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저용량 고전 도스 게임의 주관적인 추천 순위 포스팅입니다. 제목에 90년대라고 썼지만 80년대에 출시된 게임도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 폭넓게 PC가 보급된 것이 90년대부터니까 80년대에 나온 게임이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즐기며 그 게임성이 빛을 보게 된 것은 사실상 90년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90년대에도 게임이 매우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에 저용량 도스 게임들이 시대를 풍미했던 것은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정말 수많은 명작 도스 게임들이 나왔고 당시 이 게임들을 즐긴 유저들에게 평생 갈 추억을 만들어 주었죠. 심지어 도스박스나 고전 게임 런처 등을 이용해 지금도 이 게임들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이 포스팅의 순위에 포함된 게임은 대부분 용량이 20메가 미만이며 가장 용량이 큰 게임은 30메가 정도입니다.
50위 프린세스 메이커 2
Princess Maker 2
가장 낮은 순위인데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아무래도 주관적인 순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튀는 결과’들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90년대 도스 게임을 대표한다고 할만한 유명한 게임들 중에서 저의 취향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던 게임들이 있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 2’가 그중 하나인데 컴퓨터에 설치한 후 각 잡고 플레이하려고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어째서인지 재미를 느끼기 어렵더군요. 물론 그 유명한 ‘DD 파일의 파일명을 바꾸고 좋은 구경하기’는 했었지만요.
49위 대항해시대 2
Uncharted Waters: New Horizons
제가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90년대의 대표 인기 도스 게임 2개를 가장 낮은 순위에 나란히 넣었습니다. 그나마 이 두 게임은 적어도 제 PC에 설치된 적은 있고 플레이를 해보았기에 이 포스팅에 넣었지만 또 다른 인기 도스 게임 대표작인 ‘남북전쟁’과 ‘창세기전’은 제가 플레이해본 적도 없어서 이 순위에 없습니다. ‘대항해시대 2’는 처음 플레이해 보고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어버버 하다가 금방 흥미를 잃었던 것 같아요. 첫 항해를 나가자마자 금방 식량이 바닥났던가 아무튼 뭔가 잘 안 풀려서 게임이 너무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48위 인터럽트
Interrupt
횡스크롤 메카 액션 게임 ‘인터럽트’입니다. 이 게임은 제 PC에 설치되었던 적이 없습니다. 사실 친구 집에서만 했던 게임인데 어린 나이에 메카가 굉장히 멋져 보였고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에서도 유독 이 게임이 세련되고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효과처럼 내 컴퓨터로 안 하고 친구 집에서 했을 때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게임들이 있더라고요.
47위 원 머스트 폴 2097
One Must Fall 2097
로봇이 등장하는 대전 격투 액션 게임입니다. 모탈컴뱃의 페이탈리티처럼 승리한 후에 상대를 완전히 작살 내는 기회가 제공되었던 게임이죠. 로봇을 말 그대로 산산조각을 내는데, 아무래도 피와 뼈가 난무하는 모탈컴뱃에 비하면 자극적인 재미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양이 꽤 높아서 제 컴퓨터로 간신히 돌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46위 그날이 오면 3
The day 3
국산 횡스크롤 비행 액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단기간에 시리즈가 굉장히 많이 나왔습니다. 사실 제가 플레이해본 것이 몇 편인지 기억이 안 납니다. 시리즈를 전부 플레이해 본 것은 아니고 딱 하나만 해봤는데, 나무위키를 보니 3편이 제일 성공했고 유명하다고 적혀 있어서 일단 순위에는 3편을 넣었는데요. 엄청 많이 플레이해보진 않았지만 꽤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이라고 느꼈습니다.
45위 삭제되었수다!
Sakje-diusda!
‘100k 공모전’에서 우승한 걸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원래는 ‘85되었수다’라는 제목의 게임이었는데 100k 용량에 맞추기 위해 이것저것 삭제해 버려서 제목까지 ‘삭제되었수다’가 되어 버렸죠. 제목만 봐도 느껴지듯이 제작자의 상당한 유머 감각이 느껴지는 게임이고 용량이 엄청 낮지만 횡스크롤 비행 액션 게임으로서 완성도도 꽤 높습니다.
44위 알카노이드
Arkanoid
흔히 말하는 ‘벽돌 깨기’ 게임입니다. 알카노이드는 1986년에 나온 게임이지만 원조격인 게임이 1970년대부터 있었다고 하더군요. 6~70년대가 배경인 데이빗 핀처의 영화 조디악에 등장하는 ‘퐁’ 등 공을 튕기는 방식의 게임들이 비디오 게임의 태동기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카노이드는 저용량에 굉장히 단순하지만 시간 때우기용으로 단시간 몰입해서 즐기기에 좋은 게임입니다.
43위 데저트 스트라이크: 리턴 투 더 걸프
Desert Strike: Return to the Gulf
군용 헬리콥터를 조종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 슈팅 게임입니다. 5메가도 안 되는 용량이지만 쿼터뷰 방식으로 나름 전장의 리얼함이 살아있었습니다. 단순히 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군을 구조하거나 연료 보급도 신경 써야 하는 등 실제 전쟁 임무를 수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게임입니다.
42위 무인도 이야기
Mujintou Monogatari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무인도에서 생존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약간 미연시 적인 요소도 있었던 것 같고 게임의 스토리나 떡밥들이 상당히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꽤 몰입해서 플레이했는데 마지막은 좀 허무했습니다. 재료들을 모아서 큰 어려움 없이 ‘카누’를 만들었는데 설마 이걸로 무인도 탈출이 되겠나 싶었지만 카누 타고 탈출하기를 시도하니 그대로 엔딩이더군요. 스토리와 떡밥들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뜬금없이 엔딩이 나와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카누 외 엔딩 루트가 여러 가지이고 모든 스토리를 보려면 다회차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이지만 카누로 탈출한 뒤에는 맥이 빠져서 2회 차 플레이는 하지 않았습니다.
41위 다크 세라핌
Dark Seraphim
도스 게임 최고의 명작 중 하나인 ‘퍼스트 퀸 4’의 후속작으로 알려져서 꽤 인기를 끌었던 게임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후속작은 아니지만 같은 회사에서 만든 게임은 맞고 그래픽과 리얼타임 전투 시스템 등 유사한 점도 확실히 있죠. 그런데 RPG와 전략 시뮬레이션이 반반씩 섞인 느낌이었던 ‘퍼스트 퀸 4’와는 달리 다크 세라핌은 RPG 장르로만 많이 쏠린 게임이라서 예상과 달라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습니다. RPG 게임으로서 나름 재미는 있지만 ‘퍼스트 퀸 4’와 비교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게임입니다.
40위 재즈 잭래빗
Jazz Jackrabbit
‘재즈 잭래빗’도 90년대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표적인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횡스크롤 장르는 마리오와 소닉 등 콘솔 쪽에 유명한 명작이 많았는데 재즈 잭래빗 같은 소소한 인기 게임들이 나름 PC 유저들의 횡스크롤 장르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죠. 캐릭터도 귀엽고 액션성도 좋아서 지금 해도 꽤 재미있습니다.
39위 세균전
SeGyun
90년대에 도스용 국산 보드 게임 중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게임입니다. 세균전은 국산 게임이라는 인식이 줄곧 있었지만 최근 나무위키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해 보니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의 게임이 있더군요. 공중파에서 방영되었던 ‘게임천국’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굉장히 많이 알려졌던 게임인데, 저도 직접 플레이한 기억보다는 방송으로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구경했던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38위 폭스
Fox
‘고인돌’로 유명한 프랑스의 게임 제작사 ‘타이터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이 제작사를 어릴 때는 ‘티투스’라고 읽었는데 나무위키를 보니 ‘타이터스’라고 표기되어 있네요. 아무튼 처음 친구가 이 게임을 제 컴퓨터에 깔아줄 때 ‘블루스 브라더스’ 같은 게임이라고 소개하던데 블루스 브라더스가 당시에 꽤 유명했지만 저는 플레이해 본 적은 없었어요. 알고 보니 블루스 브라더스도 같은 제작사 게임이더군요. 아무튼 귀여운 여우 캐릭터가 나와서 주변의 사물들을 들어서 던지면서 적을 처리해 나가며 진행하는 꽤 흥미로운 횡스크롤 게임입니다.
37위 당구
Billiards
해외에서 정식 게임명은 ‘Billiards’이지만 그냥 한국에서는 당구라고 불렀던 게임입니다. 어릴 때는 당구라는 스포츠가 공을 구멍에 넣는 게임으로만 알고 있어서 처음 이 게임을 PC로 플레이할 때 구멍도 없고 규칙을 알 수가 없어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누군가(아마 동네 형이나 사촌 형이겠죠)에게 ‘4구’라는 당구 게임에 대해 들어서 그때부터 이 게임도 제대로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36위 녹정기
Royal Tramp
90년대에 대만에서 만든 재미있는 무협 게임이 많았습니다. 특히 김용의 무협소설이 원작인 게임이 많았는데 제가 소설을 읽기 전에 플레이한 게임도 있고 이미 소설을 읽은 상태에서 플레이한 게임도 있습니다. 녹정기는 소설을 읽고 플레이했는데 게임이 소설의 전체 내용을 담지 못하고 앞부분 일부만 다루어서 굉장히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원작 소설의 내용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90년대 RPG 게임들은 용량도 작고 볼륨이 크지 않아서 녹정기의 앞부분 일부 내용만으로도 당시 기준 평균적인 플레이 타임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전투씬에서 다양한 무공들의 액션이 다채롭게 묘사되고 캐릭터도 아기자기하게 귀여워서 꽤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입니다.
35위 동방불패
Swordsman
동방불패도 김용 소설이 원작인 게임입니다. 사실 소설 제목은 동방불패가 아니고 ‘소오강호’인데 여기에 등장하는 동방불패라는 캐릭터에 대한 내용을 각색해서 만든 임청하 주연의 영화 ‘동방불패’가 아시아권에서 초대박이 터지면서 원래 소설 제목인 소오강호보다도 더 유명해졌죠. 게임 동방불패도 기본적으로는 영호충을 주인공으로 소오강호의 내용을 따라가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당시로는 매우 특이하게도 전투 방식이 턴제가 아니라 실시간 액션 RPG 방식이었는데 보스전의 난이도가 어마어마하게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결국 최종 보스전을 클리어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렸어요.
34위 낚시광
Fish Fan
용량도 작고 플레이 방식도 굉장히 단순하지만 의외로 짜릿한 손맛도 잘 느낄 수 있는 상당히 재미있는 낚시게임입니다. 최근 게임들 중에서 특히 생존 생활 장르의 게임은 낚시 미니 게임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서 다양한 낚시 미니 게임들을 많이 즐기고 있지만 90년대에 플레이했던 낚시광의 손맛에 필적하는 게임은 아직 해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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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위 타이리안
Tyrian
오락실에서 즐기던 ‘1945’류 비행 슈팅 게임의 재미를 PC로 즐길 수 있게 해 준 게임입니다. 의외로 이런 비슷한 비행 슈팅 게임이 PC로는 많이 나오지 않아서 타이리안이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는 ‘에뮬레이터’라는 게 나와서 1945나 도돈파치 같은 게임도 PC로 마음껏 즐겼지만요. 타이리안은 비행기에 체력 개념이 있고 장비 업그레이드도 가능해서 좀 더 다채로운 재미를 제공해 줬던 게임입니다.
32위 워크래프트
WARCRAFT: ORCS & HUMANS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그럴 테지만 저도 워크래프트에 푹 빠져서 플레이했던 건 2편부터입니다. 그런데 2편은 용량도 굉장히 크고 아마 CD로 설치했던 윈도우 게임이라 이 포스팅에서는 1편만 다루겠습니다. 사실 1편을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용량이 꽤 큰 데도 그래픽은 허접하게 보이고 어두운 동굴 같은 곳에서 꾸물꾸물 움직이는 유닛들을 보며 이게 뭔가 싶었거든요. 사실 ‘전장의 안개(워포그)’로 가려진 부분들 때문에 동굴처럼 보였던 거였고 굉장히 다채롭고 역동적인 게임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요.
31위 메가맨 X
MEGAMAN X
패미컴에서 유명했던 록맨 시리즈가 ‘메가맨 X’라는 제목으로 PC판으로도 출시가 되어서 당시에 PC 게이머들 사이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었던 게임입니다. 저는 록맨 시리즈 중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플레이해 본 것이 ‘메가맨 X’이고 이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메가맨 X를 플레이할 때 다른 횡스크롤 플랫포머 게임들과 비교해서 너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게 또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의 어려움은 아닌 딱 알맞게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난이도라서 어려워 하면서도 낑낑거리며 열심히 플레이해서 결국 엔딩까지 보는 데 성공했습니다. 제가 PC로 즐긴 횡스크롤 플랫포머 게임들 중에서도 최고의 명작 게임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30위 영웅전설
Dragon Slayer: The Legend Of Heroes
‘영웅전설’은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JRPG의 대표작입니다. 보통 파이널 판타지와 영웅전설이 양대산맥으로 꼽히는데 이 유명한 JRPG 시리즈들 중에서 제가 유일하게 엔딩까지 플레이해본 게임이 영웅전설 1편입니다. 이 게임이 처음 출시된 건 1989년인데 한국에 도스버전으로 정식 한글판이 나온 건 1996년이라서 그 시기에 플레이해본 입장에서는 다른 최신 RPG 게임들에 비해서 그래픽도 허접하고 시스템도 올드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꾸준히 플레이를 진행해 보니 엄청 몰입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대단한 명작이었던 거죠.
29위 하드볼 4
Hardball 4
20세기의 대표적인 야구 게임이라고 하면 역시 하드볼 시리즈입니다. 이런 유명 스포츠 게임들은 신작이 엄청 자주 출시되기 때문에(거의 매년) 제가 가장 많이 플레이했던 시리즈가 몇 편이었는지 기억이 애매합니다. 인터넷에서 게임 스샷을 검색해 보니 아마 4편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스포츠 게임들은 너무 조작이 어렵고 복잡한 최근 게임들보다 단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90년대 게임들이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키보드 하나만 가지고도 집에 놀러 온 친구 또는 사촌과 로컬 멀티로 즐길 수 있던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죠.
28위 탄생
誕生 ~Debut~
이 포스팅을 작성하기 전까지 ‘탄생’이 국산 게임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등장인물들도 전부 나유미, 한아름 같은 한국 이름으로 나왔었고 다른 일본 미소녀 게임들에 비해 조금 허접한(고전 게임 포스팅이라서 그런지 이 형용사가 많이 등장하네요) 느낌이라 ‘국산 게임이라서 그런 거구나’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나무위키를 확인해 보니 일본 게임이었고 캐릭터 이름은 현지화를 한 거였네요. 허접한 느낌이라고는 했지만 아이돌을 육성한다는 게임의 목적이 흥미로웠고 캐릭터들이 입고 있는 기본 의상이 은근히 야해서(이런 옷을 입고 일상생활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죠) 약간 세미-ya겜 느낌으로 흥미롭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7위 라이온킹
The Lion King
최근에 유튜브에서 국내의 한 스트리머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이 뜨던데 뭔가 ‘엄청 어렵다고 소문난 게임에 도전해 보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영상이더군요. 어릴 때 이 게임의 엔딩을 본 입장에서는 이 게임이 그렇게 어려운 게임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심바가 어릴 때는 진행이 꽤 힘든 편인데 성체 사자가 된 후로는 냥냥펀치도 쓸 수 있고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단순히 횡스크롤 장르뿐 아니라 퍼즐 게임적인 요소도 있고 굉장히 다채로운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26위 둠
DOOM
둠은 90년대에 대표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FPS 게임 시리즈입니다. 이때는 FPS라는 용어도 없어서(아니면 그냥 제가 몰랐거나) ‘1인칭 슈팅’이나 뭐 그런 표현으로 불렀습니다. 1편과 2편이 모두 대성공을 했는데 저는 1편을 좀 더 많이 플레이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둠보다는 이후에 나온 퀘이크 시리즈를 더 많이 플레이하긴 했지만요. 게임의 난이도가 굉장히 어려워서 일단 저와 친구들 사이에서는 ‘치트키를 안 쓰면 엔딩을 보는 것이 불가능한 게임’으로 인식되었습니다. ‘IDDQD’와 ‘IDKFA’ 같은 치트키는 지금도 기억이 나네요.
25위 영걸전
Sangokushi Eiketsuden
90년대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삼국지 게임 중 하나이자 SRPG 장르의 명작입니다. 이 게임도 극악의 난이도로 유명했습니다. 나중에는 1599 같은 극한의 고인물 플레이도 등장했지만 당시에는 평범하게 플레이를 하면 엔딩을 볼 수 없는 게임으로 저와 친구들 사이에는 알려졌습니다. 저는 평범한 플레이로 진행할 때 한중 전투 최종전에서 막혔습니다. 이때는 열받아서 유비 코를 두드리는(나무위키를 확인해 보니 꼭 코가 아니어도 된다는군요) 치트를 썼는데도 역시 못 이겼습니다. 그래서 에디터까지 써가며 간신히 엔딩을 봤죠. 후속작인 공명전은 치트나 에디터 없이도 엔딩을 볼 수 있는 난이도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24위 동계올림픽
The Game: Winter Challenge
동계올림픽도 제가 굉장히 몰입해서 즐긴 90년대의 대표 스포츠 게임입니다. 이렇게 비디오 게임으로 즐기기에는 하계 올림픽 종목보다는 동계 올림픽 종목들이 더 적합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레이싱 게임 비슷한 느낌의 종목들이 많으니까요. 이 게임에 여러 가지 동계 종목들이 있는데 스키 관련된 종목들은 어려워서 초반에는 게임 방식이 굉장히 단순한 봅슬레이만 플레이를 합니다. 하지만 봅슬레이가 방식은 단순해도 트랙에서 이탈하지 않을 만큼 방향키와 속도를 컨트롤하는 게 은근히 어려워서(트랙 밖으로 휭 하고 날아가 버리면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해집니다) 나중에는 스키 종목들을 열심히 연습해서 봅슬레이보다 더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23위 레밍즈
Lemmings
0.5메가 정도의 용량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즐긴 고전 도스 게임입니다. 일종의 퍼즐 게임이라고 해야 하나요... 무지성으로 앞만 보고 걸어가는 레밍들을 다양한 역할과 행동들(땅파기, 길막기, 계단올리기 등)을 지정해서 골인 지점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죠. 레밍들 중 일부는 골인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는 역할도 합니다. 어릴 때는 레밍(나그네쥐)이라는 동물을 몰라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사람처럼 걷고 행동하니까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죠.
22위 금도끼
Golden Axe
역시 1메가도 안 되는 용량의 90년대 대표적인 인기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그저 점프하고 때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특수 기술(필살기)도 있고 대쉬 어택, 탈것을 이용해 싸우는 등 다채로운 액션성의 요소가 많았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세 종류인데 여자 캐릭터는 무려 비키니 아머를 입고 등장했지만 너무 어릴 때라 별 관심이 없었고 그냥 도끼 쓰는 할배로만 플레이했습니다. 아마 도끼 할배가 성능이 가장 뛰어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21위 피파 인터내셔널 사커
FIFA International Soccer
지금도 매년 신작이 나오고 있는 피파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이지만 사실 여러 가지 부실한 면이 많은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방향키와 엔터키, 스페이스바를 사용해서 조작을 했는데 그렇게 많이 플레이했는데도 이 게임의 정확한 조작 방식을 몰랐습니다. 그냥 무지성으로 엔터와 스페이스를 두들겨 대며 운 좋게 골이 들어가면 좋아했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가장 많이 골을 넣은 방법은 이 게임의 유명한 버그성 플레이인 상대 골키퍼가 골킥을 찰 때 앞에서 막고 서있는 수법이었지만요. 토너먼트 플레이를 할 때는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몰입해서 게임을 해서 한골 한골 들어갈 때의 희열이 엄청났었습니다.
20위 슈퍼액션볼
Super Action Ball
이 포스팅에 소개한 50개의 게임 중에서 아마 인지도가 가장 떨어지는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뱃돈이든 뭐든 어른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지갑에 게임 하나 살 정도의 여유 자금이 있을 때 우연히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당시에 PC 게임들을 대부분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 구입했습니다) 이 게임을 발견하고 그냥 사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제가 어린 시절 즐긴 가장 재미있는 스포츠 게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축구 게임인데 강시나 처녀 귀신 등 제 취향인 캐릭터들이 많았고 팀 멤버들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캐릭터들이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도 차이가 있고 결정적으로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의 개성 넘치는 필살 슛을 가지고 있어서 필살 슛 구사하는 재미가 엄청 쏠쏠했습니다.
19위 삼국지 3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3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 중에서 제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플레이한 시리즈는 11편이지만 90년대 도스 게임 시절에는 역시 3편이 최고였습니다. 물론 그 후에 윈도우판으로 나온 5편을 3편보다 좀 더 많이 플레이하기는 했지만요. 코에이 삼국지는 사실 3편 이전에 2편부터 상당히 유명하긴 했는데 저도 2편을 제 컴퓨터에 깔아서 플레이해보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저 같은 꼬맹이들이 아니라 중고등학생 정도는 돼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3편부터 그래픽과 인터페이스가 비약적으로 진보해서 진입 장벽이 꽤 내려갔고요. 여러 가지 면에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기념비적인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위 와룡전
臥竜伝 三国制覇の計
나무위키를 보니 ‘삼국지3와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묻혀버린 게임’이라는 언급이 있던데(게임 출시 시기는 삼국지3가 일본에서는 1992년에 나왔는데 국내 정식 출시는 1994년이고 와룡전이 1995년에 나왔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삼국지3보다 더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스피디한 진행입니다. 특히 전투 화면을 보지 않게 설정해 버리면 우리 부대들이 실시간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적의 성에 몇 초 정도 쿵짝쿵짝(?) 두들기면 바로 점령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스피디한 진행이 장점이기는 하지만 또 막상 전투 화면을 스킵하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를 해도 이건 이거대로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코에이 삼국지를 비롯해 삼국지 소재의 다양한 전략 게임들이 있었지만 와룡전이 가장 개성 넘치고 임팩트가 강했던 게임으로 저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17위 퍼스트 퀸 4
First Queen 4
‘퍼스트 퀸 4’도 바로 위에서 소개한 와룡전과 굉장히 느낌이 비슷한 게임입니다. 물론 와룡전은 전략 게임이고 퍼스트 퀸 4는 RPG 게임이라는 기본적인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요. 하지만 RPG 게임이면서도 전략적인 요소가 상당히 흥미롭게 갖추어져 있었고 특히 실시간 전투 시스템은 정말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전투에 수많은 캐릭터들이 뒤엉켜서 실시간으로 싸우는데 기본적으로 자기들끼리 알아서 싸우고 있지만 직접 캐릭터들을 지정해 가며 기술을 써주기도 하고 죽을 것 같은 캐릭터를 살리기도 하는 등 매우 정신없이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네요. 특히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공들여 키운 캐릭터가 전투에서 죽어버리기도 해서 그런 스릴감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즐기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16위 울펜슈타인 3D
Wolfenstein 3D
이드 소프트웨어가 만든 FPS 게임은 둠 시리즈와 퀘이크 시리즈까지 꾸준히 재미있게 즐겨왔지만 그 첫 시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은 ‘울펜슈타인 3D’입니다. 어릴 때는 울펜슈타인이라는 이 게임의 풀 제목을 몰라서 그냥 ‘울프 삼디’라고 불렀습니다. 둠 1편을 플레이해 보기 전 난생처음 접해본 FPS 게임이라 평면이 아닌 3D 공간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 같은 현실적인 느낌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 플레이를 했을 때 넋을 놓고 몇 시간 정도 푹 빠져서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15위 홍길동전
HongGilDong
‘홍길동전’은 국산 고전 RPG 게임의 레전드인 작품입니다. 사실상 한국 게임계에서 ‘제대로 만든’ 최초의 RPG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버그나 여러 가지 부실한 면이 많은 게임이고 다른 블로거나 유튜버들의 평가를 보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나 ‘창세기전’ 같은 게임들처럼 국산 RPG의 ‘명작’급 정도로 대접해주지는 않던데 저는 홍길동전 역시 충분히 명작급 반열에 올릴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뉴얼을 보지 않으면 난이도가 엄청 높기는 하지만 당시에는 RPG 게임을 메뉴얼을 보면서 진행하는 경우가 흔했고 단순히 전투뿐 아니라 다양한 퍼즐 요소들도 있어서 막힐 때 메뉴얼을 참고하며 하나하나 난관을 극복해 가는 재미가 일품이었습니다. 게임 용량이 5메가 정도인데도 스토리 볼륨도 꽤 방대한 편이었고요. 국산 PRG의 시조 격인 작품으로서 충분히 명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완성도를 보여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4위 모탈 컴뱃
Mortal Kombat
어릴 때 제가 PC로 가장 많이 즐긴 대전 격투 게임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모탈 컴뱃입니다.(또 하나의 게임은 더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오락실에 스트리트 파이터2가 나오고 이후 아랑전설, 용호의권 등 대전 격투 게임 붐이 일었을 때 저는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고 겁도 많아서 오락실에서 다른 사람과 대결하는 게임은 쉽게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오락실에서 구경은 자주 했고 대전 격투라는 게임 장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는 했어요. 그러다가 PC에 모탈 컴뱃을 설치하게 되었고 정말 푹 빠져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모탈 컴뱃은 특히 승리한 후 상대를 잔인하게 죽여서 마무리하는 ‘페이탈리티’라는 요소가 유명한데 대부분의 캐릭터의 페이탈리티 커맨드 입력이 굉장히 어려워서 저는 커맨드가 가장 쉬운 서브제로의 ‘척추뽑기’만 제대로 구사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13위 팡
Pang
이 게임은 혼자 해도 재미있지만 집에 친구나 사촌이 놀러 왔을 때 함께 즐길 수 있는 ‘접대용’ 로컬 협동 게임으로서 가장 많이 플레이했던 게임입니다. 굉장히 심플한 방식의 게임이지만 액션성도 강하고 다양한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클리어할 때의 성취감이 일품이죠. 게임 진행 중 다양한 아이템과 무기들이 드랍되기도 해서 게임 플레이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컴퓨터 한대로 두명이 즐기는 로컬 멀티 협동 PC 스팀 게임 추천 순위 베스트 20
12위 심시티 2000
Simcity 2000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는 은근히 명작 기근에 시달리는 장르입니다. 심시티 시리즈 중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은 극소수이고 비교적 최근 게임들 중에서는 ‘시티즈: 스카이라인’ 정도를 제외하면 높게 평가받는 작품이 그다지 없죠. 저도 어린 시절 도스로 즐긴 ‘심시티 2000’보다 더 재미있는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용량이 10메가도 안 되는 저용량 도스 게임들 중에서도 심시티 2000은 정말 시각적인 임팩트가 강렬한 게임이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봐도 심시티 2000으로 만든 대도시의 시각적인 화려함은 대단합니다. 도시를 만드는 재미뿐 아니라 외계인 침공이나 홍수 등 스케일 큰 재난으로 도시를 파괴하는 재미 또한 일품이었던 게임입니다.
11위 아마란스 3
Amaranth 3
파이널 판타지나 영웅전설 정도는 아니지만 아마란스 시리즈도 꽤 명성이 있는 JRGP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 시리즈 중에서 무려 세 편이나 엔딩을 봤을 정도로(아마란스 3, 아마란스 KH, 아마란스 3D) JRPG 중에서는 가장 인연이 깊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용량 도스 게임으로 즐긴 3편이 가장 재미있었는데, 사실 눈이 아플 정도로 그래픽이 구린 게 단점 이긴 하지만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푹 빠져서 플레이했습니다. 특히 다른 RPG 게임들과는 달리 총기 계열의 무기가 있어서 원거리로 빵빵 쏴서 적들을 제압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10위 NBA: 레이커스 vs 셀틱스
Lakers versus Celtics and the NBA Playoffs
저용량 고전 농구 게임의 레전드인 작품입니다. 어릴 때는 그냥 ‘컴퓨터 농구 게임’ 또는 ‘NBA’ 라고만 불렀는데 게임의 영문 풀제목은 상당히 길더군요. 레이커스와 셀틱스 말고도 여러 NBA 팀들이 등장하는데 제목은 왜 저렇게 지었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제가 이 게임을 할 때는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 조던이 가장 유명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카고 불스로만 플레이를 했는데, 알고 보니 이 게임의 진정한 사기 팀은 카림 압둘자바가 있는 LA 레이커스였죠. LA 레이커스로 플레이를 해보면 카림 압둘자바의 ‘스카이 훅슛’이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술이구나 라는 인식이 저절로 생기게 됩니다.
9위 스카이로드
Skyroads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난이도의 트랙을 클리어해 나가는 자동차 액션 게임입니다. 맵마다 중력의 차이가 있어서 점프의 높이가 다르고 연료도 신경 써야 하는 등 액션 게임이지만 상당히 계산적인 플레이로 트랙을 클리어 해나가야 하는 게임입니다. 용량이 1메가도 안되지만 맵도 꽤 다양하고 시간 때우기 용으로 단시간 몰입해서 즐기기에 매우 좋습니다. 요즘 게임들이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에 오직 방향키와 스페이스바만 사용하는 단순한 조작감이 그리워질 때 가끔 이 게임을 플레이하곤 합니다.
8위 삼국지 무장쟁패 2
Sango Fighter 2
모탈 컴뱃과 함께 제가 어린 시절 컴퓨터로 가장 많이 플레이한 대전 격투 게임 양대 산맥이 바로 ‘삼국지 무장쟁패 2’입니다. 1편도 굉장히 유명하기는 한데 저는 1편은 주로 친구집에서 플레이했었고 2편은 정품 패키지를 구입해서 집에서 제 컴퓨터로 원 없이 즐겼습니다. 단순히 대전 모드뿐 아니라 천하통일 모드로 플레이해서 병사들을 컨트롤해 싸우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1편은 전위가 사기 캐릭터였던 걸로 유명하고 2편은 손책이 가장 강했는데 저는 딱히 가리지 않고 모든 캐릭터들을 골고루 플레이 했었네요.
7위 와키 휠즈
Wacky Wheels
와키 휠즈는 도스 시절에 제가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한 레이싱 게임입니다. 제가 살면서 플레이한 모든 레이싱 게임을 통틀어서도 리볼트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을만한 게임입니다. 이런 캐쥬얼한 레이싱 게임 중에서는 콘솔 쪽의 마리오 카트가 유명하지만 PC 유저들에게는 와키 휠즈가 충분히 만족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고슴도치 아이템으로 적을 공격하는 액션성도 일품이었던 게임입니다.
6위 고인돌
Prehistorik
도스 시절 횡스크롤 PC 액션 게임의 대명사격인 게임은 역시 고인돌입니다. 1편과 2편이 모두 유명한데 둘 다 플레이를 해보면 확실히 2편이 훨씬 발전한 느낌이 들지만 어째서인지 저는 2편은 그다지 즐기지 않았고 1편만 엄청 많이 플레이를 했습니다. 엔딩도 1편만 봤고요. 스페이스바를 빠르게 연타할수록 캐릭터 공격 속도도 빨라져서 키보드가 고장 날까 걱정될 정도로 미친 듯이 요란하게 키보드를 두들겨 대며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만큼 단순하면서도 신나고 역동적인 게임이었는데 2편은 그런 맛이 조금 부족해서 1편보다는 많이 플레이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5위 페르시아의 왕자
Prince of Persia
‘페르시아의 왕자’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플레이해 본 PC 게임입니다. 고작 0.5메가 정도의 용량에 지금 기준으로는 너무나도 단순해 보이는 그래픽이지만 묘하게 캐릭터의 동작 하나하나가 리얼함이 살아 있었던 게임이죠. 실제로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동작들은 게임 제작자가 동생에게 동작 연기를 시키고 그 모습을 촬영해서 프레임 별로 동작 하나하나를 입력해 완성했다고 합니다. 방탈출 게임처럼 맵의 다양한 트랩들과 퍼즐들을 풀어가며 진행하는 재미가 핵심이지만, 적과 만났을 때 검술 대결의 박진감도 상당했던 게임입니다.
4위 의천도룡기
The Heaven Sword and Dragon Saber
어린 시절에 ‘세진컴퓨터랜드’에서 부모님이 사주셨던 게임입니다. 부모님이 게임 하나를 사준다고 하셔서 엄청 신이 나서 게임 코너를 누볐는데, 이때 어떤 게임을 살지 굉장히 오래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고민 끝에 의천도룡기를 골랐지만 이때는 원작 무협 소설에 대해서는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냥 게임 패키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재미있어 보여서 고른 거였어요. 플레이를 해보니 오래 고민한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고전 RPG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매뉴얼 없이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꽤 있었지만, 동네에 이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있어서 막히는 부분들은 그 친구에게 물어보며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게임을 여러 번 반복 플레이를 했지만 엔딩은 한 번밖에 못 봤습니다. 후반부에 정말 말도 안 되는 난이도의 전투가 몇 번 있는데 수없이 도전했지만 모두 승리하고 엔딩을 보는 데 성공한 건 단 한 번뿐이었죠.
3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Astonishia Story
제가 도스 시절에 즐겼던 최고의 RPG 게임이라면 역시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입니다.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긴 이후로 이른바 ‘손노리빠’가 되어서 포가튼 사가, 악튜러스까지 모두 정품을 구입해서 플레이했습니다. 심지어 국산 휴대용 게임기인 ‘GP32’까지 구입해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을 플레이했을 정도입니다. 홍길동전, 의천도룡기처럼 이 게임도 매뉴얼 없이 플레이하면 막히는 부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아서 최근에도 엔딩까지 플레이한 적이 있습니다.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볍게 플레이하기 좋은 고전 게임이라 지금도 제 컴퓨터에 깔려 있고 제가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도 가끔 플레이하지 않을까 싶은 게임이에요. 한마디로 저의 ‘인생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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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슈파플렉스
Supaplex
저희 집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구입했을 때 깔려 있던 게임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해서 즐겨했던 게임입니다. 신기했던 건 저 말고는 저의 가족, 친구, 친척들 중에서 이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다들 이 게임이 너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꽤 어렵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다지 많은 스테이지를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난이도 높은 스테이지를 여러 번 반복 숙달해서 능숙하게 클리어할 때의 짜릿함은 제가 이 게임을 지금까지도 즐기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아직까지 현역으로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은 게임이고 유저들이 만든 수천 개의 스테이지들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게임이 심플한 방식으로 다채로운 재미를 제공해 주는 액션 퍼즐 게임의 본좌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1위 커맨더 킨 4: 시크릿 오브 오라클
Commander Keen 4: Secret Of The Oracle
어릴 때는 모든 게임의 장르 중에서도 횡스크롤 플랫폼 액션 게임이 가장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콘솔로는 소닉이나 원더보이 같은 게임을 정말 좋아했고 PC로도 고인돌, 폭스, 메가맨X 같은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는데 그중에도 이 장르의 단연 최고의 게임은 ‘커맨더 킨 4’입니다. 사실 어릴 때는 이 게임의 정확한 제목을 몰라서 ‘킨의 모험’이라고 멋대로 불렀습니다. 시리즈의 4편이라는 사실도 몰랐고요. 여러 편 시리즈가 나온 게임이지만 4편이 가장 유명하고 나중에 다른 시리즈들도 플레이해 봤는데 그냥 이 시리즈는 4편이 최고인 거 같더라고요. 저는 지금도 이 게임을 가끔 플레이하고 있고 이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횡스크롤 플랫폼 게임은 평생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제가 플레이 해본 최고의 PC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저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정한 저용량 도스 게임 50개의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듯 도스 게임이 시대를 풍미했던 건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그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재미있는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이 50개의 게임 외에도 더 많은 게임들이 있었고 제가 분명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인데도 포스팅을 쓰면서 단순히 깜빡해버린 게임들도 여러 개 있습니다. 하나의 블로그 포스팅으로 정리하기에는 그 시절 저용량 도스 게임을 즐겼던 추억은 너무나도 거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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