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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대중문화와 서브컬처 이슈

사내맞선 김세정, 아이돌 걸그룹 출신 배우의 성공 신화 잇는다

by 대서즐라 202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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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출신인 배우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대중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편입니다. 연기력이 검증도 안 된 아이돌이 팬덤 인기의 후광(?)과 대형 기획사의 푸시로 큰 역할을 맡은 경우에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죠.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반응을 극복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작품을 성공으로 이끈다면 논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집니다. 사실 아이돌로 시작해서 나중에 배우로 전향하는 케이스가 워낙 많아서 이제는 많은 대중들이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동에 익숙해지기도 했습니다.

 

케이팝 산업이 성장하면서 매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왔고, 그만큼 배우로 전향한 아이돌도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야의 성공이 다 그렇듯이 아이돌 출신 배우가 최정상급 배우의 반열에 오르는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극소수입니다. 아이돌로서의 성공도 그렇지만 배우로서의 성공도 쉽지가 않습니다.

 

사내맞선-신하리역-김세정

 

‘아이오아이’와 ‘구구단’으로 아이돌 걸그룹 활동을 했던 배우 김세정이 그런 쉽지 않은 아이돌 출신 배우의 성공 신화를 잇는 케이스로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세정이 주연으로 출연한 SBS의 월화드라마 ‘사내맞선’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2022년 상반기 방송가에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한 해외 스트리밍 성적도 아주 좋습니다. 김세정은 이미 OCN의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큰 성공을 거두어 배우로서의 전망이 아주 밝아진 상황에서 연속으로 드라마 히트작을 내게 되어 이제 명실상부한 ‘대세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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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걸그룹 출신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여배우는 소녀시대의 윤아와 미쓰에이의 수지가 꼽힙니다. 한국 최대의 연예 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이돌들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배우나 예능 등의 개인 활동을 병행시키는 걸로 유명합니다. 아이돌 사업뿐 아니라 자회사를 통해서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도 하고 있기에 자사의 아이돌이 다양한 개인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죠.

 

윤아는 소녀시대로 데뷔하기 전에 이미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에 출연하며 배우 데뷔를 했고 소녀시대가 ‘Gee’를 히트시키고 국민 걸그룹의 반열에 오르기 전에 KBS의 일일 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 주인공 새벽이 역으로 출연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그 후 소녀시대가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오르고 일본에도 진출하는 등 최전성기 활동을 할 때는 배우 활동이 잠시 뜸했지만 소녀시대 그룹 활동이 줄어든 2010년대 중반부터 다시 본격적인 배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에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공조’가 780만 관객을 동원하는 성공을 거두고 2019년에는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엑시트’가 9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초대박을 터트립니다. 엑시트의 성공 이후 윤아는 명실상부한 한국 영화계의 대세 여배우가 되어 충무로 영화 제작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엑시트-윤아
소녀시대 윤아 (엑시트)

 

수지 또한 대형 기획사인 JYP 출신으로 미쓰에이로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JYP가 제작에 참여한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윤아와 마찬가지로 데뷔하자마자 압도적인 비주얼로 주목을 받은 수지는 미쓰에이로 활동하는 내내 배우 활동도 병행하였고 특히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이 극장가 비수기인 3월에 개봉한 로맨스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400만 명이 넘는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국민 첫사랑’이라는 칭호를 얻고 대세 여배우로 거듭났습니다. 그 후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좋은 활약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건축학개론-수지
미쓰에이 수지 (건축학개론)

 

이 외에도 수많은 걸그룹 출신 배우들이 다양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활동했습니다. 특히 소녀시대, 원더걸스로 대표되는 2세대 걸그룹과 블랙핑크, 트와이스로 대표되는 3세대 걸그룹 사이의 세대, 이른바 ‘2.5세대’로 분류되는 걸그룹 출신 멤버들의 배우 활동이 매우 활발했습니다. 2.5세대의 대표 걸그룹은 에이핑크, 걸스데이, 씨스타, AOA, EXID인데, 이 그룹들 소속의 멤버 중 상당수가 배우로 활동했거나, 현재 활동 중입니다. 특히 걸스데이의 혜리와 AOA의 설현은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여자 연예인으로서 광고만 수십 개를 찍을 만큼 개인 활동에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혜리는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 여군편’에 출연하여 ‘이이잉~’이라는 애교 한 장면으로 대세 스타로 등극한 후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덕선이 역으로 출연해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배우로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첫 영화 출연작인 ‘물괴’가 흥행에 폭망하고 혜리의 연기력도 논란이 되면서 수지와 윤아의 뒤를 잇는 정상급 여배우에는 결국 이르지 못했습니다.

 

응답하라-1988-혜리
걸스데이 혜리 (응답하라 1988)

 

설현은 통신사 광고에서 아찔한 뒤태 몸매를 강조한 등신대 모델 포즈가 화제가 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소속사에서 대놓고 ‘수지를 밀어냈다’고 언플을 할 만큼 한때 어마어마한 기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역사 지식 논란을 일으키며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고 배우로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발성과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서서히 기세가 꺾였습니다. 2018년에 개봉한 ‘안시성’이 500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워낙에 제작비가 높은 영화라 손익분기점을 턱걸이한 수준의 성적이었고 설현의 연기력도 혹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꾸준히 배우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공작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안시성-설현
AOA 설현 (안시성)

 

수많은 아이돌들이 배우 활동을 병행하거나 전향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아이돌과 배우는 성격이 다른 직업입니다. 아이돌로 성공을 거두는 매력 또는 자질이 반드시 배우로의 성공까지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수지와 윤아의 경우 배우들 속에서도 최상급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압도적인 비주얼이 처음부터 큰 도움이 되었고 연기력이나 발성 등의 부족한 부분들도 차근차근 보완하며 배우로서 자리를 잡아나갔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화려한 음악방송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비주얼과 매력을 톤이 다운된 정극 연기에서 보여주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연기력 논란도 쉽게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꼭 수지나 윤아 정도의 성공은 아니더라도 나름 자리 잡고 잘 활동하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도 많긴 합니다.

 

현재는 걸그룹 세대가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인데, 흥미로운 점은 3세대 걸그룹의 경우 배우 활동이 이전 세대에 비해서는 활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트와이스는 광고를 제외하면 개인 활동이 아예 없는 수준이며, 블랙핑크는 솔로 앨범 발매 등 다양한 개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 지수가 JTBC의 드라마 ‘설강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기 전까지는 배우 활동은 없었습니다. 그 설강화마저도 여러 논란 속에 부진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고 지수의 연기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레드벨벳의 경우 소속사인 SM이 아이돌의 연기 활동 푸시를 원래 잘해주는 편이라서 조이와 아이린이 배우로 활동했지만 앞선 세대의 SM 걸그룹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편입니다. 아이린의 경우 갑질 논란의 타격으로 개인 활동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고요.

 

설강화-지수
블랙핑크 지수 (설강화)

 

3세대의 대표 걸그룹들은 이전 세대보다 케이팝 시장의 규모가 세계로 넓게 확장된 시대의 주역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가수로서 앨범 발매와 투어 활동에 더 주력하게 되었고 활동 수명도 더 길어짐으로써 개인 활동으로 빠지는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걸그룹도 대중성보다는 팬덤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대중적인 활동에 주력하던 이전 세대 걸그룹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4세대도 3세대와 비슷한 길을 따라갈 거라고 예상됩니다.

 

3세대 걸그룹과 4세대 걸그룹 (걸그룹 세대론)

 

3세대 걸그룹과 4세대 걸그룹 (걸그룹 세대론)

SM의 걸그룹 에스파가 2021년에 ‘Next Level’로 초대박 히트를 터트린 후 본격적으로 걸그룹 4세대가 열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걸그룹 세대론’이라는 담론이 아이돌 팬덤

dszl.tistory.com

 

김세정은 아이오아이, 구구단으로 활동했던 3세대 걸그룹 출신입니다. 프로듀스 101에서 전소미에 이어 최종 2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아이돌 데뷔를 했지만 데뷔 그룹 아이오아이는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았고 이후의 구구단 활동은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즉, 이전 세대와는 달리 3세대의 정상급 걸그룹들이 개인 활동보다는 그룹 활동에 더욱 주력할 때, 김세정과 같이 정상급 그룹 활동을 하지 못한 케이스에서 역으로 개인 활동으로 성공을 거두는 행보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김세정과 마찬가지로 그룹 활동의 성과는 미진했으나 개인 활동으로는 성공을 거두게 된 또 다른 3세대 아이돌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러블리즈의 이미주가 있습니다. 이미주는 배우인 김세정과는 달리 예능인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죠.

 

놀면뭐하니-이미주
러블리즈 이미주 (놀면뭐하니?)

 

이렇게 3세대 걸그룹 출신으로 배우 활동의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세정은 확실히 윤아나 수지같은 이전 세대의 걸그룹 출신 성공 배우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형 기획사 출신도 아니고 윤아와 수지처럼 비주얼로 엄청난 평가를 받지도 않았습니다.(물론 김세정도 충분히 예쁘긴 합니다.)

 

사실 김세정은 프로듀스 101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뭘 해도 성공할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아이돌 그룹 활동은 여러 상황적 변수들이 맞물리며 어중간한 성과를 내는데 그쳤지만 왠지 그 당시에도 김세정의 앞날은 크게 걱정되지가 않았어요. 이제는 김세정을 상징하는 단어와도 같은 ‘꽃길’이 언제나 김세정의 미래에 선명히 그려진 것처럼 보였거든요.

 

 

하지만 처음에 말했듯이 ‘성공’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돌로서의 성공도, 배우로서의 성공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김세정도 처음 드라마 주인공으로 출연한 게 2017년도였으니, 몇 년이 걸려서 지금의 꽃길을 쌓아 올린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다 쌓은 것도 아닙니다. 윤아나 수지처럼 배우로서 정상급의 위상을 쌓아 올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경이로운 소문과 사내맞선까지 2연속 드라마 히트작을 냈지만 다음 작품에서 거짓말처럼 추락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연예계에서는 그런 일이야 흔하게 일어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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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로서는 분명히 전망은 매우 좋은 상황입니다. 김세정은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의 리메이크인 ‘오늘의 웹툰’이라는 드라마를 차기작으로 확정 짓고 3연속 히트 행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국내에서 성공 타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이번 작품은 뭔가 느낌이 좋습니다. ‘중쇄를 찍자’는 일본에서도 상당히 히트한 드라마이고 국내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는데 확실히 재미있는 작품이며 특히 주인공 캐릭터가 김세정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이 작품도 성공을 거두면 김세정은 2022년 가장 핫한 여배우로 우뚝 설 것입니다.

 

김세정

 

그럼에도 김세정이 진정한 정상급 배우로 오르기 위해서는 역시 수지의 ‘건축학개론’이나 윤아의 ‘엑시트’같은 영화 쪽 대표작도 나와야 하고 지금까지 연기한 작품들에서 캐릭터나 연기 스타일이 너무 고정된 것 같다는 인식도 극복해야 하는 등 남아 있는 숙제가 많습니다. 특히 좀 더 다양하고 파격적인 연기에도 도전해 배우로서의 자질을 확실히 증명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김세정은 분명히 배우로서 뛰어난 매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김세정이 윤아와 수지를 잇는 아이돌 걸그룹 출신 배우의 성공 신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면서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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