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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이슈와 기획

방과후 설렘 최종화 소감 – 데뷔그룹 클라씨(CLASS:y)의 건투를 빌며

by 대서즐라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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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걸그룹 오디션 ‘방과후 설렘’이 2022년 2월 27일 방영된 최종화 생방송에서 7명의 데뷔 멤버를 선발하고 3개월의 여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선발된 7명은 1학년 08년생 김선유, 1학년 08년생 박보은, 2학년 07년생 원지민, 2학년 07년생 김리원, 4학년 03년생 홍혜주, 4학년 03년생 윤채원, 4학년 01년생 명형서입니다. 이 일곱 멤버는 연예기획사 포켓돌스튜디오(기존 MBK 엔터테인먼트) 소속이 되어 ‘클라씨(CLASS:y)’라는 이름의 걸그룹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방과후-설렘-데뷔-그룹-클라씨

 

아이돌 오디션 방송의 결과를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시청률이나 여러 가지 지표들이 있지만 실제로 오디션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의 여부는 데뷔 그룹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에 달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데뷔 그룹의 성과 역시 성급한 판단을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돌도 그렇지만 보통 연예인이 데뷔하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특수한 경우입니다. 어느 분야든 다 그렇습니다. 작게 시작해서 차근차근 노력과 과정으로 쌓아 올려가는 것이 정상적인 범주의 ‘성공’의 개념입니다.

 

때문에 저는 ‘이 오디션 망했다~’ 하는 식의 내용은 쓰지 않을 겁니다. 다만 확실히 저로서는 이 오디션에 대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논평하는 내용을 이 포스팅에 써보려고 합니다.

 

 

 

최종 데뷔 멤버 선발 결과에 대한 생각

 

앞에서 썼지만 다시 한번 방과후 설렘의 최종 데뷔 멤버 7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학년 08년생 김선유

1학년 08년생 박보은

2학년 07년생 원지민 (최종 1위)

2학년 07년생 김리원

4학년 03년생 홍혜주

4학년 03년생 윤채원

4학년 01년생 명형서

 

방과후-설렘-최종-데뷔-멤버

 

보통은 순위로 정리를 하는데 실상은 오디션에서 누가 1위를 했느냐를 제외하면 데뷔 멤버의 최종 순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처럼 센터 개념도 없기 때문에 사실 1위가 누구인지도 별로 중요하지 않죠.

 

그리고 방과후 설렘에 한해서라면 역시 멤버들의 나이가 중요합니다. 방과후 설렘은 처음부터 참가자들을 나이를 기준으로 학년 그룹을 나눈 상태에서 진행된 오디션입니다. 다른 오디션과 차별화되는 방과후 설렘만의 가장 특수한 시스템이었는데 저를 비롯한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이 시스템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룹이 나눠지고 그룹 간 경쟁 구도가 너무 강조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전체 참가자 사이의 ‘동반자 케미’가 다른 오디션에 비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오디션의 후반부에 연습 상황에서 3학년 참가자가 1학년 참가자에게 ‘~~씨’라고 부르며 존댓말을 하는 장면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서바이벌 오디션이 후반부쯤 가면 남은 참가자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되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훈훈한 느낌이 들 정도로 좋은 케미를 보여주거든요. 하지만 방과후 설렘은 중반까지 계속 같은 학년끼리만 따로 어울리는 상황을 만들었고 후반부까지도 참가자들 간에 경쟁과 대립 구도만을 중점적으로 조성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이 다른 오디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참가자 간 케미가 떨어지는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최종 멤버 7인의 명단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3학년 참가자 중에서 데뷔 멤버가 한 명도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 방송 초반에는 최종적으로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 누구도 예상을 못했을 듯합니다.

 

3학년이 빠짐으로써 멤버들의 연령대 구성이 참 요상해졌습니다. 맏언니가 01년생이고 막내가 08년생으로 7살 차이인데, 중간에 04,05,06년생 연령대가 텅~ 비었습니다. 이 연령대는 작년과 올해까지 줄줄이 데뷔하고 있는 4세대 걸그룹들의 주력 연령대입니다. 최근에 데뷔한 JYP의 4세대 걸그룹 엔믹스(NMIXX)의 멤버 7명 중에서 무려 다섯 명이 이 연령대예요. 방과후 설렘 3학년 참가자 중에서 최종 생방송에 진출한 3인방의 경우 김윤서가 04년생, 김현희가 05년생, 최윤정이 05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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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연령대만 봐서는 방송 초반에는 아마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 3학년이 주축이 되는 데뷔 멤버 구성을 예상을 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제작진도 초반에는 3학년 참가자들을 어느 정도 메인으로 밀어주는 느낌이 있었고요. 3학년 참가자인 이지우는 방과후 설렘의 공식 티저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3학년 참가자들은 방송 초반부터 센 컨셉이 어울리는 실력파라는 이미지를 부여받았습니다. 방과후 설렘은 주제가 ‘SAME SAME DIFFERENT’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강렬하고 센 걸크러시 컨셉을 주력으로 밀었습니다. 아이돌 산업에서 갈수록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 해외에서 먹히기 힘든 청순이나 큐티보다는 걸크러시를 선택하는 그룹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거기에 엠넷의 ‘스우파’가 히트를 하면서 방과후 설렘도 그런 비슷한 분위기의 경연 무대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엿보였습니다. 때문에 김현희, 최윤정, 이태림 등 센 컨셉에 특화된 3학년 참가자들을 초반에 많이 부각시켰고 그 결과 첫 번째 순위 발표식에서 1위와 2위를 모두 3학년이 차지했습니다.(김현희, 김윤서)

 

하지만 막상 경연을 시작하자 최강의 학년으로 푸시를 해주었던 3학년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연달아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나면서 제작진이 처음에 구상했던 그림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김현희와 김윤서의 순위는 점점 하락하고 최윤정 또한 연속 삑사리(음이탈)의 여파로 순위에서 고전하게 됩니다. 오히려 1학년과 2학년의 어린 연령대에서 박보은, 김리원, 김선유 같은 강력한 ‘팬덤 강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4학년 또한 보컬의 윤채원과 비주얼의 김유연이 다수의 팬덤을 확보하며 치고 나가게 됩니다.

 

1학년-박보은

 

이런 예상 밖의 상황 전개는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걸크러시 컨셉의 양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룹 전체’가 걸크러시 컨셉을 보여주는 것과 ‘멤버 개인’이 센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걸크러시 컨셉을 하는 그룹이라도 멤버 모두가 센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룹의 무대에서는 걸크러시 컨셉을 보여주더라도 무대 아래에서 멤버 개인의 모습으로는 좀 더 다채로운 아이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돌 오디션에서는 그룹이 아니라 멤버 개인의 매력으로 시청자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나중에 완성된 그룹에서 걸크러시 컨셉을 하더라도 오디션 단계에서는 걸크러시를 잘할 거 같은 센 이미지의 멤버가 그다지 어필이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스우파와 아이돌 오디션은 다르다는 것! 물론 3학년이 고전하게 된 요인은 다양하게 있을 테지만 방과후 설렘은 확실히 제작진의 의도 자체가 첫 단추부터 어긋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과 후 설렘 – 걸크러쉬 일변도로 짝퉁 스우파가 되다

 

방과 후 설렘 – 걸크러쉬 일변도로 짝퉁 스우파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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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의 약진 또한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1학년의 연령대 구성은 08년생, 09년생, 10년생입니다. 잼민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어려도 너무 어립니다. 물론 그나마 데뷔한 2명이 모두 08년생이고 09년생 이하는 데뷔를 못했지만 08년생 2명도 어린 건 마찬가지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시청자들이 초반에는 이렇게 나이가 어린 1학년 그룹은 방송에서 일종의 ‘버리는 패’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안 그래도 데뷔 멤버 티오가 고작 7명이라서 너무 적은데 4개 학년이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 평균으로 나눠도 학년당 데뷔 인원은 2명도 되지 않습니다. 4개 학년 중에 하나는 버리는 패라고 생각하면 3개 학년이 7개 티오를 나눴을 때 평균 2자리 이상이 되니 이쪽이 훨씬 정상적이죠. 그래서 1학년의 경우 이 오디션에서 데뷔를 노리기보다는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여러 연예 기획사에 눈도장을 찍어서 연습생으로 캐스팅되는 것이 실질적인 목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최종 결과에서 3학년이 전멸해 버리고 1,2,4학년이 평균 2자리 이상씩 차지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물론 방송 전체로 보자면 1학년이 크게 강세였던 건 아닙니다. 사실 중간 경연에서 탈락자가 꾸준히 많이 나오던 게 1학년이었고 최종 생방 진출자도 1학년이 2명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 2명의 생방 진출자가 모두 데뷔에 성공했고 반면 3명이 생방에 진출한 3학년은 전원 탈락했습니다.

 

1학년-김선유

 

결국 처음부터 데뷔 티오가 너무 적은 상황에서는 각 학년별로 확실한 에이스급 한 두 명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게 됩니다. 3학년을 제외하면 나머지 학년은 방송의 중반부터는 데뷔가 매우 유력하게 점쳐지는 확실한 에이스 멤버가 뚜렷하게 부각되었습니다. 1학년 박보은, 2학년 김리원, 4학년 윤채원.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3개 학년이 모두 최종 순위에서 에이스 멤버를 넘어서고 데뷔한 멤버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로 놓고 보면 박보은, 김리원, 윤채원은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같은 학년에서 함께 데뷔조에 올라탈 다른 멤버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도 하게 된 셈입니다. 결국 최상위권 순위는 다른 멤버들이 차지했지만 박보은, 김리원, 윤채원 3인방이 오디션 전체의 흐름을 이끌며 학년별 에이스 역할로 1,2,4학년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3학년에서는 김현희가 그 역할을 하지 못했죠. 사실 저는 김현희 보다는 오히려 최윤정에게 에이스의 자질이 더 있다고 느꼈는데 실제로 최윤정은 방송 초반에 2연속 삑사리로 최악의 상황에 빠졌음에도 중반부터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3학년 멤버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상승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흐름을 만들어내던 시점에 딱 안 좋은 일이 터져버리며 최윤정의 데뷔 가능성도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3학년 전체의 흐름도 완전히 막혀버렸죠.

 

결과론 적인 얘기지만 결국 7명이라는 적은 티오에 무려 4개의 경쟁 그룹이 도전하는 상황이라면 어느 한 그룹은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1학년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3학년이 그렇게 되었죠.

 

3학년-김윤서-김현희

 

이건 좀 조심스러운 견해인데 학년별 담임 시스템 역시 최종 결과에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방과후 설렘에는 소녀시대의 유리, 핑클 출신의 옥주현, 아이들의 전소연, 댄서 아이키가 멘토로 출연했는데요. 이들은 오디션의 참가자는 아니지만 엄연한 방송의 주요 출연진입니다. 다시 말해 멘토들 때문에 이 방송을 본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이런 오디션의 멘토와 전문 심사단은 특정 참가자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는데 방과후 설렘은 네 명의 멘토를 학년별 담임으로 지정함으로써 각 멘토별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참가자를 시작부터 배당해버렸습니다. 저는 이것이 크든 적든 오디션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당연히 가장 불리한 건 3학년이고요.

 

걸스 플래닛 999에서 SM 연습생 출신인 김채현이 우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예나 지금이나 SM 팬덤의 영향력은 아이돌 판에서 절대적인 수준이고 소녀시대 유리의 경우 현재도 여전히 SM 소속의 연예인이기에 당연히 큰 영향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결국 방과후 설렘의 우승자도 유리가 담임인 2학년에서 나왔습니다) 거기에 전소연은 잘 나가는 3세대 걸그룹 ‘아이들’의 리더이자 핵심 인기 멤버이고 아이키는 최근 가장 핫하고 인기 있는 댄서이자 안무가입니다. 반면 옥주현은 아이돌 활동을 그만둔 지도 너무 오래되었고 현재는 주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기에 아이돌 오디션의 시청층에 큰 영향력이 있을 만한 위치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멘토의 영향력이 실제 오디션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지는 명확히 알 수가 없고 3학년이 아무도 데뷔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담임인 옥주현이 전혀 책임을 느낄 일도 아닙니다. 옥주현은 담임으로서 3학년 멤버들을 훌륭하게 지도하고 이끌었습니다. 담임의 영향력이 오디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애초에 이런 시스템을 마련한 제작진의 문제인 것입니다.

 

3학년-담임-옥주현

 

결국 방과후 설렘의 데뷔 그룹 클라씨(CLASS:y)는 현재 4세대 걸그룹의 주력 연령대라고 할 수 있는 04,05,06년생 라인이 텅 빈 채로 그 위와 아래의 연령대로 구성된 아주 기이한 멤버 구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구성이 된 것이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일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가 워낙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라는 변수가 아이돌 그룹의 인기와 활동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좀 더 연구와 데이터가 필요한 주제거든요. 다만 처음에 제작진이 의도하고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응원하던 참가자들이 대부분 데뷔하지 못했습니다. 저로서는 결과 자체도 많이 아쉽고, 그룹의 전망 역시 매우 혼란스럽고 예상이 되지 않는다 정도로 결과에 대한 논평을 정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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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로서 이 오디션을 하차한 이유

 

제가 블로그에 그동안 쓴 방과후 설렘 관련 글을 보면서 아마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사실상 이 오디션을 완주하지 않고 중간에 하차를 했습니다. 물론 보기는 다 봤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투표도 포기하고 결과에 대해서도 거의 내려놓은 채로 봤어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제가 응원하는 참가자들이 순위에서 계속 고전하며 데뷔 가능성이 거의 희박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윤정, 김윤서, 미나미를 응원하고 투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셋은 모두 데뷔하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세 명이 결국 데뷔하지 못한 최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벌써 저는 마음을 다 내려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최애가 최윤정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멘탈이 한 번 크게 나가기도 했고, 무엇보다 데뷔 멤버가 고작 7명이라는 게 내내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이전에 따로 포스팅으로 썼던 내용이지만 아이돌 오디션에서 데뷔 티오가 적은 것은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최애의 순위가 위태로울 때 더 몰입하면서 투표를 열심히 하게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맥이 빠져서 희망을 잃고 나가떨어지는 시청자도 나올 수 있습니다. 데뷔 티오가 적으면 적을수록 전자보다는 후자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방과후 설렘 – 아이돌 오디션 방송의 금기를 깬 참가자

 

방과후 설렘 – 아이돌 오디션 방송의 금기를 깬 참가자

2021년 12월 19일에 방영된 MBC의 아이돌(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방과후 설렘’의 4화 방송에서 가장 많은 분량으로 집중적으로 부각된 참가자가 있습니다. 바로 3학년 그룹에 속한 실력파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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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가지 더욱 치명적인 방과후 설렘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1대1 개인 대결 경연입니다. 방과후 설렘이 아닌 다른 오디션을 볼 때는 내가 응원하는 최애가 다른 참가자들에게 ‘밀리는’ 상황, 즉 순위가 낮은 상황을 봐도 그다지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데뷔 커트라인안에 들어가는가의 여부만을 신경쓰게 되고 최애 위의 순위에 누가 있는지는 딱히 신경도 쓰이지 않았죠. 즉 내 최애가 다른 참가자 누구보다 부족하다, 밀리고 있다는 의식을 가질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방과후 설렘에서는 지나치게 참가자 간의 대결 구도가 강조되고 특히 1대1 대결 같은 상황들도 벌어지다 보니까 ‘내 최애가 누구에게 졌다’는 사실이 계속 마음에 박히더군요.

 

앞에서 밝힌 대로 저는 최애가 최윤정이었고 최윤정이 경연에서 1대1로 대결한 상대는 윤채원과 김선유입니다. 최종화에서 둘 다 최종 데뷔 멤버가 되었죠. 1대1 대결에서 최윤정은 윤채원에게는 지고 김선유에게는 이겼습니다. 하지만 김선유에게 이긴 경연은 제작진에게는 최윤정이 완전히 버리는 패가 된 시점이었기에 최윤정에게 안 좋은 내용으로 악편이 되어 방송으로 나가버렸고 그 결과 최윤정은 경연의 승자였음에도 오히려 욕을 먹는 희한한 상황을 겪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경연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애초에 온라인 순위는 최윤정보다 김선유가 압도적으로 높기도 했고요.

 

3학년-최윤정

 

이렇게 내가 응원하는 최애가 다른 특정 참가자에게 눌려버리는 느낌을 받게 되니까 그 결과 저에게 희한한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최윤정의 상대가 되었던 두 사람에게 도무지 정이 붙지 않는 거예요. 윤채원과 김선유가 싫은 게 아닙니다. 다만 최윤정이 이 두 사람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니까 거기서 뭔가 심리적인 벽이 생겨버리는 겁니다. 사실 제가 오디션을 보면서 응원하는 최애를 정할 때도 참가자 중에서 가장 예쁘다거나, 가장 춤을 잘 춘다거나, 가장 노래를 잘한다거나 하는 기준으로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특정한 참가자에게 꽂히게 되는 건데 그래서 참가자 각자의 자질에 대한 우열이라든가 하는 건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아요. 그런데 방과후 설렘은 너무 대결 구도를 강조하고 1대1 대결까지도 해버리니까 다른 오디션을 볼 때는 절대 생기지 않던 이런 이상한 심리까지 생기게 된 겁니다.

 

저는 사실 최윤정, 김윤서, 미나미의 데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았지만 막판에 홍혜주가 눈에 들어오면서 만약 홍혜주가 데뷔할 경우 데뷔 그룹의 팬이 될지 고민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케플러의 강예서와 버스터즈 활동을 함께 했던 명형서도 데뷔 그룹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약 미나미 정도만 들어갔어도 이 그룹에 대해 어느 정도 애착은 생겼을 거예요. 그런데 미나미도 결국 떨어졌고 이대로는 저에게 뭔가 애매한 그룹입니다. 그래도 마음이 완전히 떠난 건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나가는지 관심 가지고 지켜보려고는 합니다.

 

4학년-홍혜주

 

아무튼 저에게 너무 불만이었던 2가지.... 데뷔 멤버 티오가 너무 적은 것과 참가자들 간의 지나친 대결 구도를 강조한 것. 방과후 설렘의 시스템상의 근본적인 문제가 제가 이 오디션에 끝까지 몰입하기 힘들게 만든 것 같습니다. 최종화의 시청률도 저조했고 프로그램의 흥행 자체는 분명히 실패하고 만 것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점에서 기인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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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그룹 클라씨(CLASS:y)의 건투를 빌며

 

그래도 오디션에 최선을 다해 임했던 모든 참가자들의 미래를 여전히 응원하고 싶습니다. 탈락자들도 포기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찾아 계속 노력했으면 좋겠고 데뷔 그룹 클라씨(CLASS:y)도 성공적인 아이돌 활동을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걸스 플래닛 999도 방송의 시청률은 저조했고 화제성도 높지 않았지만 데뷔 앨범이 초동 20만 장을 넘기며 신인 그룹으로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사실 걸스 플래닛 999의 경우 국내에서는 다소 반응이 약하더라도 글로벌로는 꽤 반응이 있다는 게 오디션 진행 중간에도 여러 지표들로 꾸준히 확인되었죠. 방과후 설렘은 그런 해외의 반응이 걸스 플래닛 999에 비해서는 뚜렷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처음에 언급했듯 데뷔하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원래 특수한 경우입니다. 첫 앨범에서 기대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곡과 멋진 무대로 열심히 활동하면 오디션을 보지 않은 새로운 팬층을 대거 유입시킬 수도 있습니다. 데뷔 그룹 멤버가 된 7명이 모두 실력도 매력도 출중하니까요.

 

데뷔-그룹-클라씨-CLAASy

 

물론 마냥 좋은 얘기만 하기에는 현재 4세대 걸그룹 판도의 치열한 경쟁 양상은 신인 그룹에게 결코 녹록한 현실이 아닙니다. 데뷔 멤버들이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더욱 중요한 것이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입니다. 곡, 컨셉, 안무 등 허투루 준비해서는 안될 거예요. 프로듀싱은 아마 포켓돌스튜디오의 김광수 총괄 프로듀서가 맡게 될 텐데, 어떤 결과를 뽑아낼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클라씨가 몇 년 계약으로 활동하게 되는지, 유니버셜 뮤직과 계약된 일본 진출 계획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궁금한 사항들이 많습니다. 그밖에도 그룹 이름의 한글 표기가 클래씨인지 클라씨인지 클래시인지도 아직 분명하지 않고(아마 클라씨로 확정인 듯?) 너무 황당한 추가 멤버 선발 떡밥까지 해서 뭔가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에요. 뭐 기다리면 다 알게 되겠지만, 부디 그룹과 멤버들에게 최선인 방향으로 모든 계획들이 잘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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