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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이슈와 기획

‘방과후 설렘’의 색다른 시도 – ‘엄마’ 세대가 타겟? (등교전 망설임)

by 대서즐라 2021.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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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걸그룹 오디션 ‘방과후 설렘’의 본 방송이 방영되기에 앞서서 몇 주 간 ‘오은영의 등교전 망설임’이라는 프리퀄 방송이 방영되었습니다. 이 방송의 내용은 유튜브에서는 그보다 몇 주 앞서서 공개가 되었고요. 본방 방영 전에 단순히 분위기를 예열하고 화제성을 키우기 위한 방송인 줄 알았는데 전문 아동심리 상담가인 오은영 정신건강의학 박사를 멘토로 섭외하여 참가자들을 ‘엄마’로서 돌본다는 컨셉은 매우 특별한 취지의 기획으로 여겨졌습니다.

 

오은영의-등교전-망설임

 

오은영의 전문 분야는 노래와 춤을 평가하는 아이돌 오디션과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디션 과정 중 참가자들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황을 많이 겪게 되니 멘탈 케어의 전문가를 멘토로서 섭외한 건 매우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등교전 망설임’의 내용을 보면 오은영의 역할은 단순히 참가자들의 멘탈 케어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엄마’라고 칭하며 오디션 참가자들을 따뜻하게 감싸며 응원하는 모습은 (정신적으로)가장 가까운 곳에서 참가자들의 꿈을 응원하는 가족 같은 서포터의 역할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의 꿈을 응원하는 잠재적 서포터(팬)는 바로 시청자입니다. 오은영이 ‘엄마’로서 참가자들의 꿈을 응원하는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오은영의 역할에 투영하도록 하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MBC의 새 오디션 ‘방과후 설렘’이 기존의 걸그룹 수요층을 넘어서서 보다 폭넓은 타겟층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역할-오은영

 

포스팅의 제목에 ‘엄마 세대’라고 썼지만 정확히 그 세대만을 타겟으로 하려는 의도는 당연히 아닐 테고요. 그 세대를 포함해서 기존의 걸그룹 주요 수요층의 바깥에 있던 모든 시청층을 가능한 폭넓게 공략하는 의도라고 생각해야겠죠. 시청자와 팬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요.

 

프로듀스 시리즈가 조작 사태로 망한 이후에도 방송국들은 여러 아이돌 오디션을 기획하고 방영했지만 거의 다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방영했던 엠넷의 ‘걸스 플래닛 999’도 국내 시청률은 처참한 수준이었죠. MBC의 ‘방과후 설렘’이 이러한 아이돌 오디션 고전의 양상을 끊어내고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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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인 반응은 차치하더라도 내부적인 기획과 진행 상황만 보면 상당히 분위기는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참가자들을 연령대별로 나눠서 학년으로 구분한 학교 컨셉을 잡은 것이 상당히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엠넷에서 이미 ‘아이돌 학교’로 이런 컨셉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여기서 보여준 학교 컨셉은 참가자들의 ‘합숙’과 ‘단체 활동’의 피상적인 형태일 뿐 디테일하게 의미성을 부여하는 기획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방과후 설렘은 참가자들을 연령대로 나눠서 학년으로 분류했다는 것부터가 매우 특별합니다.

 

방과후-설렘-3학년-참가자

 

‘걸스 플래닛 999’가 국적을 기준으로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 것처럼 참가자들을 특정 기준으로 그룹을 분류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다수 참가자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파악하는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일단 ‘학년’이라는 정체성 하나는 부여된 셈이니까요. 그래서 각 학년별로 에이스, 비주얼, 메인보컬, 메인댄서 등 하나하나 세부적인 특성을 더 많이 부여할 수 있게 되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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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래도 조작 사태의 영향(+반중 감정) 때문인지 엠넷의 ‘걸스 플래닛 999’에는 국내 지원자가 생각보다 적게 몰렸고 그 반대급부로 MBC의 ‘방과후 설렘’ 쪽으로 월등히 많은 국내 지원자가 몰렸다고 합니다. 그런 많은 지원자 중에 추려낸 최종 참가자들의 면면은 확실히 매우 우수합니다. 비주얼과 실력 모두를 충족시키는 뛰어난 참가자들이 매우 많습니다.

 

방과후-설렘-참가자들

 

이렇게 내부적인 상황은 매우 좋은 데 반해 프로그램의 외부적인 반응은 현재로서는 물음표입니다. 아직 본방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몇 달 전부터 프로모션은 시작되었고 투표도 진행 중이며 참가자들의 면면은 진작에 다 공개가 되었는데 눈에 띄는 훌륭한 참가자들이 많은 것에 비하면 인터넷 상의 화제성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이건 ‘걸스 플래닛 999’ 때의 상황과도 거의 유사합니다. 역시 프로듀스 조작 사태의 여파가 워낙에 컸던 탓에 엠넷뿐 아니라 모든 아이돌 오디션의 화제성이 크게 떨어진 것 같고 이미 활동 중인 대형 그룹들의 팬덤들이 걸그룹 수요층의 파이를 거의 먹어버려서 설령 오디션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신규 팬덤 형성에 어려움이 생기고 있는 상황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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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프리퀄 방송 ‘등교전 망설임’에서 드러난 시청층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나오게 된 것이겠죠. 특히 프로듀스 조작 사태 이후로 아이돌 오디션은 거의 망했지만 연령대가 높은 타겟층을 공략하는 트로트 오디션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걸크러시를 앞세운 엠넷의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같은 방송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프로그램의 기획자라도 기존의 걸그룹 오디션의 틀을 깨고 트로트 오디션에 열광한 높은 연령대의 시청층과 스트리트 우먼 파이트에 열광한 걸크러시 수요층에 어필하려는 시도를 할 것 같습니다. ‘방과후 설렘’의 시그널 송인 ‘SAME SAME DIFFERENT’만 봐도 완전히 걸크러시 컨셉의 곡입니다. 기존에 걸그룹 오디션 시그널 송의 대표격인 곡이 ‘픽미’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큰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그널송-SAME-SAME-DIFFERENT-무대

 

에스파, 스테이씨 같은 4세대 선발주자들이 이미 가요계에서 맹활약 중이고 2021년 연말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어마어마한 수의 신인 걸그룹들의 데뷔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4세대 걸그룹 ‘군웅할거’라고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뛰어난 인재가 잔뜩 몰린 MBC의 ‘방과후 설렘’이 아이돌 오디션 고전의 양상을 극복하고 과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2021년 11월 28일 일요일 저녁 8시 20분에 첫 방송이 시작되는 이 새로운 오디션을 저도 앞으로 흥미롭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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