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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배트맨 – 이건 아니다 정말 영화가 끝나고 엔딩 스크롤을 보며 멍하니 극장 좌석에 앉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건 아니다.'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생각했던 영화가 큰 실망을 안겨준 경험은 제 인생에서 참 많이 있습니다. 영화광들에게는 정말 수도 없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만큼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관객 입장에서는 좋은 영화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겠죠.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은 연말에 개봉할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2’와 더불어 저에게 2022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영화입니다. 저뿐 아니라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정말 최고의 기대작이었을 겁니다. 이 영화가 제작이 확정된 이후부터 줄곧 그랬죠. 디즈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인피니티 사가를 완성시키고 현.. 2022. 3. 3.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 이게 그 정도로 나쁜가? 영화관은 야한 영화를 보기에 좋은 장소는 아닙니다. 넷플릭스 등 OTT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영화계와 영화관 산업 전반에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저는 그 변화 중 하나로 앞으로 영화관에서 야한 영화를 보기 힘들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수년 전부터 넷플릭스나 HBO 등 소위 안방용 콘텐츠들의 히트작들에게서는 뚜렷한 특징 하나가 발견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화관에서 히트하는 콘텐츠들에 비해 표현 수위가 강하다는 것이죠.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공전의 히트작 ‘오징어 게임’만 봐도... 잔인한 폭력 묘사와 뜬금없는 야한 장면까지... 안방용 콘텐츠의 전형을 보여주었죠. 처음에 언급했듯 영화관은 야한 콘텐츠를 보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닙니다. 보통 이런 건 안방에서 보는 거죠. 좀 더 사.. 2022. 2. 28.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당신의 다정한 이웃‘들’ 대형 상업 영화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멀티버스는 매우 도전적인 시도입니다. 현재 전 세계 대형 프랜차이즈 영상 콘텐츠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디즈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앞장서서 이 도전적인 길을 개척하고 있는데, 솔직히 저는 아직도 확신이 안 섭니다. MCU는 일단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기존의 판을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 바로 직후에 나온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멀티버스의 떡밥만 살짝 던지고, 그 후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로키’에서 본격적인 멀티버스 세계관에 시동을 걸어서 이번에 나온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상당히 완성도 높은 멀티버스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아주 훌륭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멀티버스라는 과감한 도전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리는 뛰어난 작품! 그런데 .. 2022. 1. 17.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 – 전설과 추억을 예우하다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는 1980년대에 1편과 2편이 나온 고스트 버스터즈 시리즈의 공식 속편인 작품입니다. 1편과 2편을 만든 이반 라이트먼 감독은 제이슨 라이트먼의 아버지고요. 물론 제이슨 라이트먼이 아빠 백(?)으로 감독을 맡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감독은 절대 아닙니다. ‘주노’나 ‘인 디 에어’ 같은 걸작들을 만들어낸 굉장히 실력 있는 감독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보다 윗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편과 2편을 엄청나게 좋아하기 때문에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도 상당히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방향성과 만듦새 자체는 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지만 정작 크게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전설과 추억에 대한 깊은 예우가 담겨 있지만 그것이 전부인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2021. 12. 7.
라스트 나잇 인 소호 – 정교하게 설계된 장르의 변주 이게 무슨 영화지? 정말 좋아하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연출. 그리고 요즘 너무 좋아하는 두 여배우 토마신 맥켄지와 안야 테일러조이가 출연. 이 영화는 그냥 닥치고 봐야겠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요. 제목을 봐도 일단 뭔 내용인지 알 수가 없고, 스틸컷과 포스터를 봐도 모르겠고, 예고편을 봤을 때도 여전히 무슨 내용의 영화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봐야 합니다. 에드가 라이트,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조이인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알 수 없음’이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기 시작한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중반까지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모호함’입니다. 소재의 모호함, 플롯의 모호함, 장르의 모호함. 이 모호함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 2021. 12. 3.
엔칸토: 마법의 세계 – 가족의 본질을 들여다보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게 된 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입니다. 저에게는 ‘겨울왕국 2’ 이후 2년 만이네요. 엔칸토도 겨울왕국처럼 재미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엔칸토가 겨울왕국 수준의 작품이었다면 지금쯤 난리가 났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본 바로는 겨울왕국 정도의 큰 화제는 되지 못하고 소소한 수준의 관객을 동원하고 내려갈 영화로 보입니다. 물론 이 예상이 틀릴 수도 있고요. (이 글에는 ‘엔칸토: 마법의 세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겨울왕국이 크게 성공한 건 내용보다는(물론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고 노래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엔칸토는 다소 아쉽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노래 얘기.. 2021. 11. 25.
이터널스 – 동네 찐따같은 애들 모아 놓고 뭐하니? 이터널스! 얼마나 대단한 영웅들인가 기대했더니 이건 뭐 위엄도 없고 포스도 없고... 동네 찐따같은 애들 모아 놓고는 인류를 구하네 마네... 마블이라고 너무 방심한 거 아닌가? PC와 마블은 완전한 상하관계에 있다. PC는 모든 것을 살라버린다! 다 살라버리고 망쳐 버리는 PC에 의해 결국 승승장구하던 마블과 디즈니에도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이 글에는 ‘이터널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문단의 내용은 장난 반으로 쓰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입니다. 이번에 마블의 이터널스를 보고 정말 진심으로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걱정도 되었고요. 무엇보다 이제는 MCU 영화 자체에 대한 회의마저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터널스가 어느 정도로 실망스러운 작품이냐고요? 철 지난 ‘닦이 드립’과 ‘엄복동 .. 2021. 11. 4.
가족의 색깔 – 훈훈하지만 비현실적인 판타지 원래 이런 스타일의 잔잔하고 훈훈한 내용의 일본 영화를 좋아합니다. 한때 악착같이 이런 영화들만 찾아봤던 적이 있어요. 요즘도 많이 보고요. 특히 고바야시 사토미의 작품들이 좋았죠. ‘카모메 식당’, ‘안경’, ‘수영장’, 드라마 ‘수박’과 ‘빵,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까지. 이런 영화들을 힐링 영화, 혹은 슬로우라이프 영화(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타일의 일본 영화와 드라마들을 많이 찾아보다 보니 마냥 훈훈하고 기분 좋아지는 영화도 있는 반면에 뭔가 알 수 없는 거북함이 느껴지는 영화들도 있더라고요. 이번에 극장에서 보게 된 ‘가족의 색깔’도 그랬습니다. (이 글에는 ‘가족의 색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게 이 영화가 조금 거북하게 느껴졌던 건 제목에 썼듯.. 2021. 10. 29.
할로윈 킬즈 – 공포는 죽지 않는다 ‘할로윈 킬즈’는 제가 할로윈 시리즈 중 두 번째로 극장에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첫 번째는 롭 좀비 감독이 만든 2007년 작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입니다. 극장에서 본 두 작품 외에도 할로윈 시리즈를 여러 개 봤지만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았던 건 역시 극장에서 본 두 작품입니다. 물론 단순히 극장에서 봤다는 사실이 감상에 있어서 결정적인 메리트가 되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극장에서 본 두 작품을 다른 할로윈 시리즈보다 좋아하는 데는 아주 구체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에는 '할로윈 킬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의 경우 존 카펜터의 오리지널 1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할로윈의 프리퀄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서 마.. 2021. 10. 28.
듄 – 우리는 바로 이런 영화를 기다려 왔다 모든 것이 완-벽. 정말 오랫동안 이런 영화를 기다려왔습니다. 왜 영화를 보는가? 왜 극장에 가는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제대로 실감하게 해주는 영화. 정말 얼마만 인지 모르겠습니다. 극장에서 이런 감동을 느껴본 것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모르겠어요. 듄 이전에 마지막으로 이런 감정을 느껴본 영화가 뭐였는지. 설마 나온 지 10년도 넘은 ‘다크나이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나요... 그 사이에 어떤 작품이든 있을 텐데 당장 생각이 안 나네요. 코로나 때문에 극장을 1년 정도 끊었던 적이 있기도 하고. 듄은 제가 2021년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생각했던 영화입니다. 블로그에 포스팅으로 썼었던 2021년 가을겨울 기대작 순위에서도 단연 1위로 꼽았었고요. 2021년 가을.. 2021.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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