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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공포영화 시리즈 추천 순위 베스트 20

by 대서즐라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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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는 대중적으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장르이지만, 마니아층이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시리즈화를 하기에 수월한 장르이기도 합니다. 성공한 공포영화를 저예산 후속작으로 시리즈화하면 장기적으로 알차게 수익을 뽑아먹을 수 있기에 명성이 있는 공포영화들은 대부분 여러 편의 시리즈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시리즈 전편이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수준 떨어지는 작품들이 양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합니다. 다만 저 같은 공포영화 마니아의 경우 유명 공포영화의 후속 시리즈들을 어지간해서는 즐겁게 감상하는 편입니다. 애초에 공포 장르를 볼 때는 대단한 작품성을 기대하지도 않고(물론 작품성이 매우 뛰어난 공포영화들도 아주 많이 존재합니다) 원초적이고 자극적인 재미 위주로 추구하기 때문에 각 시리즈의 개성과 컨셉에 맞게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갖추고 있다면 기대는 어느 정도 채우게 되거든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살면서 본 모든 공포영화 시리즈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를 주관적인 순위로 20위까지 매겨보았습니다. 순위 선정의 대상으로 삼은 공포영화들은 모두 최소 3편 이상까지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들입니다. 제가 블로그에 쓰는 순위 포스팅은 박스오피스 관련 순위를 제외하면 모두 주관적이긴 하지만, 공포영화는 특히 취향을 많이 타는 장르이기에 이번 순위는 더더욱 저의 취향에 충실한 순위로 완성이 된 것 같습니다.

 

 

 

 

 

20위 손도끼 시리즈

Hatchet

 

손도끼-시리즈

 

‘손도끼’는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낮은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한국에서 ‘손도끼’라는 제목으로 불리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Hatchet’이라는 단어가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고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기도 애매해서 국내 영화 마니아들도 제각각 되는대로 불렀습니다. 저는 햇칫, 해칫하면서 대충 뭉개면서 불렀던 거 같아요.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온 이후부터 국내에서는 ‘손도끼’라는 제목으로 정착이 된 것 같더군요. 이것도 정식 제목이 맞는지 알 수가 없네요. 일단 시리즈 중 국내에 한편이라도 정식으로 수입된 작품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웹하드에 제목을 검색해 봐도 제휴 파일로 뜨는 게 하나도 없는 걸 봐서는...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아서 안타까운 외국영화들이 많지만 손도끼 시리즈는 슬래셔 호러 장르 마니아의 관점에서 봐도 국내에 인지도가 거의 없는 게 크게 안타깝지는 않습니다. 꽤 잔인하고 여배우들이 훌렁훌렁 벗어대서 자극적인 재미는 충분한데(그런데 1,2편에 비해 3,4편은 야한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빅터 크라울리’라는 살인마 캐릭터를 비롯해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투박하고 싼티가 납니다. 잔인하지만 서스펜스 연출은 심심한 편이고 마니아적인 관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느껴지는 시리즈입니다.

 

 

 

 

 

19위 쏘우 시리즈

Saw

 

쏘우-시리즈

 

이 순위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공포영화 시리즈들이 그렇지만, 네다섯 편 이상 길게 이어져 온 시리즈들은 제가 어떤 편을 봤는지, 언제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경우가 많습니다. 쏘우 시리즈는 2023년에 열 번째 작품이 나옵니다. 열 편이나 제작된 이 시리즈에서 제가 모든 작품을 본 것은 당연히 아니고, 어떤 편은 극장에서, 어떤 편은 제 방 모니터로, 어떤 편은 군대 내무실에서 봤습니다. 이 기억들이 전부 가물가물해요. 다만 매우 명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시리즈의 메인 스코어 음악이 아주 강렬하다는 것과, 지금도 상상하면 오싹해질만큼 말도 안 되게 잔인하고 엽기적인 트랩들입니다. 최근에는 거의 보기 힘든 표현인데 ‘쏘우’와 ‘호스텔’ 같은 작품들이 등장해서 공포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창 이슈일 때 ‘고문 포르노’라는 장르 명칭이 꽤 활발히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호스텔에 나온 잔인한 장면들보다는 쏘우 시리즈에 나온 몇몇 트랩들이 ‘고문 포르노’라는 장르를 더욱 강렬하게 대변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몸에 거대한 쇠고리 여러 개를 살을 뚫어서 달아 놓고는 힘으로 뜯어내야 하는 트랩과 수많은 주삿바늘 속에 뛰어들어 열쇠를 찾아야 하는 트랩은 지금 생각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1편은 지금은 할리우드 최고의 상업영화 감독 중 하나인 제임스 완의 작품이고 이후 시리즈들도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괜찮긴 한데 직쏘의 철학이나 사연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고 너무 관객을 괴롭히려는 의도에만 치중한 장면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시리즈의 명성에 비해서는 낮은 순위를 줬습니다.

 

 

 

 

 

18위 헬레이저 시리즈

Hellraiser

 

헬레이저-시리즈

 

바로 위의 쏘우 시리즈 이야기를 할 때 ‘고문 포르노’라는 표현을 썼는데 사실 쏘우나 호스텔보다 훨씬 이전에 나온 ‘헬레이저’야말로 진정으로 고문 포르노라는 장르명이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거의 원조격이라고 볼 수 있죠. 공포작가 클라이브 바커의 대표작으로 굉장히 유명하고 오래된 시리즈인데 비슷한 시기에 나온 나이트메어나 13일의 금요일에 비하면 대중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내용도 철학적이고 보기 힘들 만큼 잔인한 장면도 많고요. 얼굴에 수십 개의 못을 박고 있는 핀헤드라는 캐릭터가 유명한데 이 캐릭터도 비주얼은 엄청 강렬하지만 제이슨이나 프레디에 비하면 작품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뭔가 어중간해요. 저 개인적으로는 8~90년대에 나온 유명한 공포영화 시리즈 중에서도 그다지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저는 헬레이저보다는 클라이브 바커의 또 다른 대표작인 ‘캔디맨’과 ‘미드나잇 미트트레인’을 훨씬 좋아합니다.) 그런데 2022년에 스트리밍으로 공개된 헬레이저 리부트 작품은 예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보면서 놀랐습니다. 특히 다소 철학적이고 난해한 스토리를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낸 점이 마음이 들었습니다. 뭔가 분장 퀄리티가 애매했던 수도사들의 비주얼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지만 이 스토리와 세계관, 분위기로 후속 시리즈가 계속 제작된다면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공포영화 시리즈로 격상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17위 좀비오 시리즈

H.P. Lovecraft’s Re-Animator

 

좀비오-시리즈

 

3편까지만 제작된 시리즈라서 딱 맞게 커트라인을 채워 이 순위에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헬레이저를 쓴 클라이브 바커도 대단한 작가이지만 좀비오 시리즈의 원작자인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가 창작계에 남긴 영향력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수준입니다. 그런데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유명한 작품들이 많지만(영화뿐 아니라 소설, 게임, 캐릭터 산업까지) 정작 러브크래프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유명한 실사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광기의 산맥’을 영화화하려고 했었는데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그나마 스튜어트 고든이 만든 좀비오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이 작품의 원작 소설도 엄청 좋아하고 영화도 1편의 경우 거의 인생 영화 수준으로 좋아합니다. 2,3편은 1편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봤고요. 영화의 원래 제목은 ‘H.P. 러브크래프트의 리애니메이터’이고 원작 소설 제목은 ‘허버트 웨스트 – 리애니메이터(또는 시체를 되살리는 허버트 웨스트)’입니다. ‘좀비오’는 일본판 제목이고 한국에도 이 제목으로 수입되었고요.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허버트 웨스트’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엄청나게 매력적입니다. 원작을 읽어도 미치광이 천재의 광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캐릭터인데 영화에서 배우 제프리 콤즈가 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서(원작의 외모 묘사와 조금 다른 부분은 있지만) 그야말로 공포영화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1편에서 엄청나게 야한 장면도 있고 잔인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스플래터 장르의 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공포 장르 팬으로서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시리즈입니다.

 

 

 

 

 

16위 텍사스 전기톱 학살 시리즈

The Texas Chain Saw Massacre

 

텍사스-전기톱-학살-시리즈

 

앞에서 소개한 헬레이저와 마찬가지로, 이 시리즈도 2022년에 나온 신작을 엄청 재미있게 봤습니다. 헬레이저와 다른 점은 이 시리즈는 최신작 뿐 아니라 옛날 작품들도 엄청 재미있게 봤다는 점입니다. 이 시리즈의 1편은 할로윈과 13일의 금요일보다 훨씬 앞서서 1974년에 나온 슬래셔 호러의 원조격인 작품인데, 저는 21세기가 되어서 뒤늦게 봤지만 그때까지 본 모든 호러 영화를 통틀어서도 손가락에 꼽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1974년 작이 보여준 그 압도적으로 음침하고 숨 막히게 하는 분위기는 21세기 영화에서는 더 이상 표현이 불가능하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 나온 제시카 비엘 주연의 리메이크 작품도 상당히 재미있게 봤고요. 전기톱을 미친 듯이 휘둘러대는 레더페이스의 강렬함은 공포영화 역사상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2022년 신작에서는 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대량 학살 장면이 나오는데 호러 장르 팬으로서 너무나도 만족도가 높은 장면이었습니다. 진짜 ‘제목값한다’ 싶은 장면이었죠. 그런데 사실 이 시리즈는 ‘massacre’라는 단어가 국내에서 어중간하게 번역되는 바람에 다른 유명 호러 시리즈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약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뭔가 확실하게 기억되는 제목이 있어야 하는데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같은 이상한 제목으로 번역되곤 해서 기억하기도 애매해졌죠. 2022년 넷플릭스 작품에서 드디어 ‘텍사스 전기톱 학살’이라고 확실한 제목을 붙여줘서 이제야 국내에서도 이 시리즈의 입지가 바로 선 기분이 드네요.

 

 

 

 

 

15위 엑소시스트 시리즈

The Exorcist

 

엑소시스트-시리즈

 

1973년에 나온 엑소시스트의 1편은 호러영화 장르에서 전설적인 걸작입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포영화 순위를 매긴다면 최소 탑3, 어쩌면 1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죠. 하지만 이후의 시리즈는 평가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사실 영화 시리즈들 중에서 1편만 훌륭하고 나머지는 형편없는 경우가 흔하게 있고, 호러 장르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애초에 속편 계획이 없이 한 편의 영화로 제대로 완결된 스토리를 보여줬는데 흥행에서 대박이 터지자 어거지로 속편 스토리를 짜내서 만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렇게 어거지로 만든 속편의 경우 1편과 플롯이나 분위기가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흔히 말하는 ‘재탕’) 엑소시스트는 같은 시리즈가 맞나 싶을 정도로 1,2,3편이 전부 따로 놉니다. 그런데 저는 엄청난 걸작인 1편뿐 아니라 평이 좋지 않은 2편과 3편도 나름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유명한 호러 영화들을 성인이 되고 난 후에 본 경우가 많은데 엑소시스트는 3부작을 전부 어린 시절에 봤고 겁이 많던 시절이라 더욱 이 영화들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세 편이 전부 따로 노는 것도 각각의 개성으로 느껴져서 흥미로웠고요. 그리고 분위기는 딴판이지만 스토리는 나름 연결성도 갖추고 있고요. 찾아보니 2000년대에 프리퀄도 두 편 만들어졌는데(이 중 한편은 감독이 레니 할린이네요) 공포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고 묻혀버린 작품이지만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그리고 블룸하우스에서 할로윈 리부트 3부작과 동일한 기획으로(감독도 같고, 오리지널 1편 이후를 그리는 속편 리부트 3부작인 점도 동일) 엑소시스트 3부작을 만드는데 할로윈 리부트가 상당히 괜찮았기에 이 작품도 엄청나게 기대 중입니다.

 

 

 

 

 

14위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

Final Destination

 

파이널-데스티네이션-시리즈

 

공포영화이긴 한데 액션 블록버스터(?)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시리즈입니다. 비행기가 폭발하거나 고속도로에서 초대형 연쇄 추돌 폭발사고가 터지는 등 스케일 큰 참사 장면이 적나라한 스펙터클로 묘사되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죠. 이런 장면을 도입부에 넣어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다음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하나씩 다양한 상황들에서 끔찍한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쏘우 시리즈에서 온갖 기상천외한 상상력의 살인과 고문 트랩들이 등장한 것처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에서는 온갖 기상천외한 상상력의 ‘우연한 사고’에 의한 사망들이 그려집니다. 대부분의 상황들이 굉장히 자극적이고 잔인하긴 하지만 쏘우 시리즈처럼 관객을 고문하는 느낌은 거의 없고 잔인한 장면은 짧게 지나가기 때문에 비교적 편안하게(?)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포영화 시리즈로 이미지가 확립되었습니다. 사실 잔인한 장면은 양념같은 느낌이고 사고가 벌어지기까지 ‘우연히’ 악화되어 가는 상황의 긴장감이 영화적 재미의 핵심인 시리즈라서 공포영화치고 많이 무서운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적당히 즐기기에 좋은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극장에서 데이트용 영화로 즐기기에도 꽤 적합하고요.

 

 

 

 

 

13위 크리터스 시리즈

Critters

 

크리터스-시리즈

 

어릴 때 굉장히 좋아해서 비디오 가게에서 자주 빌려본 시리즈입니다. 시리즈 중에서 일부는 19금이라 어릴 때는 못 보고 나중에 봤지만요. 사악한 소형 크리처가 등장하는 시리즈는 그렘린을 최고로 꼽지만 아쉽게도 그렘린은 2편까지 밖에 안 나와서 이 포스팅에서는 다루지는 못하겠네요. 애초에 별로 무섭지도 않고요. 크리처 장르에서 ‘불가사리 시리즈’도 엄청 유명한데 역시 공포영화라 보기는 어렵기에 이 순위에는 없습니다. 사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크리터스도 별로 무섭지 않은 건 똑같지만 그래도 그렘린이나 불가사리에 비하면 제법 살벌한 장면들이 나오긴 합니다. 그리고 크리터스의 괴물들은 설정만 놓고 보면 소형 크리처이긴 해도 굉장히 무서운 놈들입니다. 통통 굴러다니며 이동속도도 빠르고 가시같은 걸 쏘면서 원거리 공격도 하거든요. 크리터스가 외계에서 온 괴물들이고 이놈들을 잡으러 온 우주인 바운티 헌터도 등장하는데 이 중에서 찰리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 있습니다. 어리버리하고 못 미덥지만 결정적일 때 영웅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캐릭터라 사실상 이 시리즈 전체 내용이 찰리의 영웅 서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렘린이나 불가사리에 비하면 마이너 한 시리즈이지만 아역 시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하기도 했고 크리처 장르 내에서는 제법 위상이 높은 시리즈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신작은 완성도가 너무 형편없어서 그냥 없는 셈 치고 있습니다.

 

 

 

 

 

12위 시체 시리즈

Night of the Living Dead

 

시체-시리즈

 

공포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면 ‘시체 시리즈가 뭐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는 명확한 제목을 붙이기가 애매합니다. 작품의 원제들도 그렇고, 국내에 알려진 제목은 더 그렇습니다. 살아난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시체들의 새벽(Dawn of the Dead), 죽음의 날(Day of the Dead), 랜드 오브 데드(Land of the Dead)... 뭐 이런 식으로 일관성 없는 제목들로 국내에 소개된 시리즈니까요. 시체들의 새벽을 잭 스나이더가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한 영화는 ‘새벽의 저주’라는 이상한 제목이 붙어버렸고요. 뭐 구분하기는 편하지만요. ‘좀비물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대표 시리즈로 좀비라는 장르가 대중화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시리즈입니다. 1편과 2편은 60년대와 70년대에 만들어졌는데도 지금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특히 2편은 좀비 장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서 범접할 수 없는 위상을 가지고 있고요. 3편은 재미 면에서는 1,2편보다 떨어지지만 최근 좀비 영화들에서도 보기 힘든 심오한 주제 의식을 탐구하는 명작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랜드 오브 데드’에 가장 애착이 있습니다. ‘랜드 오브 데드’는 3편이 나오고 20년이 지난 2005년에 만들어졌는데 유명 배우들도 나오고 스케일도 제법 큰 메이저 상업영화 퀄리티의 좀비 영화를 극장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게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뭐 레지던트 이블 1,2편과 새벽의 저주가 먼저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조지 A. 로메로의 시체 시리즈를 극장에서 본다는 상징성이 있으니까요. 랜드 오브 데드 이후로 더욱 스케일이 큰 속편이 나올 거라고 기대했는데 ‘다이어리 오브 데드’와 ‘서바이벌 오브 데드’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작품이 5편과 6편으로 나왔죠. 5,6편은 사족 같지만 그래도 4편까지는 좀비 장르의 가장 위대한 레전드라고 불릴 만한 시리즈입니다.

 

 

 

 

 

11위 컨저링 유니버스

The Conjuring

 

컨저링-유니버스

 

21세기에는 프랜차이즈 영화들의 규모가 확장되면서 ‘유니버스’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고 공포 장르에서도 유니버스의 타이틀이 붙은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등장했습니다. 컨저링은 훌륭한 공포영화이긴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과대평가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관객수 200만 명을 넘으며 해외 공포영화로는 역대급 흥행 대박을 터트린 1편의 경우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눈길을 끄는 광고 카피를 비롯해서 마케팅의 힘이 결정적이었거든요. 사실 제임스 완의 상업영화가 대부분 그렇긴 한데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잘 만들었고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마니아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강렬하고 자극적인 부분들은 조금 약한 편입니다. 사실 마니악하고 자극적인 공포영화는 정말 말그대로 마니악한 영역이고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운 모범 정답인 공포영화는 바로 컨저링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니버스로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애나벨, 더 넌, 요로나의 저주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흥행과 평가가 오락가락하고는 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모든 작품들이 공포영화로서 기본적인 재미는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공포 장르에서 마니아들의 세(?)가 워낙 강하긴 하지만 은근히 대중적인 수요도 큰 편이고 컨저링 유니버스처럼 돈 잘 버는 ‘모범 답안’ 호러 프랜차이즈도 존재하는 것이 이 장르를 더욱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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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REC 시리즈

REC

 

REC-시리즈

 

제가 살면서 본 모든 영화들 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미친듯이 몰입해서 본 영화’로는 REC 1편이 거의 탑 수준입니다. 아직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얼떨떨한 충격이 잊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영화가 80분이 안 되는 짧은 러닝타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무리 짧다고 해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이 정도로 압도적으로 몰입해서 한편을 뚝딱 봐버린 경험은 살면서 거의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 정도로 REC 1편은 대단한 영화이고, 파운트 푸티지 호러 장르에 미친 영향도 상당합니다. 워낙 센세이셔널한 화제작이기에 당연히 속편 시리즈가 나왔고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도 되었죠. 오리지널 시리즈는 4편까지,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쿼런틴’이라는 제목으로 2편까지 나왔는데 이중 오리지널 시리즈 3편만 평이 안 좋고 나머지는 다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저는 평이 안 좋은 3편까지도 나름 재미있게 봤고요. 리메이크 포함해서 여러 편의 시리즈가 나왔는데 이 정도로 완성도의 타율이 괜찮은 시리즈는 호러 장르에서는 정말 드뭅니다. 그야말로 좀비 호러 장르에서는 재미로는 믿고 보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9위 주온 시리즈

呪怨 Ju-on: The Grudge

 

주온-시리즈

 

일본을 대표하는 공포 영화 시리즈라면 링, 주온, 착신아리 정도가 톱3로 꼽힙니다. 세 작품 모두 여러 편의 속편 시리즈가 나왔고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도 되었습니다. 이 세 시리즈 중에서 1편의 완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은 주온입니다. 주온도 괜찮기는 하지만 링과 착신아리가 확실히 더 잘 만들었죠. 그런데 이 중 한국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주온뿐입니다.(한국에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중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2023년 기준 단 세 편 밖에 없습니다) 앞에서 시리즈의 1편을 비교했을 때 주온이 링과 착신아리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언급했는데, 그건 극장판의 얘기이고 사실 주온 극장판 1편 이전에 나온 비디오판 1편과 2편이 있습니다. 주온 시리즈의 핵심은 바로 이 비디오판 1,2편입니다. 이 비디오판 1,2편은 착신아리 정도는 당연히 뛰어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포영화 중 하나인 ‘링’ 1편과도 비견될 만한 걸작입니다. 극장판 1,2편은 비디오판 정도는 아니어도 상당히 잘 만든 공포영화이고, 그 이후에 나온 시리즈들은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죠. 3편의 ‘농구공 할멈’ 정도가 명장면(?)으로 회자되지만 이것도 사실 ‘괴담신이대’에서 먼저 나왔던 걸 재탕한 거고요. 그런데 속편들이 그저 그런 수준인 건 링과 착신아리도 마찬가지라서 종합해서 보자면 비디오판 1,2편과 극장판 1,2편까지는 탄탄한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는 주온 시리즈가 일본 호러 영화의 대표 시리즈라고 저 나름대로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온몸을 꺾으면서 기괴한 동작으로 움직이는 귀신(카야코)의 모습이나 온갖 기상천외한 상황과 공간에서 귀신이 갑툭튀 하는 연출 등 매우 파격적인 시도가 많이 이루어져서 귀신 영화 장르에 상당한 파급력을 남긴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8위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Paranormal Activity

 

파라노말-액티비티-시리즈

 

파운드 푸티지 호러는 1999년에 나온 ‘블레어 위치’가 1차 충격이었다면 10년 뒤인 2009년에 나온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2차 충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 10년 사이에 블레어 위치의 영향을 받은 푸티지 호러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파라노말 액티비티 1편이 그 정도로 거대한 파급력을 일으킨 것은 조금 의외이긴 합니다. 물론 연출적인 면에서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진 건 사실이지만 ‘블레어 위치’ 정도로 장르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호러 장르가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파운드 푸티지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 때문에 북미에서 초대박이 터진 후 국내 개봉을 했을 때 화제성 때문에 보러 온 국내 관객 중에서 실망했다는 반응도 당시에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극장에서 볼 때 엄청나게 무섭게 보긴 했습니다. 이후에 나온 속편들은 1편만큼 무섭지는 않았지만 스토리 전개와 떡밥들이 흥미진진해서 개봉할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봤습니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아 관객을 갑갑하게 만드는 것이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이 시리즈는 서스펜스 연출뿐만 아니라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해 미스터리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드는 수단으로써도 장르적인 특성을 매우 잘 활용했습니다.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늘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고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감상을 하다 보니 결국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7위 할로윈 시리즈

Halloween

 

할로윈-시리즈

 

제가 어릴 때 비디오 가게에서 공포영화를 빌려보던 시절에는 13일의 금요일이나 나이트메어 같은 시리즈에 비해서 할로윈 시리즈는 유명세가 약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전 이 시리즈를 어릴 때는 잘 몰랐습니다. 공포영화를 엄청 좋아해서 늘 다양한 공포영화들에 관심을 가졌는데 왜 유독 이 시리즈만 눈에서 벗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상위권 순위의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곧 분명해질 사실이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제가 어린 시절에 재미있게 본 시리즈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할로윈의 경우 아마 성인이 된 후에야 처음으로 봤기 때문에 어린 시절 추억 같은 건 전혀 없는 시리즈죠. 그런데 할로윈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오래된 시리즈이긴 하지만 21세기에도 꾸준히 신작들이 나왔습니다. 즉, 저에게 할로윈은 오래된 추억의 공포 시리즈가 아니라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호러 시리즈 같은 느낌입니다. 7~80년대에 나온 오리지널 시리즈들도 결국 뒤늦게 챙겨보고 괜찮게 평가도 내리고 있지만 저는 21세기에 나온 할로윈 시리즈들도 대부분 재미있게 봤고 이 감상이 7위라는 높은 순위를 주게 된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특히 블룸하우스의 속편 리부트 3부작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사실 이 3부작은 첫 작품만 평가가 엄청 좋고 뒤로 갈수록 평가가 낮아졌지만 저는 두 번째 작품 ‘할로윈 킬즈’를 가장 좋아하고 마지막 작품도 (전편에 비하면 아쉬웠지만)충분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3부작으로 마이클 마이어스와 로리 스트로드의 서사는 완전히 종결되었는데 그래도 언젠가 다시 부활한 마이클 마이어스를 극장에서 보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이야기] 마이클 마이어스 (할로윈 시리즈)

 

[캐릭터 이야기] 마이클 마이어스 (할로윈 시리즈)

‘마이클 마이어스’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공포영화 악당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길고 긴 영화의 역사에서 이른바 ‘히트 공포영화 시리즈’라는 것이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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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스크림 시리즈

Scream

 

스크림-시리즈

 

1996년에 나온 스크림 1편은 슬래셔 호러 장르를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확실히 슬래셔 장르의 1차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화들은 70년대와 80년대 초반까지 등장했고, 이후에 나온 이 영화들의 후속 시리즈들은 갈수록 평가가 떨어졌고 새롭고 신선한 작품은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스크림은 전통적인 슬래셔 장르의 재미에 파격적이고 신선한 시도가 더해진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슬래셔 호러’라는 장르 자체를 영화의 주요 소재로 삼으면서 메타픽션적인 면모도 보여주었습니다. 속편부터는 1편의 사건을 영화화한 ‘스탭’이라는 영화 내 영화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면서 슬래셔 호러 장르에 대한 다채로운 탐구와 시도를 보여줍니다. 이 포스팅을 쓰고 있는 시점에 북미에서 ‘스크림 6’가 개봉했고 전편에 이어서 평가가 엄청나게 좋습니다. 거의 30년 정도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인데 중간에 리부트 된 것도 없고 동일한 세계관의 스토리를 길게 이어오면서 시리즈의 모든 작품이 볼만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리즈는 호러 장르에서는 레전드라고 평가받을만 합니다. 기존의 주역들이 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5편부터 주인공으로 출연한 멜리사 바레라와 제나 오르테가가 바통을 잘 이어받았기에 앞으로도 시리즈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의 대박으로 슈퍼스타가 된 제나 오르테가가 현시대를 대표하는 ‘호러퀸’ 여배우로서 이 시리즈를 탄탄하게 이끌어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야기] 제나 오르테가 Jenna Ortega

 

[배우 이야기] 제나 오르테가 Jenna Ortega

이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2023년 2월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최고의 대세 배우를 한 명만 꼽으라면 역시 제나 오르테가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말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드라마 ‘웬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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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데드캠프 시리즈

Wrong Turn

 

데드캠프-시리즈

 

이 포스팅의 서두에서 ‘취향이 충실하게 반영된’ 순위로 완성이 되었다고 언급을 했는데 5위라는 높은 순위에 데드캠프 시리즈가 있는 것이 바로 저의 취향이 충실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위권 순위의 다른 시리즈들과 비교해서 확실히 인지도가 떨어지는 시리즈이고 1편 제외하면 후속 시리즈의 평가도 좋지 않은 편이지만 그래도 저는 이 시리즈를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그냥 완벽하게 제 취향입니다. 1편의 경우는 일반적인 기준으로도 평가가 매우 좋은 잘 만든 슬래셔 호러인데 2편부터는 영화가 꽤나 마니악해집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 되는 특징들이 모두 엄청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마운틴맨’이라고 불리는 돌연변이 살인마 3총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하나하나가 개성 있게 생긴 기괴한 비주얼도 마음에 들고 무시무시한 살육자와 어리버리한 동네바보를 오가는 듯한 독특한 행동 패턴도 흥미롭습니다. 살인 방식이나 묘사 수위도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꽤나 자극적이고요. 그리고 시리즈 중 몇 작품에서 일반적인 슬래셔 호러와는 다른 매우 파격적인 결말을 선택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이런 종류의 공포영화에는 눈요기용 야한 장면이 한두 개씩 들어가는데 데드캠프 시리즈는 다른 공포영화들에 비해 야한 장면의 수위도 좀 더 세고 보여주는 시간도 10~20초 정도 더 길게 보여주는 느낌입니다.(1편은 제외) 2003년부터 2014년까지 6편의 시리즈가 나왔는데 저는 마을 경찰서를 배경으로 사건이 벌어지는 5편을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2020년에 나온 리부트는 기존 시리즈와 전혀 성격이 다른 작품이라 그냥 없는 셈 치고 있습니다. 다시 마운틴맨이 등장하는 시리즈로 7편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4위 나이트메어 시리즈

A Nightmare on Elm Street

 

나이트메어-시리즈

 

나이트메어는 공포영화 중에서도 정말 개성 있고 특별한 소재와 내용을 보여주는 시리즈입니다. ‘꿈(악몽)’이 소재가 되는 공포영화는 흔치 않습니다. 꿈이 소재라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도 같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현실감이 없는 방향으로 빠질 수가 있어 공포의 소재로 활용하기가 은근히 난해합니다.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프레디 크루거라는 너무나 매력적인 호러 캐릭터를 창조함으로써 꿈을 공포영화의 소재로 다룰 수 있는 완벽한 방향을 확립했습니다. 프레디는 호러 캐릭터들 중에서도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긴 칼날 클로와 페도라, 줄무늬 스웨터, 화상 입은 얼굴 등 한번만 봐도 절대 잊을 수가 없는 강렬하고 개성적인 외형에 성격이나 목소리, 그리고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밝혀진 배경 스토리까지 캐릭터의 정체성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이 탄탄하고 유기적인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호러 거장 웨스 크레이븐이 힐즈 아이즈, 스크림 등 수많은 호러 명작을 만들었지만 역시 그의 최고의 대표작인 나이트메어라고 생각합니다. 웨스 크레이븐은 1984년에 나온 1편과 1994년에 나온 뉴 나이트메어(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만 만들었는데 저는 그 사이에 나온 다섯 작품도 전부 좋아합니다. 척 러셀, 레니 할린 같은 유명한 감독이 연출한 작품도 있고 모든 시리즈에 로버트 잉글런드가 연기한 프레디 크루거가 중심을 딱 잡고 가니 그 완벽한 캐릭터성 하나만으로 흔들림 없는 재미가 유지가 된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0년에 나온 리메이크작은 로버트 잉글런드가 나오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3위 사탄의 인형 시리즈

Child's Play

 

사탄의-인형-시리즈

 

바로 위의 순위인 나이트메어에서 프레디가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호러 캐릭터라고 언급했는데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호러 캐릭터 1위를 꼽으면 바로 사탄의 인형에 나오는 처키(찰스 리 레이)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말빨 센 악역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프레디도 말로 위협하고 놀려먹는 걸 잘하기는 하지만 저는 역시 이런 매력은 처키가 프레디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합니다. 2편에서 처키가 학교 교사를 죽일 때 말했던 ‘못된 선생은 매 좀 맞아야지’ 같은 대사들. 인형의 외형을 하고 있는 처키가 이런 거칠고 험악한 대사들을 내뱉을 때마다 저는 묘하게 짜릿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프레디나 처키 같은 예외가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호러 캐릭터들이 과묵하게 설정된 이유는 그것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말 많은 처키가 등장하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는 그다지 무섭지 않습니다. 프레디는 외모도 무섭게 생겼고 꿈속에서 온갖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처키는 그런 면도 없죠. 그래도 저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가 너무 좋습니다. 처키라는 캐릭터의 매력도 최고이지만 내용도 너무 재미있거든요. 1편은 레전드이고, 2편과 3편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시리즈에서는 처키의 여자친구도 등장하고 인형끼리 섹스를 해서 아기 인형이 나오지를 않나 좀 막 나가는 내용이 돼버렸는데요. 그래도 전 이 모든 시리즈를 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나이트메어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매력으로 이끌어가는 시리즈라서 처키가 그 고약한 성질머리와 말빨만 제대로 보여주면 언제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물론 2019년에 나온 리부트에서는 처키가 사악한 인간(찰스 리 레이)의 영혼이 들어간 게 아니라 그냥 고장 난 인공지능 로봇으로 나와서 너무 실망이었지만요. 그런데 비슷하게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 2023년 작품 ‘메간’은 묘하게 제가 좋아하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와 유사한 느낌이 나서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메간이 ‘이 은혜도 모르는 빗치년!’ 하고 욕설을 뱉어낼 때 처키의 여자아이 버전을 보는 느낌이라 너무 짜릿했습니다.

 

 

 

 

 

2위 오멘 시리즈

The Omen

 

오멘-시리즈

 

비슷한 내용과 패턴을 단순히 반복하면서 이어가는 시리즈 영화가 많지만 반지의 제왕 3부작처럼 전체 시리즈가 하나의 거대 스토리로서 완결성을 갖추고 있는 시리즈 영화도 있습니다. 저는 오멘 3부작이 호러 장르의 반지의 제왕 3부작이라고 불릴 만한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컬트 호러 영화라서 주인공이 악(적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반지의 제왕의 서사가 뒤집힌 버전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러니까 사우론이 주인공인 3부작 시리즈인 셈입니다. 실제로 설정상으로 사우론과 오멘의 ‘데미안’은 비슷한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오멘은 3부작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4편도 나왔고 2006년 6월 6일에 개봉한 리메이크작도 있습니다. 이 리메이크작이 제가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오멘 시리즈인데 시리즈의 팬으로서 그냥 없는 셈 쳐야할 망작이었습니다. 4편도 평이 나쁘긴 하지만(내용도 사족이고) 저는 어린 시절에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실 4편에 나온 ‘어떤 장면’은 중고등학생 시절까지도 자다가 문득 생각나면 한두 시간 정도 잠을 설치게 될 정도로 강렬하게 기억에 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리메이크나 4편을 빼고 딱 3편까지의 세 작품이 ‘오멘 시리즈’의 근본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들입니다. 사실 고전 오컬트 걸작 중에서 오멘 1편이 엑소시스트 1편이나 악마의 씨(로즈마리의 아기) 같은 작품보다 명성이나 평가가 떨어지는 편인데 저의 주관적인 평가로는 오멘 1편이 악마의 씨보다 위고 엑소시스트와는 동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편과 3편은 1편보다는 못하지만 역시 매우 훌륭한 오컬트 호러 영화입니다. 사실 3편이 살짝 용두사미 느낌으로 아쉬움이 좀 크지만 1,2편이 쌓아 올린 것들을 다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전체 3부작으로 묶어서 본다면 적 그리스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오컬트 호러 시리즈로서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1위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Friday the 13th

 

13일의-금요일-시리즈

 

역시 돌고 돌아 공포영화 시리즈의 ‘근-본’은 13일의 금요일입니다. 진짜 꼬맹이 시절에 TV에서 납량특집으로 방영해준 2편과 3편을 본 이후부터 제가 가장 사랑해 온 공포영화 시리즈입니다. 13일의 금요일 1편은 1980년에 나왔기 때문에 1974년에 나온 텍사스 전기톱 학살과 1978년에 나온 할로윈의 짝퉁 후발주자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20세기 소년’에 나온 대사대로 언제나 세상을 평정하는 것은 ‘카피의 카피’죠. 13일의 금요일 1편은 어마어마하게 히트했고 20세기에 가장 명성 높은 공포영화 시리즈 첫 손으로 꼽혔습니다. 제이슨 부히스도 레더페이스와 마이클 마이어스의 짝퉁 후발주자 격인 캐릭터이지만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캐릭터성이 매우 훌륭하게 확립되었죠. 사실 1편의 살인마는 제이슨이 아니었고(이 사실은 스크림 1편의 첫 장면에서 퀴즈로 나와서 굉장히 유명하죠) 제이슨의 상징과도 같은 하키마스크도 3편에서야 등장합니다. 4편에서는 토미라는 꼬마에게 당해서 완전히 죽음을 맞이하고 5편에서는 제이슨이 아닌 모방범이 등장했다가 6편에서는 다시 관에서 부활하고 7편에서 초능력 소녀와 싸웠다가 8편에서는 뉴욕 맨해튼까지 진출... 정말 이 정도로 징글징글하게 날뛰어온 공포영화 빌런이 없습니다. 호러 장르의 GOAT, 그것이 바로 제이슨 부히스입니다. 영화 자체도 ‘가장 모범적인 불량식품’이라는 모순된 표현을 붙이고 싶을 만큼 자극적인 슬래셔 호러 장르로서 최상의 재미를 제공해 줍니다. 슬래셔 장르의 ‘명장면’이라고 할만한 인상적인 살해 장면도 많이 나왔고 모든 시리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야한 장면들도 상당히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2편의 알몸 수영 장면도 유명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9편(제이슨 고즈 투 헬)의 텐트 장면이 가장 수위가 세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9편 파일을 보면 이 장면이 짧게 편집된 버전도 있어서 9편을 보긴 했는데 이 장면은 제대로 못 본 사람들도 많을 것 같더군요. 그리고 2009년에 나온 리부트 작품도 베드신 수위가 어마어마합니다. 베드신도 그렇고 이 리부트 작품이 제가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인데 극장 안 관객들의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만큼 롤러코스터 같은 스릴감이 최고인 작품이었죠. 이렇게 훌륭한 리부트 작품을 만들어놓고 왜 10년이 넘도록 후속 시리즈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에 스크림, 텍사스 전기톱 학살, 할로윈, 헬레이저 등 ‘오래된’ 호러 시리즈의 신작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 시점에 호러 시리즈의 근본이자 고트인 13일의 금요일 신작이 딱 나와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최근 나오는 오래된 호러 시리즈의 신작들이 대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어서 결국 13일의 금요일도 다시 새로운 후속 시리즈가 몇 년 내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대한 시리즈는 오래도록 공포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다음 세기까지도 주욱 이어져야 합니다.

 

 

 

 

 

이상으로 저의 주관적인 취향으로 뽑은 최고의 공포영화 시리즈 20개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시리즈 영화의 좋은 점은 결국 오래 지속되는 생명력입니다. 시리즈가 길게 이어질수록 점점 안 좋은 평가가 늘어나고 뇌절한다는 소리도 나오지만 저는 마음에 든 작품의 세계관과 스토리, 캐릭터를 계속 새로운 작품으로 보게 되는 것이 마냥 좋습니다. 최근에 나온 오래된 호러 시리즈의 신작들이 대부분 훌륭해서 이 시리즈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공포영화의 중흥기가 열릴 것 같다는 기대감도 생깁니다. 공포영화가 언제나 메이저 상업영화계의 변방(?)에서 위태위태한 입지에 있지만 그런 만큼 이 장르의 탄탄한 자산이자 기반이 되는 훌륭한 호러 시리즈들을 우리는 더욱 아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 시리즈들의 역사가 곧 공포 장르의 역사이고, 이 시리즈들의 생명력이 곧 공포 장르의 생명력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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