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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이슈와 기획

걸스 플래닛 999 – 이 오디션이 망하지 않는 방법

by 대서즐라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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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플래닛 999: 소녀대전이 종반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3차 순위 발표식(생존자 발표식)과 최종 데뷔 멤버 선발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 시청률과 화제성 등 여러 지표들은 매우 암울합니다. 이 오디션이 이미 망했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짐작이지만 제작진과 참가자들의 분위기도 썩 좋지는 않을 것 같고요. 이대로 걸스 플래닛 999는 망하고 마는 것일까요?

 

걸스 플래닛 999

 

오디션 방송은 방송 자체의 흥망이 끝이 아닙니다. 방송으로 선발된 데뷔 그룹의 성패는 방송의 흥행 결과와는 다를 수도 있거든요. 애초에 오디션 방송이라면 방송의 흥행보다는 데뷔 그룹의 성공에 초점을 두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데뷔 그룹의 성공 가능성과 방송의 흥행 여부가 무관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암울한 상황이지만, 이번 포스팅에서 걸스 플래닛 999라는 오디션을 통해 데뷔할 그룹이 어떻게 하면 아이돌 그룹으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그 방법론과 방향성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걸스 플래닛 999는 망해가고 있는가

 

네, 망해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지표들을 본다면 말이죠. 걸스 플래닛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은 다양한 원인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 두 가지는 조작 사태의 여파와 중국 관련 부정적 이슈입니다.

 

프로듀스와 아이돌 학교에서 조작을 저지른 엠넷에 대해서는 아예 ‘더 이상 아이돌 오디션을 하지 말라’라는 대중의 질타성 여론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걸스 플래닛 999를 강행했고, 당연히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물론 원래부터가 아이돌 오디션 방송은 대중적으로 히트할만한 기획은 아닙니다. 아이돌 자체가 점점 그사세화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사세라도 아이돌 팬덤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고 특히 해외 시장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으니 엠넷으로서는 설령 국내의 대중적 여론이 좋지 않더라도 해외를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중일 삼국 오디션

 

세계적으로 점점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K-문화 콘텐츠 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영화와 방송 미디어 콘텐츠(드라마, 예능), 그리고 케이팝 아이돌입니다. CJ는 한국의 대표 문화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 영화와 방송 쪽에서는 확실히 거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돌 산업에는 이제 막 진출했을 뿐입니다. CJ로서는 거대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했고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그런 가능성을 열었기에 오디션만이 가장 확실한 정답(수단)이다 라는 결론이 내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즉, CJ는 오디션이 아니라면 평범하게 아이돌을 만드는 일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오디션을 통해 해외 팬덤을 공략하는 아이돌 그룹을 만들자는 것이 이번 걸스 플래닛 999의 기본적인 기획 취지였을 것이고, 이에 한중일 삼국의 참가자를 같은 수로 모집하는 오디션을 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폭탄이 터져버립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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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2년 사이에 중국이 이 정도까지 ‘비정상 국가’로 폭주할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진 못했겠죠. 아니, 예상할 수는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맹목적으로 바라는 사람이 많았을 겁니다. 엔터 업계 관계자들은 한한령이 가장 나쁜 상황이며, 앞으로는 더 나빠지지 않고 점차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믿었죠. 하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더 나빠진 정도가 아니라 아주 끝장이 나려고 하고 있죠.

 

그렇게 중국 자본에 목매던 케이팝 산업이 이제는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중국을 손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걸스 플래닛 999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런 상황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요. 당연히 이런 중국 관련 부정적 이슈는 걸스 플래닛에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안 그래도 조작 사태의 여파로 여론이 나쁜데, 중국이 묻은 오디션이라 철저히 대중과 아이돌 팬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 거죠.

 

중국 리스크

 

이 두 가지 큰 원인에 더해서, 방송 자체가 거하게 삽질한 상황도 있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 때부터 내내 그랬지만, 오디션 방송은 소위 ‘간판’ 역할을 할만한 에이스 참가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걸스 플래닛은 방송의 간판 역할로서 초반에 푸시할 참가자를 잘못 선택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걸스 플래닛은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기획된 오디션입니다. 그리고 현재 케이팝 아이돌의 컨셉 중에서 해외에 가장 잘 먹히는 컨셉은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걸크러시 컨셉입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큐티나 청순 같은 컨셉은 ‘해외 시장 공략에 매우 불리’하다는 이유로 국내 걸그룹판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을 노리는 걸스 플래닛도 데뷔 그룹의 컨셉을 걸크러시 쪽으로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런 의도는 방송이 주로 푸시하는 참가자들의 면면만 봐도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 푸시는 결국 실패였습니다. 초반에 제작진이 가장 강하게 푸시한 참가자는 션샤오팅, 카와쿠치 유리나, 에자키 히카루였습니다. 션샤오팅이야 중국인 참가자 중에서 확실히 푸시할 만한 참가자이긴 하지만 카와구치 유리나와 에자키 히카루는 조금 의문스러운 선택입니다.

 

푸시의 결과로 카와구치 유리나는 1차 전체 순위에서 1위를 하기는 했지만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실력적 한계가 계속 드러나며 점점 하락세를 타고 있습니다. 9화(10월 1일 방송)에서 공개된 3차 투표 중간 순위에서는 전체 순위가 5위까지 하락한 결과가 나와버렸죠.

 

카와구치 유리나

 

에자키 히카루의 경우는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참가자이고 여러 호불호 반응 속에서도 결국 상위권(데뷔권) 붙박이로 자리 잡을 것 같다는 예상은 했었는데요. 다만 에이스 역할에는 적합하지 않은 참가자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히카루가 시그널 송 평가에서 J그룹 1위를 하고 방송 초에 간판 에이스급 참가자로 매체에 많이 노출된 것은 오히려 방송의 흥행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재능이 있고 지금까지 케이팝 산업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매력을 가진 참가자이긴 한데, 에이스로 간판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실험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에자키 히카루

 

가장 어이가 없는 건 초반에 제대로 푸시된 한국인 참가자가 없다는 사실이죠. 시그널 송 K그룹 1위는 김다연입니다. 션샤오팅과 우승 경쟁하며 에이스 역할을 할 참가자는 애초부터 김다연뿐이었는데, 제작진은 초반에 김다연을 전혀 푸시하지 않고 푸대접하는 이해가 안 가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또한 김다연과 마찬가지로 초반에 푸대접을 받은 참가자는 시그널 송 평가 J그룹 2위였던 사카모토 마시로입니다.

 

결국 션샤오팅, 마시로, 김다연 3인방이 각 그룹을 대표할만한 에이스급 참가자인 것이 지금은 명백해졌습니다. 하지만 (아마도)걸크러시를 추구하는 제작진에게 마시로와 김다연은 썩 구미에 맞지 않은 참가자였던 듯 하고, 결국 초반에 둘을 푸대접하고 유리나와 히카루를 밀어주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죠. 거기에 걸크러시 컨셉에 맞는 참가자가 오히려 중국 쪽에 많아서(수루이치, 차이빙, 푸야닝 등) 가장 분량을 줄여야 할 중국인 참가자들이 초반에 가장 많이 푸시가 되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와버린 것입니다. 한국인 참가자는 변변한 푸시조차 못 받았고요.

 

김다연

 

제작진의 초반 푸시 선택 미스는 결국 방송의 흥행에도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두 가지 큰 원인에 더해서 이런 제작진의 미스까지 겹치니 방송이 나락으로 떨어진 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망하지 않는 방법 1. 최상의 데뷔 멤버 선발

 

방송은 거의 망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데뷔 그룹은 어떻게든 성공의 가능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데뷔 멤버가 어떻게 구성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중국 멤버의 최소화

 

걸스 플래닛을 망하게 하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독이자 폭탄은 역시 중국입니다. 데뷔 그룹에 중국인 멤버가 많이 들어가게 되면 그냥 끝장입니다. 중국인 멤버는 무조건 최소화해야 합니다.

 

걸스 플래닛 999의 데뷔 그룹 멤버 수는 9명입니다. 한중일 삼국 동등하게 구성한다면 3:3:3이 되겠지만, 중국인 멤버가 3명인 건 너무 많습니다. 최선은 사실상 데뷔 확정이나 다름없는 션샤오팅을 제외하고 중국인 멤버가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한중일 삼국 멤버로 구성된 9인조 걸그룹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이미 존재합니다. 바로 트와이스입니다. 트와이스는 쯔위가 중국이 아닌 대만인이긴 하지만 한국 5명, 일본 3명, 대만 1명이라는 아주 이상적인 국적 구성을 갖추고 있죠.

 

트와이스
트와이스

 

걸스 플래닛 데뷔 그룹도 트와이스처럼 한5, 일3, 중1로 구성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테지만, 실제 이렇게 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각 나라 별로 최소 2명 이상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죠.

 

중국인이 1명만 들어가는 건 무리라고 봤을 때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중국인 멤버가 2명이 되는 것입니다. 3명까지는 가까스로 허용 가능한 선이지만 매우 암울한 결과라고 볼 수 있고, 4명 이상이면 끝장입니다. 무조건 2명 이하가 아니면 암울하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2차 순위 결과가 공개되고 TOP9에 한국인은 2명, 중국인은 4명이라 여기저기서 망했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는데, 이건 2차 결과일 뿐입니다. 초반에 엄청 삽질을 했지만 2차 경연부터 제작진이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방송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국인 참가자의 비중을 줄이고 한국인 참가자의 비중을 늘리고 있죠. 이런 변화가 2차 순위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3차 순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실제로 9화에 공개된 중간 순위에서 TOP9 중 일본 4명, 한국 3명, 중국 2명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니까요.

 

3차 TOP 9 중간 순위 (9화 방영분)

1위 션샤오팅 (중)

2위 김다연 (한)

3위 에자키 히카루 (일)

4위 사카모토 마시로 (일)

5위 카와구치 유리나 (일)

6위 최유진 (한)

7위 수루이치 (중)

8위 김채현 (한)

9위 노나카 샤나 (일)

 

사실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데뷔 그룹에서 중국인 멤버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은 이미 나와 있는 상황이에요. 바로 ‘션샤오팅 몰빵’ 전략입니다. 모든 표를 션샤오팅에게 몰아주고 나머지 중국인 참가자에게는 거의 표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물론 글로벌 투표가 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어느 정도는 이 전략이 먹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제작진이 악편을 통해 차이빙을 나가리(?) 시키는 전략도 통한 듯 하고, 션샤오팅에 이어 그다음 데뷔권인 수루이치와 황씽치아오가 어정쩡하게 표를 나눠먹으며 둘 다 탈락하는 결과가 나오면 최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션샤오팅

 

하지만 아무리 션샤오팅 몰빵 전략을 밀더라도 중국 멤버 1~2명 정도가 더 들어갈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특히 수루이치의 데뷔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이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일 거예요. 수루이치는 분명 실력도 매력도 있는 참가자이지만 중국 관련 부정적 이슈의 직격탄에 해당하는 멤버라서 대부분 국내 시청자들은 수루이치가 데뷔를 못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루이치가 포함된 데뷔조의 구성도 각오는 해야 할 텐데, 이 경우 국내에서의 활동 전망은 극도로 암울해질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국내는 아예 버리고 해외 시장만 보고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하겠죠.

 

 

일본 시장 공략이 관건

 

중국을 손절하게 되는 케이팝 산업에 있어서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 시장은 언제나 케이팝 산업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걸스 플래닛의 데뷔 그룹에게는 유일한 희망이 될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포스팅의 제목을 ‘망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썼습니다. 앞에서 여러 관점의 내용들을 썼지만 결국 ‘망하지 않는 방법’의 핵심은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입니다. 걸스 플래닛 999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데뷔 그룹이 국내 시장에서 팬덤을 모으고 큰 성과를 내는 것은 사실상 매우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일본 시장의 전망이 아주 밝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나마 국내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이전에 포스팅에도 썼는데 일본 시장 공략의 열쇠는 ‘사카모토 마시로’입니다. 일본에서 JYP 걸그룹들의 인기가 상당히 높은데, 마시로는 JYP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참가자라서 걸스 플래닛 글로벌 투표에서도 일본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걸스 플래닛 999 – 데뷔 그룹 성공의 열쇠는 '사카모토 마시로'다

 

걸스 플래닛 999 – 데뷔 그룹 성공의 열쇠는 '사카모토 마시로'다

CJ-엠넷의 새 걸그룹 오디션 ‘걸스 플래닛 999: 소녀대전’이 1차 순위 발표식을 끝내고 중반으로 향해가는 가운데 두각을 드러내는 참가자들이 여러 명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중일 삼국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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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그룹이 일본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인기와 화제성을 확보하려면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사카모토 마시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마시로가 오디션 최종 우승까지 하고 데뷔 그룹의 리더까지 맡게 되는 것입니다.

 

마시로는 물론 우승권인 참가자이지만 션샤오팅, 김다연 같은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리더의 경우 한국인과 외국인이 섞인 케이팝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가 리더로 발탁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마시로의 우승과 데뷔 그룹의 리더 발탁 모두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입니다.

 

사카모토 마시로

 

마시로는 우승 가능권에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중국인 최소화 전략으로 몰빵 밀어주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션샤오팅이나 최종 생방 투표에서 상당히 유리할 수 있는 한국인 김다연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투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일본 투표에서 압도적인 원픽 1위가 마시로이고, 한국의 투표도 상위권이기에 우승 가능성도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현재 데뷔권인 참가자 중에서 마시로를 리더로 뽑지 않는다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가장 나이가 많고 7년 차 베테랑 아이돌인 최유진이 리더로 유력하긴 하지만, 최유진은 CLC 활동 때도 그랬고 걸스 플래닛에서의 모습만 봐도 그다지 리더에 어울리는 타입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이가 어린 김다연이 리더감인데, 역시 너무 어린 리더는 조금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김보라도 리더를 할만한 참가자이지만 현재 순위가 좀 불안한 상황이고요.

 

마시로는 일본인이라는 점만 빼면 리더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JYP 연습생 출신으로 ITZY의 데뷔 후보까지 갔을 만큼 실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고 한국생활에도 익숙합니다. 무엇보다 유창한 한국어가 상당한 메리트입니다. 지금 상위권의 외국인 참가자 대다수가 한국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 멤버를 하나라도 더 뽑은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리더라면 멤버들 간의 소통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테고요.

 

리더 마시로

 

사실 마시로 리더 만들기 서사는 방송에서 이미 차곡차곡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마시로는 1차, 2차, 3차 경연에서 모두 리더를 맡았습니다. 그중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9화 방영분까지) 3차를 제외하고 1차와 2차에서 모두 경연 승리라는 결과를 거두었고요. 방송에서는 마시로가 리더로서 멤버들의 의견을 잘 수용하고 화합을 이끌어 내는 모습이 상당히 부각되어 나왔습니다.

 

이렇듯 마시로가 리더가 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근거는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하게 될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겠죠.

 

그리고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마시로 한 명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마시로 외에도 괜찮은 일본인 멤버들이 뽑혀야 하죠. 현재로서는 마시로 외 데뷔가 가장 유력한 참가자는 에자키 히카루와 카와구치 유리나입니다. 이 중 히카루는 다소 호불호가 갈렸던 초반 반응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데뷔권에서 굳히기에 들어간 상황이고 유리나는 초반 푸시로 떡상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거기에 유리나는 마시로, 히카루와는 달리 일본에서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아요.

 

유리나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반드시 일본인 멤버 3명 이상이 들어가야 합니다. 4명까지도 괜찮을 거라고 봐요. 물론 중국인 멤버가 최소가 된다는 조건 하에서요. 예를 들어 ‘한4 일4 중1’ 이나 ‘한3 일4 중2’ 라는 구성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일본인 멤버가 4명 이상이 되면 일본 시장에서 활동하기는 매우 유리해지겠죠.

 

그리고 데뷔를 노릴만한 일본인 참가자들이 여러 명이기도 합니다. 마시로, 히카루, 유리나 외에 노나카 샤나, 나가이 마나미, 키시다 리리카, 이케마 루안 등 매력적인 일본인 참가자들이 많이 생존해 있습니다. 제가 일본인 4명도 괜찮다고 한 이유가 그만큼 괜찮은 일본인 참가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훌륭한 한국인 참가자들도 많고요. 생각 같아서는 중국은 다 쳐내고 한국인 5명 일본인 4명으로 그룹을 만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노나카 샤나

 

어찌 되었든 데뷔 그룹의 일본인 전망은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마시로, 히카루 고정에 1~2명 추가 일본인 멤버로 유리나가 그대로 남아도 좋고 샤나, 마나미, 리리카, 루안 중 누가 들어와도 제 몫은 충분히 해줄 테니까요. 부디 중국인 멤버 최소화 목표와 잘 맞물려서 최고의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일본인 멤버들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데뷔 그룹이 ‘망하지 않는’ 최선의 길이 될 것입니다.

 

 

플래닛 패스

 

걸스 플래닛 999의 최종화에서 ‘플래닛 패스’라는 치트키를 사용할 것인가는 저의 한결같은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플래닛 패스는 투표와 무관하게 마스터 픽으로 생존자를 뽑는 방식인데, 이미 제 블로그에서 여러 번 포스팅으로 다루었습니다.

 

걸스 플래닛 999 – 합법적 조작? ‘플래닛패스’ 최종선발에도 쓸까 (최종 데뷔 선발 방식 예상)

 

걸스 플래닛 999 – 합법적 조작? ‘플래닛패스’ 최종선발에도 쓸까 (최종 데뷔 선발 방식 예상)

걸스 플래닛 999: 소녀대전의 2차 경연과 투표가 마무리되고 이제 3차와 최종 데뷔 선발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선발이 이루어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데 특히 합법적 조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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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선발을 제외하고 걸스 플래닛의 모든 생존자 선발에서 이 플래닛 패스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1차와 2차에서는 한중일 각 1명씩 총 세 명이 적용되었고, 3차 에서는 한중일 통합해서 단 한 명이 플래닛 패스로 생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마지막 최종 데뷔 멤버 선발식에서까지 플래닛 패스를 사용하게 될까요?

 

플래닛 패스 김수연

 

데뷔 그룹에서 최선의 멤버 구성을 완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플래닛 패스는 정말 매력적인 시스템입니다. 시청자 투표라는 불확실한 상황에 맡기지 않고 제작진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택을 할 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최종 선발에서 플래닛 패스를 사용하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확률로 보자면 20% 이하인 것 같아요. 저는 만약에 플래닛 패스를 사용한다면, 투표로 9명을 선발 후 ‘추가 발탁’ 개념으로 플래닛 패스로 한 명을 선발해 최종 10명이 데뷔하는 구도를 생각했는데요. 지난 9화 방송에서 ‘데뷔 그룹 이름 공모’에 대한 공지가 나가면서 ‘데뷔 그룹은 아홉 명’이라는 점이 재차 강조가 되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봤을 때 데뷔 멤버는 결국 9명이 확정인 것 같고, 그렇다면 플래닛 패스를 적용할 경우 8명을 투표로 뽑고 1명을 플래닛 패스로 뽑을 텐데, 이건 왠지 10명 데뷔하는 구도보다는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플래닛 패스 같은 좋은 시스템을 놔두고 그저 투표 결과가 잘 나오기를 바라기만 하는 것도 무책임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최종 선발에서도 플래닛 패스를 적용해서 최적의 데뷔 멤버 구성을 완성하는 결정적 치트키로 사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카미모토 코토네

 

 

종합하자면 결국 데뷔 그룹이 망하지 않기 위해서 투표 결과가 잘 나오기를 바라는 것 외에 제작진이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을 두 가지 입니다.

 

- 사카모토 마시로를 리더로 발탁

- 최종 선발에서 플래닛 패스 적용

 

과연 CJ가 이 두 가지 선택을 모두, 아니면 하나라도 하게 될까요? 아니면 두 선택 모두 안 하게 될까요? 방송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만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망하지 않는 방법 2. 데뷔 그룹의 컨셉과 방향성

 

데뷔 멤버의 구성도 중요하지만 컨셉과 방향성도 중요합니다. 앞 내용에서 분석한 대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걸크러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단지 그것만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을까요? 아니, 걸크러시 컨셉 자체가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요?

 

사실 현재 데뷔 유력권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걸크러시가 찰떡같이 어울린다는 느낌은 전혀 아닙니다. 일단 피지컬 적으로 봤을 때, 최상위권 데뷔 유력 참가자인 마시로, 히카루, 김다연이 모두 키가 작습니다. 거기에 강예서와 노나카 샤나도 작아요. 이 다섯 명이 모두 데뷔한다면 확실히 걸크러시에 어울리는 느낌의 그룹은 아닐 겁니다.

 

작은 키

 

물론 키가 작다고 해서 걸크러시 컨셉을 못하는 건 아닙니다. 에자키 히카루만 해도 처음 탐색전에서 블랙핑크의 붐바야를 멋지게 소화해서 인기가 떡상했으니까요. 사카모토 마시로 역시 ITZY의 ‘마.피.아 in the morning’에서 멋진 걸크러시 모습을 보여줬고, 김다연은 워낙에 재능이 넘쳐서 어떤 컨셉이든 다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인재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진짜 중요한 것은 컨셉보다는 퀄리티입니다. 정확히는 컨셉도 퀄리티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프로듀스 48 때는 일본인 참가자였던 AKB48의 멤버들이 대부분 케이팝식 춤과 노래에 미숙했습니다. 때문에 경연에서 ‘헬바야’ 같은 웃기는 무대가 나오기도 한 거고요. 반면 걸스 플래닛 999는 외국인 참가자 대부분이 케이팝에 익숙하고 충분히 이런 오디션에서 제대로 평가받을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방송 푸시도 어느 정도는 실력을 바탕으로 들어갔고 그 결과 최상위 데뷔권의 평균적인 실력은 상당히 우수합니다.

 

사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걸크러시 같은 컨셉적인 어필이 아니라 실력 어필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컨셉도 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컨셉을 해야 합니다.

 

마피아 무대

 

그런 방향으로 효과적인 어필을 할 수 있는 컨셉은 역시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컨셉입니다.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노래도 파워풀하고 센 느낌이어야 하고, 그럼 결국 걸크러시라는 컨셉이 가장 유력한 방향성으로 제시됩니다.

 

하지만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서 꼭 걸크러시에 국한될 필요는 없습니다. 혹은 걸크러시라 하더라도 너무 다크~ 블랙~ 스러운 칙칙한 느낌으로 갈 필요는 없죠. 최근에 나온 IYZY의 노래 ‘LOCO’를 보면 곡의 비트도 엄청 세고 춤도 파워풀한데 뮤직비디오 컨셉이나 멤버들 스타일링 같은 건 의외로 밝고 큐티한 느낌이더군요. 걸크러시나 센 컨셉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갈래가 앞으로 더욱 확충될 것입니다.

 

ITZY
ITZY

 

걸스 플래닛 999의 데뷔권 멤버들은 확실히 퍼포먼스적인 실력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데뷔 멤버들의 이미지에 맞는 컨셉을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추고 잘 설계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아니, 나와야 합니다.

 

결국 ‘망하지 않는 방법’의 가장 확실한 해답은 닥치고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데뷔 그룹 멤버들의 퀄리티, 곡의 퀄리티, 퍼포먼스의 퀄리티, 컨셉의 퀄리티, 뮤직 비디오의 퀄리티. CJ라는 대기업이 지원하면 충분히 조건은 갖추어진 셈인데, 핵심은 프로듀서의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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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걸스 플래닛 999가 프로그램이 거의 망하게 된 상황이라 데뷔 그룹에 대해서도 CJ가 팽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죠. 방송이 흥행하지 못한 만큼 출발이 불리한 셈이니 더욱 그룹의 성공을 위해 퀄리티에 공을 들이게 될지도 모르고, 아니면 정말 사람들의 예상대로 CJ가 버리는 패 취급을 해버릴지도 모릅니다. 지금으로서는 그저 좋은 방향으로 예상하고 기대할 수밖에 없겠죠.

 

방송이 망한다고 데뷔 그룹까지 망하는 건 아닙니다. 망하지 않는 길이 분명히 있으니 제작진과 참가자 모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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