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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이야기

[유튜버 이야기] 매탈남 (매일 탈출하는 남자)

by 대서즐라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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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제가 꼬박꼬박 챙겨서 보는 유튜브 채널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사실 유튜브야말로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취미(혹은 여가) 생활인데 저는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냥 3~4개 채널 영상 정도만 챙겨본달까. 꼬박꼬박 챙겨보는 채널이 이 정도이고 틈틈이 보는 채널까지 하면 가까스로 두 자릿수는 채우겠네요.

 

매탈남 채널이 제가 꼬박꼬박 챙겨서 보는 채널 중 하나입니다. 매탈남을 본다면 그밖에 동물 채널도 많이 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딱 이거 하나예요. 그나마 동물이 나오는 틈틈이 보는 채널이라면 다흑 채널 정도가 있고.... 그런데 동물이라도 이쪽은 곤충 영상들 위주로 보니까 좀 많이 다르죠.

 

고양이-누리

 

매탈남도 원래는 동물 채널이 아니었죠. 물론 전 대부분의 매탈남 채널 구독자가 그렇듯이 누리네가 식구로 들어온 이후부터 본 겁니다. 본래 시골 생활 보여주는 아재 채널이었는데, 어느 날 누리라는 길고양이와 인연이 닿으면서 사실상 고양이 채널로 전환되었고 이때부터 매탈남 채널은 급성장했죠. 매탈남이 누리를 따라 먼 길을 간 후 누리네 새끼들을 구조해낸 영상은 그야말로 한국 유튜브 동물 채널 영상 중에서 역대급 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고양이 관련 대형 채널에서 조작이나 뭐 그런 쪽으로 논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매탈남이 새끼 고양이들을 구출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영상은 엄청 드라마틱한 상황인데도 조작 느낌이 전혀 없이 너무 진정성이 넘치고 감동적이었죠.

 

확실히 매탈남은 다른 대형 채널에 비해서 꾸밈없는 생생함과 진정성이 있습니다. 저는 특히 동물 채널의 경우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영상 스킬들이 들어간 채널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매탈남 비슷하게 찍은 동물 채널이 늘었지만 예전에는 브금도 많이 깔고 이런저런 영상 효과들과 편집들을 남발하는 채널이 대다수였죠. 그런 스킬들 보다는 가만히 고양이들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훨씬 보기 즐거운데 말이죠.

 

누리-새끼-구조

 

채널명은 매탈남이지만 실질적으로 이 채널의 주인공은 고양이들이죠. 수가 꽤 많은데... 나무위키에 잘 정리되어 있지만 일단 나무위키 안 보고 제가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해 볼게요.

 

쪼꾸미와 이쁘이, 눈썹이라는 세 마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고양이들은 모두 누리라는 어미 고양이의 핏줄입니다. 보통 고양이 집사들은 본인을 아빠 혹은 엄마라고 부르는데 매탈남은 본인을 할아버지라고 부르죠. 이게 아마 고양이들이 누리가 낳은 2세이기 때문일 겁니다. 누리가 딸이고 누리 새끼들은 손주들.. 뭐 그런 관계성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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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새끼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처음에 매탈남이 구조한 녀석들이 있고 나중에 또 낳은 녀석들이 있는데.. 사실 이 상황이 좀 이해가 안되요. 당시에 매탈남이 영상 순서를 좀 두서없이 올리기도 해서 갑자기 새로운 새끼들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조금 정리가 안되거든요. 저는 진짜 누리 새끼들이 맞는지도 아직 모르겠어요. 분명 모든 새끼들이 다 외모가 닮긴 했는데 이런 노랑둥이 고양이들이야 원래 흔한 생김새니까요.

 

아무튼 누리가 두 번 출산했다고 치고 어마어마하게 새끼가 많은데, 몇 마리는 독립하고 몇 마리는 입양 보내고 해서 현재 남아 있는 누리 새끼는 7마리입니다. 나중에 떠돌이 아기 고양이를 쪼꾸미라는 이름으로 거둬들였고 집 근처에 살던 길고양이 이쁘이와 눈썹이도 데려와서 총 11마리가 매탈남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누리네-식구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노랑둥이 고양이들(치즈)이 성격도 온순하고 사람에게 친화성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흰색은 좀 까칠하고요. 지금 매탈남 고양이들 중에서 흰색 털이 많은 고양이가 소시미, 이쁘이, 눈썹이인데 이 세 마리가 확실히 매탈남과 거리가 가장 멀죠. 이쁘이와 눈썹이는 길고양이 출신이라서 그럴 수 있는데 소시미는 아기 때부터 매탈남이 챙기고 키웠는데 계속 매탈남에게 대면대면한 건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좀 서운하더군요.

 

사실 이 채널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게 매탈남이라는 사람은 보살 수준의 인격자라는 것입니다. 소시미, 이쁘이, 눈썹이도 그렇고 점남이도 은근히 매탈남에 정 없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11마리 중에서 4마리가 이러면 저라면 꽤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은데 말이죠. 매탈남은 최대한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배려하려고 거리를 두거나 조심스럽게 대하더군요. 그리 넓지도 않은 집에서 정 못 붙이는 고양이 몇 마리를 저렇게 신경 써준다는 건 참 보통 일이 아닙니다.

 

특히 점남이라는 녀석은 평소에는 정 없이 굴면서도 간식 타임만 되면 미친 듯이 매탈남에게 달려듭니다. 거의 강탈하려는 수준으로요. 저는 정말 엄청 얄밉게 느껴지는데 매탈남은 그냥 허허거리고 있더군요. 보면서 ‘정말 성격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간식-탐욕-점남이

 

매탈남 채널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결국 이것인 것 같아요. 인류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착한’ 사람이 꾸밈 없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고양이들을 돌보고 열심히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가장 확실한 성공 방법이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일단 매탈남 정도로 착한 사람 자체가 엄청 드무니까요.

 

매탈남에게 정을 안붙이는 녀석들도 있지만 나머지 고양이들은 매탈남을 잘 따르죠. 앞에서 정 없는 고양이들에게 안 좋은 얘기를 했지만 11마리 고양이가 전부 꼬리나 쪼꾸미 수준으로 매탈남에게 앵겨 붙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긴 하겠죠. 이런 걸 보면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게 고양이들 성격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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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니, 다리, 쪼꾸미 같은 애들이 성격 좋고 매탈남과 친해서 인기가 많은데 이 채널에서 최고 인기는 역시 최강 미묘인 막내입니다. 막내는 누리가 낳은 첫 번째 새끼들 중에서도 제일 덩치가 작고 힘이 약해서 형제들에게 계속 밀려나는 바람에 어미 젖도 제대로 못 먹어서 매탈남이 따로 챙겨줘야 할 정도로 안습인 녀석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형제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체구로 성장했는데 그 덕분에 다 자란 지금도 새끼 고양이 같은 귀여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얼굴도 엄청 미묘가 되었죠. 이 녀석도 매탈남에게 잘 앵겨붙는 타입인데 엄청 적극적이고 주책스러운 붙임성이 아니라 무심한 듯 시크하게 어필하는 녀석이라서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미묘-막내

 

누리 여사도 재미있는 고양이죠. 일단 생긴 것부터 재미있어요. 이 고양이들을 낳은 어머니라서 그런지 얼굴부터가 둥글둥글 찐빵같이 생겨서 몸이나 다른 부위의 특징을 안 보고 얼굴만 봤을 때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고양이이기도 합니다.(물론 확연하게 털 색이나 무늬가 다른 눈썹이가 가장 잘 구별되지만) 뭔가 성격도 재미있고 매탈남과의 관계성도 재미있어요. 매탈남도 특별히 더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제가 매탈남 영상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역시 매탈남이 나중에 거둬들인 눈썹이와 이쁘이입니다. 이 녀석들은 영영 매탈남과 친해지지 못하고 생을 마치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동물농장 같은 걸 보면 전문가가 나와서 고양이랑 친해지는 요령 같은 걸 보여주기도 하던데요. 매탈남과 친해지지 않으면 고양이들 입장에서도 스트레스니까(매탈남이 나타날 때마다 잔뜩 긴장) 저는 결국 이것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이는데요. 매탈남은 고양이들에게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주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려는 의도인 것 같은데 현재 몇 달을 같이 살아도 전혀 진전된 게 없어 보여서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동물이라도 한 집에 같이 사는 식구인데 이 정도면 그냥 생판 남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꼴이니...

 

이쁘이와-눈썹이

 

아무튼 이런 다양한 성격의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인데 고양이뿐 아니라 매탈남 본인의 콘텐츠도 어느 정도는 있는 편입니다. 일단 손재주가 굉장히 좋아서 집에서 이것저것 많이 만들죠. 대부분 고양이 관련 물품이긴 하지만 아무튼 솜씨가 굉장히 좋습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될 정도로요.

 

매탈남은 지금 시골에 새로 지은 집에 살고 있지만 이 집은 여전히 매탈남이 고양이 특화(?) 주택으로 개조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실내는 거의 마무리가 되었지만 앞으로 고양이를 밖의 마당에 풀어놓고 기르려고 마당에도 뭔가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최종적으로 이 집에 어떤 고양이 하우스의 모습으로 완성될 지도 이 채널의 흥미로운 콘텐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탈남은 요리 솜씨도 꽤 좋습니다. 낚시를 통해 직접 조달한 재료들로 (식사가 아니라)맛있는 술안주를 만들어서 음주를 즐기는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제대로 작정하고 찍은 먹방만큼의 재미는 없지만 나름 아재 버전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 듯한 훈훈한 느낌이 있습니다.

 

매탈남-먹방

 

과거에 매탈남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요즘은 유튜브를 전업으로 하는 것 같죠. 구독자도 많고 조회수도 잘 나오는 대형 채널이 되었으니까요.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 한 마리와의 인연으로 본의 아니게 인생이 바뀐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고양이 11마리와 함께 사는 이런 삶도 참 멋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고양이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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