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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사이]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요즘은 책을 거의 전자책으로 읽다 보니 읽고 있는 책의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종이책으로 읽을 때는 당장 손에 잡히는 책의 무게와 두께,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텍스트의 빼곡함 정도로 쉽게 파악이 가능한데 전자책으로는 이게 참 애매하더란 말이죠. 사실 역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전자책이 종이의 차이도 없고 자간, 장평, 줄간격이 모두 동일하게 사용자가 지정해놓은 설정대로 적용되기에 작품마다 딱 페이지 수만 가지고도 분량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도 몸에 기억된 책의 분량을 계산하는 메커니즘은 종이책을 기준으로 되어 있기에 이런 인식 기준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를 읽고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짧다고 느꼈습니다. 내.. 2021. 9. 3.
[소설과 영화사이] 노조키메 노조키메라는 작품에 대한 소개는 딱 두 문장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소설 노잼. 영화는 더 노잼. 물론 하고 싶은 말은 더 있습니다. ‘영화는 더 노잼’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 정도가 아닙니다. 그냥 절망적인 수준의 망작입니다. 나쁜 의미로 ‘안 본 눈 삽니다’ 급입니다. (이 글에는 본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러영화는 원래 호불호가 심한 장르라서 포털 사이트 평점은 대체로 낮게 나오기 때문에 호러 장르에 한해서는 영화를 선택할 때 포털 평점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의 평소 지론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포털 사이트 평점을 믿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는 걸 이번에 배웠습니다. 노조키메라는 영화를 보고 한 가지 교훈은 얻은 셈이네요. 저는 소설도 노잼이라고 했습니다. 즉 영화가.. 2021. 8. 31.
[소설과 영화사이]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구라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릴러 영화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은 제목만 봐서는 감독의 정체성에 딱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구로사와 기요시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절망 3부작(큐어, 회로, 절규)’으로 대표되는 호러영화들이 가장 유명하고 그의 호러·스릴러 작품들의 특징을 요약하는 단어로 ‘크리피’가 아주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는 본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피는 최근에 한국에서도 딱히 번역이 되지 않은 채 외래어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입니다. 포털 사이트의 사전에 검색해보니 “1. 오싹하게 하는, 으스스한 / 2. 기이한” 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사실 딱 들어맞는 한국어 표현이 마땅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크리피하다’ 라는 표현으로 .. 2021. 8. 26.
[소설과 영화사이]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키리시마가 동아리 그만둔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영화 중 하나입니다. 아마 제가 지금까지 본 일본영화 중에서 TOP5 안에... 아니 TOP3 안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이유는 두 가지인데, 영화가 예상을 뛰어넘게 너무 좋았기 때문인 게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영화의 결말 때문입니다. 결말에서 료야와 히로키가 나누었던 그 대화. 제가 본 모든 영화 속 대화 장면 중에서도 가장 잊을 수 없는 대화 장면이에요. 히로키가 던진 질문에 대한 료야의 대답.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에 히로키는 멍한 표정을 짓고, 저도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어요. 이 영화는 내.. 2021. 8. 25.
[소설과 영화사이] 악의 교전 소설원작영화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악의 교전 悪の教典 Lesson of the Evil ‘사이코패스’는 호러나 미스터리 장르의 창작물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사이코패스인 살인마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르물은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의 전형성은 일반적으로 정립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면 어떤 캐릭터를 꼽을 수 있을까요? 사실 창작물에 등장하는 유명한 살인마 캐릭터들은 사이코패스의 사전적 정의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이나 ‘할로윈’ 시리즈에 나오는 살인마 캐릭터를 사이코패스의 전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살인마들보다는 차라리 ‘공공의 적’에 나온.. 2021. 6. 21.
[소설과 영화사이] 온다 / 보기왕이 온다 소설원작영화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온다 / 보기왕이 온다 来る / ぼぎわんが,來る 나카시마 테츠야의 ‘온다’는 일본의 호러 작가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 ‘보기왕이 온다’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보기왕이라는 단어를 빼버린 건 한국 정식 수입판 제목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일본 개봉판에서도 동일합니다. 일본에서도 보기왕은 빼버리고 ‘쿠루(来る)’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죠. 나카시마 테츠야는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데 유명한 작품들이 거의 다 소설 원작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비롯해서 고백, 갈증 등 대표작들이 전부 소설이 원작이죠. 나카시마 테츠야가 만든 작품의 원작 소설들은 대부분 이야미스 계로 분류되는 작품들입니다. ‘.. 2021. 6. 9.
[소설과 영화사이] 푸르고 아프고 여린 /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소설원작영화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푸르고 아프고 여린 /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靑くて痛くてもろい ‘푸르고 아프고 여린’은 스미노 요루의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위의 첫 문장에서 바로 부연설명을 붙여야 하는 내용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스미노 요루 라는 작가에 대해서. 바로 저 유명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쓴 작가입니다. ‘너의 췌장’은 스미노 요루가 ‘소설가가 되자’라는 일본의 소설 투고 사이트에 올렸던 작품으로, 유명해지고 인기를 끌자 정식 출간 되었고 어마어마한 대히트를 치게 됩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고요. 한국에서도 상당히 유명한데, 일본 영화가 정식 개봉하기가 쉽지 않고 흥행은 더더욱 어려운 한국에도 정식 개봉해서 46만 명..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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