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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이야기

[유튜버 이야기]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by 대서즐라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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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남자(Korean Englishman) 채널은 두말할 것도 없이 외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관련 채널 중 정점에 있는 채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려 2013년부터 시작된 채널로서 당시의 선발주자 효과도 톡톡히 누렸고 초창기 유튜브 콘텐츠치고는 퀄리티도 상당히 뛰어났죠.

 

영국남자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영국남자는 우리에게 일종의 콘텐츠 신세계를 보여준 채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국뽕은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주류 콘텐츠 미디어들은 잘생긴 외국인이 등장해서 한국인의 국뽕을 충족시켜주는 콘텐츠의 제작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죠. 그냥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런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대단히 원초적인 것이거든요.

 

영국남자 채널이 이 원초적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준 거죠. 엄청 잘생긴 백인 남자가 나와서는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며 한국이 그립다, 한국을 잊지 않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하고 소개를 하는데 이런 별거 아닌 얘기들이 당시에 정말 압도적으로 한국인들의 흥미를 자극시켰던 겁니다. 과장일 수 있지만 ‘신세계’라고 부를 수도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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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극초기의 콘텐츠들은 그렇게 엄청 재미있는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채널을 시작한 후 1년이 채 되기 전에 이 채널을 급성장시킨 대박 영상이 터집니다. 바로 불닭볶음면 영상이죠. 불닭볶음면은 한국 누들 식품 역사에 남을 만한 어마어마한 히트 상품인데, 영국남자가 그 히트에 어느 정도는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불닭볶음면 리액션 영상은 한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고 이 때를 기점으로 영국남자 채널은 급성장합니다.

 

영국남자-불닭볶음면

 

영국남자 채널이라고 하면 ‘조쉬’가 주인공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프로듀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올리와 함께 2인 주역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채널입니다. 초창기부터 유지되어 온 콘텐츠의 돋보이는 재미와 퀄리티는 올리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할 수 있죠. 올리의 역할은 한국의 예능 PD 중 나영석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면도 그렇고요.

 

저는 올리가 등장하는 영상들을 대부분 엄청 좋아하는데, 사실 조쉬보다는 올리 같은 타입이 오히려 외국인 국뽕이라는 면에서 효과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조쉬는 너무 잘생겨서 연예인 같은 느낌이 나기 때문에 다소 영상에서 작위적인 느낌이 묻어나지만, 올리는 정말 한국과는 전혀 인연이 없이 외국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청년 같은 느낌이라서 이런 사람이 한국 요리를 먹고 어설프게 한국어를 따라하는 장면들이 외국과 한국이 접하게 되는 순간들로 더 와닿게 되는 것이거든요.

 

올리와-조쉬

 

영국남자의 채널이 커지면서 콘텐츠들이 점점 프로페셔녈해지는데, 이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뭐랄까,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 둘 다로 이 채널의 콘텐츠는 예능적인 재미가 꽤 강한 편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순간들도 대부분 예능의 한 장면 같은 순간들이에요. 특히 예능적인 재능이 뛰어난 게스트가 나오면 더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니’고요. 작곡가 ‘앤디’ 역시 예능감이 아주 뛰어났죠.

 

조니 시리즈는 이 채널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인데 보면 정말 그냥 예능 방송을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편집이나 영상 효과들도 그런 방향이고요. 이런 콘텐츠들이 확실히 재미있기는 하지만, 제가 영국남자보다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추구하는 영상(에밀튜브 같은)을 따로 찾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조쉬와-조니

 

영국남자는 현재 거의 기업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형 채널인데, 그런 것 치고는 500만 명(2022년 6월 기준)의 구독자수가 조금 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좀 더 글로벌한 외국 대형 채널은 구독자 수천만을 찍는 경우도 흔하니까요. 아무래도 콘텐츠의 특성상 한국인들이 대부분 보게 되는 채널이니, 한국인을 타겟으로 하는 콘텐츠로는 이 정도 구독자수가 한계인가 싶기도 하네요.

 

뭐 그래도 구독자 500만은 확실히 상당한 규모의 대형 채널이고 그 규모에 걸맞게 엄청난 콘텐츠들을 많이 만들죠. 외국 유명 연예인들이 한국 관련 이벤트가 있을 때(주로 영화 개봉) 단골로 출연하는 채널이기도 하고요. 코로나 때문에 오래 한국을 오지 못하면서 저는 이 채널이 분명 위기가 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 뜻밖의 논란이 터지며 위기가 오기도 했고 채널이 당분간 쉰 적도 있지만 복귀한 후에는 다시 훌륭한 아이디어들로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영국남자-토트넘-게스트-손흥민

 

이 채널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내실을 갖추게 되었고 외국인이 한국 문화(대부분 음식이지만)를 체험한다는 동일한 내용의 반복임에도 국뽕이란 것은 그야말로 채워도 채워도 끊임없이 솟구치는 욕망이기에 이 똑같은 내용의 영상들을 한국인들은 죽을 때까지 계속 볼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욕구는 그냥 원초적인 거예요.

 

제가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영국남자의 경쟁상대라고 할만한 채널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먹방이나 동물 콘텐츠 영상들은 꾸준히 새로운 대세 채널이 등장하고 정점에 있던 채널들이 어느 순간 몰락하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그런데 외국인 국뽕 콘텐츠 채널은 영국남자가 그냥 압도적인 정점으로 장기 집권 중입니다. 물론 영국남자와 비슷한 콘텐츠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채널의 규모가 커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떻게 단 하나의 채널도 영국남자의 라이벌이라고 할만한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했을까요? 사실 구독자수로 놓고 보면 올리버쌤 정도면 라이벌 수준은 될 테지만 이 쪽은 같은 국뽕이라도 콘텐츠의 내용은 상당히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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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원히 영국남자 같은 채널은 영국남자 하나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 ‘친구’에서 상곤이 행님이 말씀하셨듯이 ‘늘 1등만 있으면 썩으니까’ 뭔가 비슷한 걸 하는 라이벌 채널이 등장해야 영국남자 채널도 더 좋은 퀄리티로 오래 유지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몇 번의 위기 상황을 잘 넘기고 탄탄하게 운영되어온 채널이라 이대로 독주 상태로 영원히 해먹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영국-고등학생-시리즈

 

이제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니 영국남자도 조만간 한국에 다시 들어오게 되겠죠. 한국에 올 수가 없는 상황, 그야말로 차포 떼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왔는데, 이제 한국에 오게 되면 어마어마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것의 재탕일 테지만, 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일 테고 또 뭔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콘텐츠들도 계속 나올 거예요. 이 채널은 이제 확실히 대형 채널, 한 분야의 정점에 있는 채널로서의 안정감과 클라쓰를 갖추고 있습니다. 수십년을 이어가는 장수 프로그램처럼, 영국남자 채널도 한국인들에게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 할 콘텐츠 미디어로 오래 자리잡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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