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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

[배우 이야기] 모리 나나 森七菜

by 대서즐라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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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의 ‘얼굴’을 한 명만 꼽으라면 바로 일본 여배우 모리 나나(森七菜)의 얼굴입니다. 얼굴을 좋아한다는 건 그냥 그 연예인 자체가 좋다, 혹은 매력 있다 라고 느끼는 것과는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일본 여배우 모리 나나

 

한 번씩 그런 연예인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단순히 예쁘다거나 잘생겼다거나 하는 느낌과는 다른 차원의 끌림을 느끼게 되는 외모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만약 다음 생애에 내가 다시 사람으로 환생했을 때 원하는 얼굴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얼굴로 태어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되는 외모들. 만약 남자로 태어난다면 ‘카세 료’입니다. 오래전부터 카세 료 라는 배우를 보면서 항상 생각했습니다. 저런 얼굴로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 그리고 모리 나나를 알게 된 후부터 만약 여자로 태어난다면 모리 나나의 얼굴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네, 모리 나나도 카세 료와 마찬가지로 ‘저런 얼굴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외모입니다. 일반적인 기준이 아니라 제 취향에서요.

 

모리 나나는 만화 그림체 같은 외모라고 생각합니다. 순정만화가 아니라 소년만화, 그것도 ‘원피스’처럼 톤을 거의 쓰지 않는 진하고 선명한 그림체의 소년만화요.

 

만화 그림체 같은 느낌의 얼굴은 보통 ‘눈’에 강렬한 특징이 있습니다. 원래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위가 눈이긴 합니다. 모리 나나의 눈은 정말 만화 캐릭터의 눈 같습니다. 눈꼬리가 아래로 쳐졌지만 크고 똘망똘망해서 개그 만화에 등장하는 염세적인 츳코미 캐릭터 같은 재미있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모리 나나의 예쁜 눈

 

네, 뭔가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요. 제가 살면서 여러 매력 있는 배우를 봐왔지만 이렇게 배우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모리 나나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게 개그맨처럼 웃기게 생겼다는 얘기는 전혀 아닙니다. 사실 굉장한 미녀죠. 제가 포스팅을 쓰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렇듯이 현재 상당히 촉망받은 대세 여배우 중 한 명입니다. 2000년 생 하마베 미나미, 2001년 생 모리 나나, 2002년 생 키요하라 카야 등등. 이들이 현재 일본 연예계에서 2000년대 생 여배우들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론 하마베 미나미나 키요하라 카야에 비하면 모리 나나의 기세는 조금 약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대세 배우라는 소리를 듣기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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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리 나나가 주연급 반열로 올라선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첫 드라마 주연작인 ‘이 사랑 데워드릴까요’는 2020년 하반기 작품이고 첫 영화 주연작인 ‘라이어X라이어’는 2021년 상반기에 개봉했습니다. ‘라이어X라이어’는 제가 아직 보지도 못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개봉한 지 한참 되었는데 이 포스팅을 쓰는 현시점에서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도 볼 방법이 없네요. 진작에 원작 만화도 미리 읽어두었는데 말이죠.(별로 재미는 없더군요.)

 

라이어X라이어 스틸컷
라이어X라이어

 

모리 나나가 주연인 영화는 하나도 보지 못했지만, 그녀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들 중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라스트 레터’와 스미노 요루의 소설을 영화화한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푸르고 아프고 여린)’입니다. 몇 달 전에 쓴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의 리뷰 포스팅에서 이미 충분히 했던 얘기지만, 두 영화를 비슷한 시기에 봤고 두 작품 다 모리 나나라는 배우가 강하게 인상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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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스트 레터는 모리 나나가 주인공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로 모리 나나는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신인배우상도 수상했으니까요. 사실 라스트 레터는 꽤나 복잡한 사연으로 얽힌 다양한 캐릭터가 나와서 누가 주인공이고 주인공이 아닌지 명확하게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볼 때 모리 나나도 거의 주인공 급입니다.

 

라스트 레터 스틸컷
라스트 레터

 

작품의 내용을 설명하자면, 과거와 현재 시점을 오가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삼각관계 이야기입니다. 두 여자는 자매이고 동생인 유리가 동아리 선배인 쿄시로를 짝사랑하는데 쿄시로가 사랑하는 건 유리의 언니인 미사키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이야기의 초점이 쿄시로와 미사키의 사랑에 맞춰져 있고 유리는 그저 관찰자인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보면 유리의 짝사랑이 은근히 이야기의 중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시점의 미사키 역할은 히로세 스즈이고 유리 역할은 모리 나나입니다. 두 배우는 현재 시점에도 등장하는데 바로 두 자매의 각각의 딸 역할입니다. 즉, 과거 시점의 젊은 엄마 역할과 현재 시점의 딸 역할을 두 배우 모두 1인 2역으로 연기하는 거예요.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언니인 미사키는 죽었고 중년이 된 쿄시로와 유리, 그리고 미사키의 딸인 아유미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현재 시점에서 유리의 딸인 소요카를 연기하는 모리 나나는 확실히 비중이 적은 조연으로 보입니다.

 

히로세 스즈와 모리 나나
라스트 레터

 

하지만 영화의 중반부가 지나고 과거 시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과거의 유리를 연기한 모리 나나의 비중이 확 올라갑니다. 사실 미사키는 이야기의 중심에서 붕 떠 있는, 다소 맥거핀화되어 있는 캐릭터고 실질적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은 미사키의 동생인 유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미사키의 딸인 아유미의 비중이 크고 배우도 현재 일본 최고의 여배우인 히로세 스즈이기에 뭔가 미사키 쪽이 주인공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죠. 사실 미사키도 주인공이 아니라고 하기는 애매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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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 모리 나나에 대해 참 희한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초반에는 당연히 히로세 스즈가 눈에 들어오고(워낙 유명한 배우이기에) 비중도 더 크기 때문에 모리 나나는 그냥 히로세 스즈의 친한 이종사촌 역할로 그저 ‘배경이 되는 주변 인물’ 정도로만 보이거든요. 확실히 현재 시점의 이야기에서 모리 나나가 연기한 소요카는 별 역할이 없고 그다지 캐릭터가 부각되는 장면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은근히 존재감을 발하면서 히로세 스즈 같은 대배우와 함께 있음에도 계속 모리 나나에게도 시선이 가게 만듭니다. 그리고 과거 시점 이야기에서 모리 나나의 캐릭터 ‘유리’가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중심에 등장하면 이 어린 여배우가 뭔가 범상치 않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쿄시로에게 뜬금포 고백을 하면서 울먹이는 장면은(쿄시로가 언니인 미사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에 차일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 한 고백이었죠) 정말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었어요.

 

울먹이는 모리 나나
라스트 레터

 

이 영화를 볼 때 모리 나나가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극장을 나와서 바로 검색을 해보고 모리 나나의 이름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필모를 뒤지다가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좋아하는 배우 스기사키 하나의 출연작이라서)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가 있어서 바로 이 영화도 챙겨봤습니다.

 

[배우 이야기] 스기사키 하나 杉咲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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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모리 나나는 라스트 레터보다 더 비중이 적습니다. 거의 단역에 가까운 조연인데 그래도 모리 나나의 팬이라면 이 영화도 정말 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려 모리 나나가 라이브 연주를 하면서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이 영화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모리 나나는 노래를 잘한다, 왼손잡이 베이스 연주자이다. 그리고 라스트 레터에 이어 연속으로 확인하게 된 사실로서, 차세대 대세 여배우가 될 만큼 엄청난 자질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노래하는 모리 나나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사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스기사키 하나 때문에 봤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모리 나나가 노래하는 장면입니다. 라스트 레터에서도 그랬고 뭔가 대단한 선배 여배우의 영화에 출연해서는 ‘명장면 강탈자’가 돼버린 것 같은 상황입니다. 당돌한 신예! 뭐 실제로 히로세 스즈나 스기사키 하나가 모리 나나에 대해 ‘요 어린것이 감히!?’ 이런 생각 같은 건 하지도 않겠지만요.(사실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납니다.)

 

이 두 영화를 보고 모리 나나에게 푹 빠졌기에 그녀의 출연작을 계속 찾아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한국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목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실 출연작 자체도 적은 편이고요. 그래도 최근에 국내에 정식 수입된 영화 ‘461개의 도시락’과 첫 드라마 주연작인 ‘이 사랑 데워드릴까요’ 정도는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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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개의 도시락에서도 모리 나나는 비중이 적은 조연 역할입니다. 아들의 도시락을 매일 싸주는 뮤지션 아빠가 등장하는 부자 가정의 이야기인데(엄마는 이혼해서 따로 살고요) 이 두 사람이 영화의 핵심이고 나머지 주변 사람들의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모리 나나는 아들의 급우였다가 나중에 여자친구가 되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부자 캐릭터가 중심이고 거기에 아버지 쪽 이야기의 비중이 더 커서 모리 나나의 캐릭터는 포지션 상으로는 주인공(아들)과 맺어지는 여주인공 역할인데도 비중이 생각보다 없더군요. 그래도 아주 없는 건 아니고 나름 풋풋한 10대 청춘 로맨스 느낌이 나는 내용이 조금은 있습니다. 라스트 레터나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만큼은 아니어도 이 영화에서도 모리 나나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461개의 도시락 스틸컷
461개의 도시락

 

드라마 ‘이 사랑 데워드릴까요’는 확실히 모리 나나가 주인공인 작품이라 그동안 조연 역할로만 나왔던 영화들과는 달리 모리 나나의 매력적인 모습을 잔뜩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앞에서 모리 나나의 얼굴을 보는 게 ‘재미있다’고 적었었는데 그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드라마의 내용도 재미있고 모리 나나의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으며 모리 나나의 얼굴을 보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정말 즐겁게 감상한 작품입니다.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 이 사랑 데워드릴까요
이 사랑 데워드릴까요

 

모리 나나는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서 영화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에서 멋진 노래와 베이스 연주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결국 그 재능을 살려 가수로도 데뷔를 했습니다. 2020년 1월에 데뷔한 이후 여러 싱글을 발매했는데 그중에서 ‘스마일’이라는 곡이 상당한 히트를 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모리 나나의 곡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고 자주 듣고 있는 곡이에요.

 

모리 나나의 연기와 이미지, 그리고 그녀가 부르는 노래들까지 모두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걸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은데 굳이 해보자면... ‘작지만 강인한 소녀가 세상의 풍파를 즐겁게 헤쳐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즐겁게’를 ‘씩씩하게’로 바꿔도 괜찮을 것 같고요. 확실히 모리 나나는 히로세 스즈처럼 당당한 느낌이 나는 대세 여배우와는 달리 어딘가 작고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인상을 풍깁니다. 오직 그녀의 눈빛에서만 숨겨진 강인함이 엿보입니다. 뭔가 조마조마하지만 생각보다 강단 있게 자신의 앞길을 개척해나가는 여배우. 그것이 모리 나나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인상입니다.

 

모리 나나의 아름다운 얼굴

 

솔직히 말하면 모리 나나가 히로세 스즈나 하마베 미나미 같은 대세 중에서도 ‘특급 대세’라고 할만한 최정상급 반열까지 오를 거라고 낙관하기는 힘든 듯합니다. 그래도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것은 보이고 설령 최정상급의 반열까지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훌륭한 배우이자 가수로서 앞으로 좋은 활약을 오래도록 꾸준히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여배우 모리 나나. 그녀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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