총정리 (시즌 2부터 최종 결말까지)

by 대서즐라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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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올해 최고 기대작이었던 넷플릭스의 드라마 샌드맨 시즌 1이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주말 동안 10화까지 정주행을 끝마쳤고, 원작 그래픽노블의 어마어마한 광팬으로서 이 실사 드라마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감을 말하자면, 100점 만점에 98점짜리 결과물입니다.

 

한마디로 대만족입니다. 하지만 100점을 주기에는 역시 조금 아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아쉬웠던 건 원작에 비해 표현 수위가 너무 약해졌다는 점. 특히 원작 그래픽노블은 다크 판타지 장르에 다소 호러 장르의 성격도 섞여 있는데 저는 역시 만화가 아닌 실사 매체에서는 호러적인 표현을 더 자극적으로 그릴 수 있기에 이 부분을 기대를 했었는데요. 그런데 제 기대와는 달리 호러 장르적인 요소는 대부분 빼버렸더군요. 1화에서 샌드맨이 탈출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 알렉스에 대한 복수가 원작에서는 정말 무시무시한 악몽을 끝없이 꾸게 하는 건데 그냥 잠에서 깨지 못하는 벌로 바꿔버렸고... 존 디나 코린트인 같은 이번 시즌 메인 빌런들도 원작에서는 그저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존재들인데 드라마에는 다소 인간적인 면들을 넣었더군요.

 

그리고 과도하게 많은 블랙 워싱과 PC적인 요소들은 저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요소입니다. 이런 불만 요인들 때문에 100점 만점에서 90점 아래로까지 점수를 깎을 수 있지만 그래도 원작의 내용이 워낙 훌륭해서 드라마도 엄청 재미있었고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각색이나 원작에서 좀 더 보충된 내용과 장면들이 대부분 훌륭했기에 이 점은 플러스 점수를 줘서 결국 제 기준에서 98점 정도를 줄만 한 작품이 나온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샌드맨-포스터

 

드라마가 공개되고 난 후 제가 예전에 쓴 샌드맨 소개 포스팅에 검색 유입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검색어를 살펴보니 이 드라마를 보고 시즌 1 이후의 내용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즌 2부터 결말까지의 원작 내용을 정리하는 포스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예 대놓고 결말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서 이번에는 결말 스포일러까지 포함된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2022년 넷플릭스 최고의 기대작 ‘샌드맨’, 어떤 작품인가?

 

2022년 넷플릭스 최고의 기대작 ‘샌드맨’, 어떤 작품인가?

닐 게이먼 작가의 히트 그래픽 노블을 실사 작품으로 만든 ‘샌드맨(The Sandman)’은 2022년에 공개될 예정인 넷플릭스의 신작 드라마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원작

dszl.tistory.com

 

물론 이 작품에 존재하는 모든 개별 에피소드의 결말을 스포일러 하려는 건 아니고요. 마지막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최종 에피소드의 결말만 이 포스팅의 마지막에 살짝 쓰겠습니다. 최종 결말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면 이 포스팅의 마지막 내용은 읽지 말기를 바랍니다. 물론 중간중간 중요한 내용(떡밥)들에 대한 스포일러도 조금씩 있을 텐데, 이런 스포일러까지 모두 피하고 싶다면 이 포스팅은 아예 읽지 않는 것이 좋겠죠. 그래도 최종 결말을 제외하고 각 에피소드의 핵심 내용 전개와 결말 스포일러는 이 포스팅에 쓰지 않을 것입니다.(포스팅을 다 쓰고 보니 7권의 결말 스포일러는 적고 말았네요. 그런데 이게 최종 에피소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꼭 써야 하는 내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적었습니다.)

 

 

 

다짜고짜 최종 에피소드 소개 – 샌드맨에게 닥치는 거대한 위기

 

‘샌드맨에게 닥치는 거대한 위기’라는 표현을 스포일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이런 창작물에서 주인공에게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가장 큰 위기가 닥치는 건 흔한 전개니까요. 다만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결국 결말이 어떻게 되는가가 핵심 스포일러일 테고요.

 

샌드맨은 본편 내용이 총 10권이고, 드라마 시즌 1에서는 1권과 2권의 내용이 다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한 ‘샌드맨에게 닥치는 거대한 위기’는 9권의 내용이고, 드라마에서는 마지막 시즌에 다루어질 것입니다.(마지막 권인 10권은 일종의 후일담입니다.) 이 드라마가 최종 몇 시즌까지 제작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데요. 시즌 1이 1권과 2권 내용이었으니 결국 한 시즌당 2권 분량으로 총 5시즌까지 만들어질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각 권마다 분량이 제각각이고 중간중간 자잘한 단편 에피소드들도 많은데 이 중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되지 않을 것 같은 에피소드들도 몇 개 있습니다. 때문에 원작 내용을 알고 있을 경우 평범하게 생각한다면 4시즌이 적절한 분량으로 보입니다. 이보다 더 줄이면 3시즌도 가능은 할 거 같은데 그러면 확실히 완성도와 이야기의 밀도는 많이 떨어질 거 같고요. 반대로 여유있게 만들어서 단편 에피소드를 모두 실사화하고 외전 에피소드까지 다룬다면 5시즌 이상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샌드맨-원작-그래픽노블-전권

 

아무튼 ‘샌드맨에게 닥치는 거대한 위기’는 원작 9권의 내용이고 드라마 마지막 시즌에 다루어질 텐데, 왜 시즌 1 이후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짜고짜 마지막 시즌 내용부터 소개하는가... 에 대해서는 이 작품의 전체 내용이 9권에서 하이라이트 스토리를 터트리기 위한 빌드업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1의 내용이 전반부에는 모르페우스가 3가지 물건을 찾아 나서는 스토리(1권 내용), 그리고 후반부에는 로즈 워커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동생을 찾는 이야기(2권 내용)로 나누어진 걸로 알 수 있듯이 샌드맨은 10권이 모두 각각의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됩니다.(이중 3권, 6권, 8권은 단편 에피소드 모음집입니다. 8권은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 형식이고요.) 그런데 그 독립적인 에피소드들 안에 핵심 떡밥들이 계속 던져지고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나비효과를 일으켜서 9권에서 샌드맨에게 어마어마한 위기가 닥치게 되는 전개로 이어지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번 포스팅에서는 각 시즌의 에피소드의 내용과 결말이 아니라 9권의 최종 에피소드로 나아가는 각 시즌별 떡밥을 정리하는 내용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걸로 대략적인 중요 인물들과 사건들을 어느 정도 풀어낼 수 있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드라마 시즌1에 있는 가장 핵심적인 떡밥이라면, 샌드맨이 지옥을 방문했을 때 만난 ‘나다’라는 캐릭터가 있고 또 로즈 워커의 가까운 지인으로 등장해서 꿈속에서 임신하고 출산까지 하게 되는 캐릭터 ‘라이타 홀’이 있습니다. 제가 읽은 원작의 국내 번역 출간본에서는 ‘리타 홀’로 등장하는데 드라마에서 너무도 명확하게 ‘라이타 홀’로 발음하니 저도 이제 라이타라고 써야겠죠.

 

아무튼 나다와 라이타 홀은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인데 특히 라이타 홀이 어마어마한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낳은 아들. 단언컨대 이 작품의 모든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입니다.

 

라이타-홀과-다니엘

 

라이타의 아들은 ‘다니엘’이라는 이름인데요. 라이타가 아무리 생각해도 적합한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이름도 없이 키우고 있는데 어느 날 샌드맨이 나타나서 ‘그 애 이름은 다니엘이다’ 하고 가버립니다. 저는 이 장면도 드라마 시즌 1에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오더군요.

 

다니엘이 생긴 과정은 원작과 드라마가 달라진 내용입니다. 라이타 홀(히폴리타 트레버 홀)은 원래 디씨 코믹스에서 ‘퓨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히어로 캐릭터인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이런 디씨 히어로 세계관 관련된 내용들을 전부 빼버린 듯 하더군요. 그래서 라이타 홀의 스토리가 원작과 상당히 많이 달라졌고 다니엘이 생기게 된 과정도 원작과는 다릅니다. 사실 다니엘과 관련된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를 생각하면 드라마 내용이 더 적합한 것 같기도 해요.

 

나다, 라이타 홀, 다니엘과 함께 시즌 1에 등장한 가장 중요한 떡밥 중 하나는 바로 삼위일체 헤카테 여신들입니다. 꿈이 자기 물건들의 행방을 물어보기 위해 이들을 소환하는 장면이 나오고 로즈 워커 앞에 등장해서 앞으로의 일을 경고해주는 장면으로도 나왔었죠. 특히 로즈 워커와의 대화 장면에서 이들이 정말 중요한 대사를 하는데 바로 이 대사입니다.

 

“You wouldn’t want to meet us as The Kindly Ones.”

“‘친절한 그들’일 때의 우리는 만나고 싶지 않을 거야.”

 

삼위일체-여신들

 

친절한 그들. The Kindly Ones. 여기서 핵심 스포일러 하나 바로 던지겠습니다. 이들이 바로 이 작품이 최종 보스입니다. 물론 우리가 흔하게 인식하는 평범한 개념의 ‘최종 보스’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어쨌든 이 작품의 최종 에피소드에서 샌드맨을 최악의 궁지로 몰아넣는 막강한 적이 바로 이들입니다.

 

샌드맨 각 권의 제목만 봐도 이들이 9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권 서곡과 야상곡 (Preludes and Nocturnes)

2권 인형의 집 (The Doll's House)

3권 꿈의 땅 (Dream Country)

4권 안개의 계절 (Season of Mists)

5권 당신의 게임 (A Game of You)

6권 우화들 (Fables and Reflections)

7권 짧은 생애 (Brief Lives)

8권 세상의 끝 (Worlds' End)

9권 친절한 그들 (The Kindly Ones)

10권 (스포일러)

 

9권의 제목이 ‘친절한 그들’입니다. 최종 보스 이름을 그냥 권제로 박아 넣은 거죠.

 

 

 

친절한 그들 - 푸리아이

 

그렇다면 ‘친절한 그들’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들일까요? 일단 드라마 시즌1에 나왔던 삼위일체 헤카테 여신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삼위일체 여신들이 가진 다양한 측면들 중 하나라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이들이 ‘친절한 그들’이 된다는 것은, 어떤 특정한 ‘모드’가 발동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 작품에서 ‘친절한 그들’ 외에 ‘푸리아이(퓨리)’라는 명칭으로도 불립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네이버에 ‘푸리아이’를 검색해도 이들에 대한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글링을 하니까 ‘에리니에스’라는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요. 에리니에스(푸리아이)에 대한 위키 백과의 설명 중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장만 긁어와 보겠습니다.

 

친절한-그들-푸리아이

 

“이들은 모두의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그녀들은 살아있는 자뿐만이 아니라 죽어있는 자까지도 반드시 찾아내어 끝까지 복수와 저주를 하는 그 누구보다 집요한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신이고 인간들이고 모두가 그녀들을 가장 무서워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푸리아이는 복수의 여신입니다. 그런데 이 복수도 명분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샌드맨에서 설정된 푸리아이의 복수 명분은 뭘까요? 바로 ‘근친 살해’입니다. 한 마디로 가족의 피를 손에 묻힌 자에 한해서 푸리아이가 그를 복수의 대상으로 지목하면 그 집요한 복수를 실행할 수 있는 겁니다. 즉, 푸리아이는 근친 살해에 대해 복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존재로서, 이 권한 앞에서 신이고 영원이고 그냥 얄짤 없습니다.

 

드라마 시즌 1에서 루시퍼와의 대결 장면에서 나왔듯이 이 작품에서는 ‘규칙’이 굉장히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영원이나 루시퍼 같은 인외의 초월적인 존재들도 모두 특정한 규칙에 얽매여 있습니다. “언제나 규칙이 있다.”

 

푸리아이의 ‘근친 살해에 대한 복수 권한’은 이 세계관에서도 가장 최상위의 규칙에 속해 있습니다. 때문에 누군가 근친 살해를 저지르고 푸리아이가 그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으면, 그냥 답도 없는 상황인 거예요. 샌드맨의 최종 에피소드에서 바로 주인공 꿈이 그런 상황에 처합니다.

 

그렇다면 9권에서 이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터트리기 위해서 1권부터 8권까지 수많은 떡밥들을 통해 어떤 ‘빌드업’이 전개되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꿈이 ‘근친 살해’를 저지르기까지의 빌드업입니다. 네, 9권의 최종 에피소드가 등장하기 전인.... 7권의 마지막 챕터에서 꿈은 근친 살해를 저지릅니다. 바로 자신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역사적으로, 신화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인물인데, 바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입니다.

 

 

 

샌드맨의 아들 – 오르페우스

 

오르페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유명한 인물이죠. 오르페우스의 어머니는 ‘칼리오페’이고, 아버지는 태양신 아폴론 아니면 기록에 따라서는 트라키아의 왕 ‘오이아그로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샌드맨에서는 오르페우스가 칼리오페와 모르페우스(꿈)의 아들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오르페우스-신화

 

오르페우스의 가장 유명한 전설을 정리하면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독사에 물려 죽자 오르페우스는 직접 명계로 가서 아내를 죽음에서 데려오려고 합니다. 오르페우스는 명계의 왕인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를 만나는데, 그들에게 아내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리라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릅니다. 이 노래를 듣고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는 큰 감동을 받게 되고, 복수의 여신 푸리아이마저 눈물을 흘립니다. 이때 오르페우스가 푸리아이를 울게 만든 것 또한 샌드맨 최종 에피소드의 중요한 떡밥 중 하나입니다.

 

아무튼 결국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에게 아내인 에우리디케를 돌려주겠다고 하는데, 한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오르페우스가 지상으로 돌아가는 길에 에우리디케는 조용히 그 뒤를 따라갈 텐데, 지상에 도달하기 전까지 절대로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조건이었죠. 오르페우스는 그 말대로 뒤를 보지 않고 말없이 지상을 향해 걸어갑니다. 아내가 따라오고 있다고 믿고. 뻔히 예상되는 결말이지만 오르페우스는 지상의 도달하기 전에 뒤를 돌아보았고(왜 뒤를 돌아보게 되는지는 신화의 내용과 샌드맨에서의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결국 되찾을 뻔했던 아내 에우리디케를 영원히 잃게 됩니다.

 

오르페우스의 최후는 잘 알려진 대로 이상한 여자들한테 걸려서 갈가리 찢겨 죽는 것인데, 이때 몸이 다 찢겨지고 머리만 남은 상태에서도 노래를 불렀다고 하죠. 샌드맨에서는 그냥 머리만 남은 상태로 계속 살아 있습니다. 오르페우스는 아버지인 모르페우스(꿈)에게 자기를 죽여달라고 부탁하지만, 모르페우스는 거절하고 누군가의 꿈에 계시를 내려 그들이 대대손손 오르페우스의 (살아 있는)머리를 돌보도록 명령합니다.

 

오르페우스의-머리

 

오르페우스에 대한 내용은 샌드맨 6권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드라마 시즌 1의 6화에서 꿈이 100년에 한 번 만나는 친구인 로버트(홉) 개들링과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요. 1789년 만남에서 이들 앞에 조아나 콘스탄틴이 등장하고, 1889년 만남에서 꿈은 홉에게 ‘그 후에 조아나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내가 부탁한 일을 훌륭하게 처리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죠. 꿈이 조아나에게 부탁한 일이 바로 오르페우스의 머리와 관련된 일입니다. ‘사람의 머리’와 관련된 아주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있죠. 기요틴으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 머리가 잘려 나간 프랑스혁명. 네,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조한나 콘스탄틴과 오르페우스의 머리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고, 이 내용도 6권에서 등장합니다. 당연히 로베스피에르 같은 역사의 인물들이 등장하고요.

 

 

 

오르페우스의 소원

 

꿈은 아들인 오르페우스를 절대 만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긴 세월 동안 아들을 만나기를 피해왔는데 샌드맨 7권에서 결국 두 사람은 만나게 됩니다. 그냥 이유 없이 만나는 것도 아니라 꿈이 어떤 ‘중대한 부탁’을 하기 위해서 아들을 찾아온 것이었고, 오르페우스는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소원을 말하죠. “저를 죽여주세요.”

 

결국 이 ‘중대한 부탁’ 때문에 꿈은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근친 살해를 저지르게 된 것입니다. 그 부탁이란 무엇인가? 바로 ‘탕아’를 찾는 것입니다.

 

파괴

 

드라마 시즌 1에서 영원 일족들에게 몇 차례 언급이 되는 ‘탕아’는 다름 아닌 영원 일족의 넷째인 파괴(Destruction)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소개했지만 영원 일족 일곱 명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운명(Destiny) 남성

둘째 죽음(Death) 여성

셋째 꿈(Dream) 남성

넷째 파괴(Destruction) 남성

쌍둥이 욕망(Desire) 남성 또는 여성

쌍둥이 절망(Despair) 여성

막내 분열(Delirium) 여성

 

영원 일족 중에서 드라마 시즌 1에 등장하지 않은 건 운명, 파괴, 분열이죠. 시즌 2에 ‘가족회의’ 에피소드가 있으니(4권의 도입부 내용입니다) 운명과 분열은 나올 예정이지만 이 때도 파괴는 참석하지 않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꿈의 궁전이나 욕망의 궁전에 ‘가족 회랑’이 나오는데, 각각 일족들의 상징물이 하나씩 놓여 있지만 넷째 파괴의 자리는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죠. 파괴는 영원으로서 자기의 직무를 내려놓은 채 떠난 상태입니다. 즉, 파괴의 자리는 현재 비어 있습니다.

 

영원-일족

 

샌드맨 7권의 내용이 바로 파괴를 찾아 나서는 내용입니다. 파괴를 찾겠다는 생각은 막내인 분열이 하게 되는데, 분열은 혼자 이 일을 하기가 어려워서 여러 형제들에게 부탁을 하지만 대부분 거절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꿈이 이 일을 허락합니다. 물론 꿈은 파괴를 찾을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파괴를 찾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대놓고 루시엔에게 ‘파괴를 찾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럼 왜 분열의 여행에 동참하게 되는가? 사실 이때 꿈은 ‘테살리’라는 인간 여자와 사귀다가 실연당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내내 꿈결에 비가 몰아치며 암울한 상황이었는데(꿈결의 상황은 꿈의 기분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때마침 분열이 찾아와서 같이 파괴를 찾으러 가자고 하니 꿈은 실연으로 상처받은 감정을 추스르려는 목적과 혹시 인간 세계를 여행하는 도중 테살리를 우연히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 여행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이 ‘테살리’라는 여자가 또 엄청 중요한 인물인데요. 이 인물에 대한 얘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아무튼 그렇게 파괴를 찾아 나서는데 파괴는 누구도 자기를 찾지 못하게 하려고 여러 함정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기에 가벼운 여행이 될 줄 알았던 것이 생각보다 엄청난 사태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꿈은 결국 가벼운 마음을 버리고 분열의 생각에 진심으로 응해서 본격적으로 파괴를 찾아 나서는데....

 

꿈과-분열

 

사실 파괴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부터 꿈도 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영원 일족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예언자’에게 물어보는 것. 그것은 바로 아들인 오르페우스였습니다.

 

결국 오르페우스에게 부탁해서 파괴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된 꿈은 분열과 함께 파괴를 만나고.. 뭐 어쩌고 저쩌고 철학적인 대화들을 나눈 후에 다시 헤어집니다. 그리고 꿈은 아들인 오르페우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다시 오르페우스를 만나러 가고.. 결국 자기 아들을 죽이게 되죠.

 

 

 

다니엘의 실종과 라이타 홀의 복수

 

9권 최종 에피소드에서 푸리아이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라이타 홀입니다. 상황이 조금 복잡하기는 한데 사실상 라이타 홀에 의해서 푸리아이가 각성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꿈이 근친 살해를 저지른 상태에서 라이타 홀의 의뢰(?) 비슷한 형식으로 푸리아이가 꿈을 복수의 대상으로 지정하고 공격하게 되는데요.

 

드라마 시즌 1에서 꿈은 라이타 홀에게 언젠가 아기를 데려가겠다고 말하죠. 이 때문에 라이타 홀은 꿈을 엄청나게 싫어하고 경계하게 됩니다.(그래도 꿈이 나타나 아기 이름이 다니엘이라고 말해주니 그건 또 받아들입니다.)

 

라이타 홀은 아들인 다니엘에게 엄청나게 집착하는데 혹시라도 다니엘이 다치거나 아플까봐 집에 어머어마하게 큰 의료용품 상자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예요. 라이타 홀의 절친인 ‘칼라’는 그런 라이타를 보며 ‘다니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넌 죽겠구나’ 라고 말하는데요. 이때 라이타가 섬뜩한 말을 합니다.

 

라이타-홀의-맹세

 

“난 죽지 않아, 칼라. 누구라도 다니엘을 해친다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

 

그리고 어느 날 다니엘이 실종됩니다. 바로 신고를 하고 형사 2명이 와서 수사에 나서지만 라이타는 꿈이 한 짓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수사를 하던 형사들이 와서 다니엘의 시체를 찾았다고 말하며 사진을 보여줍니다. 불에 새까맣게 그을린 다니엘의 시체 사진. 라이타는 꿈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안다.”

 

그렇게 라이타는 여정을 떠납니다. 복수의 여신, 푸리아이를 찾아 떠나는 여정.

 

그런데 당연히 다니엘을 데려간 것은 꿈이 아닙니다. 범인은 바로 신고를 받고 온 형사 2인조였습니다. 이들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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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계획, 그리고 로키와 퍽

 

다니엘을 데려간 2인조의 정체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사기와 기만과 거짓말의 신 ‘로키’와 요정 세계에서 인간 세계로 넘어온 홉고블린 ‘로빈 굿펠로우’입니다.

 

이들도 당연히 푸리아이나 라이타 홀처럼 이전 에피소드들에서 중요한 떡밥으로 등장합니다.

 

우선 ‘로키’는 북유럽 신화의 신으로 유명한데 요즘 사람들에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톰 히들스턴이 연기한 캐릭터가 엄청 유명하죠. 그런데 악역이라기엔 다분히 복잡한 면모를 가진 마블의 로키와는 달리 디씨의 로키는 그야말로 순수한 악의 화신입니다. 샌드맨에 등장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무제한으로 악의가 넘치는 존재’입니다.

 

로키

 

로키는 같은 북유럽 신인 오딘, 토르와 함께 샌드맨 4권에 등장합니다. 드라마로는 시즌 2에서 나올 테고요.

 

샌드맨 4권의 내용은 드라마 시즌 1의 마지막 장면과 연관이 있습니다. 시즌 1 마지막 장면에 루시퍼와 아자젤이 등장하는데요. 루시퍼가 뭔가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운 것처럼 말하고 이 장면이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는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루시퍼가 어떤 계획을 세운 것인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정말 어마어마한 계획입니다. 하지만 예상하기 쉽지는 않을 거예요. 마치 지옥의 군세를 이끌고 꿈결과 천국을 상대로 거대한 전쟁이라도 일으킬 거 같았던 루시퍼가.. 완전히 정반대의 행동을 합니다.

 

바로 지옥을 폐쇄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지옥의 모든 존재를 쫓아내고 영업 종료를 선언해버린 것이죠. 루시퍼는 ‘악마’를 그만둬 버립니다.

 

물론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 계기는 있습니다. 루시퍼는 드라마 시즌 1에서 샌드맨에게 당하고 나서 ‘언젠가는 너를 없애고 말 것이다’ 라고 맹세를 하죠. 루시퍼 같은 어마어마한 존재로부터 그런 협박을 들으면 당연히 당분간 지옥과 루시퍼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하고 싶을 텐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꿈이 또다시 지옥을 찾아옵니다.

 

‘언젠가는 너를 없애고 말 것이다’라고 선언한 무시무시한 존재가 있는 곳으로 꿈이 다시 오게 된 이유는.. 바로 옛 연인인 ‘나다’ 때문이었습니다. 샌드맨 4권의 도입부에 운명이 가족을 소집해서 가족회의가 열리는데, 이 회의에서 ‘욕망’이 나다 일로 꿈을 도발합니다. 나다를 지옥으로 보낸 것이 부당했다고 꿈을 공격하죠. 꿈은 엄청 빡쳐서 난리를 치는데, 이때 꿈과 사이가 좋은 누나 ‘죽음’마저도 나다 일은 부당했다고 말합니다. 꿈은 큰 충격을 받지만 ‘누나(죽음)까지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내가 잘못한 게 맞겠지’라고 수긍합니다. 그리고 잘못을 바로 잡으러 바로 출발하죠. 네, 꿈은 지옥에 갇혀 있는 옛 연인 ‘나다’를 풀어주기 위해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꿈의-옛-연인-나다

 

나다가 지옥에 갇히게 된 사연은 샌드맨 2권에 등장하지만 드라마 시즌 1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4권의 내용이 나다의 에피소드와 직접적으로 이어지기에 시즌 2에서 4권 내용과 함께 나올 것 같습니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서 이 내용은 포스팅에 쓰지 않고 드라마 다음 시즌이나 원작 그래픽노블에서 직접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꿈이 다시 지옥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루시퍼는 결국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지옥에 도착한 꿈은 텅 비어버린 지옥을 보고 당황합니다. 당연히 나다도 찾을 수 없었고요.

 

루시퍼는 꿈 앞에 나타나 자기 날개를 잘라달라고 부탁합니다. 꿈은 루시퍼의 날개를 자르고, 악마를 그만둔 루시퍼는 지옥의 문을 걸어 잠근 뒤에 그 열쇠를 꿈에게 맡깁니다. 루시퍼가 꿈에게 했던 ‘언젠가는 너를 없애고 말 것이다’라는 맹세는 이렇게 실행됩니다. 꿈에게 지옥의 열쇠를 맡긴 행위. 이것이 결국 나비효과가 되어서 꿈에게 중대한 위기가 닥치게 되거든요.

 

지옥의 열쇠를 노리는 수많은 무리들이 꿈결을 찾아오고 꿈이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샌드맨 4권의 주된 내용입니다. 정말 온갖 신들과 신화적, 관념적 존재들이 꿈결에 찾아오는데 여기에 오딘, 토르, 로키도 포함되어 있고요. 그야말로 수많은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쏟아지는 에피소드입니다. ‘스사노오’라는 일본 신도 등장하고 ‘글루라칸’과 ‘누알라’라는 요정도 등장하는데 이 중 누알라도 나중에 꿈과 엮이게 되는 중요 등장인물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수많은 존재들이 찾아와서 난장판이 벌어지는데 결국 지옥의 열쇠는 누구의 차지가 되는지는 역시 제가 포스팅에 적기보다는 드라마 다음 시즌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거 같고요.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로키에 대한 내용만을 다루겠습니다.

 

로키는 너무 사악한 존재라서 오딘에 의해 지하 감독 같은 곳에 갇혀 있었는데 지옥의 열쇠를 차지하기 위해 로키의 힘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 오딘이 로키를 풀어주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오딘은 지옥의 열쇠를 차지하지 못하고 돌아가는데 로키도 다시 감옥에 데려가서 가둬두는데요. 그런데 이 로키는 가짜 로키였습니다. 당연히 로키는 다시는 갇히기 싫어서 가짜 로키를 만들어 오딘을 속인 것이었죠. 그런데 이 사실을 꿈이 눈치챕니다. 로키는 꿈에게 사정합니다. 제발 오딘에게 꼰지르지 말라고. 꿈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너의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로키 그대는 나에게 빚을 지게 된다. 그래도 괜찮겠나?” 로키는 “물론이지.”라고 대답합니다.

 

로키가 자신에게 빚을 지게 한 것. 이것이 꿈의 큰 실수였습니다. 나중에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오딘이 꿈을 찾아와 경고합니다. “그대는 큰 실수를 했다. 로키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자. 자신을 도와준 자를 오히려 증오하고 반드시 해치고 마는 존재다.”

 

9권에서 다니엘을 납치해간 2인조 중 한 명의 정체가 ‘로키’로 드러나는 순간, 독자들에게 모든 상황을 한 번에 이해시키는 로키의 대사가 등장합니다.

 

로키-나는-빚지고-살지-않는다

 

“나는 로키. 나는 누구에게도 빚지고 살지 않는다.”

 

그리고 형사 2인조의 또 다른 한 명은 바로 ‘로빈 굿펠로우’입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 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홉고블린 캐릭터죠. ‘퍽’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데, 무한도전 달력특집에서 ‘한 여름 밤의 꿈’ 연극 공연을 할 때 하하가 바로 ‘퍽’의 연기를 했었죠. 그리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 닐이 연극 공연에서 맡았던 역도 바로 퍽이었습니다.

 

무한도전-하하

 

로빈 굿펠로우는 샌드맨 3권에 수록된 단편 에피소드 중 하나인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세계 환상문학 대상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에피소드로 유명하죠. 2권에 나오는 로버트 개들링의 에피소드에서 셰익스피어가 처음 등장하는데, 3권의 ‘한여름 밤의 꿈’, 그리고 마지막 권인 10권에서 ‘폭풍우’라는 에피소드로 셰익스피어에 관한 내용이 더 다루어집니다.

 

아무튼 3권에 나오는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가 이 희곡을 완성한 뒤에 샌드맨과 요정들 앞에서 첫 공연을 보여주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이때 티타니아, 오베론, 로빈 굿펠로우 등 요정 세계의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해서 인간들이 자기들의 연기를 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관람합니다. 특히 로빈 굿펠로우가 매우 즐거워하는데 ‘역시 인간들이 재밌어’ 드립을 치면서 나중에 요정들이 요정 세계로 돌아갈 때 자기만 인간 세계에 남겠다고 합니다.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 문장이 이것입니다.

 

“로빈 굿펠로우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로빈-굿펠로우

 

결국 로빈 굿펠로우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도 중요한 떡밥이었던 것이고, 결국 9권에서 로키와 함께 모습을 드러냅니다. 물론 퍽의 경우는 로키처럼 꿈에게 무슨 원한이 있어서 다니엘 납치에 동참한 것은 아닙니다. 퍽은 그냥 재미있어서 동참한 거예요.

 

 

 

테살리

 

이제 테살리와 최종 결말 얘기만 적으면 이 포스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 ‘꿈의 연인’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인간도 아닌 관념적인 존재이면서 참 열심히 연애질을 하고 돌아다녔습니다. 오르페우스라는 아들도 얻었고요.

 

물론 샌드맨 시즌 1의 시간대 기준으로 대부분 과거의 연인들인데, 시즌 1에 나다가 나왔고 오르페우스의 어머니 칼리오페도 3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합니다. 알리오노라, 킬랄라 라는 연인도 있었고 요정 왕국의 티타니아(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연기했던)도 남편 오베론이 있는 유부녀(!)인데도 꿈과 뭔가 미묘한 사이로 나옵니다.(정확히 어떤 사이인지 밝혀지지는 않지만요.)

 

티타니아-박명수

 

그런데 테살리는 과거의 연인이 아닌 시즌 1 이후의 본편 시간대에 등장하는 연인입니다. 샌드맨 5권에 등장하는 캐릭터인데, 저는 5권 내용이 시즌 2에 나올지 시즌 3에 나올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즌 2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시즌 3에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샌드맨 5권 ‘당신의 게임’은 시즌 1 후반부의 로즈 워커처럼 주인공 캐릭터가 별도로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런데 이 주인공이 누구냐 하면 바로 시즌 1에 나왔던 ‘바비’입니다. 로즈 워커가 동생을 찾기 위해 머물던 하숙집에서 만난 하숙 식구들 중 하나죠. 남편인 켄과는 결국 이혼을 하게 되는데요. 시즌 1에 하숙집 식구들이 꾸는 꿈들이 나오는데 그중 바비가 ‘마틴 텐본스’라고 부르는 커다란 덩치의 개와 함께 있는 꿈도 있었죠. 바로 이 내용이 샌드맨 5권 ‘당신의 게임’의 내용입니다. 사실 바비가 꾸는 꿈은 매우 특별한 꿈이었고 이 꿈은 샌드맨의 옛 연인인 ‘알리오노라’와 관련이 있습니다.

 

바비와-마틴-텐본스

 

아무튼 5권 내용에서 바비가 꿈속에서 위기에 처하고 바비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이 나서는데 그 친구들 중 하나가 바로 테살리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 중에서 드라마 시즌 1의 5화인 ‘24시간’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주디’의 연인 ‘도나’도 있습니다.(주디가 내내 집 나갔다고 걱정하던 그 애인) 도나는 주디와 헤어진 후(그리고 주디는 결국 ‘24시간’ 에피소드에서 사망하죠) 이름을 폭스글로브로 바꾸고 헤이즐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연인과 사귀게 됩니다. 이렇게 테살리, 헤이즐, 폭스글로브 라는 3인조가 파티를 이루어 바비를 구하기 위해 꿈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것이 5권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테살리는 보통의 인간이 아닌데요. 이 작품에 죽지 않고 영생을 누리는 인간들이 여러 명 등장하는데 드라마 시즌 1에 나온 ‘로버트 개들링’이 대표적이고 테살리 역시 나이가 수천 살 먹은 마녀입니다.

 

샌드맨 독자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 전개 원탑 : 샌드맨은 어째서 테살리와 연인이 되었는가??

 

5권에서 테살리와 샌드맨이 만났을 때 테살리는 나이 수천살 먹은 마녀라서 엄청 까칠하게 굴고 샌드맨이랑 티격태격 하거든요.(특히 샌드맨의 외모를 ‘너무 말랐다’고 디스합니다.) 그런데 뭔 일이 있었는지 나중에 둘이 사귑니다. 그 과정은 안 나옵니다. 그냥 테살리가 말로만 설명하는데 뭔가 꿈이 테살리에게 이상하게 꽂혀서 열심히 구애를 했고 그걸 테살리가 받아준 거라고 합니다.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도대체 왜 꿈이 테살리 같은 이상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곤 하죠. 뭐 원래 사랑이란 신비롭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모르페우스와-테살리

 

아무튼 둘은 연애를 하지만 이 연애는 짧게 끝납니다. 5권에서 둘이 만나고(물론 테살리가 수천 살 먹었고 고대 테살리아 지역의 마녀들에 대해 원래 샌드맨도 잘 알고 있는지라 완전히 초면의 만남은 아니었습니다) 6권은 대부분 과거 시점 에피소드가 나오는 단편 모음집이라서 사실상 5권 바로 다음 시점의 전개가 7권에서 진행되는데 5권과 7권 사이에 이미 둘은 사귀고 헤어지는 과정을 다 끝낸 것으로 나옵니다. 둘이 사귀는 순간과 헤어지는 순간들이 본편 내용에서는 하나도 안 나오는 거예요.(흔히 하는 말로 ‘챕터와 챕터 사이에 벌어진 일’)

 

그렇게 헤어진 연인 관계인 둘이 9권에서 만나게 되는데 또 어처구니없게도 대립하는 입장으로 만나게 됩니다. 테살리는 샌드맨에게 복수를 하려는 라이타 홀(+푸리아이)를 조력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물론 테살리가 샌드맨과 안 좋게 헤어져서 나쁜 감정을 품었다든가 그런 건 아니고요. 5권에서 테살리가 삼위일체 여신들에게 빚을 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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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말 스포일러 전의 마무리 정리

 

결말 스포일러를 말하기 전에 다시 정리를 하겠습니다. 권별로 내용과 핵심 떡밥을 다시 정리해볼게요.

 

1권 서곡과 야상곡 (Preludes and Nocturnes)

드라마 시즌 1 전반부 내용. 지옥에 갇힌 나다의 떡밥과 루시퍼의 계획 떡밥이 등장.

 

2권 인형의 집 (The Doll's House)

드라마 시즌 2 후반부 내용. 5권의 주인공인 ‘바비’가 등장. 그리고 욕망이 유니티를 임신시켜서 그 자손(영원 일족의 친척)인 로즈를 꿈이 죽이게 함으로써(결국 실패했지만) 꿈을 함정에 빠뜨리려 한 것도 푸리아이에 대한 떡밥입니다.

 

3권 꿈의 땅 (Dream Country)

로빈 굿펠로우가 등장하는 ‘한여름밤의 꿈’ 에피소드와 꿈의 옛 연인이자 오르페우스의 어머니인 ‘칼리오페’가 등장하는 에피소드 등 단편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권 안개의 계절 (Season of Mists)

나다를 풀어주기 위해 지옥으로 가는 꿈. 루시퍼는 지옥을 폐쇄해버리고 꿈에게 지옥의 열쇠를 맡기며 이로 인해 꿈은 곤경에 처합니다. 로키가 꿈에게 빚을 지게 되는 것이 중요한 떡밥.

 

5권 당신의 게임 (A Game of You)

2권에 나왔던 ‘바비’가 주인공으로 등장. 마녀 ‘테살리’가 등장하고 5권과 7권 사이에 꿈과 테살리는 연인이 되었다가 헤어집니다.

 

6권 우화들 (Fables and Reflections)

3권과 같은 단편 에피소드 모음집입니다. 오르페우스 신화가 나오고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조아나 콘스탄틴과 오르페우스의 머리에 관한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그 외 마르코 폴로, 옥타비아누스, 성경의 이브 등 역사와 신화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7권 짧은 생애 (Brief Lives)

분열과 꿈이 파괴를 찾아 나서는 내용입니다.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꿈이 아들인 오르페우스를 죽여서 근친 살해를 저지르게 됩니다.

 

8권 세상의 끝 (Worlds' End)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여관에 모인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단편 에피소드 모음집입니다. 물론 이 단편들에도 여러 가지 떡밥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최종 결말을 암시하는 떡밥입니다.

 

9권 친절한 그들 (The Kindly Ones)

꿈이 친절한 그들(푸리아이)의 복수의 표적이 되는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10권 (스포일러)

10권의 제목은 9권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인데요. 이제 이 포스팅의 마지막, 최종 결말 스포일러를 쓰겠습니다.

 

 

 

샌드맨의 최종 결말 스포일러

 

스포일러 내용 글은 접어두었습니다.

더보기

샌드맨의 10권 제목은 ‘장례 전야(The Wake)’입니다.

 

샌드맨은 결국 자살합니다. 표면적으로는 푸리아이가 꿈결을 무너뜨리는 상황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것처럼 보이지만, 샌드맨이 죽음을 결심한 것은 훨씬 복잡한 심리입니다. 원작 그래픽노블에서도 이 죽음을 단순하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보다 더 상세하게 샌드맨이 죽음을 결심하는 심리를 표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 시즌 1만 봐도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대해서 원작보다 좀 더 깊게 접근하는 면이 있었거든요.

 

샌드맨이 죽고 꿈은 사라지고 다 끝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드라마 시즌 1에서 매튜가 말했듯이 ‘꿈은 절대 죽지 않습니다.’ 꿈이라는 관념을 어떻게 죽인단 말입니까. 새로운 존재가 꿈이 되는데, 그것이 바로 라이타 홀의 아들인 ‘다니엘’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 더 쓰고 싶은 내용이 많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이 포스팅의 내용만으로 시즌 1을 본 이후에 생길만한 모든 궁금증이 풀리지는 않을 겁니다. 욕망이나 절망 등 다른 영원 일족에 대한 내용은 거의 쓰지 않았는데 이들에 관한 스토리도 이후 전개에서 매우 중요하고, 홉 개들링이나 매튜, 누알라, 셰익스피어, 코린트인, 다니엘 등 중요 캐릭터들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도 있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대부분 적지 않았어요. 일단 시즌 2 이후의 내용 전개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의 줄기만 최대한 간추려서 소개했고, 세부적인 스토리 전개와 그 외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원작 그래픽노블이나 드라마의 이후 시즌들을 통해서 직접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드라마 시즌 1이 훌륭한 완성도로 나왔고 평가도 좋기 때문에 마지막 시즌까지 최상의 퀄리티가 계속 유지될 거라고 기대해볼 만한 상황입니다. 원작을 뛰어넘는 수준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원작에 필적하는 훌륭한 드라마로 마지막 시즌까지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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