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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이슈와 기획

PC와 디즈니와 마블

by 대서즐라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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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 미디어 산업의 거대 제국이 된 디즈니, 그리고 디즈니의 프랜차이즈 콘텐츠 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점점 PC에 잠식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말아먹은 영향으로 폭주 기관차 같은 PC 세력의 기세가 조금은 눈치를 살피는 상황으로 꺾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 방향성 자체는 흔들리지 않고 있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가 많은 우려와 반발에도 불구하고 PC라는 방향성을 고수하는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디즈니의 콘텐츠와 마블의 콘텐츠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즈니와-마블-스튜디오-로고

 

 

 

PC

 

예전에는 PC라는 단어는 ‘Personal Computer’라는 의미로 대표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의미로 PC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PC라는 단어가 Personal Computer 외에 또 다른 의미로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죠. 바로 ‘Political Correctness’입니다. 우리말로 ‘정치적 올바름’ 혹은 ‘정치적 정당성’이라고 합니다.

 

정치 이념에는 보편적 진리 내지는 이상적 가치관을 품은 구호가 많습니다. Correctness 라는 단어에는 그 자체로 반대할 수 없는 보편적 가치가 들어가 있죠. Correct 는 맞다, 옳다 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PC 라는 구호를 내걸고 이루어지는 행위들은 옳은 행위, 맞는 행위가 됩니다.

 

PC-LGBT

 

하지만 언제나 우리가 삶에서 목격하는 것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입니다. 절대적 보편성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행동이나 방향성이 있다면 모두가 그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사회의 통합도 불가능합니다. 완전히 통합된 사회는 전체주의이며, 우리는 전체주의를 ‘악’으로 규정합니다.

 

PC라는 이념이 품고 있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는 ‘차별에 대한 저항’입니다. ‘차별’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특정한 행동을 했을 때 ‘이것은 차별적 행위입니다’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크게 당황할 것입니다. 그 행동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딱히 위법적 행위도 아니고 사회적 관습이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동이라도 그런 소리를 듣게 될 여지는 있습니다. 차별이거나 차별이 아닌 행위, 혹은 차별이라고 지적을 받거나 지적까지는 받지 않을 만한 행위. 이런 범주를 사회 구성원 전체가 동의할 수 있게 명확히 규정하는 일은 매우 힘듭니다. 시대에 따라 가변적이기도 하고요.

 

창작물의 등장인물 중에서는 ‘차별성’을 대표하다시피 하는 캐릭터의 속성이 있습니다. 바로 ‘이성애자 백인 남성’입니다. 어떤 PC주의자들은 ‘이성애자 백인 남성’이라는 단어를 적그리스도 내지는 볼드모트를 언급하듯이 말합니다. 이성애자 백인 남성이 주인공 혹은 중요 등장인물이 아니어야지 이들에게는 차별적이지 않은, 좋은 작품이 됩니다. 즉 이성애자가 아니거나, 백인이 아니거나, 남성이 아닌 캐릭터가 많이 등장해야 좋은 작품인 겁니다.

 

이터널스-PC-캐릭터

 

또한 ‘이성애자 백인 남성’ 같이 대놓고 명확하게 차별적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지만 PC주의자들에게 표적이 되는 또 다른 캐릭터의 속성이 있습니다. 바로 ‘날씬하고 예쁜 백인 여성’입니다. 특히 남성들이 ‘선호할만한’ 예쁜 스타일일수록 더더욱 PC 관점에는 나쁜 캐릭터입니다. 날씬하지만 가슴이 크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었고 등등등. 거기에 꼭 백인이 아니더라도 대체로 밝은 피부톤에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여성도 해당됩니다.

 

물론 아무리 과격한 PC주의자라도 남성들이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차별’이라고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마음에 안 드는 작태(남성들이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것)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도 아닙니다. ‘성상품화’라는 또 다른 논리를 만들어서 공격하죠.

 

흔히들 엔트로피와 리비도를 우주를 움직이는 두 가지 동력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근원적인 욕구에서 출발합니다. 생물의 모든 근원적인 욕구는 동일합니다. ‘이어가는 것’.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죽지 않고 가능한 오래 살아있으려고 하며(생존), 죽어서도 자신의 유전자를 남겨 계속 자신의 존재를 이어가려고 합니다(번식).

 

물론 생물학적으로 ‘번식’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는 사람 간의 이끌림도 존재하지만(동성애), 기본적으로 사람 간에 발생하는 매력과 이끌림은 생물의 근원적인 번식 욕구가 그 출발점입니다. 사람의 재능과 매력을 기반으로 성립된 연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애초에 리비도를 동력으로 삼지 않으면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연예 미디어 콘텐츠의 성적 이미지에 대한 수위 조절이 필요한 것이지, 섹스어필 자체를 나쁜 것으로 규정하는 성상품화 공격 논리는 이 산업의 근원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블랙위도우-섹시

 

창작계의 PC주의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차별에 대한 저항이고 뭐고 다 좋은 데 제발 딴 데 가서 하라고!” PC를 하고 싶으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서 거기서 하면 됩니다. 왜 기존의 인기 작품과 프랜차이즈 시리즈들에 ‘침투’해서 이미 완성된 작품 세계를 오염시키는 것입니까. 남자 주인공을 몰아낸 후 그 자리에 여자 주인공을 들이밀고, 백인 캐릭터는 흑인 캐릭터로 바꾸고, 날씬하고 섹시한 여자 캐릭터는 퇴출시키고... 이게 뭐 하자는 겁니까 도대체.

 

‘좋은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내용이 재미있고 캐릭터가 매력적이면 그것이 좋은 작품인 겁니다. 사람들은 그런 작품을 좋아합니다. 이 기준이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서 이념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슬쩍 얹는 것이지, 재미와 캐릭터를 박살내면서 PC를 ‘츄라이 츄라이’ 하면 그게 먹히겠습니까. 분노와 반발뿐이지.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이런 이념주의자들이 인기 있는 대중문화 프랜차이즈에 ‘침투’하는 방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를 이념을 전파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도구로서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재미와 캐릭터가 무너지는 것은 세계 자체가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들은 그냥 모든 걸 박살 내고 망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들이 활용할 최고의 도구는 세계 미디어 산업의 거대 제국인 디즈니와 거기에 속한 인기 프랜차이즈 콘텐츠들입니다. 디즈니는 이대로 PC에 완전히 잠식당하고 마는 것일까요? 디즈니 인기 프랜차이즈의 팬들은 나날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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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사실 창작계에서 PC주의 운동이 본격적으로 형태를 갖추기 전부터 디즈니는 보수적인 작품 성향에 대해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디즈니 공주’로 대변되는 여성상이 특히 여성주의 진영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죠. 디즈니 공주가 대부분 백인이고 왕자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진다는 것이 비판의 주요 취지였습니다. 때문에 디즈니는 20세기부터 ‘포카혼타스’나 ‘뮬란’ 같은 작품을 제작하며 다양한 인종의 여성 캐릭터들을 진취적으로 그려내는 시도를 보여왔습니다.

 

포카혼타스

 

이런 내부적 변화뿐 아니라 드림웍스의 ‘슈렉’ 같은 외부적 충격 역시 디즈니가 보수성을 탈피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슈렉의 여주인공 피오나 공주는 완전히 기존 디즈니 공주들의 보수적인 여성상을 저격하는 취지로 완성된 캐릭터였습니다. 슈렉이 어마어마한 히트를 터트린 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상황까지 나아갔습니다. 확실히 2000년대 초중반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침체를 겪었고 드림웍스가 주도권을 잡는 시기가 몇 년 정도 있었습니다.

 

2009년과 2010년에 디즈니는 오래도록 제작하지 않았던 공주 애니메이션을 두 편 연달아 선보입니다. 바로 2009년에 개봉한 ‘공주와 개구리’와 2010년에 개봉한 ‘라푼젤’입니다.

 

모두가 아는 대로 ‘라푼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다시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전환기를 만들어준 작품입니다. 다만 이 작품은 재미와 명성에 비해 흥행에서 엄청난 대박을 터트린 것은 아닙니다. 월드와이드 흥행 5억 9천만 불이고 한국 흥행은 고작 100만 명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침체기이던 시절에 나온 작품이라 평가에 비해 어중간한 흥행을 거둔 것입니다. 라푼젤 바로 전에 나온 ‘공주와 개구리’에 대한 반응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기의 바닥 지점이었다고 할 수 있고 라푼젤은 그 바닥에서 겨우 반등하는 정도의 성과였던 셈입니다. 진짜 거대한 도약은 몇 년 뒤 ‘겨울왕국’을 통해서 이루게 되고요.

 

라푼젤

 

공주와 개구리는 정말 오랜만에 나온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대와 관심 속에 개봉했지만 결국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월드와이드 흥행은 2억 6천만 불이고 한국 흥행 성적은 더욱 충격적으로 고작 10만 명입니다.

 

공주와 개구리의 주인공 티아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흑인 캐릭터입니다. 저는 티아나가 기존 디즈니 공주 캐릭터들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가 흑인이기 때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티아나도 여느 디즈니 공주들 못지않게 예쁘고 귀엽게 디자인되었고 성격도 아주 매력 있습니다. 다만 작품 내에서 개구리로 변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시간이 너무 많기 때문에 평범한 공주 애니메이션의 주인공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모처럼 흑인 공주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개구리의 모습으로 있는 시간이 더 길다 보니 흑인 캐릭터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공주와-개구리-티아나

 

공주와 개구리로 바닥을 찍었다가 라푼젤로 어느 정도 반등을 이룬 디즈니는 마침내 2013년에 개봉한 ‘겨울왕국’으로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명성을 회복하게 됩니다. 겨울왕국은 무려 12억 8천만 불이라는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와 안나의 인기는 최전성기 디즈니 공주들의 인기를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정말 예쁘고 근사하게 디자인된(외형과 내면 모두)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었죠.

 

PC의 관점에서 보자면 겨울왕국은 다소 복합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우선 디즈니 공주 캐릭터가 보수적인 여성상을 탈피하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추구한다는 방향성에서는 가장 앞서 나간 텍스트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특히 이 작품 내내 주인공 안나가 갈구하던 ‘사랑’이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자매애로 귀결되는 엔딩은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엘사와-안나

 

하지만 문제는 엘사와 안나가 너무 예쁘다는 것입니다. 겨울왕국은 또다시 여자아이들에게 예쁜 드레스를 입은 백인 공주 캐릭터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엘사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고 부모에게 파란색 엘사 드레스를 사달라고 졸라댔습니다.

 

겨울왕국 속편의 제작 소식이 들려올 무렵에 항간에는 디즈니가 PC주의의 취지에서 엘사와 관련된 놀라운 설정을 적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독수공방 신세인 엘사 여왕에게 동성애 파트너를 붙여준다는 소문이었죠. 이것이 디즈니 내부에서 전혀 계획에 없었던 터무니없는 헛소문이었는지 진위는 알 수 없습니다. 2편에서 결국 엘사의 파트너를 등장시키지 않았지만 후속작이 또 나온다고 하면 비슷한 소문은 다시 떠돌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왕인데 결혼도 하지 않고 썸 타는 남성조차도 없는 엘사의 상황을 생각하면 PC 주의적으로 접근하려는 관점에서는 동성애 설정만큼 매력적인 대안도 달리 없거든요. 물론 2편에서 안나가 여왕 자리를 물려받았으니 어느 정도 이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요.(엘사는 영원히 독수공방?)

 

어찌 되었든 엘사가 이렇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끝내 어떤 남자 캐릭터와도 엮이지 않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성애자의 속성을 배제한 PC주의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엘사를 동성애자로 확정 짓지 않은 것으로 최소한의 선은 지켰다고도 볼 수 있고요. 만약 정말로 엘사의 동성애 파트너를 등장시켰다면 상당히 큰 반동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엘사의-미모

 

애니메이션은 근본적으로 보수성을 완전히 탈피하기가 어렵습니다. PC주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거든요.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어린 시절부터 흔히 말하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상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가치관의 옳고 그름은 떠나서 ‘정서적 혼란’ 자체가 어린이의 정신 건강에는 매우 해로운 현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왕국 이후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다른 방향’으로 PC 주의를 적용시키는 선택을 합니다. 엘사와 안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백인 미녀’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엔칸토

 

엔칸토: 마법의 세계 – 가족의 본질을 들여다보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 – 가족의 본질을 들여다보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게 된 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입니다. 저에게는 ‘겨울왕국 2’ 이후 2년 만이네요. 엔칸토도 겨울왕국처럼 재미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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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창작물에 대한 대중의 선호가 PC주의와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바로 캐릭터의 외모입니다.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가 만약 흑인이었다면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이것은 굉장히 민감한 질문입니다. 뭔가 솔직하게 대답하기가 망설여지는 그런 질문요.

 

특정 피부색에 대한 선호는 매우 차별적인 인식이라고 공격받기 쉽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밝은 피부색에 대한 선호가 어두운 피부색에 대한 선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화장품에 들어가 있는 피부색을 밝게 해주는 ‘톤 업’ 기능이 대놓고 ‘외모 개선’ 효과로 여겨지고 있을 정도니까요. 이제는 남성들까지도 비비크림이나 톤 업이 들어간 선크림을 발라서 뽀얀 피부로 돌아다니는 시대입니다.

 

과거부터 노예무역으로 흑인들이 많이 정착해서 살게 된 유럽이나 아메리카 지역과는 달리, 아시아 지역에는 흑인의 거주 비율이 현저히 낮습니다. 때문에 대놓고 밝은 피부톤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용인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 전반에서 밝은 피부톤에 대한 선호 경향이 강한 편인데, 동남아시아의 한류 팬들은 한국 연예인들을 좋아하면서도 그들의 피부색이 너무 밝은 것에 대해 보정이다 혹은 수술(시술)이다 하며 공격하기도 합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위도상 거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때문에 겨울에 엄청 춥지만) 평균적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피부색이 밝은 편인데 이것이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는 적대감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PC주의가 본질적으로 인종의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백인으로부터 빼앗아온 기회를 대부분 흑인 아니면 히스패닉이 차지하고 아시아계는 철저히 외면당하는 상황도 차별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는 피부색을 기준으로 형성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애당초 인종을 구분하는 보편적인 표현 대부분이 피부색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한국어로 흑인, 백인이라고 하고 영어로도 white, black이라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쓰죠. 동아시아인의 경우 피부톤이 밝은 사람은(특히 연예인들이 많죠) 백인보다 더 하얀 경우도 있고 큰 눈에 쌍꺼풀 등 이목구비까지 서구적이면 백인 미녀(혹은 미남)와 큰 차이도 없습니다. 동아시아의 인기 연예인들이 대부분 이런 외모인데 미국 작품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아시아인의 외모는 마블의 ‘샹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 백인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아시아인의 특징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은 인종이 아니라 백인과 비슷하게 생긴 ‘외모’ 자체가 배격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샹치-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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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한 마디로 대중문화 프렌차이즈 산업 콘텐츠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영화라는 분야가 각종의 대중문화와 서브컬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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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종에 대한 차별을 몰아내고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백인(혹은 밝은 피부톤)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흑인이 차지함으로써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현재 대중문화 창작계에서 벌어지는 PC주의 움직임의 대부분의 양상은 이런 것입니다. 거기에 ‘남자를 여자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더해져서 PC주의 활동의 양대 축을 이룹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PC주의에 반발하는 가장 큰 주류 의견은 PC고 뭐고 다 좋은데 제발 기존 작품은 건드리지 말고 새로운 작품에서나 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념주의자들의 성향은 언제나 영향력이 큰 매체에 ‘침투’하여 가능한 효율적으로 빠르게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최선의 방도로 여깁니다. 그래서 디즈니가 먹힌 것이고 디즈니의 유명한 기존 작품들은 모조리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일단 현재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케이스는 바로 인어공주의 실사 영화입니다.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빡칩니다! 에리얼은 제가 살면서 본 모든 애니메이션 여자 캐릭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저뿐 만이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디즈니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을 각별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에리얼은 엘사가 나오기 전까지 디즈니의 여자 캐릭터 중에서 가장 아이코닉하고 인기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이런 상징적인 캐릭터를 실사 영화에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해버린 겁니까.

 

인어공주-에리얼

 

설령 에리얼이 흑인이 된다 하더라도 외모가 조금 더 괜찮은 배우였다면 지금 같은 강렬한 반발은 없었을 거예요. 에리얼은 디즈니 공주 중에서도 최고의 미녀로 꼽히는 캐릭터이고 작품의 내용상으로도 에리얼이 굉장한 미녀라는 설정은 개연성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거든요. 에리얼 역을 연기하는 배우가 다수의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상당한 미녀’가 아니라면 에리얼의 캐릭터성과 작품의 개연성이 모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PC의 방식’으로 ‘작품을 망치는’ 선택이 되는 것이죠.

 

한때 젠데이아가 에리얼 역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전혀 근거 없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었는데 이 때도 젠데이아는 에리얼 역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캐스팅이 핼리 베일리로 발표되자 ‘젠데이아는 선녀’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에리얼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인어공주 실사화를 무척 기대했던 저로서는 이게 꿈인가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차라리 젠데이아 캐스팅 루머가 사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배우 이야기] 젠데이아/젠다야 Zend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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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데이아(Zendaya)는 최근 가장 핫한 할리우드의 20대 여배우입니다. 이 배우는 현재 할리우드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두 작품의 히로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바로 MCU의 스파이더맨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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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의 ‘벨’은 엠마 왓슨으로, 알라딘의 ‘자스민’은 나오미 스콧으로,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의 실사 작품에서 훌륭한 미녀 배우들을 잘 캐스팅해오다가 방심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인어 공주의 캐스팅에서 세게 뒤통수를 날려 버리다니... 이게 너희들이, PC를 전파하는 방식이냐! '내가 무릎을 꿇은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이거냐?

 

솔직히 아직 나오지도 않은 영화에 대해서 너무 심한 악담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PC가 미울 뿐입니다. 그리고 인어공주의 실사화 작품은 저에게는 없는 것입니다. 다만 이 영화가 흥행에서 어떤 결과를 거둘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생각보다 영화에서 핼리 베일리가 ‘괜찮게’ 나오는 기적이 벌어질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기적이... 과연 쉽게..? 그리고 빨간 머리의 아름다운 미소녀 에리얼의 캐릭터성이 박살나버린 건.. 어떻게 해도 구원이 안 되는 영원히 남게 될 흉터인 것을.

 

인어공주-촬영장

 

PC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사실 인어공주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고, 이미 현실이 된 케이스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역시 ‘스타워즈’입니다. 클래식 스타워즈 3부작은 ‘이성애자 백인 남성’인 루크 스카이워커의 영웅 신화를 그린 우주 대서사시였죠. 스타워즈 라는 거대한 프랜차이즈에 저질러진 PC의 만행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역시 루크의 캐릭터를 박살 낸 ‘죄’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루크의 캐릭터를 박살냄으로써 스타워즈의 신화 그 자체가 다 박살이 나버린 거죠. 정말 PC주의자들이 작정하고 표적으로 삼고 끝장을 내버린 겁니다.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이성애자 백인 남성의 영웅 신화를요. 그 자리에 대신 여자 주인공과 흑인 남자 주인공을 들이 밀었고요.

 

그들은 그저 이렇게 박살을 내는 것으로 만족하는 걸까요? 흥행 성적이 절반으로 깎이며 멸망해버린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앙상한 잔해들을 보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스타워즈는 월드와이드 10억 불 흥행도 ‘망했다’고 평해야 할 만큼 대단한 프랜차이즈였습니다. 이런 프랜차이즈를 하나씩 날려버리면 거대한 미디어 제국 디즈니에도 점점 심각한 균열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스타워즈-라스트-제다이-루크-스카이워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숙주를 죽이려 하지 않습니다.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죽기 때문에. PC주의에 대한 반동이 흥행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방향 전환은 안되더라도 최소한의 속도 조절 정도는 할 것인지? 저는 그래서 결국 인어 공주의 흥행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흥행에서 너무나도 순항 중인 디즈니의 대표 프랜차이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PC주의 방향성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도 지켜봐야겠고요.

 

사실 현재 PC주의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은 마블의 상황을 가장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인피니티 사가가 끝나고 대규모 캐릭터 물갈이가 일어나고 있는 MCU에서 갈수록 PC의 색체가 짙어지고 있고 이것이 결국 스타워즈처럼 또 하나의 거대 프랜차이즈를 박살 내는 결과를 만들어낼지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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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MCU)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거의 잊어버린 사실인데 원래 마블 영화들은 디즈니의 프랜차이즈가 아니었습니다. MCU의 첫 작품인 아이언맨을 극장에서 볼 때 디즈니가 아닌 파라마운트의 로고가 나왔었죠. 국내 배급은 CJ가 했었고요. 아마 ‘퍼스트 어벤져’까지일 겁니다. 그 후에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했고 지금처럼 디즈니의 대표 프랜차이즈가 되었죠.

 

어벤져스의 1편까지는 디즈니의 입김과 성향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기획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벤져스 1편 멤버들을 보면 PC주의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죠. 여섯 명의 멤버들 중 다섯 명이 이성애자 백인 남성이며 딱 한 명만 홍일점인 여성(블랙 위도우)이었죠. 디즈니로 인수된 후로도 한동안은 방향성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어벤져스 2편에서 백인 쌍둥이 남매가 새로 등장했는데 둘 다 미남 미녀인 데다 여자인 완다는 가슴이 깊게 파인 의상을 입고 있었죠. 그리고 흑인 사이드킥 캐릭터가 두 명 있었습니다.

 

어벤져스-원년-멤버-6인

 

MCU가 PC의 방향성을 확립하게 된 것은 첫 작품 아이언맨이 나온 지 10년이 지난 2018년부터입니다. 2018년에 나온 ‘블랙팬서’와 2019년에 나온 ‘캡틴마블’은 MCU에서 첫 흑인 히어로 단독 영화와 첫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라는 상징성을 가지며 상당한 화제성을 일으켰습니다. 두 영화 모두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데 특히 블랙팬서가 거둔 북미 7억 불의 성적은 예상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기록이었습니다. 역대 북미 흥행 기록에서 블랙팬서보다 위에 있는 작품은 딱 세 편 뿐입니다.(스타워즈7,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바타)

 

사실 딱히 PC주의라는 이념적 방향성이 아니더라도 이런 거대한 히어로 프랜차이즈에서 흑인 히어로 단독 영화와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는 충분히 나올 만합니다. 영화는 재미있게 잘 만들어졌고 캐릭터도 매력 있어요. 하지만 블랙팬서와 캡틴마블은 단순히 다양한 히어로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주는 의의만 가진 것이 아니라 보다 깊은 이념적 방향성을 가진 채 프랜차이즈의 중심에서 무게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 두 작품이 프랜차이즈 전체에서 하나의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블랙팬서

 

2021년에 나온 ‘이터널스’도 마블의 PC 이념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잡아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캐릭터 구성이 완전히 PC로 도배가 된 수준이었죠. 다만 코로나의 영향도 있고 평가도 안 좋아서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에 블랙팬서나 캡틴마블 정도의 파급력은 만들지 못할 듯합니다.

 

이터널스 – 동네 찐따같은 애들 모아 놓고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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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스! 얼마나 대단한 영웅들인가 기대했더니 이건 뭐 위엄도 없고 포스도 없고... 동네 찐따같은 애들 모아 놓고는 인류를 구하네 마네... 마블이라고 너무 방심한 거 아닌가? PC와 마블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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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사가가 종결되고 MCU에 대대적인 캐릭터 물갈이의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로 까지 다양한 작품들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인피니티 사가 종결 이후 MCU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혹은 합류 예정인 여성 캐릭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케이트 비숍 - 배우 헤일리 스타인펠드, 호크아이의 후계

옐레나 벨로바 – 배우 플로렌스 퓨, 블랙위도우의 후계

리리 윌리엄스 (아이언하트) – 배우 도미니크 손, 아이언맨의 후계

제니퍼 월터즈 (쉬헐크) – 배우 타티아나 마슬라니, 헐크의 후계

캐시 랭 (스태처) – 배우 캐스린 뉴튼, 앤트맨의 후계

카밀라 칸 (미즈 마블) - 배우 아이먼 벨라니

 

옐레나-벨로바-블랙위도우-플로렌스-퓨

 

마블 vs DC, 영화 속 여자 캐릭터(여배우) 대결 (비교분석)

 

마블 vs DC, 영화 속 여자 캐릭터(여배우) 대결 (비교분석)

마블 vs DC. 이 대결은 아직은 밸런스가 맞지 않은 느낌입니다. 격차가 굉장히 많이 벌어졌죠. 어벤져스를 대히트 시킨 마블을 하루라도 빨리 따라잡기 위해서 DC는 단독 히어로 영화들의 프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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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기존 MCU 등장인물 중에서 메인급 히어로로 격상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일단 나탈리 포트먼이 연기한 토르의 여주인공 ‘제인 포스터’는 ‘마이티 토르’라는 이름의 여자 버전 토르 캐릭터로 격상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블랙팬서의 배우 채드윅 보즈먼이 사망함에 따라 누군가 블랙 팬서의 자리를 잇게 될 텐데 여자 캐릭터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건 확정은 아니라서 블랙 팬서 2편이 공개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요.

 

정리한 내용대로 기존 MCU의 주력급 히어로의 후계를 대부분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잇게 되었고 캡틴 아메리카의 후계는 기존에 흑인 사이트킥이었던 ‘샘 윌슨’이 잇게 되었습니다. 즉, 여자 아니면 흑인으로. 어벤져스 1편의 주역 여섯 명이 모두 PC주의가 반영된 캐릭터로 후계를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샘-윌슨-새로운-캡틴-아메리카

 

어어— 이거 뭔가 심각한 거 아닌가 싶겠지만, 아직 이 새로운 히어로 캐릭터들이 본격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팀업 무비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마블의 이러한 PC주의 방향성에 대중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 년은 기다려야 알 수 있겠죠. MCU의 새로운 페이즈의 빌드업은 솔직히 너무 오래 걸립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몇몇 작품들의 공개가 연기된 것도 있고요.

 

다만 정말 다행인 점은 여자 캐릭터들이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인기 있고 잘 나가는 소위 ‘핫한 여배우’들로 잘 골랐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 개인적으로는 헤일리 스타인펠드와 플로렌스 퓨, 캐스린 뉴튼의 캐스팅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케이트 비숍 캐릭터는 최근에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호크아이’를 통해 공개되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상당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이거 제대로 대박각입니다. 어벤져스 원년 멤버 중에서 호크아이의 인기가 특히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이 케이트 비숍의 캐릭터가 너무 잘 뽑혀서 차세대 MCU 주역 중에서 최고 인기의 캐릭터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옐레나와의 케미도 최고였고요.

 

케이트-비숍-호크아이의-후계

 

[배우 이야기] 헤일리 스타인펠드/스테인펠드 Hailee Stein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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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스타인펠드(Hailee Steinfeld)가 할리우드에서 일약 주목받는 여배우가 된 것은 2010년에 개봉한 코엔 형제의 서부극 영화 ‘더 브레이브(True Grit)’를 통해서입니다. 헤일리 스타인펠드는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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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 플로렌스 퓨 Florence P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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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렌스 퓨 Florence Pugh 플로렌스 퓨는 안야 테일러조이와 함께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신예 여배우 중 한 명입니다. 플로렌스 퓨에 관한 글을 쓰면서 굳이 안야를 엮을 이유는 없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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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했듯이 PC주의와 대중의 선호가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은 역시 캐릭터의 외모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는 겨울왕국을 끝으로 이제는 완전히 배척하고 있는 백인 미녀 캐릭터를 MCU에는 여전히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편이고 케이트 비숍과 옐레나 벨로바는 MCU 팬들과 대중들에게 어떤 반발심도 없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백인 배우들 뿐 아니라 흑인인 도미니크 쏜(아이언하트)이나 파키스탄 계인 카밀라 칸(미즈 마블)도 외모가 다들 괜찮기 때문에 작품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기존 MCU의 주역급 남성 히어로들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자 캐릭터가 아무리 많아도 그 캐릭터들이 다들 예쁘고 매력 있다면 MCU의 인기가 크게 흔들릴 염려는 없죠. 오히려 매력적인 남자 캐릭터가 없어서 여성팬들이 줄어드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예요.

 

그런데 여성 캐릭터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을 때 굵직한 팀업 무비에서 기존 작품들만 한 무게감과 재미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일단 현재 MCU에서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 같이 확실하게 팀의 무게 중심을 잡아줄 캐릭터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캡틴 마블 아니면 캡틴 아메리카의 후계가 된 샘 윌슨이 유력하긴 한데 솔직히 그림이 잘 상상이 안됩니다.

 

캡틴-마블

 

여러모로 스타워즈와 MCU의 상황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도 무작정 PC주의를 들이밀면서 MCU를 작살내는 시도는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스타워즈가 무너진 것도 어마어마한 타격이기는 하지만 현재 MCU의 위상은 스타워즈 이상으로 볼 수 있고 디즈니가 현시대 최대 최강의 미디어 제국으로 존재하는데 핵심적인 기반이 되는 프랜차이즈거든요. 그런 MCU가 무너진다면 디즈니의 위상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죠.

 

MCU의 튼튼한 세계관은 PC주의자들에게 적그리스도와 같은 존재인 ‘이성애자 백인 남성’ 캐릭터들이 처음부터 착실하게 구축해놓은 것입니다. 토니 스타크나 스티브 로저스 같은 캐릭터를 대단히 명예롭게 퇴장시켰는데 아무리 강성한 PC주의자라도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했던 것처럼 이들을 건드릴 시도는 감히 하지 못할 것입니다.

 

토니-스타크-아이언맨-스티브-로저스-캡틴-아메리카

 

제가 볼 때, MCU는 아직까지는 상황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물론 여자 캐릭터들이 너무 많은 상황이 팀업 무비에서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 것인지를 일단 봐야겠지만, 뭐 어떻게든 밸런스를 잘 조절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MCU 말고는 여전히 디즈니가 인어공주에 이어 백설공주 실사 작품 캐스팅에서까지 이상한 짓을 계속 벌이고 있으니 방심하지 않고 디즈니의 PC주의 방향성에 대한 경계심은 늘 품고 있어야겠지만요.

 

소중한 것을 잃는 경험은 스타워즈와 인어공주가 끝이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입니다. 제발, 더 이상, 아무것도 망치치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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